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은 하느님의 영광을 이야기하고
창공은 그분 손의 솜씨를 알리네.
낮은 낮에게 말을 건네고
밤은 밤에게 지식을 전하네.
말도 없고 이야기도 없으며
그들 목소리조차 들리지 않지만
그 소리는 온 땅으로,
그 말은 누리 끝까지 퍼져 나가네.
(시편19,2-5) * 화답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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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주교 순례길을 시작했다.
매주 수요일엔 순례길을 걷기로 하고
첫날인 오늘은 13,8 Km인 정난주 순례길을 다섯명의 신부가 함께 걸었다.
정난주 마리아의 묘에서 시작, 모슬포 성당에서 순례길을 마쳤다.
1801년 신유박해 때 백서를 쓴 황사영(알렉시오)의 아내 정난주 마리아.
삼촌이 정약용, 아버지는 정약현.
천주학에 매료되어 세상 관직을 포기하고 교리에 심취하여
주문모 야고보 신부를 도와 신앙의 열정을 불살랐던 황사영 알렉시오.
박해를 피해 배론으로 피신하였고 그곳 옹기굴에서
조선교회의 상황과 조선교회를 구할 방법, 그리고 순교자들의 행적을
백서에 기록하여 북경 구베아 주교에게 보내려고 하였으나 사전 발각되어 전달되지 못하고,
잡혀서 한양으로 압송되어 참수에 이른다.
아내 정난주 마리아는 관비로 신분이 강등되어 아들 황경헌과 제주 유배길에 올랐으며
추자도를 지날 때, 아들만큼은 관노의 삶을 살지 않도록 하기 위해 사공에게 부탁하여
아들은 추자도에 남게 되었다. 어린 아들과 떨어져 애틋한 그리움 속에 살았던
눈물의 어머니. 그리고 제주에서 일생을 마친 정난주 마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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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따라라.”
그러자 마태오는 일어나 그분을 따랐다.
(마태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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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안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