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시즌 4월에 이어 이번 시즌을 파워포워드로 출전하고 있는 멜로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던 것을 적어봤습니다.
사실 뭐 대부분은 이미 많은 얘기가 나왔던 부분이라 특별히 새로울 것은 없고요. 그저 정리한 정도는 되겠네요.
다만 평소에 하고 싶은 말을 다 적었더니 상당한 장문이 되어버려서.-_-; 스크롤을 조금이라도 줄이기 위해 경어체는 생략합니다.
Prologue
지난 시즌 커리어 최악의 모습을 보이던 앤써니는 시즌 막바지인 4월이 되어서야 좋은 활약을 했지만, 그것은 본인의 원래 포지션이 아닌 파워포워드로서였고, 스타더마이어가 부상을 당함에 따라 사람들의 관심은 불가능해 보이던 앤써니와 스타더마이어의 공존 문제에서 앤써니의 파워포워드 전향으로 자연스레 옮겨졌다. 사실 파워포워드 포지션에서 앤써니의 모습을 보는 것이 새로운 일은 아니었다. 그의 이전 소속팀인 덴버 시절에도 가끔씩 볼 수 있던 장면이었고, 리딤팀에서의 앤써니는 이미 주전 파워포워드를 소화한 경험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운 일이 아니었음에도 앤써니에게 완전한 포지션 전향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근거는 명확했다. 스몰포워드로 뛸 때보다 파워포워드로 나설 때의 생산성이 압도적으로 뛰어나다는 것. 앤써니와 자주 비교되며 마찬가지로 파워포워드를 소화할 수 있는 르브론 제임스나 케빈 듀란트가 파워포워드에서의 생산성이 매우 좋다는 이유만으로 그들의 포지션을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들은 없을 것이다. 그들은 본래의 포지션에서도 생산성이 매우 좋고, 파워포워드에서는 단지 그보다 더 좋기 때문이다.
앤써니가 포지션을 변경해야 한다는 이야기에 리그 최고의 스몰포워드인 제임스와 듀란트까지 언급할 필요도 없다. 82games.com에 의하면, 멀리 갈 것도 없이 이번 시즌 닉스에 새로 합류한 동료 로니 브루어가 지난 시즌 스몰퍼워드 포지션에서 보여준 48분 환산 PER은 18.8로써, 앤써니의 지난 시즌 그것인 17.4보다 더 높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지난 시즌의 모습이라면 앤써니가 더이상 스몰포워드로서는 올스타급 선수의 경쟁력을 상실했다는 주장까지 나오게되었다.
반면 파워포워드에서의 앤써니는 그보다 훨씬 뛰어난 PER 29.5을 기록함으로써, 점점 비대해지고 있는 그의 체형과 변변치 않은 운동능력, 게다가 어느덧 30을 바라보는 나이임을 고려해봤을 때, 파워포워드로의 포지션 변경은 상당히 그럴 듯하고 타당한 주장으로 굳어져갔다.
물론 이에 대한 충분한 반론 또한 존재한다. 지난 시즌 앤써니의 시즌 출발은 그에게는 생소한 롤인 포인트 포워드였고, 그러다 손목과 사타구니에 부상을 입어서 결장을 했으며, 부상에서 돌아온 이후론 디앤토니 시스템의 전형적인 윙맨 역할을 맡아야 했기에 일정한 폼이 유지되기 힘들었다는 것. 게다가 최악의 부진을 벗어나 그가 정상 궤도의 모습을 보인 4월 말,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오고 본래의 스몰포워드로서 뛰게 된 앤써니가 이전보다는 좋은 모습을 보이자, 앤써니의 포지션 변경에 대한 문제는 마치 없던 얘기가 되어갔다. 또한 앤써니-스타더마이어-챈들러의 트리오를 해체하지 않는한 결코 그가 주전 파워포워드로 나설 일은 없을 것이기에, 앤써니의 포지션 변경 문제는 그렇게 잊혀져가는 듯했다.
하지만 이번 시즌을 앞두고 스타더마이어는 또다시 장기간 부상자 명단에 오르게 되자 앤써니는 다시 주전 파워포워드로 출전하고 있고, 앤써니의 파워포워드 포지션 전향에 대한 얘기들은 다시금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되었다. 파워포워드 카멜로 앤써니의 위력은 앤써니가 지난 4월의 선수로 선정되면서 이미 무시무시한 파괴력을 보여줬지만, 기본 스탯을 제외하고 딱 그 한달 동안에 대한 구체적인 수치들이 제공되지는 않으니 제대로 된 해부가 힘들었다. 따라서 구체적이고 많은 수치를 제공 받을 수 있는 이번 시즌의 모습을 보면서 파워포워드 카멜로 앤써니를 파헤쳐 본다.
