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 가고 싶다 했던 아들에게 5월에 가자 약속했던 정선옥 씨다. 평소 친분이 있는 직원의 결혼식에 갈 겸 아들과 동물원 다녀오려 했다. 깔끔하게 입고 축하해 주고 싶어 아침부터 분주했다. ‘아들이 가도 되냐며, 괜히.’라며 결혼식 가는 것을 걱정했던 정선옥 씨다. 직원이 돕겠다 했다. 이런 부분에 대해 걱정하는 것을 처음 알게 되었다. 혹시라도 좋은 날 어려움이 생길까 싶은 배려심이었다. 신랑 입장 할 때 크게 박수치는 아들을 보니 안심하는 것 같았다. 축하 잘 해드리고 동물원으로 향했다. 아들이 좋아하는 것이 있다. 동물원 입구에 있는 풍선과 ‘어흥’이라 말하는 사자다. 매년 동물원에 오다 보니 정선옥 씨는 풍선 있는 곳을 어떻게 지나야하는지 안다. 오늘 여기에 온 이유를 아들에게 잘 설명하면 된다. 풍선은 어린 친구들이 가지고 노는 것을 설명하면 된다. 설명하니 풍선 앞을 아무 일 없이 지나갔다. 동물원 안은 안전하다. 그래서 아들이 앞장 서 가고 싶은 곳으로 다녔다. “영진이 어디로 가고 싶어?” “저기.” 사자를 가까이 볼 수 있는 곳에 오래 머물었다. 아들이 좋아하기 때문이다. 정선옥 씨는 아들이 좋아하는 것을 해주려 한다. 그것이 엄마인가보다. 편의점에 가서 음료수와 아들이 좋아하는 장난감이 있는 과자를 샀다. 푸른 잔디밭에서 자유로이 놀고, 아들이 원하면 핸드폰 쓸 수 있도록 준다. 4~5월 동안 아들 때문에 속이 많이 상한 엄마 정선옥 씨다. ‘그래도 내 아들이니까요’ 라는 말로 다시 아들을 챙기고 아들과 즐거운 하루를 보내는 엄마이다. 오늘의 평안하고 즐거운 기억을 안고 또 일상으로 돌아간다. 이렇게 쌓여가는 엄마와 아들간의 추억이 가족이란 이름으로 서로를 믿어주고 안아주는 원동력이 될 것임을 알기에 말이다. 2024년 5월 11일 토요일, 김주희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