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7일 후에..지구가 멸망하다니. SF영화 내용 같아. 믿기질 않아!! "
그와 산책을 하며 난 그에게 말했다.
" 행성이 충돌한다니...하지만 다들 좋아하는 것 같아. 남은 7일동안 범죄가 되는 행동
말고는 모든지 다 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졌으니까. "
" 그건 그래..."
그와 헤어지고, 습관처럼 라디오를 듣는다.
사회자의 시끄러운 웃음소리가 들려온다.
" 여러분! 앞으로 7일입니다! 7일동안 여러분은 무얼 하실 겁니까? 역시나 죽는 건 두렵습니다.
하지만 사랑하는 이와 최후를 맞이한다면 슬프지도 두렵지도 않습니다. "
그렇다. 나에겐 사랑하는 그가 있어, 죽음이 결코 두렵지 않다. 오히려 마음이 편하다.
남은 7일동안 하고 싶은 건 없다. 그와 최후를 맞이할 수 있다면, 난 만족한다.
" 나.. 북극에 다녀와서 달을 찍을거야. "
그가 말한다. 난 컵을 놓치고 말았다.
" 이제...3일 밖에 안 남았어! 지구의 최후의 날이! "
" 걱정마. 하루 전까지는 올거니까. 내 마지막을 멋지게 장식하고 꼭 돌아올께. "
그는 그렇게 떠났다.
난 그를 하염없이 기다린다. 그가 없는 지금, 난 죽음이 두렵다.
인생을 이렇게 끝내고 싶지 않다. 눈물이 난다...
지구 최후의 날 하루 전. 그가 돌아오지 않는다. 난 그와 함께 자주 오는 공원에 앉아
그를 기다린다. 그리고 저 멀리..익숙한 발걸음이 들린다. 고개를 돌렸다. 역시나 그였다.
날 잊지 않고 하루 전날 날 위해. 나와 함께 최후를 맞기위해 달려왔다.
뜨거운 마지막 키스를 나눴다.
그리고......지구 최후의 날....난 따뜻한 그의 온기를 느끼며 눈을 감았다.
우린..최후의 날을 맞이했다.
" 유감스럽습니다. "
날 하얀 천으로 덮고 의사는 그에게 말했다. 그와 내 부모님과 형제는 날 내려다보며 울고있다.
그 때..난 알았다.
최후의 날을 맞이하는 건...
나 뿐이었다는 걸...
이 내용은 최근 개봉한 일본영화 이와이 슌지 감독의 "무지개 여신" 영화 상에서
주인공 여자가 감독이 되어 찍은 영화 내용입니다.
이와이 특유의 슬픈 멜로디와 평범한 일상 이야기들이 너무나 감동적입니다.
특히..극 중 여자 주인공이 쓴 영화 각본이 너무 가슴에 와 닿아
이렇게 올려봅니다.
첫댓글 보고싶어요 그 영화... 나 시험기간이지<
"영화 상에서"란 말을 흘려버리는 바람에 이해하는데 꽤 오래걸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