Offense : Inside
Strong & Sweet : 이것은 앤써니의 공격력을 표현하는 상징적인 두 단어이다. 그는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는 최상급의 strength를 가지고 있고 이를 바탕으로 골밑 몸싸움을 즐기는 선수이며, 반면 외곽에서는 멋드러진 훼이크 동작과 깨끗하고 우아한 슛터치를 가지고 있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겸비한 선수이다. 그리고 앤써니는 괜찮은 볼핸들링을 갖추고 있기에 플로어 어느 곳에서든지 본인의 샷을 혼자서 만들어낼 수 있는 전천후 공격수이다.
그러나 외곽에 있던 앤써니가 특유의 잽스탭을 이용한 깔끔하고 멋드러진 동작 이후 우아한 슛터치로 점프슛을 쏠 때마다 그의 팬들을 매료시키지만, 골밑에서의 앤써니는 이와는 판이하게 다른 사람이다. 일단 앤써니가 원하는 지점의 골밑까지 도착하면, 더이상 기술이란 찾아볼 수 없다. 평균의 도약 능력을 가진 언더사이즈 파워포워드가 오로지 힘만으로 수비를 밀며 쑤셔 넣기엔 NBA의 골밑은 결코 호락호락하고 만만한 곳이 아니다. 여러분은 두명의 수비수를 달고 골밑슛을 하며 비명을 지르는 앤써니를 쉽게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하킴 올라주원 스쿨에서 집중 조련을 받았어야할 사람은 꾸겨 넣는데는 도가 튼 스타더마이어가 아닌 앤써니였다.
앤써니는 본인보다 느리고 큰 수비수를 퍼스트 스텝으로 벗길 수 있는 스텝과 기술을 가지고 있고, 본인보다 작은 수비수들을 포스트업 치면서 뒤로 쭉쭉 백다운시킬 수 있는 피지컬을 가지고 있지만, 딱 거기까지만 좋을 뿐이다. 스윙맨의 기술인 골밑 수비를 바보로 만드는 더블 클러치 같은 행타임도, 빅맨의 기술인 훅샷이나 피벗 동작도 앤써니에겐 보기 힘든 장면이다. 그는 골밑에 접근해서는 그저 우직하게 솟아오를 뿐이다.
hoopdata.com에 의하면, 이러한 원인으로 인해 앤써니의 이번 시즌 골밑슛 성공률은 52.7%에 불과하며, 이는 앤써니의 지난 7시즌 동안 가장 나쁜 수치이다. 또한 골대 근처에서 리그 평균의 성공률은 63.8%로써, 리그 평균에도 한참 못 미치는 수치이다. 경기당 골밑슛 4개 이상을 시도한 선수들 중에서 앤써니보다 낮은 골밑슛 성공률을 기록한 선수는 켐바 워커, 로이 히버트, 디온 웨이터스 단 세명 뿐이다.
궁병대 일색인 팀 구성상 어쩔 수 없는 선택이겠지만, 앤써니는 이러한 한계를 가지고 있음에도 오히려 포스트업 비중을 늘렸다. TeamRankings.com에 의하면 닉스는 경기당 3점슛 시도 갯수 리그 1위, 필드골 시도에서 3점슛 시도가 차지하는 비율 1위, 반면 페인트존 득점은 최하위를 기록하고 있는 팀으로서, 앞서 지적했던 한계에도 불구하고 앤써니의 많은 골밑슛 시도는 불가피하게 보인다. MySynergySports.com에 의하면 앤써니는 지난 시즌 13%였던 자신의 포스트업 비중을 20.6%으로 늘렸고, 이에 따라 자연스럽게 골밑슛 시도가 늘어나게 되었다. hoopdata.com에 의하면 앤써니는 경기당 평균 7.0개의 골밑 슛을 시도하고 있는데, 이는 지난 시즌 5.8개보다 상승한 수치이며, 리그 전체 3위에 해당하는 수치이다. 리그에서 앤써니보다 경기당 골밑슛을 많이 시도하는 선수는 그렉 먼로와 드와잇 하워드 둘 뿐이다.
