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아주 많이 사랑하진 않았잖아요.
우리는 그렇게 아껴주진 않았잖아요.
우리는 그토록 간절하지도 않았잖아요.
그런데 왜 이렇게 되버린 건가요?
당신과 나, 우리는 아무것도 아니였는데..
언제부터 나는 당신을 이토록 사랑하게 되었나요...
"연우야!!!!!!!!!!!!!!"
내가 힘차게 연우를 부르자,
잠깐 놀라더니 곧 웃으면서 예쁜 눈꼬리를 내렸다.
싱긋-
연우는 언제나 나에게 미소를 보여준다.
아름다운 그 녀석만의 미소를..
"그래, 마루야.. 여기서 뭐해?"
그러면서 내 하나뿐인 달링은 나루와 그놈의 친구들에게 눈길을 던졌다.
참, 그러고보니 이 녀석은 나루를 모르는구나.
"아... 맞다. 소개시켜 준다는걸 깜박했네..하하"
"그럴려고 했어?"
"응~ 얘는 미치광이 내 동생이야. 그 주위엔 나도 몰라."
"미치광이라고 했냐 지금?"
"하하.. 네 동생도 무척 활발하구나?"
"그렇지 뭐..푸하"
나루 녀석의 말을 곱게 씹어준 뒤.
나는 차분히 말을 이었다.
연우는 오늘도 부드러워..
나의 2년된 남자친구인 연우는 참 자상하다.
그는 멋지고 똑똑한 지성을 겸비한 21세기형 초대형 킹이였다.
"야, 다 좋은데, 지금까지 니가들은 내 말은 씹지 마라.
그럼 나 들어간다."
"그러던지~"
곧, 체념한듯한 나루놈의 무료한 억양이 들려왔다.
항상 식은죽 같은 나루놈의 말은 언제 들어도 기분이 나빠진다.
꼭 내가 내려가는 기분이 든단 말야.
이 천하의 강마루님이 말야..
저새끼는 말을 해줘도 고칠줄을 모르지.
그러니까 니가 꼴통이라는거다 임마.
"아, 하나 말 안한게 있는데 엄마도 알아.
나 이학교 온거. 참고로 하나 더 말해주자면 너만 모른다.
내가 니 후.배가 된 거."
.........
이럴수가
맙소사!!!!!!!!!!!!!!!!!
이런 참패는..
이토록 엄청난 배신은..
저혈압인 나조차도 혈압이 오른다.
내 혈압은 지금 급상승중.
"뭐????????????????????
제기랄!!! 뭐야!! 내가 지금까지한건 혼자 생쇼한거야?
내가 아무리 설득해도 넌 안전히 학교에 다닐 수 있던 처지에서?
그럼 엄마도 아빠도 다 알면서 시침뚝?
내가 이리저리 발광할 예견 하신 거?"
"엑설런트. 역시 머리는 잘 굴러간다니까. 피식."
.................아.............
내가 그렇게 한동안 패닉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을때,
연우는 내쪽으로 살짝 고개를 숙이더니,
갸우뚱~
귀여운 시츄에이션을 보내주었더랬지.
"마루야. 오늘은 쌀밥이랑 북어넣은 콩나물국이랑, 징어볶음이랑 김치랑
끈덕하고 맛난 지포반찬이야. 잘은 기억 안나지만 대충이래."
의미없이 얘기를 꺼냈다.
한 5분을 고민했나? 이 녀석이 이 말을 하기까지.
풋, 지금 나는 윤영이의 오늘의 급식 반찬얘기를 듣는 중이다.
물론, 이런 시덥잖은것들 따위엔 관심없다.
단지 윤영이놈의 질문을 피해야했다.
사사로운 것까지 몽땅.
나루놈의 프로필을 요구할테니까.
정말 미친아이라 할 수 있겠다.
쯧쯧.
"아 그래? 땡큐-"
"헤, 그래? 그럼 나루 폰번호 좀 알려줘~"
"... 얘야, 그 골빈자식은 여.자.땜.에
우리 학교에 왔단걸 망각했니?"
"아니! 원래 골기퍼있는 골에 공을 넣어야 진정한 승리가 아니겠어?
히히. 마루야~ 힘이 되줄거지? "
진정한 승리라..
미친.
이런 미네랄경우를 봤나.
이름 신윤영.
그녀의 지독한 취미는 연애.
이런 표현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일명 연애광.
순진한 얼굴로 할거 다하고.
얌전한 고양이가 부뚜막에 먼저 오른다고.
그 모든 말이 모두 이녀석을 위한거라면 믿겠는가?
"그래보마, 이 언니 아니면 또 누가 있어~"
"...응! 마루 너뿐이야. 호호호"
.. 독특해도 어쩌겠어.
저래도 내 단짝인 아이다.
생긴것 답지않게 솔직하고 자기 감정에 확실한
저 모습때문에 우리는 서로 마음이 통했으니까.
그리고 또하나 더 맘에 들었던 것은..
이 녀석은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강하다면 이녀석만큼 내공이 튼튼한 녀석도 없다.
저 녀석이 저토록 맘을 먹은 이상,
강나루는 이미 저 아이의 손안에 있다.
강나루는 윤영이의 뫼비우스의 띠안에 갖쳐
어쩌면 평생을 그녀에게 헤멜지도 모를일이다.
가끔 보여주는 이상한 관심사가 이제는 모두 나루에게로 쏠린 걸 보면.
하지만 나루도 만만한 상대는 아닐텐데..
그녀석도 한번 마음먹은건 절대 포기못하지..
하지만 변덕이 심하니까 가능성이 있는건가?
