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은 봄을 향해 달려가고 있지만 꽃들이 피어나는 화사한 봄날은 아직 좀더 기다려야 한다. 겨울이 끝나고 봄이 시작되는 이즈음에는 꽃시장 나들이가 신선한 재미를 선물한다. 서울 남부 지역에 위치한 화훼시장들은 알록달록 봄꽃들로 눈이 즐거워지는 곳이다. 입장료 없이 봄을 즐기고 집안 거실에도 화사한 봄을 들이자.
발길을 붙드는 꽃과 초록이들의 유혹, 양재화훼공판장
양재화훼공판장 나들이를 즐기는 가족
양재동 화훼공판장은 공판장과 함께 120여 개 점포가 모여 있는 2개 동의 분화온실과 생화매장, 나무시장, 종묘상, 자재상으로 이루어진 곳이다. 초록 잎사귀를 뽐내는 관엽부터 화사한 색깔의 초화류, 다육식물과 동·서양난 등을 볼 수 있는 분화온실은 입장료 없는 식물원이라 불러도 좋을 만큼 다양한 식물들이 모여 있다.
한겨울 동장군의 기세가 등등할 때 따스한 온실을 걸으며 초록 세상을 만나는 것도 특별하지만, 봄이 기지개를 켜는 지금 양재동 화훼공판장을 찾으면 봄날보다 먼저 봄을 누리는 호사를 즐길 수 있다. 원예산업이 발달하면서 개화시기를 조절한 다양한 봄꽃들이 가득하기 때문이다. 식물원 온실을 걷듯 천천히 걸으며 다양한 빛깔의 봄꽃을 만나보자.
양재동 화훼공판장 분화온실 전경 [왼쪽/오른쪽]꽃밭인 듯 화사한 점포 / 다양한 화초들을 고르는 재미
종류별로 나뉘어 있지 않고 다양한 상점들이 무작위로 이어져 지루하지 않게 즐길 수 있는 것이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특징이다. 시원스런 관엽식물에 매료되기도 하고 때로는 귀여운 초화류에 마음을 빼앗기며 각양각색의 원예식물을 만나게 된다. 화사한 꽃밭인가 하며 몇 걸음 걸으면 모퉁이를 돌아 울창한 열대 숲이 기다리고 있다.
양재동 화훼공판장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꽃구경이다. 연중 꽃을 피우는 사계장미부터 시네나리아, 앵초가 알록달록 얼굴을 내밀고 추위 속에 꽃망울을 터뜨린 페라고늄과 제라늄, 고혹적인 서양난들이 화려한 자태를 뽐내고 있다. 구근식물인 수선화와 히아신스, 무스카리도 꽃망울을 터뜨렸다. 가격도 동네 화원보다 저렴한 편이어서 봄꽃 쇼핑 삼매경에 빠지게 된다.
[왼쪽/오른쪽]매혹적인 자태의 서양난이 가득한 점포 / 휴대폰에 담는 아네모네 꽃
도매상이 아닌 일반인들이 주로 찾는 곳이어서 주말이면 아이들 손을 잡고 나들이 온 가족들로 붐빈다. 휴대폰 카메라로 꽃 사진도 찍고 이름도 알아가며 체험학습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마음에 드는 화초를 집으로 데려가 키울 생각에 아이들의 얼굴도 꽃처럼 예쁘게 피어난다. 봄이 절정에 이르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서 체험학습을 나와 병아리 같은 목소리들이 온실 가득 울리기도 한다. 유모차나 휠체어가 이동하기에 불편함이 없어 유아나 노약자를 동반한 가족들도 편하게 돌아볼 수 있다.