사실 림을 공략하는 관건이 운동능력과 기술에만 달린 것은 아니다. 그저 그런 운동능력과 기술을 보유하더라도 얼마든지 잘하는 선수들을 우리는 많이 보아왔다. 그 방법은 바로 팀플레이를 통한 손쉬운 골밑슛 찬스를 획득하는 것인데, 앤써니의 골밑 피니쉬 문제는 여기에서 더욱 심각하다.
hoopdata.com에 의하면, 포워드 포지션에서 리그 평균인 경기당 골밑슛 시도 2.1개 이상을 시도하는 선수들 중에, 앤써니보다 어시스트된 골밑슛 비중이 낮은 포워드 선수는 마이클 비즐리 단 한명 뿐이다. (하지만 비즐리의 경기당 골밑슛 시도는 3.3개로써, 앤써니보다 훨씬 적은 수치이다.) 앤써니가 넣은 골밑슛 중 어시스트된 비율 수치 27.1%는 포워드의 그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고 다소 황당할 정도로 낮은 수치이다. 이정도 수치는 본인이 직접 볼을 들고 돌파를 선택하는 포인트 가드들의 그것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앤써니가 골밑에서 얼마나 외로운 사투를 벌이는지 알 수 있다. 평균의 운동능력으로, 기술 없이, 그리고 그냥 혼자 힘으로, 오늘도 우직하게 골밑을 팔 뿐이다. 따라서 그동안 앤써니의 문제였던 높은 아이솔레이션 비중을 줄이고 포스트업과 골밑슛을 늘린 게 그리 효과가 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앤써니의 포스트업이란, 수비를 보는 방향이 앞이냐 뒤냐의 차이만 있을 뿐, 여전한 1:1 공격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원인은 그의 플레이 스타일에서 기인한다. 그는 볼 없는 움직임이 적고, 그가 원하는 곳에서 강하게 공격의사를 표시하며, 대놓고 볼을 받는 선수이기 때문이다. 앤써니가 활동성이 부족하고 정적인 선수라는 나의 주장에 대해 동의하지 않는 사람들이 나에게 반박할 근거 자료는 별로 없을 것이다.
오히려, 이런 무리하고도 무모한 골밑슛의 증가는 몇가지 추가 비용을 수반하기도 한다. hoopdata.com에 의하면, 앤써니는 경기당 피블락 갯수에서 당당히 리그 1위를 달리고 있기 때문이다. 골밑에서 찍히기 일쑤고, 파울은 잘 불리지 않고, 이러한 상황들은 기분파인 앤써니의 자존심과 기분을 상하게 만드는 요소이다. 심판과 투닥거리느라 백코트를 느리게해서 자동으로 아웃 넘버를 만들어 주는 앤써니를 간간히 목격할 수 있으며, 그가 크게 흥분하기라도 하면 팀 전체에까지 악영향이 미치기도 한다. 예를 들어서 접전을 유지하던 지난 멤피스전은, 후반전에 나온 앤써니의 테크니컬 파울 이후 19-1 run을 당하며 시합이 그대로 끝나버렸다. 앤써니의 골밑슛이 더 잘 들어간다고해서 팀 승리에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하면 그건 오버겠지만, 이것은 일종의 프로세스에 가깝다. 이런 일련의 과정들은 애초에 그의 골밑슛 미스에서 시작되기 때문이다.
Offense : Outside
지난 시즌 앤써니의 부진은 손에 부상을 당하면서 시작되었다. 손 부상 이후 탈출해버린 앤써니의 슛팅 감각은 돌아올 생각을 하지 않았으며, 덩달아 스타더마이어의 슛팅 감각까지 동반 가출을 하면서 좁디 좁은 코트에서 둘이 공존하기 어려운 원인이 되었기 때문이다. hoopdata.com에 의하면 지난 시즌 앤써니가 기록한 16-23 ft 거리의 점프슛팅 성공률 35.0%는 그의 최근 7시즌 동안 가장 나쁜 수치였다. 3점슛에서는 10/11시즌 뉴욕에 트레이드 되고 3점슛의 대가인 댄토니를 만나면서 27경기 동안 잠시나마 3점슛 42.4%을 기록하며 호조를 보인 앤써니였으나, 그마저도 지난 시즌인 11/12시즌에는 커리어 평균으로 회귀해버렸다.
