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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양이를 부탁해] 안정식 SBS 북한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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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양이 노트 - 북한이 러시아와 밀착하는 이유 - 시진핑-김정은, 이상 기류 포착 - 북한은 이 기회에 중국 손절할까 - 한미 동맹엔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없어" |
지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 회의에서 러시아-북한 간의 밀착에 대한 심각한 우려 표명이 포함된 정상 선언이 채택되었어요. 북한의 포탄과 탄도미사일이 러시아로 수출되는 것에 대해 규탄하는 내용들이었는데 사실 북한과 러시아가 어느 정도 밀착했는지 보려면 지난 3월 15일을 볼 필요가 있어요. 무슨 일이 있었냐, 김정은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받은 최고급 리무진 아우루스를 처음으로 이용을 합니다. 근데 이 아우루스의 번호판이 뭐였냐? 7 27 1953이었어요.
그럼 1953년 7월 27일이 어떤 날이냐? 6.25 전쟁의 휴전협정이 맺어진 정전협정 체결일입니다.
북한은 이날을 미국과의 싸움에서 이겼다는 의미로 전승절이라고 부르고 있거든요? 그래서 굉장히 반미 투쟁을 상징하는 중요한 행사가 열리는 날입니다. 그런데 푸틴에게 선물 받은 리무진에 바로 이 전승절 번호판, 반미의 상징적인 전승절 번호판을 달았다는 건 북한과 러시아가 연대해서 반미 대결에 나서겠다는 걸 상징적으로 보여준 거라고 볼 수가 있죠.
김정은ㅣ북한 국무위원장 (지난해 9월) 앞으로도 언제나 반제·자주 전선에서 내가 러시아와 함께 있을 것임을 다시 이 기회를 빌어서 확언하는 바입니다. |
<강의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된 아티클입니다>
푸틴이 평양까지 김정은을 찾아간 이유…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사실 북한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굉장히 밀착하고 있죠.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해주고 그 대가로 러시아가 식량이나 원유 그리고 위성 관련 기술을 전수해 주는 걸로 이렇게 얘기가 되고 있습니다.
그런 와중에 북한이 지난해 정찰위성을 세 차례 발사했는데 두 차례 실패하고 지난해 11월에 한 번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올해 5월 27일 정찰위성을 발사했는데 또 실패를 했어요. 왜 실패했느냐? 북한이 밝힌 원인은 '새로 개발한 액체산소와 석유를 조합한 로켓에 원인이 있었다' 이렇게 얘기를 했거든요.
근데 좀 이상한 부분이 있어요. 북한이 작년에 한 번 성공한 로켓이 있잖아요. 근데 그거하고 다른 로켓을 사용을 해서 이번엔 실패를 했어요. 왜 그랬느냐? 지난해 로켓과 올해 로켓을 좀 비교해 볼 필요가 있겠습니다.
지난해 위성을 성공시켰던 천리마-1형 로켓은 연료로 하이드라진이라는 걸 쓰고 산화제로는 적연질산을 쓰는 로켓이었어요. 그런데 올해 북한이 사용한 로켓은 연료로는 석유를 쓰고 산화제로는 액체산소를 쓰는 로켓이었다는 겁니다. 즉, 연료와 산화제가 바뀌었다는 건 로켓 자체가 완전히 바뀌었다는 거죠.
그러면 북한이 왜 신형 로켓으로 바꿨겠느냐? 일단 북한이 작년에 쐈던 하이드라진 적연질산 로켓에 비해서 올해 쓴 석유·액체산소 조합이 독성이 낮고 추진력이 높은, 좀 선진형이라고 그래요. 그래서 우리의 누리호나 스페이스X사의 팰컨에서도 이 석유와 액체산소 조합을 활용하고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 분야의 선진국은 러시아입니다.
이런 걸로 볼 때 지금 북한과 러시아 관계가 상당히 밀접하잖아요. 러시아가 북한에 위성 기술을 전수해 주고 있다는 건 공공연히 알려진 사실이고 올 상반기에는 푸틴이 북한을 방문을 하면서 북러 관계가 더욱더 굉장히 밀접해졌죠. 북러 간의 새로운 조약이 체결되기도 했습니다.
