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선담후농(先淡後濃)
처음엔 묽게 쓰고 뒤로 가면서 진하게 한다는 뜻으로, 앞서는 소원한 듯 나중엔 친하게 먼저는 멀리하다 끝에는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방법이다.
先 : 먼저 선(儿/4)
淡 : 묽을 담(氵/8)
後 : 뒤 후(彳/6)
濃 : 짙을 농(氵/13)
출전 :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이 성어는 명(明)말엽 육소형(陸紹珩)이 지은 문체 분류상 청언소품(淸言小品)인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 1권 집성(集醒) 116에 나오는 말로서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중산(食中)지방의 적희(狄希)가 만든 술을 한 번 취하면 천 일(天日酒)을 간다(食中山之酒, 一醉千日).
지금 상태로 있으면서 앞으로만 내달리니 술에 취하지 않는 날이 없고, 취하지 않은 사람이 명성을 좇는 자는 조정에 취하고, 이익을 좇는 자는 속된 세상사에 취하고, 호사롭고 방종한 생활에 취하니, 이 세상에 어떤 청량제를 먹어야 사람들이 정신을 차릴 수 있는 것을 모아 제 1권으로 삼는다(今之昏昏逐逐, 無一日不醉, 趨名者醉於朝, 趨利者醉於野, 豪者醉於聲色車馬, 安得一服清涼散, 人人解醒, 集醒第一).
높은 재주에 의지하여 세상을 희롱하며 업신여기는 사람은 물속에서 사람을 해치는 사영충(影之蟲)같은 등 뒤의 소인배를 대비하여야 하며, 후덕한 모습을 가장하여 사람을 속이는 자는 면전에서 잘못을 지적해 주는 의로운 사람(照膽之鏡)을 두려워해야 한다(倚才高而玩世, 背後須防射影之蟲, 飾厚貌以欺人, 面前恐有照膽之鏡).
처음엔 담담하다 뒤에는 진하게, 앞서는 소원한 듯 나중엔 친하게, 먼저는 멀리하다 끝에는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도리이다(先淡後濃, 先疎後親, 先遠後近, 交友道也).
(醉古堂劍掃/卷1 集醒)
交友之先宜察, 交友之後宜信.
사귀기 전에는 마땅히 잘 살펴봐야 하고, 사귄 뒤에는 마땅히 믿어야 한다.
(醉古堂劍掃 11권 75)
一心可以交萬友, 二心不可以交一友.
한 마음으로는 만 명의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두 마음으로는 한 명의 친구조차 사귈 수 없는 것!
(醉古堂劍掃11장 6)
선담후농(先淡後濃)
연암 박지원의 마장전(馬駔傳)은 송욱과 조탑타, 장덕홍 등 세 사람이 광통교 위에서 나누는 우정에 대한 토론으로 시작된다.
탑타가 말했다. "아침에 밥 동냥을 다니다가 포목전에 들어갔었지. 베를 끊으러 온 자가 있었네. 베를 고르더니 핥아도 보고 허공에 비춰 살피기까지 하더군. 그러고는 값은 말 안하고 주인 더러 먼저 불러보라는 게야. 그러더니 둘 다 베는 까맣게 잊었는지 포목장수가 갑자기 먼 산을 보며 구름이 나온다고 흥얼대더군. 사려던 사람은 뒷짐 진 채 왔다 갔다 벽에 걸린 그림 구경을 하고 있지 뭐야."
송욱이 대답한다. "네 말이 교태(交態), 즉 사귐의 태도는 알았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사귐의 도를 깨닫기는 아직 멀었어."
덕홍이 나선다. "꼭두각시놀음에서 장막을 치는 건 줄을 당기기 위해서라네."
송욱이 또 대답한다. "네가 교면(交面), 곧 사귐의 겉모습을 알았구나. 그렇지만 도는 멀었어."
이런 식의 종잡을 수 없는 대화가 쭉 이어진다. 흥정을 시작해야 할 판에 서로 딴전만 부린다. 그 얘길 듣고 송욱이 사귐의 태도를 안 것이라고 평가했다.
둘 사이에 흥정이 붙어 거래를 이루는 것을 두 사람이 만나 우정을 맺는 것에 견줬다. 먼저 값을 안 부르는 것은 탐색전을 벌이는 것이다. 카드를 먼저 내밀었다간 기선을 제압당하기 쉽다.
