요즘 한국 영화에서 화제작이라고 불릴 만한 영화에는 반드시 등장하는 배우가 있다. 주연배우는 아닐지라도 이 남자는 언제, 어디선가 등장해 영화를 빛내주고 조용히 사라지곤 한다. 지난 2001년 '흑수선'(배창호 감독)이라는 영화로 스크린에 데뷔한 배우 김상호(36세)가 그 주인공이다.
김상호의 스크린 데뷔 이후 활약상을 돌아보면 화려하기 그지없다. 2004년 개봉 당시 수많은 화제를 뿌렸던 '범죄의 재구성' (최동훈 감독)에 이어 2005년 '그때 그 사람들' (임상수 감독), '마파도' (추창민 감독), '잠복근무' (박광춘 감독), 그리고 '너는 내 운명' (박진표 감독) 등 작품성과 흥행성을 고루 갖춘 영화에서 김상호의 자취를 찾아볼 수 있다.
올해 들어 더욱 활발한 영화 활동에 매진한 그는 '국경의 남쪽' (안판석 감독), '공필두' (공정식 감독), '각설탕' (이환경 감독), '타짜' (최동훈 감독),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김해곤 감독)등의 다섯 작품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이 작품들 속에서 역할의 대소를 가리지 않고 꼭 필요한 연기력을 선보여 관객들과 영화 관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다.
개성 있는 캐릭터를 갖고 있어 영화에서는 주로 강한 역할을 맡고 있지만 그의 표정에는 정감이 묻어난다. 영화 '타짜'에서 노름꾼(박무석 역),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에서의 술집 지배인(전 상무 역)으로 출연하지만 우리가 그를 미워할 수 없는 이유이다.
영화계의 새로운 블루 칩으로 떠오르고 있는 김상호. 그러나 그가 K리그 수원삼성 블루윙즈의 열혈 서포터라는 것은 많이 알려져 있지 않다. 영화인으로 유명해지기 전인 1998년부터 수원의 서포터가 된 그는 바쁜 일정에도 불구하고 지난 K리그 챔피언결정전과 하나은행 FA컵 결승전을 직접 보기 위해 경기장을 직접 찾기도 했다.
언제나 수원의 열혈 팬임을 자부하며 축구에 대한 애정을 듬뿍 과시하고 있는 영화배우 김상호를 지난 12월 초 압구정동의 한 커피숍에서 만났다.
◆ 열정과 도전으로 이룬 영화인의 삶, "이제 시작이다"
만나기로 했던 커피숍에 도착했을 때 김상호는 이미 자리를 잡고 앉아 있었다. 영화에서 봤던 개성 있는 인상도 눈에 띄었지만, 축구팬답게 이탈리아 프로축구팀인 유벤투스의 점퍼를 입고 있어 그를 찾는 것은 그리 어려운 문제가 아니었다.
그가 입고 있던 유벤투스 점퍼를 화제로 시작된 대화는 곧 영화배우 김상호의 인생사로 초점이 맞춰졌다. 1970년 경주에서 태어난 김상호는 가수가 되겠다는 일념 하나로 무작정 상경한 케이스다. 인천에서 공장에 다니며 기회를 엿보던 그는 연극을 하기 위해 서울의 극단을 찾았고 처음 찾은 극단에서 '포스터 붙이기' 아르바이트로 연극계에 입문했다. 당시 단돈 15만 원을 들고 고향을 떠났던 김상호는 연극을 하면서 배고픈 삶을 이어갔다.
"힘들었다기보다는 행복했던 순간이었죠. 돈이 좀 없었을 뿐인데 충분히 열정적, 창의적, 도전적으로 살았다고 생각합니다. 아직도 대학로에는 나보다 더 힘들지만 도전적, 창의적으로 사시는 분들이 많은 것을 알기 때문에 제가 힘들었다고 말하기는 부끄럽네요"
최선을 다했지만 고단했던 삶에 회의를 느꼈던 김상호는 현재의 아내를 만나 1998년 즈음 아내의 고향인 강원도 원주에서 라면 장사를 시작했다. 문헌정보학을 전공했던 아내는 당시 사서로 일하고 있었지만, 김상호와 함께 원주로 내려갔다.
"원주에서 라면 장사를 할 때는 많은 돈을 벌 자신이 있었어요. 그러나 서울로 다시 올라온 것은 마음이 풍족하지 못했기 때문이죠. 당시에는 축구가 그 부분을 채워주기도 했습니다."
