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비스피치 최영미입니다.
6년만에 이 게시판에 글을 씁니다.
저는 KBS 아나운서로 17년 활동했고 후배 양성을 한지 20년이 넘었습니다.
2009년 나비스피치를 만들었으며 잠시 떠났다가
현재는 학원이 분주해 박기덕원장을 돕고 있습니다.
학생들을 가르친 지 20년, 어느새 아나운서 업계에서 최고 경력의 교육자가 되었습니다.
그 20년간 교육원칙이 있었습니다.
학원은 교육사업입니다.
'교육'과 '사업' 두가지 중 사업보다 교육을 우선한다.
학원 간 상업 경쟁을 하지 않는다. 학생의 실력을 채우고 기르는 역할을 한다 등등.
이 원칙은 여러 학원이 생기고 사라지고 난립하는 동안
나비스피치의 올곧은 정체성이 되었고
올해 6월 나비스피치는 설립 15주년을 맞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나비스피치를 선택하고 지켜준 여러분께 진심으로 마음을 다해 감사드립니다.
얼마전 15주년 기념 장학생대회에 훌륭한 인재들이 대거 참여했습니다.
그날 저는 참가자들의 면접을 평가했습니다.
그렇다면
나비는 어떤 학생을 장학생으로 뽑을까요?
실력순? 외모순? 합격가능성순? 글쎄요.
나비의 장학기준은
올바른 가치관과 직무에 대한 겸손한 태도를 갖춘 아나운서지망생이
다른 학원에서 배우지 못한 부분이 있고
그 빈틈을 나비스피치가 채워줄 수 있다고 판단될 때 장학생으로 선발합니다.
길을 찾는 아나운서 준비생들에게 나침반이 되고 등대가 되어주고자 장학생을 선발하는 것입니다.
발성을 잘못 익힌 분, 발음의 중요성을 모르는 분,
의미와 무관한 강조에 심혈을 기울이시는 분,
질문과 무관하게 자랑 일색인 분,
천편일률적인 자기소개 등 면접 내내 안타까웠습니다.
모두에게 기회를 드리지 못해 더욱 안타까웠으나
앞으로 차차 나비스피치는 여러분과의 인연을 키워
여러분이 아나운서로서 방송인으로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또한 이번 대회를 통해 씁쓸한 사실을 알게 되었습다.
모 학원에서 장학 혜택을 조건으로
타학원 수강을 금한다는 내용에 사인을 받는다는 일이었습니다.
학생은 스스로 학원을 선택할 수 있고 자신의 선생님을 찾아 배울 수 있습니다.
누구도 어떤 학원도 학원 선택의 자유와 권리를 강제하거나 박탈할 수 없음은 분명합니다.
심지어 언론인을 양성하는 학원에서
학생을 빼앗기지 않으려 펼치는 갖가지 불공정한 상혼에 학생들이 제대로 성장 발전할지 의문입니다.
학생들이 그러한 환경에서 희생양이 되거나 불편해져서는 안됩니다.
학생들도 지혜로운 선택을 하길 바라며 학원들도 선생님다운 학원이 되기를 바랍니다.
사족을 달자면, 학생 한명 빼앗겨 문제가 생기는 학원이라면 이미 교육의 기능을 상실한 학원입니다.
잘 가르치는 학원이란,
누가 봐도 합격은 아직 멀었다 싶은 학생을 잘 가르쳐
번듯한 아나운서로 만드는 학원 아닐까요?
나비스피치는 상업 경쟁보다는
올바른 아나운서교육에 온 힘을 다하는 학원으로 굳건하게 자리를 지키겠습니다.
이번 장학생대회에 참가한 여러분이
그 자질을 잘 갈고 닦아 이 시대를 대표하는 아나운서가 되기를 늘 응원하겠습니다.
수업에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