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총 인원 10명이 수락산을 헤집고 왔는데 ---
08:20분 - 머리 맡에 구식 전화기가 띠리링도 아니고 그렇다고 디리릭도 아니게 울어댄다.
금정객주 "황 운용'이다.
아예 배낭 멘채 출근해서 당직서고 산에 온단다.
떡 본 김에 제사 지낸다고 '에라 함 가 보자'하고 수락을 향해 간다.
수락역 3번 출구 앞엔 깔딱깔딱 마지막 몸부림을 치는 더위를 맞으러 나온 등산객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 구라 저 공팔들을 치고 있는데,
쓰리적 '장 동만'이 고뿔먹어 약에 취한채 허스키한 소리를 내며 등장하고 근 한달만의 만남을 푸는 순간 전 날 먹은 쏘맥이 시동을 건다.
오토바이 타며 사색을 즐기러 땅속(지하철)으로 간다.
사색의 터엔 폭주족(술 설사)들이 나래비를 서서 얼굴엔 묘한 미소를 머금고 여유를 부리나 다리는 한결같이들 비틀고 있다.
밀려 나오는 것을 안간힘으로 막고있는지 내 다 안다.
그때는 몰랐으나 2번 칸의 레이서는 화화상 '이 호영'이 션하게 밟고 있었다.
푸다당 푸다당 푸다다당 --- 할리 데이비슨 펫 보이를 몰고 있었던 것이다.
내가 3번 칸으로 드 간 사이 호영이는 지상으로---간 발의 차이로 만나질 못 했으니 이 무슨 민족상잔의 비극인가 말인고?
내가 思索을 즐기는 동안 나를 기다리는 문 밖의 그 니는 死色이 되고.
그 새 지상엔,
''강 석홍' '이 광모' '이 호영' '장 동만' '정 인성' '황 우인'이 모여 가루약을 날리고 있다가
그때 나타나는 '우 종국'의 백두대간 T셔츠에,
동만이는 어서 많이 본 것 같은 표정이고,
광모는 희소가치 운운하며 웃통을 벗어 제끼려 한다.-지도 입고 왔는데 4벌이라 한 것이 여기저기 있으니 '어케 된 기야 이거?'한다.(그것이 말이다. 4벌은 4벌인데 돌고 돌아 이제 제 주인 찾아 자리 잡은 것이란 말이다.)
'봉 희종'이 오고 '황 운용'이 도착 해 10인 본좌들은 출발을 한다.
명상의 숲 좌측 길로 해서 전망대 쪽으로 가닥을 잡아 오른다.
음 오르고 있다.
올라 간다.
아, 글쎄 올라가고 있다니까!
여기서 과거 얘기 한 토막.
옛날에 우리나라가 좀 처지던 시절,
모든 물정에 어둡던 시절,
스포츠 분야는 더욱 더 그러하던 시절,
마라톤 중계를 하는데 이 아나운서와 해설자의 하는 소리가,
'탕!' 소리와 함께
'네, 선수들 출발 합니다!'
'네, 뜁니다!'
'네, 뛰고 있읍니다!'
'네, 자-알 뛰고 있읍니다!'
한 두시간 반을 뛰고 있단 소리만 하다가,
골 인 지점에 들어 오면 왈,
'네. 다 뛰었읍니다! 이것으로 오늘의 중계 방송을 마치겠읍니다!' 하면 그만이던 시절을 기억하시는가 들---
그 때 그 시절처럼 우리는 오른다. 오르고 있다. 자-알 오르고 있다.
아! 다 날라 갔다.
열 받아 잠시 쉬어야겠다.
노루 꽁뎅이 만치 남은 여름의 끝자락이 땀깨나 흘리게 하는데 아주마이 몇이 중간에 좌판을 벌려놨다.
그 좌판 중간에 다리 털며 시비하니 사과 상납이 나온다.
남의 사과는 우리가 다 먹고 희종이 포도는 우리만 먹었다.
첫번째 철탑에 모여 정상 직진이냐 or not 옆구리 우회냐를 놓고 왈가왈부하다가
5인(석홍,희종,우인 광모,동만)은 오르고-말은 정상 정복이나 사실은 주막집 주모가 그리워 올라갔고,
5인(종국,운용,호영,인성,성재)는 옆으로-쉬려고 갔으나 노가다 삽질만 하게 되는데---
자리가 마땅찮아 이리저리 헤메다 고르고 골랐는데 이거 뭔가 2%가 부족해.
해서 시작된 터닦이.
운용이 삽으로 인성이가 열심히 파대는데 공투 굴삭기다.
그걸보고 펌푸질을 해 댄다.
종국-'여, 삽질 솜씨가 보통 아닌데!'
성재-'야 야, 쟤가 해병대야,해병대!'
순간 공투가 공텐으로 변해설랑은 한 삽에 1루베 이던것이 3루베로 바뀐다.
넓은 이마엔 장대비가 흐르고 ---
운용은 나무가지 주어 축대를 쌓고,
호영은 쌓인 흙 평탄하게 고르며 다지기 하는데 이건 10Ton 로라가 지난간것 같다.
종국은 드러나는 나무뿌리 짧막한 주머니 톱으로 열심히 쓸어대고 고장자 성재는 작대기 하나 들고 소리만 친다.
거기는 더 파리는둥 여기는 메우라는 둥 ---
마지막 남은 나무뿌리잡고 씨름하는데,
주막집 주모 아양에 한되 한되 또 한되로 얼굴이 불콰해져서 내려오는 5인.
그중 석홍이 쑥 잡아 당기니 말 그대로 쑥 뽑힌다.
종국이만 어 됐지 뭐.
찬이 하도 많아 일일이 열거할수는 없고 좌우지간 맛있게 먹고 마시며 작금의 정치, 경제, 외교 문제를 논하는데
어찌 돌고 돌아 또 군대 얘기가 나온다.
광모 왈-'군대 얘기가 나오는걸 보니 이제 슬슬 파장 이로구만,파장이야!'
맞다.항상 잘 나가다 막판엔 꼭 군대 얘기가 나온다.
30여년 전,
머리 빡빡 밀고 호송 열차 타며 악을 쓰고 갔던 군대.
당시엔 이를 갈고, 치를 떨었으나 지금은 흐믓한 미소를 짓게 만드는 그 때 그 시절.
갈수만 있다면 다시 돌아 가고픈 그 때 그 시절.
머물렀던 흔적을 지우고 하산 시작.
水量이 부족해 찔찔 흐르는 계곡물에 濯足도 하고 그 탁족에 상쾌해진 발 걸음으로 한 달음에 하산 완료.
오늘 산행의 강평을 시-원한 생맥주로 적셔가며 마무리한다.
추석 당일 산행은 못해도 다음날 산행하기로 강평을 끝낸다.
한가위 명절을 잘 보내시기 바라오.
'
첫댓글 오랜만에 얼굴들 보고 거운 하루 풍요로운 을 맞으길
즐건 산행하셨군요 항상건강하시길 ~~~~~~~~~~~~~~~
올만에 산행기 보니 반갑구만 ..탕춘대능선엔 걸바위 ......수락능선엔 뭔(?) 마당..
그 날의 10인은 다음 산행에 1가지씩 지어와서 추첨을 하자구!
착한아이들꽤오랫만에본거같네.............
역시 산행기는 성재가 써야돼 앞으로 빼먹지 말고 꼬박꼬박 써라
제발산행좀 제대로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