아니, 윤영이한텐 오히려 더 위험한건가?
흐음~..
"강마루~ 왠 남자가 밖에 서있다? 뭔일이다냐?
연우말고도 너한테 남자가 있었냐? 푸하하하"
저자식이.
저놈은 명색이 반장..흠.. 실장이라는 놈이 저따구다.
미친놈이지.
"야! 죽을라고 용을 써라 엉?"
"야야, 패턴 좀 바꿔라. 뭐 맨날 용만쓰겠냐?
가끔은 사자 호랑이도 써준다구~ 하하"
"피식, 꺼져 새꺄."
그래도 성격하나는 좋다.
물론, 성적은 말할것도 없겠지.
근데 누가 찾아온걸까.
그러고보니..
사실 남자라곤 연우가 전부긴 하지...
나루놈은 절대 내 반에 찾아올리 없고..
"어, 너냐? 날 부른애가?"
"어"
"용건은?"
"피식, 좀 길게 말하면 혀가 끊어져?"
[뜻밖에.]
이 표현은 이 정도의 상황쯤이 딱 적당할 듯 싶다.
블랙홀처럼 검은 눈동자를 가졌던 바로 그녀석이다.
왜 이녀석이 날 찾아왔는진 알지 못하지만...
반말이다. 마치 오래전부터 날 아는 사람처럼.
친숙한 반말..?
"얌마. 내가 너보다 선밴걸로 아는데? 것도 대선배지.."
"여자 말투치곤 거칠군. 뭐 그런거야 아무렴 상관없지."
이거 뭐래니. 동문서답이라고 하면 좋겠지?
완전 싸이코잖아. 역시 사람은 첫인상이 전부가 아니다.
좀 더 진지하고 말없는 놈일줄 알았는데..
뭐...
분위기로는 차분하고 고요하긴 하지만..
"뭐? 피식, 그래서 용건이 뭐야. 빨랑 말해."
"용건? 거야 간단해.
..사귀자. 아니 결혼하자? 갑자기 헷갈리네.."
완전.
정신병자, 다른말로 싸이코.
언제 저녀석을 본적이 있던가?
인터넷 뉴스라든지, 그 밖에 매체에서...
'모모정신병동 누구누구 어떤 아이가 몇날몇일 비극적으로 실종.
과도한 정신착란증세가 있음'
뭐 이 정도의..
"너.. 정신병원 탈출했니? 지금 장난해?"
"너무 진지하잖아. 풋, 물론 아니지, 장난으로 보여?
그럴리가! 난 죽- 오늘을 기다려왔는데.. 허무해."
웃는게..
참 낯익네..
그런데.. 사귀자니?
또 뭐.. 결혼..?
쯧쯧. 정말 진심으로 이 녀석의 정신 상태가 걱정된다.
도대체가 저게 상식적으로 가능한 말이냔말이다.
것도 2살이나 어린 어린애주제에..?
사귀자? 아니 결혼..??
미쳤군. 난 이미 남자가 있는 몸인데..??
훗, 이놈의 인기란~
"웃긴다 너. 하하.
그런데 코메디는 거기까지야. 이제 장난 그만하고 가라."
그래, 가라.
이쯤에서 봐줄때.
왠지 빨리 네 녀석을 보내야 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뭐지..?
혹시 너는 이런 내 기분을 알고 있는건가?
어쩜 저리도..
여유만만
뻔뻔의극치
"장난이라니.. 실망이야."
잠시 녀석의 눈을 빤히- 쳐다봤다.
도대체 무슨 꿍꿍이야?
....
하지만 난 이녀석의 마음을 조금도 읽어내지 못했다.
이거 참 답답하네..
애새끼가 생긴거 하나는 완전 조각의 배를 넘었군.
"피식, 참 잘~ 생겼네..
생긴거 봐서 참는다. 이쯤 해라. 그만가."
정말 생뚱맞는 놈이라니까.
나도 참 너그럽네..
하지만 앞서 희안한건 이 녀석은 사람을 기분좋게 만들어준다.
나는 이상하게 좀전부터 기분이 좋아있다.
"어? 나 정말 장난아닌데?"
"이 답답한 남자야, 꼭 말을 해줘야 알겠냐?
네 말이 진심이든 아니든 그런건.
애초부터 문제도 아니였어. 모르겠냐?
난 장단에 맞춰 줄 수도 있고, 지켜봐 줄 수도 있지만,
뜻데로, 네 말처럼 네 손안에서 놀아날 정도로 고삐풀린 망나니는 아니야.
내 고삐는 이미 다른 누가 움켜쥐고 있거든.. "
그래, 지금 이렇게 기분이 좋은것도.
연우를 생각하기 때문일거다.
난 정말 연우를 너무 사랑하고 있나보다.
이유없이 웃음이 나다니..
하지만 이런적은 오늘이 처음이다.
그래서 조금 당황스럽지만..
뭐..
차차 적응되겠지..
마이달링이란 수준이하의 말을 하게 된 것도 연우의 익살스런 고집이였다.
결국, 난 이렇게 자연스럽게 마스터가 됐잖아?
그렇게 몸을 돌려 교실에 들어오는데,
갑자기 들려오는 진지한 음성은 날 미소짖게 했다.
"아니야, 고삐는 아직 풀려있어. 그건 내가 장담하지."
피식, 그래 나는 도발을 좋아하지.
애송이라기엔 진지한 저애의 목소리는 왠지 잔-한 감동이 일었다.
이유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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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틴 로맨스소설
[ 중편 ]
※ 2살 어린 그와 2살 많은 그녀의 전쟁일기 ※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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