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비무장 아프간 특수부대원 22명 살해송경재 입력 2021. 07. 14. 06:28 댓글 9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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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이낸셜뉴스]
아프가니스탄 특수전 부대원들이 11일(현지시간) 칸다하르주에서 탈레반과 교전에 앞서 무장을 점검하고 있다. 로이터뉴스1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철수가 비극을 낳고 있다.
CNN은 13일(이하 현지시간) 한 동영상에서 회교 극단주의 세력인 탈레반이 무장하지 않은 아프간 특수부대원들을 살해하는 장면이 나왔다고 보도했다.
동영상에서는 "항복하라, 특수부대원들은 항복하라"는 외침이 있었고, 이후 한 건물에서 확실히 비무장 상태인 남성들이 나왔다.
그러나 곧바로 총성이 울렸고, 최소 10여명의 남성이 총에 맞아 죽었다. 아들은 "신은 위대하다(알라후 아크바(Allahu Akhbar))"고 외치며 죽었다.
보도에 따르면 이날 살해당한 남성들은 아프간특수전 부대원들이었고, 이들을 살해한 이들은 탈레반이었다. 동영상은 아프간과 투르크메니스탄 접경지역인 파리야브주의 다우라트 아바드에서 6월 16일 촬영된 것이다.
CNN은 여러 다른 동영상들과 목격자들의 증언을 통해 22명이 살해된 것으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동영상에서는 또 살해된 특수부대원들의 시체가 야외 시장 곳곳에 널려 있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특수부대원들은 전차 여러 대를 몰고 이 도시에 도착했고, 이후 약 2시간에 걸쳐 격렬한 총격전을 벌였지만 실탄이 바닥나자 탈레반 전사들에게 포위됐다. 공중지원도 없었다고 목격자들은 전했다.
약 45초짜리 동영상에서는 주변에서 이를 지켜보던 군중 사이에서 이 지역 말로 "그들을 쏘지 마라, 그들을 쏘지 마라. 제발 그들을 쏘지 마라"는 말도 들렸다.
동영상 끝에는 카메라 바깥에서 "모두 벗겨라"라는 말이 나왔고, 다른 동영상에서는 "보호장구를 열라"는 말도 들렸다.
이 말 뒤에 탈레반 전사 한 명이 특수부대원의 보호장구를 벗기는 장면이 찍혔다.
적십자사는 특수부대원 22명의 시신이 수습됐다고 확인했다.
탈레반은 자신들이 장악한 지역에서 그동안 투항한 군인들을 수용하고, 어떤 경우에는 그들이 귀향할 수 있도록 돈도 준다며 좋은 이미지를 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탈레반은 다우라트 아바드 지역 전투가 끝난 사흘 뒤 공개한 동영상에서 포획한 군용 트럭들과 무기들을 보여준 뒤 미 중앙정보국(CIA)에 훈련 받은 특수부대원들이 생포됐고, 무장해제 당한 뒤 수갑이 채워졌다고 주장했다.
탈레반은 특수부대원들이 총에 맞아 살해되는 모습이 담긴 동영상은 조작된 것이라면서 당시 체포한 특수부대원 24명은 여전히 자신들의 관리하에 있다고 주장했다.
인권감시단체 국제사면위원회(앰네스티) 인터내셔널 영국은 이번 특수부대원 살해는 전쟁범죄라고 비판했다.
탈레반이 이들을 생포했다고 주장하는 것과 달리 목격자들은 탈레반이 일말의 주저함도 없이 특수부대원들을 모두 살해했다고 증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