명말 육소형(陸紹珩)의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에 이런 말이 나온다. "처음엔 담담하다 뒤에는 진하게, 앞서는 소원한 듯 나중엔 친하게, 먼저는 멀리하다 끝에는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도리이다(先淡後濃, 先疎後親, 先遠後近, 交友道也)."
덤덤하게 시작해서 차츰 가까워진다. 처음엔 데면데면하다가 조금씩 친밀해진다. 그런 사귐이라야 오래간다. 만나자마자 죽고 못 살 듯이 가까워졌다가 얼마 못 가 나쁜 놈 하며 등을 돌린다.
급속도로 친해져서 그보다 빨리 멀어진다. 금세 죽이 맞았다가 대뜸 시들해진다. 꼭두각시놀음의 트릭을 뻔히 알아도 커튼으로 줄을 가려주는 예의는 필요한 법이다.
교도(交道), 즉 사귐의 도리까지는 기대하지 않는다 해도 이 간단한 이치를 몰라 세상의 싸움질이 그칠 날이 없다. 장사치의 흥정만도 못하다.
선담후농(先淡後濃)
명나라 당지계(唐志契)가 회사미언(繪事微言)의 적묵(積墨) 조에서 먹 쓰는 법을 이렇게 설명했다.
화가는 먹물을 포갤 줄 알아야 한다. 먹물을 진하게도 묽게도 쓴다. 어떤 경우는 처음엔 묽게 쓰고 뒤로 가면서 진하게 한다(先淡後濃).
어떤 때는 먼저 진하게 쓰고 나서 나중에 묽게 쓴다. 비단이나 종이 또는 부채에 그림을 그릴 때 먹색은 옅은 것에서 진한 것으로 들어가야 한다(由淺入濃).
두세 차례 붓을 써서 먹물을 쌓아 나무와 바위를 그려야 좋은 그림이 된다. 단번에 완성한 것은 마르고 팍팍하고 얕고 엷다.
송나라와 원나라 사람의 화법은 모두 먹물을 쌓아서 그렸다. 지금 송·원대의 그림을 보면 착색을 오히려 7~8번씩 해서 깊고 얕음이 화폭 위로 드러난다.
지금 사람은 붓을 떨궈 그 자리에서 나무와 바위를 완성하려고 혹 마른 먹으로 그린 뒤 단지 한 차례 엷은 먹으로 칠하고 만다. 심한 경우 먹물을 포개야 할 곳에도 그저 마른 붓으로 문지르고 마니 참 우습다.
선담후농(先淡後濃), 유천입농(由淺入濃)! 그림은 여러 차례 붓질로 농담(濃淡)이 쌓여야 깊이가 생긴다. 일필휘지로 그린 그림에는 그늘이 없다. 사람의 교유도 다르지 않다.
필주(筆疇)에서는 이 말을 벗 사귀는 도리로 설명했다. 처음엔 담백하다가 나중에 진해지고, 처음엔 데면데면하다가 뒤에 친해지며, 먼저는 조금 거리를 두다가 후에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방법이다.
세상 사람들은 눈앞만 기뻐하여 뒷날에 대해서는 염려하지 않는다. 한 마디에 기분 맞으면 어린 양을 삶고 훌륭한 술을 차려 처자를 나오게 해서 간담을 내어줄 듯이 한다.
그러다가 한 마디만 마음에 맞지 않거나 한 차례 이익을 고르게 나누지 않고, 또 한 번의 이자만 주지 않아도 성내는 마음이 생겨나, 각자 서로 미워한다.
군자의 사귐은 담담하기가 물과 같고, 소인의 사귐은 농밀하기가 단술과 같다. 물은 비록 담백하나 오래되어도 그 맛이 길게 가고, 단술은 비록 진해도 오래되면 원망이 일어난다.
소뿔도 단김에 빼야 직성이 풀리고, 뭐든 화끈한 것만 좋아한다. 차곡차곡 쌓아 켜를 앉힌 것이라야 깊이가 생겨 오래간다. 그림도 그렇고 사람도 그렇다.
선담후농(先淡後濃)
처음에는 담담하게 뒤로 갈수록 진하게
먼저 무엇을 하고 나중에 어떻게 하라는 先~後~류의 성어가 제법 된다. 공적인 일을 앞세우고 사사로운 일은 뒤로 선공후사(先公後私)와 같이 예를 배움보다 먼저 중시해야 한다는 선례후학(先禮後學), 그리고 세상의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하고 즐길 일은 나중에 하라는 선우후락(先憂後樂)의 좋은 말이 있다.
