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날이 알면은 알수록 힘들어지는 유리와 은민의 일에 인호는 더욱 머리가 아파지는 것을 느끼며 그저 깊게 한숨을 내뱉었다.
그리고 은민 역시 깊은 고민에 빠지고 있었다.
그렇지 않아도 먹는 게 낙인 애인데..
에휴 아침부터 먹을 도시락이라고 달랑 준 게 돌이나 들어 있고 맛은 이상하니 화 ,날만 하지.
이제 얼굴을 어떻게 보지.
그렇지만, 이런 두 사람의 사이로 묘하게 감도는 분위기를 알 수 있는 사람은 아마도 둘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만 알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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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시각...
이 귀문(鬼門) 돈 많은 사람들의 아이들이 또는 특이한 재능을 가진 아이들이 많기에 생각보다 시설이 잘 되어 있다.
병원, 공원, 오락실, 쇼핑을 할 수 있는 거리는 물론 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사람들이나 그들의 가족이 살 수 있는 주택가 역시
마련되어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외부인들이 잠시 머물러 가는 여인숙(?) 비슷한 것이 있는데..
그 중에서 최상급으로 속하는 푸른 저택에는 지금 상당히 심기가 불편한 인간이 하나 있었으니..
그의 이름은 환(煥)이고 강(强) 당주의 명실공인 측근이자 예로부터 당주들의 그림자를 해오던 인간 아닌 인간인데,
지금은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는 푸른 계열의 벽지에 깔끔한 은빛 가죽 소파에 몸을 누운 채 기대어 멍한 눈동자로 천장을
바라보며 길게 한숨을 내뱉고 있었다.
"하아.."
그렇게 한숨을 뱉어 내고서는 탁자 위에 꺼내 놓은 작은 유리 술잔에 담겨 있는 호박색 액체를 바라봤다.
"마신다고 해서 잊혀지는 건 아니겠지..
어차피 잊기에는 너무 오랜 시간을 이렇게 돌아왔으니 말이야."
가만히 술잔을 들어 올려 입가로 가져가려는 그의 손이 멈추었다.
바로 소파 옆 탁상 위에 놓인 전화기가 울리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따르릉~'
그 덕분에 고운 그의 이마가 살짝 찡그러지기는 했지만..
환은 망설임 없이 수화기를 들어 올려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뭐지, 강신호?"
"이야, 환~ 왜 이렇게 연락을 안 하는 거야? 어?
내가 우리 망나니 아들놈 보면 연락하라고 했잖아!"
"......."
"그런데 우리 망나니 아들은 어때? 아직도 반항기인가?
그래도 예전보다는 부드러워졌다고 하던 것 같기도 한던데.. 으음"
아이같이 장난기 가득하지만 그래도 연륜이 묻어 나오는 중년 남성의 목소리에 환의 미간을 찌푸리고 있던 그곳의 그림자가 더 깊어지고 있었다.
"아아, 너무 반항이 심하면 힘을 써서라도 데리고 오라니까.
환 정도의 실력이면 죽이지는 않을 상태로 만들 수도 있잖아."
".........."
진심이 담긴 듯하면서도 장난을 치는 듯한 그의 목소리에 환은 지금 그가 아마도 재미있다는 듯이 혼자서 웃고 있을 것을
생각해내면서 입을 열었다. 그래도 그 낯짝을 지금 안 보는 게 더 좋다는 듯이 말이다.
"강신호, 네놈이 현 강(强)가의 당주만 아니라면 이미 죽여 버렸을 것이다."
"..........."
"네 망나니 아들은 물론이고 가출한 딸 역시 잘 있다."
"아아"
"무엇보다도 염라 대제와 잘 사는 것 같더군, 일가에 있을 때보다는 얼굴에서 빛이 날 정도로 윤기가 흐르는 걸 보면.."
"그런가.. 난 별로 아버지 자격이 없는 놈이니까."
"그걸 알고 있다니 다행이군. 강신호"
이번에는 환이 그를 놀리는 것이 차분한 어투로 그렇게 말해 오자 그는 자신이 못난 아버지라 말했다.
하지만, 환은 곧 한숨을 토해 내며 말했다.
"나 역시 아버지 자격이 없는 놈이야.
네 명령에 따라서 움직여야 한다는 이유로 내 아이들을 그리 만들었으니 말이다."
"..감상적으로 나오는 건 오랜만인걸 보니, 으음 무슨 이야기라도 들은 거냐?"
"아, 비슷하다고 할 수 있지.
한번 버리고 또 다른 생에서도 나쁜 길로 가라고 강요하고 있으니 말이다."
"윽"
"너무 미안해하지는 말아라.
강신호 네 잘못이 대부분이기는 하지만"
"으윽.. 환아!"
수화기를 울리는 그의 외침에 환은 귀가 멀겠다는 듯이 멀리 떨어뜨리고서 이제는 알 수 없는 외계어까지 흘리는 그의 말을
뒤로 넘겼다.