[왼쪽/오른쪽]다양한 구근식물을 판매하는 태광식물원 / 화려한 구근식물을 관찰하는 가족
키 큰 관엽식물을 취급하는 상점, 아기자기한 다육식물이 모여 있는 상점 등 각각 특색을 자랑하는데, 전국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상점도 있다. 튤립, 아마릴리스, 백합 등 구근식물과 작약, 목단 등 뿌리묘 식물만을 판매하는 태광식물원은 꽃이 피어 있는 상품과 함께 다양한 구근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지난해 초겨울에 파종한 식물들은 이제 막 꽃을 피우고 있지만, 지금이라도 구근을 심으면 늦은 봄에 꽃을 볼 수 있는 구근도 많다.
[왼쪽/오른쪽]관엽 소품을 판매하는 김포테라리움 / 한눈에 반한 오보코니아를 고른 어린이
김포테라리움은 다양한 관엽 소품들을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곳이다. 낱개로 사는 것보다 서너 개씩 묶어서 사면 더욱 저렴하다. 트리안, 타라, 아이비 등 창가에 두고 키우면 좋은 소품들이 즐비하다. 보스톤고사리, 프테리스 등 양치식물도 있다. 키우기도 쉽고 사계절 초록을 볼 수 있는 식물들이라 인기가 많다. 초화류도 저렴하게 판매하고 있다.
[왼쪽/오른쪽]야생화를 주로 판매하는 흑송분재원 / 봄을 알리는 천상초 화분 이끼와 돌로 장식하는 야생화 심기
나동 서쪽 출입구에는 야생화와 분재를 주로 취급하는 상점들이 모여 있다. 그중에서 다양한 야생화를 판매하는 흑송분재원에서는 운치 있는 화분을 만들어 갈 수 있다. 화분에 심어가려고 차례를 기다리는 손님들이 길게 줄을 서기도 한다. 언 땅을 뚫고 피어나는 노란 복수초, 노루귀, 천상초, 바위장대, 아기별꽃 등 흔히 볼 수 없는 야생화들이 가득하다. 남녘에 봄소식이 상륙하기 전이지만 다양한 빛깔의 매화와 동백도 이곳에서 꽃망울을 터뜨렸다.
식물은 어떤 화분에, 어떤 모양으로 심는가에 따라 그 자태가 확연히 달라진다. 특히 야생화는 자연스런 멋이 가미되어 마치 언덕을 한 자락 옮겨놓은 듯 변신한다. 야생화와 화분을 구입하면 이끼와 돌 장식을 가미해 무료로 심어주는데 집에 있는 빈 화분을 가져가도 된다.
야외에 자리 잡은 원예 자재상들
분화온실 옆 야외 공간에는 원예 자재상들이 모여 있다. 다양한 크기와 재질의 화분부터 모종삽, 분갈이용 흙, 비료 등 식물과 관련된 제품들을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이곳에서 화분을 구입하고 분화온실에서 화초를 사면 재료비를 추가로 지불하고 심어 갈 수 있다.
도매가로 구매할 수 있는 곳, 과천화훼집하장과 헌인화훼단지
양재동 화훼공판장이 일반인을 상대로 한 곳이라면 과천화훼집하장과 헌인화훼단지는 도매인들이 주로 찾는 곳이다. 도매를 주로 하는 곳이라 둘러보기에 편하지는 않지만 저렴하게 화초를 구입하려는 사람들이 즐겨 찾는다.
[왼쪽/오른쪽]과천화훼집하장 전경 / 초화류 모종과 포트분이 즐비한 과천화훼집하장 내부 시든 꽃을 다듬는 상인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약 2km 떨어진 과천화훼집하장은 6만 6,000㎡에 이르는 비닐하우스 안에 170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관엽을 주로 판매하는 동과 초화류를 판매하는 동, 야생화와 분재류를 판매하는 개별 동으로 구분되어 있고 자재류를 취급하는 점포들도 있다. 물건을 실어 나르는 트럭들과 소매상의 차들로 북적이는 것이 불편하지만 식물들이 종류별로 진열되어 있어 꼼꼼하게 둘러볼 수 있다. 각 시기별로 절정을 이루는 초화류가 어떤 것인지 살펴보기에도 좋다.