처음에는 담담하게 하다가(先淡) 뒤로는 점차 진하게 한다(後濃)는 말도 농담(濃淡)이 색깔이 짙고 연하거나 용액이 진함과 묽음을 나타내듯이 수묵화(水墨畵)의 기법에서 여러 가지 일에 폭넓게 깨우쳐주는 교훈이 담긴다.
먼저 서화가의 먹 쓰는 법을 소개한 글이다. "화가는 먹물을 진하게도 묽게도 쓸 줄 알아야 한다(墨水或濃或淡), 어떤 경우는 처음엔 묽게 썼다가 뒤로 가면서 진하게 한다(或先淡後濃), 어떤 때는 먼저 진하게 쓰고 나중에 묽게 쓴다(或先濃後淡)."
명(明)나라 화가 당지唐志契)가 한 말이라고 정민 저서 '습정(習靜)'에서 소개했다. 이런 전문적인 기법에서 친구를 사귀는 도리로 삼아야 한다는 말이 일반에 와 닿는다.
명말청초의 문인 육소형(陸紹珩)이 좋은 말을 남겼다. 그의 저서 '취고당검소(醉古堂劍掃)'는 딱딱한 도덕적 설교보다 부드러운 만필로 대중에게 다가가는 격언과 경구를 모은 책이란 평을 받는다.
벗은 이렇게 사귀어야 한다고 나오는 집성(集醒)편을 보자. "처음엔 담담하다가 차차 진하게, 앞서는 소원한 듯 나중엔 친하게(先淡後濃 先疎後親), 먼저는 멀리 하다 끝에는 가까워지는 것이 벗을 사귀는 도리이다(先遠後近 交友道也)."
이후에도 좋은 말이 이어진다. "사귀기 전에 잘 살피고 사귄 뒤에는 믿어야 한다", "한 마음으로 많은 친구를 사귈 수 있지만 두마음으로는 한 명의 친구조차 사귈 수 없다" 등이다.
이 친구 사귀는 법은 우리 속담에도 적합한 비유가 있다. 처음엔 자신에 득이 된다고 '간이라도 빼어 먹일 듯' 접근한다. 다른 곳의 이익이 더 크게 보이면 '간에 붙었다 염통에 붙었다' 한다. 이렇게 하다간 나중에 모두를 잃을 수가 있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크게 인심을 쓴다고 혹했다가 돌아오는 것은 배반감일 때가 많다. 명구가 많은 채근담(菜根譚)에서도 점잖게 가르친다. "은혜는 마땅히 엷음으로부터 짙어져야 하는데, 만일 먼저 짙고 나중에 엷으면 사람들이 그 은혜를 잊는다(恩宜自淡而濃 先濃後淡者 人忘其惠)."
▶️ 先(먼저 선)은 ❶회의문자로 之(지; 가다)와 어진사람인발(儿; 사람의 다리 모양)部의 합자(合字)이다. 어진사람인발(儿)部는 본디 人(인)과 같은 글자이지만 이 모양이 아래에 붙는 글자는 그 위에 쓰는 자형(字形)이 나타내는 말의 기능을 강조하여, 앞으로 나아가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先자는 ‘먼저’나 ‘미리’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先자는 牛(소 우)자와 儿(어진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그러나 先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牛자가 아닌 止(발 지)자와 儿자가 결합한 모습이었다. 이것은 사람보다 발이 앞서나가는 모습을 표현한 것이다. 그래서 先자는 ‘먼저’라는 뜻을 갖게 되었지만 소전에서는 止자가 牛자로 잘 못 옮겨졌다. 