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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랑할미새] |
학명 Motacilla cinerea robusta 영명gray wagtail |
아직 변변한 조류도감을 구하지 못해서 새이름을 제대로 불러주지 못하고 있습니다.
아마도 할미새 종류가 아닌가 싶습니다. 이 새는 둔내 현천리라는 동네의 논길를 거닐다 만났습니다. 아마 평상시 같으면, 최근 몇 년간 서울에서 생활하며 직장에 매여있을 때에는 사무실에 앉아 커피 한 잔 하고 있을 시간이더군요.
하루하루 쳇바퀴였는데 이제사 실감이 나니, 참 적응을 잘 했던 것 같습니다.
7시 30분 집에서 나서면 8시 30분쯤 사무실에 도착, 9시 20분 업무 시작 전에 각종 메일온 것을 확인하고, 간단하게 개인적인 글쓰기를 하고, 12시까지 이런저런 업무, 1시까지 점심시간, 1시-5시 30분까지 다시 업무, 시간을 쪼개서 개인적인 공부나 글쓰기 등도 하지만 가급적이면 개인적인 일보다는 업무와 관련된 일들...5시 30분 퇴근하여 6시 30분 귀가. 출되튼 시간 중 지하철을 타는 90분이 독서시간. 집에 와서 씻고 저녁먹으면 8시 30분에서 9시쯤 됨. 9시 뉴스보고나면 10시, 집안 일이나 독서 혹은 글쓰기 등을 하다보면 12시...하루가 다 됨, 내일을 위해서 취침...그 시간은 대중없지만 대체로 그렇게 잠들면 새벽 5시 즈음에 깨고....신문 읽고, 세수하고 아침 먹고 출근하는 시간이 7시 30분...
대체로 위와 같았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요 며칠 어간도 그랬지만...오늘 점심을 먹기 전까지 말입니다.
저기 강원도 둔내까지 갔고, 거기서 새 사진도 찍고, 갑천에 들러 태기산 자락도 거닐고 꽃도 찍고, 몇몇 시골풍경도 담고, 제비중지 아래서 한참을 놀다가, 맛난 점심 먹고, 강원도에 사는 후배 만나서 강원숯가마에 가서 땀 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고, 방지거 계곡에가서 계곡물에 세수도 하고, 고라니도 보고 새도 찍고, 물뱀이 개구리 잡아먹는 모습도 보고, 잠자리도 찍고, 누군가 계곡 소 한 켠에 두고간 듯한 수박 한 통 건져서 먹고, 나중에 새말로 가서 맛난 저녁식사하고...천천히 집으로 돌아와 쓰레기 내놓고 정리하고....오늘 찍은 사진들 정리하고...그래도 12시가 안 되었습니다.
이런 시간, 돈 주고도 사기 어려운 시간인데 말입니다. 왜 그렇게 살았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은물잠자리]
하루라는 시간이 질적으로 달라졌습니다.
딱 하나의 문제는 '돈'이겠지요. 그런데, 거기에 집착하다보면 의미있는 시간들을 전부 빼앗기게 됩니다. 내 삶을 의미있게 하루하루 살아가다보면 돈은 저절로 따라오는 것이라고 배웠습니다. 그동안 돈을 따라서 살아가다보니 돈도 못벌고, 의미있는 삶도 빼앗긴 것입니다.
배웠다고 했지만, 사실 종달교회에서 그것을 배운 것입니다. 그런 경험이 있습니다. 그래서 겁나지 않습니다.
[멧비둘기]
오늘은 이런저런 일로 분주했지요.
그래서 시간을 좀 못 보냈나 했는데요...오전에 큰딸 학교바래다주고 근처 공원에서 아내, 애완견과 함께 산책하고, 딸과 점시먹고 들어왔지요. 처리하지 못한 개인적인 일들을 처리하는데 30분도 안 걸리더군요. 어제 담은 사진도 정리하고 책도 읽고...아 그래도, 이제 지하철에서 퇴근하는 중이네요.
지금쯤 복잡한 지하철에서 책을 열심히 보고 있을 겁니다.
지금부터 저녁먹기 전까지 독서를 해도 그 이상은 보겠지요. 그리고 저녁을 먹고 휴식을 취해도 충분할만큼 시간이 있습니다. 해진 거여동개재발지구 사진을 담으로 가도 되겠군요. 아침마다 출근을 하지 않으니 저녁 시간도 자유롭습니다. 물론, 그래도 아침에 일어나는 시간은 변하지 않았습니다.
아무튼 삶의 질이 달라졌습니다.
나를 다독거리며 그동안 수고했다고 상주는 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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