"그때 집사람한테 '평생 3류 배우로 살지도 모르지만 다시 서울로 가자'라고 말했어요. 제 아들한테는 당당한 아버지가 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애가 커서 연극을 보러 갈 텐데, 그 때 제 아들녀석에게 '아버지도 전에 연극을 했었다'라고 말하기가 싫었습니다. 그리고 애가 자기의 꿈을 포기했을 때 당당하게 조언을 하거나 꾸지람도 주고 싶었고요"
다시 서울로 올라온 김상호는 '인류 최초의 키스'라는 연극 작품으로 조금씩 알려지기 시작했고 영화 '흑수선'을 시작으로 영화계에도 발을 들여놓기 시작했다.
"'범죄의 재구성'이 개봉하고 나서 아내한테 직장은 그만두고 집에서 쉬라고 말했습니다. 아내는 바로 직장을 그만뒀는데, 그 이후로 8개월 동안 아무 데서도 절 불러주는 곳이 없었죠. (웃음)"
지금껏 많은 흥행영화에 출연했기에 경제적으로 풍족할 것이라는 일반적인 예상에 김상호는 고개를 흔들었다. 그 동안은 영화감독들이 출연시켜 준 것만도 고마울 뿐이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실제로 그는 아직 전셋집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장일 뿐 호화찬란한 연예인과는 약간의 거리가 있었다.
"전 이제 시작이죠. 내년부터는 세상의 모든 돈을 다 끌어 모을 겁니다. (웃음)"
50살이 넘어야 자신이 진가가 발휘될 것이라고 말한 것처럼 김상호의 전성기는 이제 막 첫 걸음을 띄었다.
김상호를 처음 서포터로 이끈 98년의 수원 ⓒ수원삼성
◆ '그랑블루'를 보는 순간 축구에 반했다
김상호가 처음으로 축구를 접하게 된 시기는 그가 원주로 내려갈 때 즈음인 1998년이다.
"1998년에 2002 월드컵을 위해서 서울은행에 계좌를 개설하면 K리그 티켓을 두 장씩 준 적이 있었어요. 그때 서울은행에서 줬던 티켓이 수원의 경기였던 것 같습니다."
그러나 김상호가 수원의 경기를 보러 가게 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그는 J리그가 출범한 이후 K리그 팀들이 J리그를 벤치마킹하기 위해 일본을 방문했지만, 수원은 그 행사에 참가하지 않았기 때문에 수원을 좋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수원의 자존심이 좋았던 것이다.
"처음으로 축구장(수원 종합 운동장)에 갔을 때 경기장 계단을 한걸음씩 올라갈수록 파란 운동장이 눈 앞에 나타나는 거에요. 그때는 정말 '와~'라는 감탄사가 절로 나오면서 잔디가 파란 것이 이런 거구나 느껴졌죠. 그전까지는 K리그를 무시하기도 했었는데 직접 보니까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경기가 시작해서는 N석에서 경기를 봤는데 파란 옷을 입고 팀을 지지하고 있는 '그랑블루'의 모습을 보면서 한국 축구에도 저런 것이 있구나라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부천으로 수원의 원정경기를 따라갔는데, 그 때는 몰래 '그랑블루'에 들어가서 응원했죠. (웃음)"
김상호가 수원의 매력에 흠뻑 빠지게 된 1998년 수원은 정규리그를 우승으로 이끈 해이다. 그도 역시 당시 수원의 전력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때는 집사람하고 축구를 보러 가기도 했었는데 경기장에 도착했을 때 수원이 지고 있어도 전혀 조바심이 안 났었죠. 이길 것이라는 확신이 있었고 언제나 이겼기 때문에요. 그 때는 무적이었죠."
그는 당시 수원의 중원을 이끌었던 파벨 바데아(39, 루마니아)를 기억하고 있었다. 바데아는 수원의 창단 외국인 선수로 뛰어난 경기 운영 감각을 자랑하며 신생팀 수원에 첫 우승을 안겼던 장본인이다. 김상호는 역대 수원 선수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선수로도 바데아를 첫 손에 꼽았다. 또한 현재도 수원에서 현역 생활을 이어가고 있는 베테랑 김진우(31)도 그가 좋아하는 선수.
"김진우 선수가 뛰는 것을 보면 표시가 안 나죠. 그런데 그 선수가 없으면 어딘지 아쉽습니다. 김진우 선수는 기복 없이 언제나 평균을 유지해 든든한 느낌이 들어요. 믿음이 가는 선수죠. 언제, 어디서나 자기 몫을 해줍니다."
