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승용차로 불과 1시간 거리. 울창한 숲 사이로 캠핑장이 있습니다. 원래 산림청이 자연휴양림으로 운영하던 곳입니다. 그곳에 텐트치고 밥 해 먹는 캠핑장이 들어섰습니다.
산림청에서 운영하는 국립 중미산 자연휴양림. 서른도 채 안돼 보이는 젊은 총각이 경차를 몰고 들어섭니다. 차에는 텐트, 아이스박스를 비롯해 캠핑 장비가 적잖이 실려 있습니다. 차곡차곡 쌓은 모습이 꼼꼼히 준비를 했던 모양입니다. 캠핑장 중턱에는 작은 텐트를 치고 낮잠을 청하는 60대 부부가 있습니다. 오가는 캠핑장 사람들과 인사도 주고받는 것으로 보아 고참 중에 왕고참으로 보입니다. 굳이 찾아간 것도 아니지만 운 좋게도 만난 캠핑족들입니다.
텐트에 주름도 안 펴진 캠핑 1일차
중미산
경기도 평택에서 캠핑을 왔다는 총각은 이번이 첫 캠핑입니다. 이미 텐트를 쳐 두었는데 곱게 접혀있던 텐트의 주름이 그대로 남아있습니다. 평일 낮 시간이라 한적한 자리를 잡았습니다. 바로 옆에는 총각의 차가 세워졌습니다. 이 정도면 오토캠핑이라 부를 수 있겠네요. 주섬주섬 꺼낸 물건들이 텐트 주변에 가득합니다. 텐트에는 모기장을 치고 책을 읽었던 듯, 작은 상이 펼쳐있습니다. 저녁엔 고기 구워 먹고 일찍 쉴 거라 합니다. 주말에 친구들과 캠핑을 오기 위해 사전 답사 차 왔답니다. 참 꼼꼼한 친구입니다. 아이스박스에는 고기와 쌈이 들어있고 막걸리와 맥주까지 다양하게 챙겼습니다. 고기구울 숯까지 따로 챙겨왔으니 불 피우고 부지런히 움직이면 저녁엔 진수성찬이 차려지겠습니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중미산 자연휴양림 캠핑장은 초보 캠핑족이 첫 캠핑으로 도전하기 좋습니다. 좋은 이유도 간단합니다. 적당히 불편하고 적당히 한적해서 입니다. 이곳에는 총 56개의 캠핑 데크가 있습니다. 산림청이 운영하는 38개의 휴양림 가운데 올해부터 예약제 캠핑장을 시범운영하는 6곳 중 한 곳입니다. 예약하고 와야 하니 초보들이 큰 맘 먹고 도전하기 좋습니다. 그리고 계곡을 따라 십 여 개의 캠핑 사이트가 드문드문 들어서서 숲에 둘러싸인 느낌이 일품입니다. 화장실, 샤워실, 식수대도 갖췄지만 매점이나 전기가 없는 것은 아쉽습니다. 그래도 부족하면 부족한 대로 때워가며 지내는 게 캠핑인지라 초보들이 도전하기엔 더할 나위 없이 좋습니다. 또 가족단위 소규모 캠핑족이 대부분이라 여유롭습니다.