넓은 비닐하우스 안은 먼저 온 봄이 한창이다. 집안을 싱그러운 초록으로 가꿔줄 관엽 소품부터 화사한 초화들이 즐비하다. 주로 6개나 12개 단위로 묶어 한 판으로 판매하는데 일반 화원에서 판매하는 가격보다 20~30% 저렴하다. 마음에 드는 포트를 골라 낱개로 살 수 있는 상품도 많다. 예쁜 화분에 심어진 완제품이나 앙증맞은 토피어리 제품도 낱개로 구입할 수 있다.
과천화훼집하장 도로변에는 화분이나 꽃바구니 등 원예 자재를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는 도매상들이 모여 있다. 구입한 화초를 담거나 봄맞이 집안 단장을 계획하고 있다면 들러볼 만하다.
[왼쪽/오른쪽]헌인화훼단지 내부 / 꽃밭을 이룬 초화들
헌인화훼단지는 비닐하우스 3개 동과 개별 하우스에 120여 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과천화훼집하장과 비슷한 분위기로 각 시기별로 나오는 초화류와 관엽류를 볼 수 있다. 각 하우스를 오가는 이동로가 포장되지 않은 흙길이어서 불편하지만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 때문에 찾는 이들이 많다. 특히 관엽류는 일반 화원의 절반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꼼꼼하게 돌아보면 조금 시들거나 상품 가치가 떨어지는 상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에 구매하는 횡재를 할 수도 있다. 지척에 헌인릉이 있어 가족 나들이 장소로 좋다.
튼튼한 화초 고르는 요령, 예쁘게 키우는 방법
[왼쪽/오른쪽]보랏빛 꽃과 초록빛 이파리를 즐길 수 있는 빈카 / 저렴한 가격에 구입한 히아신스
똑같은 화초들 중 어떤 것을 골라야 오래오래 두고 볼 수 있을까? 초화류는 꽃이 피어 있는 상태보다는 이파리를 먼저 살펴보는 것이 좋다. 잎맥이 뚜렷하고 색깔이 선명한 것이 튼튼하다. 포트를 들어올려 보아 뿌리가 밖으로 나와 있다면 뿌리 형성도 잘 된 것이다. 꽃이 풍성하게 피어 있는 상태로 집에 데려오면 꽃을 보는 기간이 짧을 수밖에 없다. 꽃은 한두 송이 피어 있고 대신 꽃밥이 많은 것으로 고르면 꽃을 오래 즐길 수 있다.
물주기는 화초 가꾸기의 기본이다. 화원에서 ‘일주일에 한 번, 열흘에 두 번’이라고 알려주었다고 해서 그대로 따라하지 말자. 화원은 일반 가정과는 환경이 다르기 때문이다. 기본적으로 다육식물이나 구근식물, 난 종류를 제외한 거의 모든 식물은 ‘겉흙이 마르면 흠뻑’ 주면 된다. 화분의 겉흙이 말랐는지 육안으로 확인할 수 없다면 손으로 만져보아 흙이 묻어나지 않을 정도면 된다. 나무젓가락으로 1~2cm 정도 찔러보아 흙이 묻어나지 않으면 물이 말랐다는 표시이니 그때 화분 물구멍으로 물이 새어 나올 정도로 흠뻑 주면 된다.
여행정보
- 양재동 화훼공판장 : 서울특별시 서초구 강남대로 27 / 02-579-8100
- 과천화훼집하장 : 경기도 과천시 물사랑로 241
- 헌인화훼단지 : 서울특별시 서초구 헌인릉1길 22
첫댓글 길 가다보면 화단을 새로꾸미는 지자체
그리고요 각 가정마다 봄단장하는 것을 보면
이젠 봄이 왔나 실감이 나구요
아름답고,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화분에 담긴 봄꽃들
보는내내 마음이 풍요롭내요 ^.^
남부지방은 벌써 가로수벛꽃들이 만개해서
봄을 알리내요^.^
좋은정보 감사 드립니다.
아름답고,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름답고,소중한 인연에 감사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