수원 서포터 클럽인 '그랑블루'에 반해서 수원의 팬이 돼버린 김상호. 그는 역대 수원의 경기 중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를 말해달라는 질문에 여운이 남는 대답을 들려줬다.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없어요. 그러나 안양LG(현 FC서울)와의 경기는 언제나 특별했습니다. 어떤 경기인지 특별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안양 서포터들이 통천을 가져와서 홍염을 터트리면서 응원을 했었고, 안양의 한 선수가 경기장에 쓰러져 있었던 기억이 나네요. 우리가 지고 있었기 때문에 쓰러진 선수한테 소리를 질렀습니다."
"경기의 결과는 생각이 나지 않지만 안양과의 경기는 언제나 중요했어요. 우리는 라이벌이었죠. 일단 경기 시작 15분이 지나면 미친 듯이 응원을 했고, 경기가 끝나면 힘들어서 그라운드에 다 누워버렸습니다. (웃음)"
과거의 추억을 회상하던 김상호는 안양이 서울로 연고를 옮긴 지금 진정한 라이벌은 K리그에 없다고 밝혔다.
"다만 제 마음속의 라이벌은 대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전은 수원에 13경기 연속 무패를 기록 중에 있어 '수원 천적'이라 불리기도 한다)"
"그리고 포항과 경기를 할 때도 많이 흥분이 됩니다. 어떻게 보면 올 시즌 K리그 챔피언은 포항이 아닌가요? (포항은 전•후기리그에서 가장 꾸준한 경기력을 보여줬다) 포항 팬들로서는 안타까운 일입니다. 포항은 파리아스 감독이 온 다음부터 너무 무서운 팀이 됐죠. 파리아스 감독은 한국이름으로 개명을 해야 합니다.(웃음)"
부인과 함께 수원 빅버드를 찾아 기념촬영 한 컷
◆ 수원, '너는 내 운명'
김상호를 K리그로 이끈 수원은 올 시즌 2년 만의 리그 우승, 4년 만의 FA컵 우승을 노리며 K리그 20년 역사상 최초의 '더블 크라운'을 노렸다. 그러나 정규리그 결승전에서는 성남에, FA컵 결승전에서는 전남에 연패하며 무관에 그쳐야 했다. 수원이 두 차례의 결승전 패배 충격에 휩싸이는 순간 김상호는 경기장에 있었다.
"정규리그 결승 1차전에서 성남에게 0-1로 졌을 때는 '괜찮다. 오히려 이렇게 이겨야 재미있다'라고 생각했었죠. 우리가 후기리그에 홈에서 진 적이 없었기 때문에 홈에서 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었죠. 그러나 홈에서 졌을 때는 '멍~' 했습니다. 예감은 있었지만 그 예감이 현실이 되니까 진짜 '멍~'할 뿐이었죠."
"FA컵 결승전에 갔을 때는 (FA컵 우승해서) 내년에 'AFC 챔피언스리그'도 나가고 축구 볼 일 많겠다고 생각했었습니다. 그런데 FA컵에도 지니까 내년에 아무것도 볼 게 없어서 섭섭했죠."
김상호는 수원이 결승전을 치르기 전에 왠지 이기지 못할 것 같다는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고 한다.
"원래 그 날은 영화촬영이 있어서 축구장에 못 갈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촬영 전날 밤 갑자기 매니저한테 전화가 와서 촬영이 취소가 됐다고 말해주더군요. 어찌나 기쁘던지 말로 표현을 못 할 정도였죠."
"결승전이 있던 날 경기 시작 두 시간 전에 운동장에 도착했는데 가슴이 쿵덕 쿵덕 뛰었습니다. 그리고는 경기에서 졌습니다. 사실 경기 전부터 이상한 느낌이 들었어요. 우승을 못할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게 현실이 된 거죠. 왠지 별은 앞에 있는데, 손만 뻗으면 잡을 수 있는데 그것을 못 잡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현재 수원에서 뛰고 있는 선수 중에 김상호가 가장 좋아하는 선수는 '폭주기관차'라는 별명을 가진 김대의(32)다. 그는 경기장에 들어서면 그 동안 쌓아놓은 열정을 폭발시키듯이 경기장에 쏟아 붓는다. 그의 앞을 가로막는 것이 있더라도 개의치 않고 강력하게 밀고 나갈 것 같은 느낌이다.
"조원희 선수와 김대의 선수를 좋아합니다. 김대의 선수의 뛰는 모습을 보면 왠지 눈물이 날 정도죠. 김대의 선수가 언제 수원으로 이적을 해왔든 간에, 지금은 수원을 위해서 열정을 불살라 주고 있어서 김대의 선수가 좋습니다."