그 핵심은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복원됐다는 건데 이 자동군사개입은 뭐냐, '한쪽이 무력 충돌 상황에 처하게 되면 다른 쪽이 자동적으로 개입해서 군사적으로 도와준다' 이런 개념이죠.
1961년에 북한과 소련 간에 맺은 동맹조약에서는 당연히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있었어요. 그런데 소련이 붕괴하고 그 뒤에 러시아와 북한과의 관계가 소홀해지면서 1996년도에 이 북소 동맹조약이 폐기가 됩니다. 그리고 2000년에 다시 북한과 러시아 간의 친선·선린 조약의 체결이 되는데 이 조약에서는 '위기가 발생하면 즉각 접촉한다' 이렇게만 규정이 됐어요. 사실 아무것도 안 하겠다는 거죠.
그런데 이 북러 간의 조약이 이번 2024년에 이른바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으로 격상이 됩니다. 이 포괄적이라는 건 무슨 얘기냐, '정치·경제·사회·문화 모든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겠다' 이런 의미고요. 전략적이라는 건 단기적인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가의 장기적인 전략 차원에서 협조를 강화하겠다' 이런 의미예요. 그리고 이 조약의 4조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다시 부활을 합니다.
푸틴ㅣ러시아 대통령 (6월 19일) 오늘 우리 두 나라 사이 체결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협정에 따라서, 그 내용에 담은 것과 같이 그 어떤 나라의 침략이 있는 경우에 서로 협조하는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중략) 러시아는 다른 나라에 무기를 공급할 권리가 있으며, 북한과 맺은 합의와 관련해서도 이를 배제하지 않습니다. |
다만 과거에 비해서 단서 조항이 들어가 있어요. '유엔헌장 51조와 북한과 러시아의 법에 준한다'라는 용어가 들어갔습니다.
유엔헌장 제51조 이 헌장의 어떠한 규정도 국제연합회원국에 대하여 무력 공격이 발생한 경우, 안전보장이사회가 국제 평화와 안전을 유지하기 위하여 필요한 조치를 취할 때까지 개별적 또는 집단적 자위의 고유한 권리를 침해하지 아니한다. (후략) |
그러니까 유엔헌장 51조는 무력 공격을 당했을 때 자위권이 있는 거니까 북한이 무력 공격을 당하면 러시아가 도와주겠지만 북한이 먼저 도발하면 러시아는 안 도와줄 수도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 있는 부분이 하나가 있고, 또 한 가지는 유엔헌장에서 집단 자위권이 보장이 되고 있기 때문에 북러 간에 체결한 자동군사개입 조항은 '모두가 인정하는 유엔헌장에 기반한 것이다 그러니까 이 조항에 대해서 다른 나라가 시비를 걸지 마라'라는 차원에서 넣었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북한과 러시아법을 적어놨다는 거예요. 사실 북한법은 논외로 하더라도 러시아법에 따르면 러시아가 외국에 무력을 행사를 하려면, 즉 군사력을 투입을 하려면 의회의 동의를 받아야 하게 돼 있습니다. 근데 물론 이제 지금과 같은 푸틴의 왕국에서 푸틴의 의사에 반해서 의회가 동의를 안 한다 이런 건 상상하기 어렵죠.
하지만 푸틴이 이 의회의 동의 조항을 자기의 구미에 맞게 활용할 수가 있습니다. 이를테면 북한에서 전쟁 상황이 발생했는데 푸틴이 보니까 지금은 러시아가 군사적으로 개입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생각을 하면 '내가 개입은 하고 싶은데 우리 의회에서 동의를 안 해주네' 이렇게 핑계를 댈 수가 있다는 거죠. 그러니까 이 의회의 동의 조항이라는 건 사실상은 유명무실한 조항이지만 푸틴이 자신의 선택권을 행사하는 데 있어서 충분히 여지로 활용할 수 있는 조항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어요.
