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갈 6:17)

[주의 은혜]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이 자신들의 정체성을 분명히 가지지를 못하고 좌초된 배처럼 표류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그리스도인’이라 할 때 이것은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의 표지인 것입니다. 행 19:26절을 보면 ‘제자들이 비로소 그리스도인이라 일컬음을 받게 되었더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그리스도인(크리스티아노이)’이라는 말은 ‘크리스투스(그리스도)’라는 말과 ‘이아노이’(사람들이라는 접미사)라는 말의 합성어입니다. 그리스도의 사람들, 그리스도의 노예들이라는 뜻입니다. 그리스도에게 목숨을 바친 사람들을 말합니다.

바울은 오늘 본문에서 그리스도인이 가져야 되는 그리스도인 됨의 자기 정체성에 대해서 말씀합니다. 17절을 보면 ‘이 후로는 누구든지 나를 괴롭게 하지 말라 내가 내 몸에 예수의 흔적을 지니고 있노라’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우리말 성경이 ‘예수의 흔적’이라고 번역한 ‘스티그마타 투 예수’라는 의미는 핍박으로 말미암아 갖게 된 육체의 상처이기 보다는 ‘예수 닮은 형상’을 말합니다. 당시 갈라디아 교회 안에는 바울의 가르침 보다는 교회 안에 침투가 된 율법주의자들의 가르침을 따르는 사람들이 훨씬 많았던 것 같습니다. 이들은 육체의 할례를 강조하였습니다. 할례로서 구원받은 백성의 표로 삼고자 하였던 것입니다. 이에 바울은 강조합니다. ‘너희는 할례로써 구원받은 백성의 표를 삼고자 하지만, 나는 영혼에 예수의 형상을 지녔다. 이것이 내가 그리스도 말미암아 구원받은 백성임을 증거한다’

   당시에 노예들이 도망치지 못하도록 그들의 몸에 표를 하였는데, 그것을 ‘스티그마’라 불렀습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스티그마타’뒤에 ‘투 예수’라는 소유격이 쓰인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바울 자신의 노예 됨은 예수 그리스도와 관련이 있다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누구입니까? 그리스도의 노예인 것입니다. 이 노예는 강제성이기 보다는 도리어 노예로 자처하며 살아가는 것을 말합니다. 누구의 강요나 억압이 아닌 스스로 노예가 되는 것을 말합니다.

   오늘 한국교회 안에 ‘종’과 ‘노예’라는 말이 구분되어지지 못하고 같이 쓰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우리 성경을 보면 바울이 자신의 사도됨의 정체성을 말할 때에 ‘그리스도의 종’으로 번역을 하였습니다. 사실은 ‘그리스도의 노예’로 번역을 하여야 합니다. 당시에 종은 자신의 노력이나 성과에 따라서 자유인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하지만 노예는 그런 것에 전혀 구애됨이 없이 자유인이 되는 모든 가능성이 막히어 있었습니다. 영구적으로 노예였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 역시 그리스도의 노예로서 영원한 것입니다.

   오늘 본문을 보면 ‘스티그마’가 단수가 아니라 ‘스티그마타’복수로 나온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바울이 그리스도인으로서 예수의 성품을 닮아가야 하는데, 한두 가지 장점을 닮아 가는 것이 아니라, 전 인격과 성품에 있어서 총체적으로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리스도의 노예가 된다는 것은 노예의 표인 ‘스티그마’를 몸에 지니는 것으로 충분하지 않습니다. 노예로서의 본질과 기질 그리고 거기에서 비롯되는 노예의 길과 가치를 따르는 삶이 필요한 것입니다. 그래서 당시 노예들은 노예의 본성과 기질을 갖게 하기 위해서 훈련을 받아야 했습니다. 무자비한 폭력과 공포로서 그가 이전에 가지었던 자유인의 본성과 기질을 철저하게 버리도록 만들었고, 새로운 노예의 본성과 기질을 갖게 만들었던 것입니다. 무늬와 모양만 있는 노예가 아니라 그의 몸과 정신까지 완전히 노예로 만들었던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그리스도인으로서의 분명한 정체성을 가지고 어떤 세상의 문화와 흐름, 사조에도 결단코 흔들리는 자들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리스도인이라는 표지를 가지고 구별된 삶을 통하여 무엇이 진정으로 가치가 있고 참다운 것인가를 드러내 보여야 합니다. 우리는 그리스도의 영원한 노예로서 주님을 스스로 따르기로 하였고, 그렇기에 그리스도의 전 인격과 품성을 닮아가는 사람들인 줄 믿습니다. 세상을 향한 그리스도의 흔적을 가진 진정한 울림의 전도자들인 줄 믿습니다.

[이영미]

너무 가슴 깊이 세겨지는 말씀 입니다.. 제게도 그리스도의 흔적을 담고 살아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인격인 주님을 닮아가는 자의 모습으로...이 땅에서 서고 살고 싶습니다. 오늘 말씀이 제 심장 속을 스며듭니다.. 늘 살아있는 말씀 감사합니다. 명심하고 이 땅에서 겉 모양만이 아닌 속 사람까지 완전히 그리스도의 노예가 되어 그분 닮은 성품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부족한 자를 위해 기도해 주세요. 늘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