"백지훈 선수를 보면서도 좋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전에 일본 축구 선수를 보고 무서움을 느꼈던 적이 있는데, 당돌하고 한국에 강할 것 같다는 인상을 받았기 때문이었죠. 그런데 백지훈 선수에게서도 그런 느낌이 들더군요. 젊은 선수의 패기가 있었고 실수를 두려워하지 않는 친구 같았습니다. 모두 사랑스럽습니다.(웃음)"
선수들에 대해서 설명을 하는 김상호에게서 수원에 대한 진정한 애정이 느껴졌다. 수원의 열혈 서포터들이 “나의 피는 빨간색이 아니라 파란 색이다(수원을 대표하는 색깔이 파란색이기 때문)”라고 말하는 것처럼 김상호 역시 그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올해 챔피언 결정 2차전을 앞두고 관중석에서 응원가를 부르고 있었는데 우리 선수들이 몸을 풀고 있는 것이 내려다보였습니다. 그때는 우리 선수들이 마치 제 군사 같은 느낌이 들었죠. 가슴이 든든한 느낌이었어요."
"저는 완벽한 푸른 피는 아닙니다. 수원이 창단한 후 첫 2년 동안의 아픔을 같이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그것을 겪지 못했기 때문에 완벽한 푸른 피라고 말할 수 없습니다."
인터뷰를 통해 축구에 대한 뜨거운 애정을 드러낸 김상호 ⓒ스포탈코리아 손춘근
◆ "축구는 내 인생의 조연"
수원의 일거수 일투족을 지켜보며 웃음과 눈물을 함께 흘리는 이 남자에게 수원이 아닌 축구가 가지는 의미는 무엇일까.
"'제가 다른 사람 인생에서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해봤어요. 일반 사람들이 일주일 동안 열심히 일하고 하루는 제가 출연하는 연극이나 영화를 보고 피로를 풀잖아요. 그리고 저는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해주고요. 이것처럼 축구는 제가 일반 사람들에게 주는 즐거움을 저에게 주는 것이라고 생각을 합니다."
"인생에서 '조연은 무엇인가'라고 생각했을 때 김상호는 다른 사람의 인생을 맛깔 나게 만들어주는 조연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축구는 제 인생을 맛깔 나게 만들어주는 조연이고요."
한국축구는 그의 몸 속 깊숙이 뿌리 잡고 있었고, 그는 그것을 진정으로 즐길 줄 아는 축구팬이었다. 그만큼 한국 축구에 대한 애정도 남다르다.
"팬들은 재미있는 축구를 원합니다. 작년에 포항과 대구의 경기에서 포항이 3-0으로 이기고 있다가 대구가 따라잡아서 3-4로 역전했었죠. 결국 포항이 한 골을 더 넣어서 4-4로 비긴 적이 있지만 팬들이 원하는 건 이런 경기가 아닐까요? 이런 경기가 한 라운드에 반만 나와도 아마 구단들은 관중이 많아서 걱정을 할 테죠."
김상호는 K리그 침체의 원인에는 언론의 무관심이 작용했다고 말하기도 한다.
"가장 큰 문제는 언론의 무관심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안겨준 정구나 핸드볼을 보고 비인기 종목이라고 말을 합니다. 저는 비인기 종목이 아니라 비관심 종목이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언론에서 관심만 가져주고 소개만 잘 해주면 관중은 폭발적으로 늘어날 거라고 생각해요."
"K리그도 대표적인 비관심 종목이죠. 그러나 국가대표 축구는 관심 종목입니다. 언론에서 K리그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줘야 합니다. 그렇게 되면 사람들은 양질의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이고, 그것이 문화 선진국이 되는 길이죠."
김상호가 꼽는 최고의 스타 김대의 ⓒ스포탈코리아 이상헌
◆ 한국 축구여, ‘한 명의 스타로 또 다른 스타를 만들라’
하루가 다르게 성장하고 있는 한국의 영화산업. 해를 거듭할수록 최다 관중동원 기록을 경신하고 있는 한국 영화는 한국의 문화 산업을 지배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에 반해 같은 문화 산업인 한국 축구는 흥행에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평균 관중 수만 해도 11,569명을 동원했던 작년에 비해 올 시즌은 10,399명으로 매 경기 약 1,170명 이상이나 감소했다. 경남 FC가 창단되고 제주가 팬들을 위해 연고이전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평균 관중 수는 줄어든 것이다.