하지만 이번 여름 올림픽에서 3점슛 신기록을 세웠던 앤써니의 놀라운 슛팅 감각은 이번 시즌까지 계속 이어지는 듯하다. 매일밤마다 외마디 비명을 지르며 사투를 벌이는 골밑에서와는 반대로, 앤써니의 외곽 슛팅 감각은 활활 타오르고있다. 이번 시즌 앤써니의 16-23 ft 점프슛 성공률 46%는 작년과는 반대로 그의 최근 7시즌 동안 가장 좋은 수치이며, 43.5%의 3점슛 슛팅 퍼센티지는 무려 커리어 하이이다.
다만, 여기에도 문제점은 있다. 스탯 회귀의 법칙을 생각하면 앤써니의 이러한 슛팅 감각 호조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알 수 없다는 기본적인 문제점은 차치하더라도, 그는 많은 3점슛을 쏘고 있기 때문이다. 3점슛 성공률 뿐만아니라 경기당 3점슛 시도에서도 커리어 하이이다. 페인트존 득점이 절대적으로 부족한 팀임에도, 팀 공격을 이끌며 팀에서 가장 공격 비중이 큰 선수지만 약간의 틈만 보여도 3점슛을 던지는데에 전혀 주저함이 없다.
골밑에서는 고전을 하지만 외곽에서 호조를 보이고 있는 부분은 앤써니의 게임 싸이클에도 영향을 미친다. 1쿼터에 몇개 던져본 점퍼가 듣기 시작하면 신이난 앤써니는 1쿼터에 대량 득점을 하면서 팀이 초반 우위를 점하는데 지대한 공헌을 하지만, 반대로 초반부터 점프슛이 잘 듣지 않는 경우에는 게임이 말리기 때문이다.
그래도 현재까지 앤써니의 슛팅 감각은 식을 기미가 보이질 않고있으며, 장거리 2점슛과 3점슛에서 계속 이렇게 분발을 해준다면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왔을 때 스타더마이어의 활동 공간을 확보하는데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Defense & Rebound
수비에 관해서는 딱히 말할 것이 없다. 그는 익히 알려진대로 여전히 좋지 않은 수비수이기 때문이다. MySynergySports.com에 의하면, 앤써니의 포제션당 실점 0.95는 리그 244위에 올라있으며 시너지스포츠는 그를 여전히 리그 평균 이하의 좋지않은 수비수로 평가하고 있다. 뉴욕 닉스 팀원 중에서 앤써니보다 높은 포제션당 실점을 기록하고 있는 선수는 파블로 프리지오니 (ppp 1.01) 단 한명에 불과할 뿐이다. 그는 여전히 팀내 최고의 공격수이면서 최악의 수비수인 야누스적 풍모를 가지고있다. 82games.com에 의하면 앤써니가 코트에 있을 때 팀은 100포제션당 3.2점을 더 실점한다. 또한 지난 시즌의 앤써니는 상대 파워포워드들에게 48분 환산 PER 12.8을 내줬지만, 올해는 그보다 높은 14.6을 허용하면서 오히려 빅맨 수비에 더욱 고전하고있다.
다만, 수비에 관한 마음가짐 자체는 좋아진 것으로 보인다. 루즈볼에 몸을 날리고 관중석에 뛰어들기를 마다하지 않는 앤써니의 모습이 점점 늘어나고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허슬 플레이는 순간의 분위기를 가져오는 데엔 도움이 되고 리더로서 앤써니의 성숙함을 보여주는 일면이겠지만, 안타깝게도 그러한 허슬 플레이가 본인의 수비력 발전에는 딱히 영향을 미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앤써니에게 꼬리표처럼 따라붙었던 느슨하고 게으른 수비수라는 표현을 생각하면, 이러한 노력 자체는 좋게 평가할만 하다.
