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폴란드 난민센터에 머물다 그해 6월 국내 입국, 광주고려인마을에 정착한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동포 신발레리아(55) 고알렉산드르(57세)씨 부부가 우크라이나로 돌아간다.
고려인마을에 따르면, 7일 고려인종합지원센터를 찾은 우크라이나 출신 고려인동포 신발레리아씨는 그동안 도움 준 신조야 대표와 마을지도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한 후 작별인사를 했다.
이유인즉,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자 우크라이나에 거주하는 아들과 딸이 내년 농사를 위해 빨리 돌아올 것을 거듭 요청하고 있다는 소식이다.
신 씨 부부는 우크라이나 남부 곡창지대 미콜라이우 출신으로 농사를 지으며 살았다. 주로 짓는 농사가 양파와 토마토였다. 자녀들은 전쟁이 발발하자 부모를 폴란드로 피신시켰다.
30대인 자녀들은 젊다는 이유로 피신할 수 없어 고향에 머물렀다. 이제 전쟁이 소강상태로 접어들고 마을에 떨어지는 포탄도 뜸해졌다. 조금은 안심이 됐다. 이젠 내년 농사를 준비해야 한다.
하지만 이번 겨울 비닐하우스도 치고 모종을 해야 하나 인력이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다. 이에 한국 나간 부모를 불러들이고 있다.
돌아갈지, 머물지 망설이던 신 씨 부부는 마침내 결심을 했다. 낯선 조상의 땅의 삶이 녹록치 않기 때문이다.
비좁은 원룸 주거시설, 국적취득도 어렵고, 일용직의 고단한 삶이 영구정착을 가로막고 있다. 차라리 불안한 전쟁 상황이지만 우크라이나로 돌아가 마음 편하게 농사를 지으며 자녀들과 함께 사는 것이 낫겠다는 생각이다.
현재, 고려인마을에는 우크라이나 탈출 고려인동포 500여 명이 머물고 있다. 이들 대부분은 지난해 고려인마을이 지원한 항공권을 받아 입국한 후 국내 정착한 900여 명 중 일부다. 처음 광주에 정착했지만 많은 수가 부족한 일자리로 인해 타지로 떠났다.
남아있는 일부도 한국생활의 고단함으로 인해 돌아갈 것을 고민하고 있다. 또한 두고 온 농토와 넓은 집, 태어나 자란 고향에 대한 그리움도 한몫하고 있다.
고려방송: 박빅토리아(고려인마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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