이렇게 본다라면 북러 간의 자동군사개입 조항에는 여전히 구멍이 있다고 보여지고,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을 계기로 해서 북러 간의 밀착이 굉장히 강화되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난 이후에 북러 간의 관계가 어떻게 될지는 상당히 변동 가능성이 있다라고 보여집니다.
Q. 그러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북한이 다시 러시아 쪽으로 군사를 지원할 가능성도 있는 건가요?
말씀 잘했는데 지금 이 북러 조약에 따르면 한쪽이 무력 충돌 상황에 있을 때 다른 쪽이 개입할 수 있는 거잖아요. 그러니까 우리가 일반적으로는 북한이 무력 충돌을 당할 때 러시아가 개입하는 것만 생각하는데, 그걸 역으로 생각해 보면 지금 무력 충돌 상황에 있는 러시아에 북한이 군사력을 투입할 수 있다 이렇게 해석할 수도 있는 거죠. 그런데 그 부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아무리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고전하고 있지만 북한군의 군사 지원을 받을 거냐는 부분에 있어서는 러시아가 여러 방면으로 생각할 거라고 봅니다.
"시진핑-김정은, 이상 기류 포착됐다"…왜 북한은 중국을 견제할까
북한과 중국과의 관계가 미묘하다는 징후가 여러 군데서 포착이 됐는데, 대표적으로 5월 27일 한일중 정상회의가 서울에서 열렸는데 바로 이날 새벽에 북한이 정찰위성을 발사하겠다고 통보합니다.
일본 NHK 뉴스 (한일중 정상회의 5월 27일 당일) (북한으로부터) 오늘 새벽 0시부터 다음 달 4일 0시 사이 인공위성을 발사한다는 통보가 있었습니다. |
즉, 중국의 리창 총리가 서울로 오는 날인데 정찰위성 발사하겠다고 통보를 해요. 그런데 북한의 정찰위성 발사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입니다. 왜냐, 위성을 쏘려면 로켓에 장착해서 쏴야 되잖아요. 그런데 로켓을 쏘는 기술이 소위 탄도미사일 기술과 거의 비슷하거든요.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는 탄도미사일 기술을 이용한 어떤 종류의 발사도 금지시키고 있기 때문에 북한이 위성을 쏘는 것 자체가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입니다.
그런데 이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위반이 되는 행동을 하겠다고 중국 총리가 오는 날 통보를 했다는 거죠. 그러면 한일중 정상회의 때 한국, 일본의 정상들이 중국 총리한테 "북한이 지금 유엔 제재 위반하는 행동을 하는데 중국 어떻게 할 거요?" 이렇게 얘기할 거 아닙니까? 그러면 중국은 상당히 곤혹스러운 수밖에 없는 거죠.
그걸 알면서도 중국 총리가 하필 서울에 오는 날 아침에 정찰위성 발사 계획을 통보를 했다? 이거는 "중국 좀 골탕 먹어봐라" 이런 생각도 있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한일중 정상회의가 끝난 다음에 이 정상회의 결과물에 대해서 북한이 비난을 합니다.
북한 조선중앙TV (5월 27일) 난폭한 내정 간섭으로 낙인하며 강력히 규탄 배격한다. |
외무성 대변인 담화를 통해서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비핵화가 들어간 걸 비난을 하면서 규탄 배격한다 이런 입장을 내놓는데, 북한이 중국이 참여한 회의에 대해서 공개적으로 비난한 건 상당히 흔치 않은 일입니다. 중국에 대한 불편한 심기가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가 있는 거죠.
이것 말고도 중국 쪽에서 북한의 불편한 심기를 표현한 것들이 포착이 됐어요.
중국이 중국 내에서 밀수 혐의를 받고 있는 북한 외교관 자택을 수색하고 현금을 압수했다는 얘기가 지금 전해지고 있고요. 그리고 중국 다롄에서 2018년에 김정은과 시진핑이 정상회담을 하고 해변을 산책한 길이 있는데 그 해변 산책한 길에 김정은과 시진핑의 발자국을 동판으로 만들어서 기념물을 만들어놓은 게 있었어요. 근데 올해 들어서 그 발자국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다는 거예요.