반면 리바운드에서는 여전히 괜찮은 활약을 하고있다. hoopdata.com에 의하면 앤써니의 TTR (Total Rebound Rate) 11.3은 여전히 리그 스몰포워드 평균수치인 9.5보다 우위이기 때문이다. 매시즌 경기당 평균 6~7개의 리바운드를 보장해주는 스몰포워드인 앤써니는, 커리어 초반을 제외하고는 리바운드 능력이 부족하다고 평가받은 적은 결코 없었다. 하지만 붙박이 파워포워드로 출장하는 경우라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번 시즌 파워포워드 포지션의 리그 평균 TTR은 13.6으로써, 앤써니의 11.3보다는 약간 높은 수치이기 때문이다. 이를 종합해보면 앤써니는 스몰포워드로서는 여전히 뛰어난 리바운더지만 파워포워드 평균에는 약간 못 미치는 리바운더라고 할 수 있다. 현재 닉스는 경기당 리바운드 순위 27위에 머무르고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파워포워드인 앤써니가 리바운드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Passing
지난 시즌 뉴욕 닉스가 시즌내내 가장 골머리를 썩었던 포지션은 포인트가드였다. 닉스는 지난 시즌 포인트가드 한개의 포지션에 총 다섯명의 선수로 돌려막기를 했었고, 시즌의 출발은 사실상 포가 없이 앤써니가 리딩을 맡는 포인트 포워드로 시작했었다. 하지만 이는 팀에게 악영향일 뿐만 아니라 앤써니 본인에게도 과중한 부담으로 본연의 파괴력 감소라는 역효과를 가져왔고, 팀은 그렇게 롤러코스터를 타며 망가져갔다. 따라서, 앤써니의 이번 시즌 경기당 어시스트는 커리어 로우를 기록하고 있지만, 이젠 펠튼과 키드가 볼을 잘 돌려주므로 앤써니의 낮은 어시스트 수치는 딱히 문제가 없을 걸로 보인다.
하지만 앤써니의 USG%는 본인의 커리어 하이일 뿐만 아니라, 무려 리그 전체에서도 1위이다. 그리고 앤써니의 어시스트 갯수가 단순히 커리어 로우인 것을 떠나서, hoopdata에 의하면 앤써니의 Assist Rate인 7.33은 포워드 포지션의 리그 평균 Assist Rate인 11.67에도 못미치는 수준이다. 리그에서 가장 볼 소유를 많이하는 선수가, 포지션 평균의 Assist Rate에도 못 미친다는 것은 결코 좋게보일 수는 없는 대목이다.
다만 hoopdata.com에 의해 앤써니의 어시스트 기록을 뜯어보면, 경기당 2.1개의 어시스트 중에서 거의 대부분인 1.3개의 어시스트가 3점슛으로 연결되는 것을 보았을 때, 이러한 수치가 팀 구성과도 어느 정도 연관성은 있어보인다. 앤써니가 패스를 줘도 바로 2점슛으로 연결된 장면은 그리 흔치 않다. 챈들러는 철저하게 가드들과의 픽앤롤을 통해서 득점을 하는 선수이며, JR은 주로 본인의 아이솔레이션, 펠튼은 스크린을 타고 드리블을 치고가므로 앤써니의 패스를 통해 어시스트가 나오려면 역시 3점슛이 대부분일 수밖에 없다.
단순한 어시스트 숫자보다도 앤써니에게 바라는 것은, 골밑 돌파시에 킥아웃에 신경을 써야한다는 점이다. 더블팀에 대한 대처는 상당히 좋아서 앤써니가 외곽으로 볼을 돌리고, 여기서 엑스트라 패스가 나가면 오픈 3점이 나오는 장면은 닉스의 3점슛 공식 중 하나이다. 반면 골밑에서는 겹겹이 쌓인 수비 사이에서 무리한 슛을 시도하는 앤써니를 볼 수 있기에 골밑 돌파시 외곽 킥아웃에 조금 더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Rhythm & Clutch
이번 시즌의 뉴욕 닉스는 신바람을 내고있다. TeamRankings.com에 의하면, 닉스는 평균 득실 마진 2위, 경기당 최대 점수차 평균 2위, 3쿼터까지의 마진점수 3위를 달리고 있는데, 이는 그만큼 4쿼터는 승부가 기울어서 가비지로 가는 경기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또한 이는 앤써니의 경기 싸이클과도 유사한데, 레퍼런스에 의하면 앤써니는 1쿼터에 폭발적인 야투 감각을 뽐내다가 2쿼터부터는 확 식어버린다. (앤써니의 쿼터별 야투율 - 1Q : 56.2%, 2Q : 41.7%, 3Q : 41.2%, 4Q : 43.9%)
앤써니는 1쿼터에 폭발적인 득점을 퍼붓지만, 2, 3 쿼터에는 급격히 슛감이 식었다가, 4쿼터에는 이미 벌어진 점수차로 인해 코트에서 그를 보기 힘든 모습이 자주 되풀이되고있다. 앤써니는 그가 가장 큰 재능을 갖고있는 득점과 리바운드를 제외한 다른 부분에서 팀에 기여하는 부분이 다소 떨어지는 선수이고, 특히 언제나 기여할 수 있는 부분인 수비가 가장 약점인 선수이므로, 앤써니의 이러한 득점 싸이클은 잘 나가는 팀의 최고 선수임에도 앤써니의 게임 장악력이 다른 강팀의 에이스보다 돋보이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그가 진지하게 MVP로 거론되려면 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물론이고 득점 외의 다른 부분에서도 팀에 기여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만약 그것이 불가능하다면 기복을 최소화하고 꾸준한 득점 감각 만큼이라도 보여줘야할 것이다. 지금도 잘 하고는 있지만, 앤써니의 MVP를 기대하는 팬들에게는 분명 아쉬운 대목이다.