소전에서의 牛자와 止자가 서로 비슷하여 착오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先(선)은 (1)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앞선 먼저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어떤 명사(名詞) 앞에 붙이어 돌아 간의 뜻을 나타내는 말 (3)바닥이나 장기, 고누, 윷놀이 따위에서 맨 처음에 상대편보다 먼저 두는 일, 또는 그 사람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먼저, 미리 ②옛날, 이전 ③앞, 처음, 첫째 ④돌아가신 이, 죽은 아버지 ⑤선구(先驅), 앞선 사람 ⑥조상(祖上) ⑦형수(兄嫂) ⑧앞서다, 뛰어넘다, 이끌다 ⑨나아가다, 앞으로 가다 ⑩높이다, 중(重)히 여기다, 뛰어나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앞 전(前)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뒤 후(後)이다. 용례로는 할아버지 이상의 조상을 선조(先祖), 학교나 직장을 먼저 거친 사람 또는 나이나 학식 등이 자기보다 많거나 나은 사람을 선배(先輩), 남의 앞에 서서 인도함 또는 앞장서서 안내함을 선도(先導), 나라를 위하여 싸우다가 죽은 열사를 선열(先烈), 맨 앞이나 첫머리를 선두(先頭), 먼저와 나중을 선후(先後), 조상의 무덤이 있는 곳을 선산(先山), 다른 문제보다 먼저 해결함 또는 결정함을 선결(先決), 맨 먼저 주창함을 선창(先唱), 선수를 써서 자기에게 이롭도록 먼저 상대방의 행동을 견제함을 선제(先制), 다른 일에 앞서 행함 또는 앞서 행한 행위를 선행(先行), 어떤 임무나 직무 등을 먼저 맡음 또는 그 사람을 선임(先任), 먼저 약속함 또는 그 약속을 선약(先約), 남보다 앞서서 먼저 차지함을 선점(先占), 맨 앞장을 선봉(先鋒), 남보다 앞서 길을 떠나감을 선발(先發), 차례에서의 먼저를 선차(先次), 세상 물정에 대하여 남보다 먼저 깨달음을 선각(先覺), 무엇보다도 먼저를 우선(于先), 다른 것 보다 앞섬을 우선(優先), 남보다 앞서 함을 솔선(率先), 앞장서서 인도함을 수선(帥先), 앞서기를 다툼을 쟁선(爭先), 선조의 덕업을 받듦을 봉선(奉先), 실력이 비슷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상선(相先), 실력이 비금비금한 사람끼리 두는 바둑을 호선(互先), 남보다 앞서 일을 도모하면 능히 남을 누를 수 있다는 뜻으로 아무도 하지 않는 일을 남보다 앞서 하면 유리함을 이르는 말을 선즉제인(先則制人), 사보다 공을 앞세움이란 뜻으로 사사로운 일이나 이익보다 공익을 앞세움을 일컫는 말을 선공후사(先公後私), 소문을 미리 퍼뜨려 남의 기세를 꺾음 또는 먼저 큰소리를 질러 남의 기세를 꺾음을 일컫는 말을 선성탈인(先聲奪人), 근심할 일은 남보다 먼저 근심하고 즐길 일은 남보다 나중에 즐긴다는 뜻으로 지사志士나 인인仁人의 마음씨를 일컫는 말을 선우후락(先憂後樂), 앞을 내다보는 안목이라는 뜻으로 장래를 미리 예측하는 날카로운 견식을 두고 이르는 말을 선견지명(先見之明),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먼저 예의를 배우고 나중에 학문을 배우라는 말을 선례후학(先禮後學), 먼저 의를 따르고 후에 이익을 생각한다는 말을 선의후리(先義後利), 다른 사람의 일보다 자기의 일에 우선 성실해야 한다는 말을 선기후인(先己後人), 먼저 앓아 본 사람이 의원이라는 뜻으로 경험 있는 사람이 남을 인도할 수 있다는 말을 선병자의(先病者醫), 선인의 행위를 들어 후학을 가르침을 일컫는 말을 선행후교(先行後敎), 꽃이 먼저 피고 나중에 열매를 맺는다는 뜻으로 딸을 먼저 낳은 다음에 아들을 낳음을 이르는 말을 선화후과(先花後果), 먼저 곽외郭隗부터 시작하라는 뜻으로 가까이 있는 사람이나 말한 사람부터 시작하라는 말을 선시어외(先始於隗) 등에 쓰인다.
