詩
6·25 전쟁에서 광주항쟁으로 이어지는 한국 현대사의 비극을 압축적으로 담겨 있는 작품이다. 동족상잔의 비극을 고스란히 상징하고 있는 것이 이들 사건이거니와, 이 시가 주는 감동은 이들 사건을 아주 절제된 시각으로 함축하고 있는 데서 비롯된다. 그와 관련된 내용은 2연과 4연의 서사에 의해 구체화되고 있다. 나라에서 벌초를 해주는 "대전 국립묘지 계신" 아버님은 6·25 전쟁과 무관하지 않고, 관리 사무소에서 벌초를 해주는 "망월동 묘지" 있는 막내녀석은 광주항쟁과 무관하지 않다. 따라서 1연과 3연의 서사는 일종의 장식적 기능을 하고 있다고 해야 마땅하다. 이처럼 복잡한 서사를 기승전결의 안정된 형식을 통해 담아내고 있다는 점에서도 이 시는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