클러치 부분에서는 팀이 워낙 잘 나가고 가비지로 가는 경기가 많으므로 현재까지의 표본은 적다. 리그 최고의 위닝샷 제조기라 평가받지만 그는 현재까지 두번의 위닝샷 기회에서 모두 실패했는데, 역시 이 또한 표본이 적으므로 아직까지 크게 문제되는 부분은 아니다. 다만 한가지 불만이라면, 82games.com에 클럿치 스탯에 의하면, (4쿼터 혹은 연장, 즉 경기 막판 5분이내 시점, 그리고 5점차 이내의 상황) 이번 시즌의 앤써니는 단 14.3%의 야투 성공률을 기록하고 있다. 이는 Mr.Gameover라고 불리는 그에게는 민망한 수치이며, 단순한 위닝샷 뿐만 아니라 경기 막판 게임 클로징 자체에 더욱 신경을 쓸 필요가 있다.
Epilogue
앤써니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루었지만, 작년의 실망스러운 시즌을 뒤로하고 이번 시즌에는 우리가 알던 카멜로 앤써니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사실 심각한 부상과 같은 극적인 반전이 없다면 원래 이정도 생산력은 기대할 수 있는 선수이고, 아직 전성기의 나이임을 생각해본다면 갑자기 기량 하락이 찾아오지 않는 이상 당분간 몇년은 이정도는 해줄 수 있는 능력이 있는 선수이다.
앤써니의 손에 볼이 들어가면 팀의 오펜스는 여전히 정지한다. 그럼에도 그는 대놓고 볼을 요구하고 있으며, 때로는 지켜보기 답답할 정도로 어디 한번 막을 테면 막아보라는 식의 반복되는 1:1 공격을 계속 하지만, 결국은 해내고야 만다. 이런 모습에서 마치 28년 동안 아이솔레이션 외길 인생을 걷는 장인의 면모가 보이고, 아이솔레이션 독문 무공을 체화한 무림고수와 같은 느낌이 들 정도이다. 그에게 종종 붙는 Premier Scorer라는 찬사에 어울리는 모습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그는 자신이 가장 잘 할수 있는 것을 보여주고 해냄으로써 팀에 기여하고있다.
실망스러웠던 지난 시즌으로 인해 기대치가 낮아진 탓인지 이번 시즌 앤써니의 활약이 반전이자 업그레이드로 보일 수는 있겠지만, 이 글에서 장황하게 설명했던 여러 지표들을 통해 알 수 있듯이 그는 딱히 발전한 것이 없이 그냥 그대로 여전할 뿐이며, 작년에 극도로 부진했던 슛팅이 올해는 물이 올라서 공격력만이 이전으로 회귀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또한 지금의 뜨거운 슛팅 감각이 다소 식을지라도 어느 수준 이상의 공격력만 보여준다면, 시즌 전에 제기됐듯이 올스타 스몰포워드로서의 경쟁력을 상실했으니 파워포워드로 전향시켜야 한다는 주장 또한 설득력을 얻기는 힘들 것이다. 이는 오히려 이번 시즌 스몰포워드 포지션에서의 48분 환산 PER이 파워포워드에서의 그것을 이미 앞지르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스타더마이어가 복귀했을 때, 정적인 앤써니의 스타일로 인해 둘의 공존이 여전히 문제된다면 공존의 문제는 제기되겠지만 말이다.