두 정상이 발자국이 찍혀 있는 기념물을 콘크리트로 덮어버렸다? 이거는 중국 지도부가 용인하지 않으면 일어날 수 없는 일이잖아요. 그러니까 중국이 의도적으로 이걸 지워버렸다는 건데, 상당히 북한에 대해서 불편함을 나타내고 있다 이렇게 볼 수가 있는 겁니다.
큰 틀로 보면 한미일 대 북중러로 해서 북중러가 묶여 있다고 보지만, 지금 북한과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포탄 지원을 계기로 굉장히 밀착해 있는데, 중국과 북한, 중국과 러시아는 약간 미묘한 거리가 있어요.
중국은 미국과 전략 경쟁을 벌이고 있지만 중국은 어쨌든 세계 G2다, 글로벌 전략이 있기 때문에 미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무시하지는 않거든요. 미국과의 관계를 어느 정도 유지하려고 하고 그런 차원에서 북한과 러시아, 지금 세계적인 왕따 국가인 두 국가가 밀착하는 거에 약간의 거리를 두려고 하고 있어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은 이런 중국을 러시아와의 밀착을 통해서 견제하려고 하고 있는 거고, 중국은 반대로 그런 북한에 대해서 좀 불편한 심기를 내비치고 있는 게 올해 상반기의 상황이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북한은 중국 손절할까?
북중 관계가 이렇게 균열이 심화되면서 파국으로 갈 거냐, 이거는 너무 확대 해석입니다. 북한 무역의 90% 이상이 중국과 하고 있습니다. 이것만 보더라도 북한이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고 중국이 원유 끊어버리면 북한 못 움직여요. 북한이 아무리 중국과 불편한 관계라고 해도 중국과의 관계를 무시할 수 없어요.
사실 중국이 마음먹고 북중 국경 닫아버리면 북한은 유지되기 어렵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한 입장에서 중국과의 관계를 중요시할 수밖에 없고요. 중국 입장에서도 아무리 북한이 좀 귀찮게 하더라도 북한이 존재하는 게 중국의 국가 이익이라고 보기 때문에 북한을 버리는 정도의 행동까지는 하지 않을 겁니다. 그래서 북중 관계는 올 상반기에 약간 미묘하긴 하지만 이런 선에서 등락을 거듭할 거다 이렇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Q. 그러면 북한이 러시아랑 지금 친하게 지내는 게 '중국 없어도 우리 러시아랑 친하게 지내면 우리 경제를 살릴 수 있다' 그런 속마음이 좀 있는 거라고 할 수 있을까요?
그 부분도 당연히 있겠죠. 분단 이후에 북한의 중소 외교를 보면 중국하고 러시아, 중국하고 소련과의 관계를 아주 기술적으로 이용하는 외교를 많이 해왔습니다. 그러니까 과거 소련과 관계가 안 좋을 때는 중국과 밀착하고 중국과 관계가 안 좋을 때는 소련과 밀착하고 이런 식의 외교를 계속해 왔고 지금도 그런 외교의 연장선이라고 볼 수 있고요.
중국과의 관계가 안 좋으면 러시아와의 관계를 통해서 필요한 물자를 러시아로부터 지원받으려는 생각이 당연히 있겠죠. 근데 단기적으로는 그럴 수가 있는데 장기적으로 보면 북한이 돌아가려면 중국에서 물건을 무역이든 밀수든 뭐든 지원받지 않고 유지될 수 있겠느냐는 측면에서는 장담할 수 없을 것 같아요.
일단 국경을 보더라도 북중 간의 국경은 거의 1,400km에 걸쳐져 있는데 러시아와는 나진-하산 딱 그렇게 한 부분만 연결돼 있는 거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북한도 지금 러시아와 밀착하는 게 중국의 견제구를 던진 측면은 있지만 중국과의 관계를 완전히 정리하고 러시아로 붙겠다 이런 생각은 아닐 거라고 봅니다.