▶️ 淡(맑을 담, 질펀히 흐를 염)은 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적다의 뜻을 나타내기 위한 炎(담)으로 이루어지며, 맛이 적은 국물의 뜻이 전(轉)하여 담담하다의 뜻이 되었다. 그래서 淡(담, 염)은 빛의 엷은의 뜻을 나타내는 접두어로 ①맑다 ②빛깔이 엷다 ③맛이 싱겁다 ④담백하다 ⑤묽다 ⑥거친 음식 ⑦맛없는 음식 그리고 질펀히 흐를 염의 경우는 ⓐ질펀히 흐르다(염) ⓑ어렴풋하다(염) ⓒ물이 감도는 모양(염) ⓓ그림자가 희미한 모양(염)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맑을 열(洌), 맑을 숙(淑), 맑을 청(淸), 맑을 호(淏), 맑을 재(渽), 맑을 린(潾), 맑을 징(澄), 맑을 철(澈), 맑을 담(澹), 맑을 찬(澯), 맑을 류(瀏), 깨끗할 정(瀞), 물 맑을 식(湜), 물 맑을 영(渶), 물 맑을 형(瀅),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짙을 농(濃), 짤 함(鹹)이다. 용례로는 짠맛이 없는 맑은 물을 담수(淡水),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담(淡淡), 욕심이 없고 마음이 깨끗함을 담박(淡泊), 진하지 아니한 맛을 담미(淡味), 담담하고 소박함을 담소(淡素), 진하지 아니한 먹물 또는 먹빛을 담묵(淡墨), 짠 음식을 많이 먹지 아니함을 담식(淡食), 욕심이 없고 깨끗함을 담연(淡然), 엷게 낀 연기를 담연(淡煙), 엷고 맑게 낀 구름을 담운(淡雲), 엷게 채색한 그림을 담화(淡畫), 연한 빛깔로 진하지 아니한 빛을 담색(淡色), 대단하지 아니한 걱정을 담수(淡愁), 은은하게 향긋한 향기를 담향(淡香), 담백하고 우아함을 담아(淡雅), 소금을 약간 뿌려서 조금 절임 또는 그런 간을 담염(淡鹽), 아담한 자태를 담자(淡姿), 요란하지 아니한 담박한 화장을 담장(淡粧), 담박한 교제를 담교(淡交), 태도나 마음이 쌀쌀함을 냉담(冷淡), 짙음과 옅음 또는 그 정도를 농담(濃淡), 조촐하고 산뜻함을 아담(雅淡), 청렴 결백하여 욕심이 없음을 고담(枯淡), 욕심이 없고 담백함을 염담(恬淡), 마음이 깨끗하고 담박함을 청담(淸淡), 맑은 물의 사귐이라는 뜻으로 담박하고 변함없는 우정을 담수지교(淡水之交), 엷은 화장과 짙은 화장이라는 뜻으로 갠 날과 비 오는 날에 따라 변화하는 경치를 이르는 말을 담장농말(淡粧濃抹), 느긋하고 침착하여 서두르지 않음을 우유염담(優遊恬淡), 바다 물은 짜고 민물은 맛이 담백함을 해함하담(海鹹河淡), 욕심이 없이 마음이 깨끗하고 담담함을 무욕염담(無慾恬淡) 등에 쓰인다.
▶️ 後(뒤 후/임금 후)는 ❶회의문자로 后(후)는 간자(簡字)이다. 발걸음(彳; 걷다, 자축거리다)을 조금씩(문자의 오른쪽 윗부분) 내딛으며 뒤처져(夂; 머뭇거림, 뒤져 옴) 오니 뒤를 뜻한다. ❷회의문자로 後자는 '뒤'나 '뒤떨어지다', '뒤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後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幺(작을 요)자, 夂(뒤져서 올 치)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後자는 족쇄를 찬 노예가 길을 가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갑골문에 나온 後자를 보면 족쇄에 묶인 발과 彳자가 그려져 있었다. 발에 족쇄가 채워져 있으니 걸음이 뒤처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後자는 '뒤떨어지다'나 '뒤치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後(후)는 (1)무슨 뒤, 또는 그 다음. 나중 (2)추후(追後) 등의 뜻으로 ①뒤 ②곁 ③딸림 ④아랫사람 ⑤뒤떨어지다 ⑥능력 따위가 뒤떨어지다 ⑦뒤지다 ⑧뒤서다 ⑨늦다 ⑩뒤로 미루다 ⑪뒤로 돌리다 ⑫뒤로 하다 ⑬임금 ⑭왕후(王后), 후비(后妃) ⑮신령(神靈) 따위의 뜻이 있다.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먼저 선(先), 앞 전(前), 맏 곤(昆)이다. 