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추진하고 있는 '우리 산줄기 바로 세우기'란 작업은 사실 이우형 선생님의 업적을 제(除)한다면 공(空)이라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돌이켜보건대 일제강점기와 분단된 나라로 인해 잊혀졌던 산경표를 선생님께서 인사동 고서점에서 찾으신 것이 1980년이니 벌써 34년이나 흘렀음에도 우리 산줄기 이름을 되찾자고 하는 그 작업이 아직도 지지부진하니 고인이 되신 선생님은 이런 걸 보고 어떻게 생각하실지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한편 제가 이런 작업을 하면서 나름대로 선생님에 대한 자료를 수집하던 중 정말이지 눈이 번쩍뜨이는 글을 발견하면서 그 황홀함에 몇 번이고 그 글을 다시 읽기를 반복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우.리.들.산'이라는 산악회의 방장이신 '오로지'님이 스크랩 해놓으신 '바람처럼 살다간 이우형'이라는 글을 보면서인데 그 글이 결국 저와는 끊지 못할 인연이되었던 것입니다.
모르긴 몰라도 '산'과 관련된 정보는 집대성해 놓은 듯한 글들을 둘러보다 결국 주저앉게 되었고 더욱이 산에 관한한 해박한 지식과 식견을 가지고 있는 '히든피크' 형님께서 환대해 주시는 바람에 '귀빈(?)' 대접을 받게되는 영광까지 안게 되기도 하였습니다.
언젠가 정기산행때 인사나 하여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는데 마침 제가 '북한산 훑기' 작업을 하고 있는 것을 어떻게 아셨는지 2014년 송년 산행을 북한산 비봉능선에서 한다고 하는군요.
산행도 하고 '우.리.들.산'에 인사도 드리고....
2015. 12. 7. 10:00
구파발역 2번 출구에서 방방님, 회장님, 대장님 등 임원진 및 회원님들을 만나 간단한 인사를 나누고 오늘의 산행기점인 진관사 부근으로 이동을 합니다.
10:13
제작말 4거리에서 진관사 방향으로 들어온 곳으로,
프루지오 아파트 5단지가 있는 곳인데,
10:20
예전 생각만해서는 도저히 찾아올 수 없는 곳입니다.
뉴타운인지 뭔지가 지도를 완전히 바꿔놓았습니다.
봉고차는 우리를 내려주고 2진들을 태우러 다시 구파발역으로 가고.....
뒷 분들을 기다리기가 추워서 1진 먼저 오르기로 합니다.
사당을 지나면서,
홍살문에 대한 내용을 보고,
10:22
바로 옆에 있는 '구름정원'길로 들어섭니다.
이곳이 둘렛길이니 뭐니로 인해 새로 개척된 곳 같은데 아마 예전에는 샛길 같은 곳이었는지 기억에도 없고 아마 예전의 진관사매표소와 기자촌 매표소의 중간 정도에 위치한 어디인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오늘은 시간에 구애받는 산행은 아니니 여유를 가지고 진행해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둘렛길 방향으로 들면서 오늘 산행을 시작합니다.
10:33
향로봉을 따릅니다.
여기서 기자촌 매표소에서 올라오는 길과 합류하게 되는군요.
한국전쟁 때 이 부근에서 큰 전투가 벌어졌었는지 유해 발굴작업을 한다는 현수막도 보고....
10:36
#23 송전탑을 지나고 안내도를 본 다음,
지나온 프루지오 5단지를 봅니다.
건너편 우측으로 노고산이 보이고....
진행 방향 우측에는 흰 맨살을 오르는 산객들이 보이는군요.
11:11
기자촌에서 올라오는 삼거리를 지나니,
드디어 북한산이 그 위용을 드러내기 시작합니다.
중간 뒷쪽으로 백운대가 보이기 시작하고 그 우측의 만경대, 좌측으로는 염초봉이 살짝보이고...
그 앞으로는 문수봉에서 흘러내리는 의상능선....
바로 앞이 의상능선 용출봉에서 갈라지는 삼천사 뒷능선....
그 우측으로는 보현봉에서 형제봉능선이 흘러가고....
벗겨졌다고 하여 이름을 붙여놓았다고 하는군요.
전두환 바위라고...
우측으로 드디어 쪽두리봉이 보이기 시작하는군요.
