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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소개
도시 안에 교회가 존재한다는 것의 의미,
나아가 교회가 어떻게 존재해야 하는가에 대한 실천적 성찰
사람과 사회가 조화롭고 안전하게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어 가는 일에 교회가 해야 할 역할은 무엇인가?
오늘날 도시는 인구밀도 외에도 환경 파괴, 불평등, 빈곤, 소외, 차별 등 현대사회의 문제들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향한 사람들의 갈망을 읽어 내야 하는 공간이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이기도 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에게 도시는 하나님이 친히 자신을 드러내는 현현의 자리이며, 도시 신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미 도시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일’을 분별하고 만나는 일이다. 이는 도심 속 교회가 일하고 있는 맥락이기도 하다. 따라서 도시 교회는 단순히 구성원을 섬기거나 시설을 제공하거나 사적 언어로 이야기하는 것만이 아니라, 공공신학에 관여할 수밖에 없다. 교회는 바깥의 자원과 전략적인 동반자 관계를 맺는 도전들에 직면해야 하고, 종교를 극단주의로 이해하는 불안에 관여해야 하며, 분열을 일으키는 사회적 영향력을 해소하기 위해 애써야 한다. 왜 이 모든 일을 하는지 일관되고 신학적인 근거가 있는 설명을 제시해야 한다. 이 책은 도시라는 공간에 주목하면서, 도시에 대한 여러 이론들과 도시재생 운동과 관련된 중요한 경험들을 접목시켜 공공신학의 지평을 넓히고 도시 신학의 가능성을 모색한다.
👨🏫 저자 소개
일레인 그레이엄
영국 체스터 대학교의 그로브너 실천신학 연구 교수이며, 이전에는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사회 및 목회 신학 교수로 재직했다. 브리스톨 대학교에서 사회학과 경제사회사를 전공하고, 맨체스터 대학교에서 석사(MA)와 박사 학위(PhD)를 받았다. 서구 기독교 전통에서 젠더 이론이 목회학 분야에 미친 영향을 연구한 것이 박사 학위 논문 주제였다. 그녀는 종교가 어떻게 인간의 맥락을 반영하고 초월하는지, 그리고 문화, 사회, 삶의 경험 변화가 사람들이 믿는 것과 그 믿음을 실천하는 방식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관심이 많다. 지금은 종교적 신념과 실천이 주변 문화의 변화에 어떻게 구체적인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연구와 강의를 하고 있다. 몇 차례 한국을 방문한 바 있는 그녀는 2021년에 영국 아카데미(Fellow of the British Academy)의 회원으로 선출되었다. 저서로 Between a Rock and a Hard Place: Public Theology in a Post-Secular Age, Transforming Practice: Pastoral Theology in an Age of Uncertainty, Theological Reflection 외 다수가 있다.
스티븐 로우
영국 성공회의 도시 선교와 산업 선교를 대표하는 목회자 중 한 사람으로, 도시 빈민들과 산업 노동자들을 위한 선교를 주도했다. 특히 ‘도시 생활과 신앙 위원회(Commission for Urban Life and Faith, CULF)’의 총 책임자로서 《신앙의 도시들》 보고서가 나오는 데 핵심 역할을 맡았으며, 이 보고서의 결론을 홍보하고 알리는 데 큰 기여를 했다. 일레인 그레이엄과는 2004년부터 2006년까지 ‘도시 생활과 신앙 위원회’에서 같이 활동했다.
📜 목차
한국어판 서문 도시,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곳 _양권석
들어가는 말 공공신학과 도시 교회
1장 시민인가 제자인가?
2장 공공신학으로서 도시 신학
3장 공간과 장소의 신학
4장 분열된 국가: 우리 도시들이 처한 운명
5장 바벨에서 성령 강림까지
6장 문화의 도시
7장 좋은 시민
8장 도시 교회: 목적에 맞는가?
결론 도시의 전망
참고도서
주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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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으로
이 책은 아주 구체적인 실천 제안을 담고 있는 연구서다. 현장과 거리가 있는, 지적으로 잘 짜인 통일된 체계를 가진 신학을 기대한다면, 이 책은 그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 것이다. 단언컨대, 이 책은 도시에서 구체적인 선교와 사목을 실천하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진심을 다해 새로운 실천의 길을 찾는 사람들에게 좋은 대화 파트너가 될 수 있는 책이다. 특별히 세 가지 점에서 매우 실천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다.
