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눈길에 갇히면 진짜로 죽을 수도 있겠더만
삽은 안 가지고 다니더라도 튼튼한 코펠 하나는 가지고 다녀야 겠더라
여차하면 그걸 도구 삼아서 눈 속에 집이나 짓게
계곡치기가 재미날 즈음이다
몇군데 전화를 넣었더니 다들 다른 일상으로 바쁘시다
만만한 남희를 꼬드겨 봤다
길이 나 있는 곳으로 가는 조건으로 가자 한다
지나치고서야 아차 싶더라
어디서 본 듯도 하고, 여하튼 나하고 궁합이 맞을 인상이었는데 연락처를 물어 다음번에 집이나 같이 한번 짓자고 할 걸
산에 집 짓는 사람들이 귀해져 간다
혹시나 이 글 보시면 한번 보입시더~^^
일기예보를 보니 재수 좋으면 하늘이 보이겠더라
덕산을 지나니 천왕봉은 구름속이지만 촛대봉은 너무나 맑다
그래
촛대봉에서 구름에 걸린 천왕봉이나 보고오자 하며 올랐던 길이다
세석에 이르니 온통 가스속이다
남희는 산에서 라면 먹는 거 아주 좋아한다
그래서 따라나선 길이지 싶다
물끄러미 보고 있더니 누구냐고 묻는다
아~!
아무리 생각해도 이름이 생각 안난다
그 친구 저세상 사람된지 벌써 5년도 넘었지 아마
아직도 얼굴은 또렷하게, 아니 점차 흐려지고 있지만 기억은 나네
주인은 간 곳 없고 그릇만 아직 돌아 댕기니 인생무상이로다
이 사진을 물끄러미 보고 있으니.......,
아따마~
내 물건 중에 내가 산 것은 정말 하나도 아니 보이누만
그렇다고 내가 강압한 바도 아니고, 주워서 쓰는 바도 아닌데 희한하단 말이시(주운 것도 하나 보이네~^^)
세석평원의 이 모습은 정말 제대로 복원(?) 되었다
볼 때 마다 그 점 인정한다
그렇지만 한편으로는 이 주변을 조화롭게 캠핑장으로 꾸며 젊은 학생들이라도 좀 찾게하면 안될까
생각하나 바꾸면 선택의 폭들이 훨씬 다양해져 그 삶이 더 아름다워 질 텐데 말이야
나는 일본의 산에서 젊은 학생들 캠핑하는 모습 보면 우리나라 아이들이 생각나고 안타깝고 그렇데
이런 건 우리 어른들의 몫이지 않을까?
세석산장은 겨울에 한번쯤 머무르기 좋은 곳,
그때 그 겨울 날 정말 좋았어
잊혀지지 않을 만큼 세석평원이 시리고 푸르렀던 날이었지
그이는 그 이후 어찌 되었을까?
우리집에 아이젠이 다섯개쯤 있더군
두어시간 지나면 어느 한곳의 매듭이 풀어지는 놈을 내가 잘 알고 있지
아니나 다를까
풀어져 너들거리며 걸어가고 있데
'어나~ 이곳에 발 한번 올려봐라~'
'어쩔라꼬?'
아주 익숙한 듯한 동작으로 뻰치를 꺼내 제법 능숙한 솜씨로 꽉 이어줬지
잘난 서방하고 산에 댕기면 아주 믿음이 팍팍 갈꺼야 암만~^^
첫댓글 힘 좋은 30 ~ 40대 시절은 저런 적설이 하나도 겁이 안 나두먼 이젠 러셀 자체가 두려워
그래도 내가 직접 걷는건 아니라 쳐다보니 저런 적설 속에 푹 파 묻히고 싶구먼 그랴
조은산님이 백두대간 시작을,
혼자서 필선계곡을 치고 올라 천왕봉에서 시작했는데,
까딱 했으마 죽을 뻔 했답니다
딱 첫사진처럼 저랬다더만예
살아서 기어 오른게 신기합니더
그리 생각하면 20년 더 산 택이네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