누군가가 전두환바위라고 별명을 붙인 곳에서 북한산 주봉들을 보고...
우측의 쪽두리봉도 다시 봅니다.
11:30
신림매표소와 진관사매표소로 갈리는 4거리를 지나,
멀리 인왕산(321.4m)과 안산(295.9m)을 봅니다.
쪽두리봉 좌측으로 탕춘대 능선이 살짝보이고....
드디어 향로봉도 지척입니다.
좌측 비봉에 진흥왕순수비 모형도 보이고....
육안으로는 이제 백운대 뒤로 인수봉도 살짝보이기는 하는데 카메라로는 이게 한계로군요.
그 좌측 한북정맥 상의 노고산(487m)과 멀리 신한북정맥 혹은 오두지맥 상의 개명산(꾀꼬리봉559.9m)도 보고...
여기서 팁 하나.
개명산이 신한북정맥 혹은 오두지맥에 있는 봉우리라고 말씀드렸는데....
산경표에는 1대간 1정간 13정맥이 있는데 그 중 남한 쪽에는 1대간 9정맥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대간은 백두대간을 말하는 것으로, 백두대간은 백두산과 지리산을 잇는 우리나라를 동서로 양분하는 최장의 산줄기로서 우리나라의 모든 산과 산줄기 그리고 10대강들은 여기서 발원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10대 강이 바다를 만나는 끝 지점에는 반드시 그 강을 발원시킨 산줄기와 만나게끔 되어 있으며 이는 당연한 법칙이며 진리이기도 합니다.
산자분수령(山自分水嶺)은 산이 곧 분수령이라는 말로 우리나라 뿐만 아니라 전세계 어느 산줄기에도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대명제이자 진리일 것입니다.
물론 사막이나 고원지대에서는 이를 적용할 가치가 없을 것이니 논외로 할 것이고....
어쨌든 산경표의 한북정맥을 보면 백두대간의 식개산에서 분기한 한북정맥이 수피령을 지나 광덕산~운악산~도봉산~노고산~장명산을 지나 공릉천에서 그 맥을 다한다고 되어 있는 바, 이는 한강과 바다가 만나는 두물머리 혹은 바다에서 그 맥을 다해야 한다는 대원칙에 어긋나므로 박성태선생은 한북정맥의 한강봉을 지나 꾀꼬리봉 부근에서 우틀하여 개명산~월롱산 보현산을 지나 오두산에서 그 맥을 다하게끔 선을 그었고 기존에 오두지맥이라 불리우던 이 줄기를 한북정맥이 아닌 신한북정맥이라 이름지었던 것입니다(월간 산 10월호 192쪽 이하 拙稿 "분단의 아픔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북정맥' 참조).
각설하고....
삼각점 형태이긴한데....
12:03
향로봉으로 오릅니다.
국토지리정보원 지도에 의할 때에는 여기가 비봉(527.4m)인데....
그런데 비봉의 유래가 진흥왕순수비에서 비롯된 만큼 여기는 국공파가 얘기하는 대로 그냥 향로봉으로 부르는게 맞을 것 같습니다.
좌측의 백악산이라고도 부르는 북악산(342.5m), 인왕산, 안산....
그리고 가운데 남산(270.1m), 우측으로 멀리 희미하게 보이는 관악산....
쪽두리봉....
그런데 이 향로봉에 있다고 하는 3등급삼각점(서울326)을 아무리 찾으려 해도 보이질 않는군요.
지나온 길을 슬쩍 한번 봅니다.
음..............
비봉 그리고 승가봉...
다시 되돌아 나갑니다.
12:08
이 향로봉은 출입제한 지역인만큼 신행하는데 각별히 유의를 하여야 합니다.
우측은 우리가 올라온 기자촌 방향, 좌측은 쪽두리봉이나 홍지문으로 가는 탕춘대능선 방향....
12:12
진관사와 비봉매표소 입구로 갈리는 4거리를 지나,
12:23
사모 바위 앞 헬기장입니다.
많은 분들이 호로용 비닐로 만든 임시 텐트에 들어가 식사들을 하느라 난리도 보통 난리가 아니군요.
여기서 후미대원들을 기다리느라 잠시 휴식을 취합니다.
지나온 비봉과 우측의 향로봉도 보고...
북한산 주릉도 봅니다.
문수봉에서 흘러내리는 의상능선과 그 뒤로 노적봉.