--- p.14, 「한국어판 서문」중에서
그리스도인은 하나님을 예배하도록 부름 받았다. 그러나 그들은 또한 성서와 전통을 연구함으로써 세상을 위해 성육신의 현존을 제공하도록, 즉 예수의 삶과 가르침 안에서 육신이 된 말씀을 제공하도록 부름 받았다. 그래서 교회의 임무의 일부는 변혁적으로 살아가는 것, 비전을 구현하고, 정의를 드러내는 것이다. 이는 섬기는 활동 이상이다. 이는 소망을 품고, 변화를 일구고, 하나님 나라를 꿈꾸는 일과 관련이 있다.
--- p.30, 「들어가는 말」중에서
‘신앙 자본’은 《신앙의 도시들》의 중심 개념으로, 신앙 기반 조직이 건강한 시민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망을 강화하는 데 공헌하는 바가 있음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신앙 자본에 대한 논의는 로버트 퍼트넘Robert Putnam의 ‘사회적 자본’ 연구에서 비롯되었다.
--- p.118, 「공공신학으로서 도시 신학」중에서
우리는 정부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주택 개발업자들이 갈망하는 배타적인 개발이 아닌 포용적인 지역사회를 지향해야 한다. 우리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향후 20년 간 정부가 약속한 대규모 주택 개발 사업이 민간 부문의 부추김으로 이러한 사회적, 계층적 분열을 영속화하는 것이다. 그들은 부유층을 가난한 사람들로부터 보호하는 부유층 전용의 고급 주택을 계속 공급하는 것을 정당화하고자 시장을 이용할 것이다. 이는 하나님 나라에 대한 그리스도교적 비전과 완전히 모순되며, 이미 부유층에 의해 배제된 사람들을 더 가장자리로 내몰고 소외시키는 짓이다.
--- p.176~177, 「분열된 국가:우리 도시들이 처한 운명」중에서
신앙과 이성의 양립 불가능성에 대한 신세속주의자들의 항의가 자기 충족적인 예언이 되지 않으려면, 타자를 환대하고 인정하는 윤리가 지속되어야 한다. 세계화된 다문화 도시들은 새로운 문명이 만들어지는 용광로이며, 도시 생활의 특권은 우리로 이웃에 대한 도덕적인 책임의 부름에 응답할 수 있게 하고, ‘타자’의 얼굴에서 그리스도의 얼굴을 엿볼 수 있게 하고, 새 예루살렘의 건설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
--- p.219~220, 「바벨에서 성령 강림까지」중에서
그러나 도시 교회는 또한 시민성 갱신이라는 거대한 사업에 담긴 대대적인 비전에 도전해야 한다. 이 문화의 집은 모래 위에 서 있는가, 아니면 단단한 반석 위에 서 있는가? 도시 교회는 문화 산업이 공동선에 기여하는지 지속적으로 질문해야 한다. 랜드마크 건물이든 예술 축제든 물질 문화는 항상 사회의 더 깊은 영적 가치관, 즉 우리가 무엇을 소중히 여기고 드높이지는를 보여 주는 지표이기 때문이다. 무엇이 좋은 도시를, 좋은 문화 도시를 만드는가?
--- p.246, 「문화의 도시」중에서
도시 교회는 맡은 모든 일의 중심에 ‘좋은 도시’에 대한 고민을 두지 않을 수 없다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다. 이는 좁은 의미의 ‘종교’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정의, 신뢰, 헌신의 미덕을 실천하는 것, 즉 사도 바울이 믿음, 소망, 사랑의 열매를 거두는 것이라고 부를 만한 신앙이다.
--- p.322, 「결론: 도시의 전망」중에서
🖋 출판사 서평
“교회는 신자들의 공동체이면서 동시에 시민들의 공동체다!”
다양한 종교와 신앙이 공존하는 도시에서
기독교적 ‘신앙 자본’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도시라는 공간의 다층적 의미
도시는 단지 지도상의 한 지점이 아니라 다양한 배경을 가진 다양한 사람들의 ‘삶의 자리’다. 오랜 시간에 걸쳐 문명이 형성되고 실현된 공간이며, 다양한 기술과 예술이 발전해 온 공간이며, 다양한 인간의 욕망이 교차해 온 공간이다. 반면 인구밀도를 포함하여 환경 파괴, 불평등, 빈곤, 소외, 차별 등 현대사회의 문제들이 응축되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신학적으로는 모든 세대의 그리스도인이 자신의 소명을 자각하고 실천해 온 공간인 동시에, 교회 공동체와 성서와 전통을 형성하고 해석해 온 곳이다. 하나님 나라와 문화의 나라가 서로 만나는 공간이며, 그리스도와 문화가 만나는 공간이다. 도시는 도시 문화 안에서 사람들이 하나님에 대한 갈망을 표현하는 공간이며, 도시에 하나님 나라를 향한 하나님의 선교가 실현되는 공간이다. 즉 내재와 초월이 공존하고 교차하는 공간이다. 그러므로 도시는 하나님을 향한 사람들의 갈망을 읽어 내야 하는 공간이면서, 일하시는 하나님을 만나는 공간이다. 신자들에게 도시는 하나님이 오셔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우리가 하나님을 만나야 하는 공간이다. 도심 속 교회들이 사역하는 사회적 맥락이 이러하다. 그래서 이 책의 저자들에게 도시는 하나님이 친히 자신을 드러내는 현현의 자리이며, 도시 신학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가장 중요한 과제는 이미 도시에서 일하고 계신 하나님의 일을 식별하고 만나는 일이다.