성공 가도를 달리고 있는 영화계와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는 한국 축구. 이에 대해 축구를 사랑하는 영화인으로서 김상호는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저는 K리그를 보러 와달라고 말하는 것이 싫습니다. 그렇게 말하는 대신 축구에 대한 철학을 그라운드에서 뿜어냈으면 좋겠어요. 그럼 더 많은 사람들이 보러 갈 겁니다. 지금처럼 'K리그 좀 봐주세요'라고 하는 것은 영화를 재미없게 만들어 놓고 관객들보고 영화 보러 오라고 하는 것과 같습니다."
"선수들도 조금 아프더라도 얼른 일어나서 경기의 흐름을 이어갔으면 좋겠어요. 최선을 다해 공격적인 축구를 하면 관중들이 좋아하겠죠. 심판들도 수준 높은 판정을 하고 선수들도 심판의 판정에 오심이 있더라도 참아야 합니다. 오심도 경기의 일부분이니까요. 아무리 'K리그 재미있다'라고 말해봐야 관중들은 오지 않습니다."
"경쟁에서 살아남은 사람이 잘 사는 것처럼 축구도 영화, 연극과 경쟁을 해서 떳떳하게 살아남아야 합니다."
대중문화의 한 코드로서 축구를 바라본 김상호는 축구의 역동성을 들며 무한경쟁 속에서 축구의 성공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설명했다. 또한 K리그의 관중 동원을 위한 더 적극적인 마케팅 방법을 떠올리기도 했다.
"각 구단들이 1년 관중 목표를 정했으면 좋겠습니다. 올해 1만 명의 관중이 왔다면 내년에는 1만 1천 명의 관중을 동원하자고 선포하고, 대대적인 홍보를 하는 거죠. 감독과 선수들도 그 목표를 위해 스펙터클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해서 관중 동원을 돕고요."
영화계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를 축구와 비교하면서 한국 축구에 대한 자신의 철학을 설명한 김상호는 '스타 선수의 재생산'이 K리그 발전에 큰 힘이 될 것이라고 말한다.
"한국 영화의 성공 비법에 대해서 전문가들은 스타가 있어서라고 진단합니다. 관객들은 스타를 보러 극장에 와서 저 같은 많은 조연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는 다음 번에 저 같은 조연 배우를 보기 위해 극장을 찾기도 합니다."
"한국 축구에도 이런 관중의 지속효과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김대의라는 스타가 있다면 김대의를 보러 온 관중들이 김진우나 이정수 등의 선수들을 보고 '저 선수 잘한다'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거죠. 그러면 그 관중은 다음 번에는 김대의가 없더라도 다른 선수를 보기 위해 경기장을 찾게 되면서 지속적인 관중 동원을 이끌어내는 것입니다."
축구에 대한 열정을 다소 고조된 목소리로 토해낸 김상호는 인터뷰 시작 전 주문했던 녹차 한 주전자(?)를 비우고도 오랫동안 열변을 토해냈다. 그런 그에게 '한국 축구의 매력은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마지막으로 던졌다.
"한국 축구의 매력이요? 스펙터클, 특유의 정서, 죽을 듯 살 듯 뛰는 것, 야성적인 것이 매력이 아닐까요? 조금만 더 이성을 갖고 심판들에게 덜 어필하고 운동장에 덜 누워있으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이런 배려가 가미되면 거칠면서도 부드러운 두 가지 매력을 가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김상호씨랑 비슷한 연배입니다. 그리고 개념이라고 한건 중고등학생들이 인터넷상에서 상대를 비하할때 많이 쓰기에 오해가 있으셨나 본데요. 그런 의미로 쓴거 아닙니다. 님하는 존칭이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이가 훨씬많은 저에게 님하 개념좀 챙기시길 이런 말 쓰면 안되겠죠?
첫댓글 스포탈코리아에서 봤는데 여기서 다시보니 더 반갑네요. 상호아저씨 개념만땅! 영화에서도 재미있게 보고있슴다. ^^
님하 개념이ㅡㅡ 나이훨씬많은분에게 개념이라니 님부터개념좀챙기시길
김상호씨랑 비슷한 연배입니다. 그리고 개념이라고 한건 중고등학생들이 인터넷상에서 상대를 비하할때 많이 쓰기에 오해가 있으셨나 본데요. 그런 의미로 쓴거 아닙니다. 님하는 존칭이 아닌걸로 알고 있습니다. 나이가 훨씬많은 저에게 님하 개념좀 챙기시길 이런 말 쓰면 안되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