좌우측의 백운대와 만경대.
백운대 우측으로 살짝 고개를 내민 인수봉.
그 좌측의 염초봉...
승가봉 뒤로 문수봉과 보현봉 그리고 형제봉 능선....
12:38
후미 대원들이 속속 올라오시고...
하산길은 이동전화 기지국 뒤로 갈래를 친 응봉능선입니다.
좀 위험한 구간이죠.
올라오는 분들과 교행을 하기 위하여 순서를 기다리다 진행합니다.
우측으로 삼천사계곡이 보이고....
삼천사 계곡 뒤 능선도 보고....
아쉬워서 한번 더....
............
좌측 아래로 진관사가 보이고 그 뒤로는 우리가 조금 전 산행을 시작한 곳....
13:31
진관사 입구 삼거리에서 우틀하여 삼천사로 방향을 잡습니다.
삼천사도 보고....
13:47
이내 삼천사 갈림길입니다.
후미대원들이 도착하려면 아직 시간이 좀 남았습니다.
잠시 삼천사 구경 좀 합니다.
적멸보궁도 있다 하고....
마애불도.....
지장보살님을 뵙고,
일주문 우측에는,
이정표가ㅑ 있는데 우틀하면 삼천사 계곡 루트.
대웅전에 들러 삼배를 올리고,
마애불도 보고,
적멸보궁도 봅니다.
오늘 오찬겸 만찬이 준비된 식당에서 대원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냅니다.
여포선배님과 소나무 선배님과 함께 한 자리가 공통분모인 산이 있으니까 금방 친해져서 많은 대화를 나눕니다.
두 분 선배님의 좋은 말씀 많이 듣습니다.
갑작스러운 방장님의 콜에 당황을 하긴 했지만 어쨌든 주최측의 환대에 몸둘 바를 모를 정도여서 저를 안내해 준 히든피크 형님의 영향력을 감지할 수 있었습니다.
2014년도 안전 산행을 하셨으니 내년에도 안산 즐산하시기를 기원합니다.
기회가 되면 자주 찾아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올해 누적산행 거리 : 1456. 82km
첫댓글 벌써 송년산행을 하는군요, 하긴 벌써도 아니네요.........올해 어떻게 보냈는지,
정말 쏜살이라는 말이 실감납니다.
올 한해도 산행 하시느라 고생이 많았습니다. 내년에도 알찬 산행 이어 가시길...
형님도 알찬 산행 이어가시기 바랍니다.
나는 현오님 인사글에 댓글 하나 단거 밖에 없는데요.
그나저나 현오님이야 이바닥에서 유명인사급이니 만고강산 유람파인
우리들산에서야 쌍수 들어 환영할만 하지요.
댓글어 위력이라는 거지요. 거기 사람들이 저를 알기나 합니까. 형님 덕에 사람 노릇 좀 했습니다.
시정잡배들은 이쟈 부칸산두 맘대루 몬가긋넹 ㅠ
가만히 있는 나를 가지고 왜 그런데요?
막아놓은 곳도 많고 진입로도 모르겠고. . .
산행거리가 넘 짧아 아쉬웠겠습니다. 첫 사진은 눈에 익은 풍경입니다. 은평뉴타운 문제가 많지요. 주민정착율이 30% 미만이니 타지인의 놀이터가 되었지요.
글고 멀쩡한 기자촌 철거를 하여 지금은 그 부지가 애물단지가 되었습니다. 그것을 결정한 이**, 오** 이넘들 쳐 죽....... 그 길 예전 기자촌에 살던 백*완 선생님을
모시고 자주 오르던 산길입니다.
어디가 어딘지 모르겠더군요. 백선생님까지 모시고. . . 존경스럽습니다.
@현오 ㅎㅎ 구파발역에서 인공폭포 뒤로 해서 근린공원(창릉천을 만드는 산줄기) 통과하면 동물이동통로가 나오고 그곳에 전주이씨 00파 사당 및 홍살문이
있고 담이 능선......지금도 일주일에 한번 이상은 나가 현장을 파악하고 있으니......
은평이 30%도 안됩니까? 북한산 밑이라 공기도 좋을텐데요...
북한산을 가본지가 ~~언제인지~~덕분에 멋진 능선과 봉우리들을 봅니다.나중에 하나하나 짚어 걸어나가야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