이 책의 시대적 배경과 맥락
이 책은 약 20년에 걸쳐 잉글랜드 성공회가 도시 문제에 참여한 경험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이 기간은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까지로, 마가렛 대처 수상과 보수당 정권에 의해 신자유주의적 사회 개혁이 전개되던 시기였으며, 이어서 토니 블레어 수상이 이끄는 노동당 정권에 의해 도시재생 사업이 활발하게 전개되던 시기였다. 이러한 배경 속에서 잉글랜드 성공회는 도시 문제에 대한 선교적 실천의 경험이 담긴 두 개의 중요한 보고서를 발간했다. 1981년에 구성된 ‘도시 우선 관심 지역을 위한 대주교 위원회’(Archbishop’s Commission on Urban Priority Areas, ACUPA)에서 출간한 《도시의 신앙Faith in the City》(1985년) 보고서와, ‘도시 생활과 신앙을 위한 대주교 위원회’(Archbishops’ Commission on Urban Life and Faith, CULF)에서 출간한 《신앙의 도시들Faithful Cities》(2006년) 보고서가 그것이다. 이 책은 그 두 보고서를 기초 자료로 삼아서, 잉글랜드 도시 교회들이 자신들이 속한 도시 공동체의 변화를 위해서 어떤 실천적인 역할을 해야 하는지 전망해 보려는 노력을 담고 있다.
사회적 자원과 신앙적 자원
일레인 그레이엄과 스티븐 로우는 도시 정책의 입안자들이나 정부 관료들이 교회와 종교에 편견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며, 따라서 이들이 종교적 문해력을 가질 수 있도록 교회가 도와야 한다고 본다. 반대로 교회와 사역자들이 세속 사회와 정치에 대한 이해가 부족할 수 있으며, 그래서 저자들은 도시와 사회를 향한 교회의 개입이 일방적일 수 있음을 인정하고 경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교회는 배타적 주장을 담은 장소가 되기보다는, 한 사회 내에 있는 다양한 세속적 혹은 종교적 자원들과 영감들이 서로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종교적 자원들과 영감들이 서로 소통하고 만날 수 있는 안전한 장소가 되어야 한다. 또한 도시에서는 충분히 실현되지 못한 다양성의 만남이 실현되고, 지금까지 소통되지 못했던 언어들이 소통의 길을 발견하는 공간이 교회여야 한다. 이를 위해 기본적인 정신은 신앙에 확고하게 기초와 뿌리를 두면서도, 다양한 종교와 사회 계층 그룹의 참여를 방해하지 않는 언어와 참여 방법을 찾아야 하며, 교회의 언어가 훨씬 더 개방적이고 대화적이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도심 속 교회의 당면한 과제
저자들은 지금의 도시가 직면하고 있는 가장 큰 문제는 효과적인 해결책이나 방법론의 부족이 아니라, 해결책을 실행할 수 있는 참여자들의 힘과 권력이 부족한 데 있다고 진단한다. 이는 도시의 가난한 사람들이나 소외된 사람들의 의견을 더 청취하라는 호소 그 이상을 의미한다. 이 책은 가난한 사람들의 주체적 참여가 일어날 수 있도록 힘을 불어넣어야 하며, 그들이 스스로를 ‘조직화’할 수 있도록 돕는 일을 가장 중요한 실천 과제로 제시한다. 그리고 솔 앤린스키와 같은 고전적인 조직가의 경험은 물론이요, 최근에 교회가 개입하여 광역 조직 운동을 해 온 미국 시민 사회의 경험들도 다양하게 소개한다. 무엇보다 도시의 변화를 창출할 지도자를 교육하고 훈련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것이 교회가 ‘진술’에 머물지 않고, 말과 행동으로 선포하고 실천하는 첫걸음이라고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