그리고 러시아도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면 북한과의 관계를 어떻게 가져갈지 다시 고민할 걸로 보이는데, 북한도 바보는 아니잖아요. 지금은 러시아가 북한의 포탄 지원이 필요해서 북한과 관계를 밀접히 하지만 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고 나면 러시아가 어떻게 변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북한도 하고 있을 거예요. 그렇기 때문에 중국과 완전히 단절되는 쪽으로 간다 이런 생각은 북한도 안 하고 있을 거라고 봅니다.
북한 외교가 어찌 보면 좀 맹랑한 건 우리 같으면 만약에 '중국이 딱 (빗장을) 걸어 버리면 우리 경제가 서버린다' 그러면 중국에 대해서 거의 아무 말도 못 할 거 아닙니까? 그런데 북한은 중국이 걸어 잠그면 북한 경제가 서버릴 수밖에 없는 상황인데도 어떨 때는 중국과 싸우기도 하고 할 말을 한단 말이에요.
거기에 대한 베이스는 뭐냐? 중국이 우리를 버리지 못할 거다, 그러니까 중국이 북한을 버려서 북한이 한미일의 수중에 들어가면 중국에 부담이 되는 건 분명하니까 우리가 어떻게 해도 중국은 북한을 버리지 못 한다는 일종의 자신감이 있는데, 그 자신감과 맹랑함을 기반으로 중국과 다툴 때는 다투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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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에서 전쟁 나면 미국이 도와줄까?
Q. 한미 동맹에도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있나요?
한미 동맹, 우리가 전쟁 상황에 처하면 미국이 도와줄 거라고 생각을 하죠. 한미 동맹에는 자동군사개입 조항이 없습니다. 그 이유는 한미 동맹이 체결된 시기, 즉 1953년에 한미상호방위조약이 체결된 역사적인 맥락을 살펴볼 필요가 있어요.
6.25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미군이 유엔군의 일원으로 참전을 해서 싸웠죠. 그리고 1953년에 가서 휴전을 하려고 하고 있었는데 당시 이승만 대통령이 휴전에 반대를 하고 있었습니다. 왜냐, 이승만 대통령은 '한국에 대한 방위가 보장되지 않은 상태에서 휴전이 되면 북한군이 또 내려올 거다. 그러면 또 우리 공산화될 거다. 그러면 우린 지금 죽으나 그때 죽으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차라리 한국군이 단독 북진 통일을 하겠다' 이런 엄포까지 두면서 휴전에 반대를 하고 있었어요. 그러니까 미국 입장에서는 휴전을 해야 되니까 이승만 대통령을 어떻게든 달래야 되는데 그래서 결국에는 미국이 한국과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는 데 동의를 하는 겁니다.
당시 미국은 이승만 대통령이 북진 통일을 부르짖고 있는 상황이었기 때문에 자동군사개입 조항을 넣었을 때 이승만 대통령이 정말로 한국군으로 북진을 시키면 다시 전쟁에 말려들지 않을까라는 우려를 가지고 있었어요. 그래서 한미상호방위조약에는 '위기가 생기면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한다'라는 애매한 문구 많이 들어가 있습니다.
대한민국과 미합중국 간 상호방위조약 제3조 당사국은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있는 영토와 각 당사국이 타 당사국의 행정 지배하에 합법적으로 들어갔다고 인정하는 금후의 영토에 있어서 타 당사국에 대한 태평양 지역에 있어서의 무력 공격을 자국의 평화와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것이라 인정하고 공통한 위험에 대처하기 위하여 각자의 헌법상의 수속에 따라 행동할 것을 선언한다. |
그러니까 한미 동맹 조약의 문구만으로 따지면 한국이 전쟁에 처해도 미국이 아무것도 안 해도 상관없어요. 사실 그래서 그 이후에 한국에 대한 미국의 방위는 주요하게 인계철선*이라는 개념이 중요하게 등장을 합니다.