용례로는 뒤를 이어 계속 됨을 후속(後續), 이후에 태어나는 자손들을 후손(後孫), 뒤로 물러남을 후퇴(後退), 일이 지난 뒤에 잘못을 깨치고 뉘우침을 후회(後悔), 같은 학교를 나중에 나온 사람을 후배(後輩), 반반씩 둘로 나눈 것의 뒷부분을 후반(後半), 핏줄을 이은 먼 후손을 후예(後裔), 뒷 세상이나 뒤의 자손을 후세(後世), 뒤에서 도와줌을 후원(後援), 뒤의 시기 또는 뒤의 기간을 후기(後期), 중심의 뒤쪽 또는 전선에서 뒤로 떨어져 있는 곳을 후방(後方), 뒤지거나 뒤떨어짐 또는 그런 사람을 후진(後進), 맨 마지막을 최후(最後), 일이 끝난 뒤를 사후(事後), 일정한 때로부터 그 뒤를 이후(以後), 정오로부터 밤 열두 시까지의 동안을 오후(午後), 바로 뒤나 그 후 곧 즉후를 직후(直後), 그 뒤에 곧 잇따라 오는 때나 자리를 향후(向後), 앞과 뒤나 먼저와 나중을 전후(前後), 후배 중의 뛰어난 인물을 이르는 말을 후기지수(後起之秀),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으로 후진들이 선배들보다 젊고 기력이 좋아 학문을 닦음에 따라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가히 두렵다는 말을 후생가외(後生可畏), 때 늦은 한탄을 이르는 말을 후시지탄(後時之嘆), 뒤에 난 뿔이 우뚝하다는 뜻으로 제자나 후배가 스승이나 선배보다 뛰어날 때 이르는 말을 후생각고(後生角高), 내세에서의 안락을 가장 소중히 여겨 믿는 마음으로 선행을 쌓음을 이르는 말을 후생대사(後生大事), 아무리 후회하여도 다시 어찌할 수가 없음이나 일이 잘못된 뒤라 아무리 뉘우쳐도 어찌할 수 없음을 이르는 말을 후회막급(後悔莫及) 등에 쓰인다.
▶️ 濃(짙을 농)은 형성문자로 浓(농)의 본자(本字), 浓(농)은 통자(通字), 浓(농)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삼수변(氵=水, 氺; 물)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農(농)으로 이루어졌다. 본디 이슬이 많이 내린다는 뜻이었다. 醲(진한 술 농)과 통하여 맛이 진하다는 뜻이 전(轉)하여 진하다는 뜻으로 쓰였다. 그래서 濃(농)은 (1)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 진한, 농후(濃厚)한의 뜻을 나타내는 말 (2)일부 명사(名詞) 앞에 붙어, 빛깔 같은 것이 짙은의 뜻을 나타내는 말 (3)일부 명사(名詞) 다음에 붙어 농사(農事), 농민(農民)의 뜻을 나타내는 말 (4)성(姓)의 하나, 등의 뜻으로 ①(색이)짙다 ②(음식이)진하고 맛이 좋다 ③(안개 등이)깊다 ④(정의가)두텁다 ⑤이슬 맺힌 모양,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두터울 후(厚), 도타울 돈(敦), 넉넉할 유(裕), 풍년 풍(豊), 지나칠 주(足), 남을 여(餘), 넉넉할 요(饒),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맑을 담(淡)이다. 용례로는 혼합 기체나 액체의 진하고 묽은 정도를 농도(濃度), 짙음과 옅음 또는 그 정도를 농담(濃淡), 진하게 졸임을 농축(濃縮), 빛깔이 진하거나 짙음을 농후(濃厚), 짙은 안개를 농무(濃霧), 짙은 빛을 농색(濃色), 짙은 붉은빛을 농홍(濃紅), 짙은 먹물을 농묵(濃墨), 짙고 빽빽함으로 서로 사귀는 정이 두텁고 가까움을 농밀(濃密), 심한 더위를 농서(濃暑), 깊은 시름을 농수(濃愁), 짙은 연기를 농연(濃煙), 짙은 구름을 농운(濃雲), 짙은 그늘을 농음(濃陰), 짙은 향기를 농향(濃香), 짙어짐을 농화(濃化), 무르익음을 농화(濃和), 무르익음을 농숙(濃熟), 짙은 화장을 농장(濃粧), 썩 진하게 쓰는 불투명한 채색을 농채(濃彩), 진하고 걸쭉함을 농탁(濃濁), 오랫동안 푹 고아서 진하게 된 국물을 농탕(濃湯), 눈썹이 짙고 눈이 크다는 말을 농미대안(濃眉大眼), 엷은 화장과 짙은 화장이라는 뜻으로 갠 날과 비 오는 날에 따라 변화하는 경치를 이르는 말을 담장농말(淡粧濃抹), 반하거나 홀려서 정신이 몽롱하고 마음이 노긋하다는 말을 신취심농(神醉心濃)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