65리터 배낭 하나로 준비 끝, 35년차 캠핑족
텐트/오토캠핑의 텐트는 군대 막사처럼 큰 것이 인기가 좋다. 하지만 텐트는 누울 공간만 있으면 충분하다. 나무로 만든 데크가 있어서 산 바닥이나 나무를 훼손하지 않고 텐트를 고정할 수 있다. 중미산 휴양림 캠프장은 나무가 많아 그늘이 넉넉한 것도 장점이다.<이다일기자>
캠핑장 중턱에 낮은 텐트가 눈에 띕니다. 유행처럼 화려한 것이 아닙니다. 오히려 꼼꼼히 살펴보니 세월의 흔적이 보입니다. 타프의 기둥은 등산스틱을 거꾸로 세워 활용했고 그래도 모자라는 기둥은 나뭇가지를 깎아 마련했습니다. 타프와 텐트의 줄은 화려한 색상으로 나무와 묶었고 줄의 가운데는 큰 매듭을 짓거나 빨래를 널어 야간에도 잘 보이게 배려했습니다. 텐트 앞에 늘어놓은 살림살이라 봐야 속이 빈 배낭 1개, 생수통 2개, 작은 코펠과 버너, 그리고 부부가 앉아있는 접이식 의자가 전부입니다. "짐이 단출하시네요?" 라며 말을 건네자 "그래도 이번에는 큰맘 먹고 아이스박스도 가져 왔는데요 뭘~"이라고 합니다. 60대로 보이는 부부는 캠핑 나온 지 6일째라고 합니다. 지난 주말에 기습적으로 쏟아지던 비도 모두 이 캠핑장에서 맞았다고 합니다. 이번엔 좀 오래 있으니 특별히 차에 아이스박스까지 싣고 왔는데 평소에는 배낭 하나에 텐트, 침낭을 묶어서 버스타고 다닌답니다. 이러니 캠핑장 직원들과 스스럼없이 인사하는 게 당연해보입니다.
캠핑의 묘미에 대해 물어보니 "자연을 느끼며 지내는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역시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하지만 생각해 볼 문제입니다. "요즘 캠핑 오는 분들 보면 아주 예쁜 텐트에 이런저런 장비도 많아요. 차에서 여러 번 짐을 싣고 내려야 할 정도에요. 그런데 정작 자연을 느끼는 게 아니라 장비 펴고 접고 하다가 좋은 구경 다 놓칠까봐 안타까워요. 그저 잠 자는 공간, 먹을거리 갖춰놓고 주변 산책도 하고 그래야죠"라며 행락 문화가 돼가는 캠핑을 아쉬워합니다. 등산을 다니면서 자연스레 캠핑을 하게 됐는데 그게 35년 전이라고 합니다. 특히 처가가 있는 양평지역의 산들은 모두 그의 캠핑장이었다고 너스레를 떱니다.
중미산 캠핑의 매력
캠핑 데크/휴양림 내에는 1, 2 야영장이 있다. 총 56개의 데크가 있으며 예약제로 운영한다. 10개 미만의 데크들이 드문드문 떨어져 있어서 숲 속에 들어선 느낌이 일품이다.<이다일기자>
차를 바로 옆에 두는 오토캠핑, 등산 중에 동그란 알파인 텐트를 치고 즐기는 산악캠핑, 넓고 고른 땅에 집처럼 크고 넉넉한 텐트를 치고 즐기는 캠핑 등 종류도 다양합니다. 새로 만들고 있는 10여개의 오토캠핑사이트를 제외하면 중미산 캠핑장은 대부분 산악캠핑에 가깝습니다. 캠핑 사이트도 산기슭을 그대로 살려가며 꾸며졌습니다. 다만 앞 뒤 사이트의 간격이 좁아서 밤에는 옆 텐트에서 코를 고는 소리도 들리지만 어차피 풀벌레 소리나 시냇물 소리에 묻혀버립니다. 자연휴양림이라 주변 환경이 좋습니다. 숲 산책로는 가볍게 걷기에 좋습니다. 숲 체험코스 1.2km, 태교의 숲길 600m, 등산로 6.4km가 있습니다. 또한 숲 해설사가 친절한 설명도 해주니 아이들과 함께 둘러보기 좋습니다. 등산로는 40분 정도면 정상에 오를 수 있습니다. 정상에서는 남한강, 북한강은 물론 서울까지 한눈에 들어옵니다. 오리엔티어링 프로그램도 있습니다. 지도와 나침반을 이용해 길을 찾아가는 게임입니다. 다양한 프로그램 덕택에 아이들도 즐거워합니다. 주변에는 대형 리조트도 있고 천문대도 있으니 미리미리 알아두면 들러 볼 곳이 많습니다.