"@#$%@$%^%&*%*%^*%*"
"그래, 그래."
한참 동안을 외계어를 흘리던 그지만 환에게는 그저 흘러가는 말 뿐이었다.
그러다가도 이제는 본론으로 들어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그의 외계어를 딱 잡아 끊었다.
"그만하고 이제 그만 본론으로 들어가지, 아직 네 아들 녀석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더군.
네 그 잘난 계획을 말이다."
"하하, 벌써 알면은 안 되지.
이번 우리 아들의 생일을 맞추어서 내가 주는 베리베리한 특별한 서프라이즈 선물인데"
"그렇다면 난 여기서 다른 일이 생겨서 그런데 그것들 좀 마무리하고 반쯤 죽여서라도 도련님을 데리고 돌아가지. 강신호"
"..너무 패지는 마라.
그럼, 난 환 네가 올 때까지 우리 망할 장로 노인들 뒤통수 칠 계획이나 세워야지."
"알겠다. 끊어."
짧게 끊어 라는 한마디만 한 채 대답하지 않고서 환은 수화기를 내려놓으면서 탁자 위에 있던 술병을 잡아 들었다.
그리고는 기분 나쁠 정도로 입가를 틀어 올려서 웃더니 그대로 술병을 벽 쪽으로 집어던졌다.
'탁'
술병이 깨지는 소리가 아닌 무언가 잡은 듯한 소리가 들리면서 누군가의 낮은 웃음소리 또한 들려 왔다.
"후훗.. 고약한 성격은 여전하시군요."
"그러는 너야말로 숨어서 남의 이야기를 듣는 게 그새 안 보던 사이에 취미 생활이 된 것이냐, 흑파(黑破)?"
환의 말에 굳게 잠겨져 있던 창문이 열리며 봄이지만 이상하리만큼 차갑게 느껴지는 바람이 불어오면서 곧 바람 사이로
한 남자의 모습이 나타났다. 빳빳하게 세워진 차이나 옷깃의 검은 비단 웟옷에 똑같이 까만 면바지에 어깨까지 오는 칠흑처럼
검은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남자
그는 조용히 환의 앞에 멈추어 서면서 손을 가슴에 가져다 놓으면서 그대로 허리를 숨이며 차분한 목소리로 예를 표했다.
"그동안 편안하셨습니까, 불꽃의 환(煥) 그리고 이단자 귀요족(鬼要族)의 이단아 서인혁(徐燐赫)님."
"........."
그렇게 말하면서 흑파가 고개를 들고서 환을 올려 보자,
환은 그대로 소파에 몸을 기댄 채 당장에라도 찢어 죽일 듯이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래, 여기에서 네놈의 그 잘난 낯짝을 보다니 기분이 상당히 더럽군."
"하하, 여전히 그 더러운 성질머리는 여전하시군요. 으윽.."
갑작스러운 충격에 흑파는 그 자리에 비틀거리다가 주저앉으면서 입가에서는 붉은 선혈이 흘러나왔다.
'뚜벅'
'뚜벅'
무겁지만 가벼운 발걸음 소리와 함께 주저앉아 버린 흑파의 앞에 매혹적이리만큼 잘 어울리는 반쯤 풀어진 슈트 차림에 붉은
입술에 담배를 물고 서 있는 환의 모습이 들어 왔다.
"..으윽"
"쓸데없이 입을 놀리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지금 이 상황에서 돌아 버리면 나도 어떻게 나올지 몰라."
"당신.."
"아직도 입은 살아서 움직이는 거냐?
아.. 그래. 넌 원래부터 입만 살아서 움직이는 놈이었지, 흑파"
분명히 입가는 웃고 있지만 붉게 빛나는 그의 눈동자는 조용히 타오르고 있었다, 그리고 그의 주변으로는 특유의 붉은 기운이
넘실 흘러 넘치며 흑파를 위협하듯 움직이 못하는 흑파를 향하며 눈으로 말하고 있었다. 더는 자신에게 반항하지 말라는 듯이..
"난 너희의 일과는 연관되고 싶지도 않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내 심기를 건드렸다가는 이번에야말로 네놈의 숨통을 끊어 버리겠어."
"그 말씀은 저의 주인이신 마황(魔皇) 님의 일을 방해하실 생각이시라는 겁니까?"
"아니, 방해할 생각은 없다.
네 마황(魔皇) 놈이 지금 꿈꾸는 이상은 무엇보다도 나라는 말과 내 아이들이 필요할 테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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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소설
퓨 전
귀문(鬼門) 고등학교 4부(부제: 원령화) 24화
하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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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8.06.04 1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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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고민 오래 하면 골치 아픈데요
도시락에 음식 넣어야지. 돌을 넣으면 안되지요
마황? 마왕보다 윗계급인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