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유학산업의 이미지를 훼손하는 엉터리 사설칼리지에 대한 단속이 뒤늦게 강화될 전망이다. 19일 줄리아 길라드 부총리겸 교육장관은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할 경우 스스로 문을 닫던지 아니면 정부가 폐쇄를 시킬 것”이라고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했다. 그는 사설학원을 평가할 새 강화 기준을 발표했다. 이같은 강경 대응은 연간 155억불의 수출효과가 있는 유학산업이 최근 스캔들로 이미지가 크게 손상돼 인도 유학생의 경우 호주 유학을 기피하는 현상마저 나타남에 따라 정부가 칼을 빼들어 전면에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이다. 호주 대학들도 엉터리 사설칼리지의 난립으로 호주 교육 전체가 나쁜 이미지로 손해를 보고 있다는 불만을 나타내며 강력 규제를 촉구해 왔다. 그러나 사설학원들은 “정부의 새 규제는 문제가 있는 곳에 적용돼야하며 모든 분야로 확대 적용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반발하고 있다.
이민에이전트들은 정부의 규제 강화로 기준에 미달되는 사설학원 중 상당수가 내년 말 이전에 자진 폐업을 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그러나 폐업 예상 수치는 밝히지 않았다.
올해 시드니와 브리스번의 스털링칼리지(Sterling College)와 멜버른인터내셔날칼리지(MIC)가 파산으로 문을 닫았다. 이 학원 재학생 6백여명은 호주사설교육훈련기관협의회(ACPET)의 알선으로 다른 학원으로 전학 조치됐지만 상당한 파문을 남겼다. 유학생들이 가장 많은 NSW와 빅토리아주정부는 기차와 버스 등 대중교통 이용시 호주 출생자들(시민권, 영주권자)과는 달리 유학생에게 할인혜택을 주지 않고 있어 형평성 차원에서 오래전부터 원성을 사 왔다. 또 일부 사설직업학교에 등록했다가 갑작스러운 폐쇄로 등록금을 날리는 등의 피해가 늘고 있다.
지난 2006-08년 유학생의 호주 대학입학은 7% 증가에 그쳤지만 사설학원 등록은 무려 103% 껑충 뛰었다. 호주국제유학(Australian Education International)에 따르면 2006-08년 호주 대학에 등록한 유학생수는 176,161명으로 7.3% 늘었다. 반면, 직업교육학원(VET) 등록생은 151,258명으로 103% 급증하면서 대학과정의 유학생수에 육박하고 있다. ACPET에 가입한 1,093개의 사설학원 중 등록생의 60% 이상이 유학생들이다. 중국과 인도 유학생들이 다수를 점유하고 있다.
이같은 급증 이유는 요리와 미용 등 영주권 취득이 용이한 직업기술코스에 유학생들이 대거 몰려들었기 때문이다. 유학생 수요가 폭등하면서 시설이나 강사진을 갖추지 못한 영세한 사설학원들이 위탁교육 등으로 유학생들을 대거 등록시키면서 문제가 악화됐다. 또 유학생들도 유학 목적 보다 영주권 취득의 뒷구멍으로 이같은 사설학원을 선호했다. 이 과정에서 가짜 성적표, 허위 실습교육 이수증 등이 매매되는 등 심각한 폐단이 드러났다.
길라드 부총리는 9월말 유학생 2위 송출국인 인도를 방문해 호주 유학의 안전성과 수준 높은 교육의 질을 강조할 예정이다. 또 케빈 러드 총리도 연말경 인도를 방문할 계획이다.
한편, 유학생들이 집단폭행(인도계 학생들 피해) 및 사설직업학교 부실 운영 등과 관련, 정부의 대책을 촉구하는 대규모 가두시위를 계획하고 있어 당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호주 주요 대학 학생회와 인도 및 중국 출신 유학생 모임 등은 공동 주최로 9월 2일(수) 오후 1시부터 시드니 센트럴역 인근 UTS공대 앞에서 수천명의 유학생 등이 참여한 가운데 주의사당까지 두시위를 할 예정이라고 시드니모닝헤럴드가 20일 보도했다. 이 대규모 시위는 유학생과 관련된 폭넓은 문제를 제기하고 호주 정부의 조속한 해결을 요구할 것을 목적으로 추진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