그러나 앤써니가 예전의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음에도 파워포워드 카멜로 앤써니와 현재의 닉스가 지니고 있는 한계 또한 명확하다. 3점슛에 대한 재미있는 스탯 몇가지를 소개하자면, 닉스는 현재 경기당 3점슛 시도 갯수 1위를 달리고 있는데, 심지어 최근 10년동안 그 어느팀도 12/13 시즌의 뉴욕 닉스보다 경기당 3점슛 시도 갯수가 많은 팀은 없었다는 것이다. 최근 10년 동안 이번 시즌 닉스 다음으로 경기당 3점슛 시도가 많았던 팀은 공교롭게도 08/09시즌의 닉스인데, 당시의 닉스는 리그에서 두번째로 페이스가 빠른 팀이었고, 지금의 닉스는 리그에서 가장 페이스가 느린 팀 중 하나라는 점이다. 그로인해 비슷한 3점슛 갯수라도 느린 템포의 팀에서의 비중이 높을 수 밖에 없다는 점을 생각하면 지금의 닉스가 3점슛에 의존하는 정도가 얼마나 클지 간접 비교가 가능한 부분이다. 3점슛의 화신인 댄토니가 떠나고, 작년의 과도기를 거쳐 이젠 우드슨에 의해 완전한 다운템포의 팀으로 팀칼라가 자리 잡았지만 오히려 3점슛 비중이 더 늘었다는 사실은 재미있는 부분이다.
만약 닉스의 이러한 3점 폭죽놀이가 시즌 끝까지 계속된다면 그들은 NBA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리그에는 가끔씩 40% 근접한 3점슛 성공률을 한시즌동안 보여준 팀들이 있기는 했지만, 닉스처럼 이렇게 무자비하게 많이 던지지는 않았다. 현재 41.6%의 3점슛 3성률을 기록하는 닉스에서 3점슛 40%가 넘는 선수는 총 6명이며, 그 중에서 지난 시즌에도 40%를 넘겼던 스티브 노박을 제외한 5명의 선수 (키드, 스미스, 브루어, 펠튼, 앤써니) 모두가 본인의 3점슛 성공률 커리어 하이를 기록하고 있는 진풍경이 벌어지고있다. 만약 이들의 높은 3점슛 퍼센티지가 시간이 지날수록 점점 하락해서 결국 그들의 커리어 평균에 근접해간다면, 지금과 같은 닉스의 공격 패턴으로는 큰 위기가 찾아올 수 있다.
그리고 TeamRangkings.com에 의하면, 최근 10년 동안 야투시도 갯수에서 3점슛이 차지하는 비중이 가장 높았던 팀은 08/09시즌의 올랜도였는데, 올랜도는 하워드가 인사이드를 장악하고 있다는 점에서 지금의 닉스와는 현저하게 다른 팀이다. 하지만 닉스는 그나마 골밑 득점을 해줄 수 있는 앤써니 또한 본인 커리어 역사상 가장 많은 3점슛을 던지고 있으며, 골밑 마무리는 그다지 좋지 않다는 점이 걸릴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려면 결국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와야하고, 스타더마이어를 닉스의 오펜스 플랜에 반드시 융합해서 참여시켜야 한다.
지난 시즌 플레이오프 기간 동안에 벌어진 스타더마이어의 소화기 사건은 비록 옹호할 여지가 없는 어리석은 행동이었지만, 나는 그가 그런 만행을 저지르게 된 가슴속 깊은 분노는 이해할 수 있었다. 지난 시즌의 플레이오프 동안 스타더마이어는 JR 스미스보다도 적은 야투 시도와 공격 비중을 갖고 있었으며, S.T.A.T. (Standing tall and talented)이라 불리던 그는 그가 재능을 발휘할 기회조차 얻지 못한 채, 그냥 서있기만 했다. 그는 수비에서는 원래 서있기만 하던 선수였지만 그가 유일하게 재능을 펼칠 공격에서조차 그는 철저하게 방관자였으며, 그냥. 우두커니. 서있어야만. 했다. 그러나 힘 한번 못쓰고 일방적으로 스윕당할 뻔한 시리즈였지만, 스타더마이어가 유일하게 뛰어난 활약을 했던 한 경기는 가까스로 이길 수 있었다는 점을 상기해야할 것이다.