<캠핑장 정보> 이용요금: 1일 4천원 / 야영데크 1개소 이용시간: 오후1시~익일 오후 1시까지 주차: 휴양림 주차장 이용, 소형차 기준 3천원 예약: www.huyang.go.kr, 전화 1588-3250 가는 길: 승용차로 서울~춘천간 고속도로를 이용해 서종IC에서 나오면 된다. 대중교통은 서울 상봉, 동서울 터미널에서 양평 버스터미널 행 직행버스를 이용하면 된다. 30분간격으로 운행하며 약 50분 걸린다. 양평버스터미널(031-772-2342)에서 중미산 휴양림까지는 1일 2회 운행되는 시외버스를 타야 한다.
캠핑 장비 소개/ 텐트 설치법<1> / 거실형 텐트 (리빙쉘) : 다목적 거주 공간으로 사용하는 거실형 텐트(리빙쉘)는 입식생활이 가능하도록 천장이 높고 공간이 넓다. 그 자체로 침실, 거실, 주방 역할을 모두 할 수 있다. 1. 텐트 설치 전 먼저 구성품부터 확인해야 한다. 일반적으로 본체, 이너텐트, 폴 세트, 스트링, 팩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누락된 부품은 없는지 확인하자. 2. 구성품 확인이 끝났다면 본격적인 설치를 시작한다. 본체를 편 뒤 텐트를 치기 적당한 평지에 위치시키고 설치에 필요한 폴들을 꺼내 미리 결합해 둔다. 3. 후면 메인폴을 먼저 결합한다. 슬리브에 넣은 후 끝부분을 하단부 고정클립에 결합하고, 결합이 끝났다면 텐트를 일으켜 세운 뒤 각각의 폴에 본체의 홀더들을 끼워준다. 4. 전면 메인폴도 후면 메인폴과 동일한 방법으로 조립한다. 전면 폴과 후면 폴이 교차되는 부분에도 홀더를 끼워준다. 5. 메인폴과 동일한 방법으로 텐트의 출입구 쪽 슬리브에 서브폴을 결합시킨다. 텐트 내부 천장에 달린 고리에 루프 폴을 결합시키고, 모양을 잡아준다. 마지막으로 텐트 하단부의 고리에 팩을 끼우고 텐트를 지면에 고정시킨다. 6. 본체의 출입구 위치를 확인한 뒤 이너텐트의 방향을 맞춘다. 이너텐트 하단과 상단의 고리들을 본체 하단과 상단의 연결 고리에 걸어준다. 마지막으로 이너텐트 좌우측 웨빙을 조절, 팽팽하게 당겨준다. 7. 출입구 부분을 들어 올리고 끝단의 구멍에 업라이팅 폴을 끼운다. 스트링과 팩을 이용해 업라이팅 폴을 지면에 고정하면 텐트가 완성된다.
중미산 자연휴양림 약도/국립 중미산 자연휴양림은 산림청에서 운영한다. 숲 체험코스 1.2km, 태교의 숲길 600m, 등산로 6.4km가 있어 걷기 좋은 길이 많다. 숲 해설사가 상주하니 미리 요청해서 설명을 들어보는 것도 좋다.<국립자연휴양림관리소 제공>
휴양림 가는길/양평에서 중미산을 오르면 정상 너머에 휴양림이 있다. 표지판이 잘 되어 있으니 찾아가기는 쉽다. 중미산길에서 휴양림길로 접어들면 왕복 2차로의 좁은 길이 이어진다. 중미산은 골이 깊어 높지 않아도 숲이 울창하다.<이다일기자>
예약제 캠핑/올해부터 전국 6개의 휴양림 캠핑장에서 예약제를 시작했다. 인터넷이나 전화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날씨가 좋지 않거나 개인 사정이 있어서 부득이하게 캠핑하지 못할 경우에는 예약 취소를 반드시 알려줘야 한다.<이다일기자>
취사장/캠핑장 내에 1개 있는 취사장이다. 주로 설거지를 할 때 사용한다. 냇물이 가까이 있다고 해서 절대로 냇물에 설거지를 하면 안된다.<이다일기자>
계곡/중미산 휴양림을 가로지르는 계곡이다. 캠핑장은 주로 계곡을 따라 이어졌다. 여름에는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놀기 좋다. 하지만 비가 오면 물이 불어날 우려가 있으니 캠핑장 관리소의 안내에 따라야 한다.<이다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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