*인계철선 : 원래 폭발물과 연결되어 건드리면 자동으로 폭발하는 가느다란 철선을 뜻하나 한미 방위 관계에서 주한미군 2사단을 지칭하며, 북한군의 주요 예상 남침로인 한강 이북 중서부 전선에 집중 배치돼 한반도 유사시 미군의 자동개입을 보장할 수 있다는 의미로 붙은 명칭
인계철선이 뭐냐? 주한미군을 휴전선 북쪽 최북단에 배치하는 거예요. 북한이 남침을 하면 미군과 바로 교전이 이루어지게 되니까 미군이 자동 참전하게 되죠. 이런 인계철선이라는 개념이 굉장히 중요했었고 그 이후에 역대 미국 대통령들이 '한국의 방위는 미국이 책임지겠다'라고 공개적으로 밝혀온 공약에 의해서 한미 동맹의 어떤 견고함이 유지돼 왔다 이렇게 볼 수가 있습니다.
오바마ㅣ당시 미국 대통령 (2010년) 한국전 이후 한국은 우리의 우방이었습니다. 미국은 동맹국으로서 한국을 굳건히 지킬 것임을 다시 한 번 확인합니다. |
Q. 바이든에서 트럼프 정권이 바뀌는 상황에 따라서 우리가 유사시에 미국이 개입을 안 할 수도 있는 그런 상황인가요?
도널드 트럼프ㅣ전 미국 대통령 (5월 12일) 한국은 큰돈을 벌었습니다. 방위비를 낼 만큼 많은 돈을 벌고 있습니다. (중략) 4만 2천 명의 군인(주한미군)이 있지만 그들(한국)은 우리에게 대가를 내지 않았습니다. *실제 주한미군 수는 2만 8천여 명 수준 |
아까 말씀드렸지만 한미상호방위조약의 문구상으로는 한국에서 전쟁이 일어나도 미국이 개입해야 될 이유는 없어요. 근데 지금은 인계철선이라는 얘기도 잘 안 하고 있잖아요. 미군들 다 평택으로 들어가 있지 않습니까? 그 얘기는 지금의 미국의 대(對)동북아 전략, 전 세계 전략에서 한국의 위치가 중요하다라는 건 미국의 아주 전통적인 개념이 돼 있고 그렇기 때문에 인계철선이 아니더라도 한국 방위를 책임지는 게 미국의 국가 안보 이익에 도움이 된다라는 어떤 공감대가 미국에 있는 겁니다.
즉, 주한미군이 한국에 존재하는 건 한미 양국의 이익이 공유되고 있기 때문에 존재하고 있는 겁니다. 그러니까 우리 입장에서는 북한이 남침했을 때 미국이 도와줘야 하잖아요. 그런 아주 사활적인 이익이 있는 거고, 미국 입장에서는 동북아 정세를 볼 때 일본과 한국까지를 자신의 철저한 동맹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어야 미국의 태평양 전략, 전 세계 전략이 유지가 되는 거죠. 그래서 주한미군이 한국에 있는 건 미국의 이익을 위한 측면도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가지는 이익과 미국이 가지는 이익에는 이익의 차이가 있어요. 우리가 한미 동맹을 통해서 주한미군을 유지하는 어떤 이익은 우리 생존과 관련된 거의 사활적인 이익이에요. 하지만 미군이 주한미군을 한국에 유지시키는 이익은 사활적인 이익까지는 아니고 그보다 하나 아래인 중요한 이익 정도 되는 겁니다.
그래서 주한미군이 빠진다고 하면 미국 안보가 절대적으로 불안해지는 건 아니에요. 미군은 어쨌든 항모전단이든 뭐든 전 세계의 최고의 군사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 나름대로 또 방어선을 구축할 수가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주한미군 주둔이 한미 양국의 공통의 이익에 기반하고 있긴 하지만 우리가 '주한미군 나가려면 나가라. 너네 이익 때문에 와 있는 거 아니냐' 이렇게 쉽게 얘기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라는 거죠.
그런데 사실 미국의 동북아 전략에는 상당히 부담이 되겠죠. 일본만으로 방어선을 쳐야 되니까. 그래서 정리하면 주한미군은 한미 양국의 공통의 이익에 기반하고 있다라고 볼 수 있습니다.
에디터 : DAVID 콘텐츠디자인 : 채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