따라서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왔을 때 앤써니의 희생은 필수일 것이다. 앞서 말했 듯이 앤써니는 잘나가는 팀의 에이스임에도 게임 장악력이 체감보다 떨어지는 이유를 설명했는데, 이는 결국 스타더마이어가 돌아왔을 때 단순히 앤써니가 야투 시도 몇개를 줄이는데 그칠 것이 아니라 득점 외의 다른 부분에서 팀에 기여를 해야한다는 뜻이기도 하다. 둘의 공존에 많은 노력을 한 우드슨 감독, 그리고 템포를 조절해 줄 수 있는 베테랑 키드, 스타더마이어와 이미 쿵짝이 잘맞았던 파트너 펠튼, 같이 뛴지 두시즌 반에 들어가며 이제는 서로에 대해 많은 것을 알게 될 앤써니와 스타더마이어까지, 이들이 만들어낼 조합이 기대가 되고 하루빨리 보고싶은 마음이 든다.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멜로가 포스트에서 악전고투하는 희생을 치뤄줬기 떄문에 나머지 선수들이 반사이익을 많이 받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그는 팀을 위해 희생할줄 아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아마레 스타더마이어와의 공존은 멜로의 희생과는 별개로 아마레 스타더마이어가 패턴에 능한 선수가 아니라는 점에서(까놓고 말해, 비큐가 한참 떨어지는 선수라서) 더욱 신경이 쓰이고 있습니다. 아무리 멜로가 밀어줘도 그걸 받아먹어줄지가 의문이네요. 지금같은 페이스를 쭉 유지한다는 전제가 붙는다면, 전 무리하게 아마레를 복귀시킬 필요가 없어보입니다.
무리해서 복귀하지 않는 건 찬성입니다.
그래도 3점슛팅에 대한 의존도가 너무 높아서 아마레가 필요하긴 할 것 같아요.
스탯 몇개 조사해보니 3점슛에 대한 의존도가 심각한 수준이던데..-_-;
현재의 닉스의 3점슛 의존도는 최근 몇년의 올랜도보다는 못하지만 거의 맞먹는 수준이고,
예전 디앤토니의 피닉스 시절보다도 의존도가 높더군요.
그리고 저도 글은 희망조로 써놨지만 솔직히 아마레 합류하면 우려되는 부분도 많긴합니다.
저는 공격보다도 수비에서 우려가 크네요.
아마레만 문제가 아닌 게 수비 안좋은 멜로와 아마레 둘이 같이 나오면 문제가 있을 것 같네요.
82games.com에 의하면 앤써니가 코트에 있을 때 팀은 100포제션당 3.2점을 더 실점한다. --> 앤서니가 코트에 있을때 마진이 - 란 얘기인가요? 카멜로의 온코트 마진은 닉스에서 최고로 + 수치가 높을텐데요.
그냥 단순히 수비 부분에서의 온오프 마진일 뿐입니다.
그리고 당연히 멜로의 토탈 마진은 +이고 닉스에서 가장 높습니다.
네^^ 친절한 설명 감사드립니다.
리그에서 앤써니보다 경기당 골밑슛을 많이 시도하는 선수는 그렉 먼로와 드와잇 하워드 둘 뿐이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구석구석 닉스의 모든부분을 아우르는 정말 좋은칼럼이네요
잘읽었습니다.
정리 깔끔하게 잘해놓으셨네요.
닉스의 3점슛이 많은 이유는 정적인 멜로의 플레이스타일과 맞물려 있지 않을까요?
템포가 그렇게도 느린데 3점이 많고 확률도 높은게 단순히 우연만은 아니며, 그 부분은 스탯으로 환산되지 않는 앤서니의 능력이지 않을까 합니다.
챈들러&멜로가 하워드 만큼의 보드 장악력을 가졌을리는 만무하고, 더블팀을 가지 않을 수 없는 멜로가 적절하게 공을 킥아웃을 해주는게 가장 영향을 끼치지 않나 합니다.
그동안의 멜로는 라스트샷을 제외하면 경기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한적이 없었는데, 이번 시즌 멜로가 파울트러블로 빠져있을때 털리는거 보면 멜로가 영향이 커진것 같습니다.
팀 닉스 프로파일 - 멜로를 중심으로.
잘 읽었습니다!
논문이네요. 정말 좋은 글 잘 읽었습니다. 아마레가 돌아오면 포스트업을 아마레가 많이 해주면 멜로는 조금 덜 힘들어 질려나 싶네요. 국대 처럼 플레이 할 수있게 해주면 정말 좋을 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