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년 2월 11일 오후 2시 밀레니엄 서울 힐튼 호텔 그랜드 볼룸에서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제 14회 졸업식이 열렸다.
그랜드 볼룸 전시장에는 졸업생들의 졸업작품들이 전시되어 있었다.
3년간 입어 세월을 느끼게 해주는 조리복에는 선생님과 친구, 후배들이 “2막을 시작하면서 한 가지 잊지 말기!!! 꼭 행복한 일을 선택하기! 언제가 꼭 네 옆에 성공이 있을 거야. 수고했고, 사랑해.”
“항상 웃는 얼굴로 맞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졸업 축하드려요.” “학교 처음 들어와서 선배님이 먼저 말 걸어주시고 친하게 대해 주셔서 감사했어요! 선배님이 정하신 목표를 꼭 이루셨으면 좋겠고 졸업하셔도 자주 놀러 오세요. 졸업 진심으로 축하해요!” 등의 글을 적었다.
식전 행사로 테이프 컷팅을 했다.
타드락 공연이 있었다.
후배들의 공연을 보면서 재학시절 공연을 펼쳤던 선배들은 눈물을 흘렸다.
졸업장은 담임선생님들이 제자들에게 직접 주었다. 제자를 안아주며 토닥여주는 선생님들의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졸업생들은 헤어짐이 아쉬워 울음을 터트렸다.
담임선생님에게 절을 하는 학생, 거수경례를 하는 학생, 선생님을 번쩍 하늘로 올렸다. 여느 졸업식과는 다른 풍경이었다.
최병철 교장선생님은 회고사를 통해 “오늘 졸업식을 맞아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여러분들에게 두 가지 당부를 드리고자 합니다.
첫째, 음식문화의 다양한 변화 속에서 트랜드를 바르게 읽기 바랍니다. 최근 요식업체의 트랜드 중 하나는 다이닝 형태의 상차림이라고 합니다. 음식도 중요사지만 손맛의 포근함과 정성이 가득 담긴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원테이블 식당이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과거에는 ‘새로움’을 즐겼다면 오늘날은 ‘맛있음’을 즐기며 맛 본연의 기능에 더 충실해 가는 추세이고 앞으로도 음식의 트랜드는 끊임없이 진화하여 나갈 것입니다.
둘째, 글로벌 시대를 맞아 세계를 무대로 도전하기 바랍니다.
역사상 위대한 인물들을 살펴보면 어항에서 자란 사람이 영웅이 될 수는 없었습니다. 지구촌시대를 맞아 다양한 문화의 체험만이 여러분의 삶을 더욱 풍요롭게 디자인하여 줄 것이며, 미지의 세계에 멋지고 당당하게 도전하시기 바랍니다.“고 했다.
윤태학 시흥시의회장은 축사를 통해 “여러 학교의 졸업식을 다녔지만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학생, 학부모, 선생님이 모두 우는 졸업식은 처음 본다. 감동적이었다.”고 했다.
재학생대표 이정훈 학생의 송사가 이어졌다.
“우리의 헤어짐은 슬픈 일만은 아닐 것입니다. 헤어짐 뒤에는 또 다른 만남이 기다리고 있듯이 14기 선배님들은 이제 사회 초년생으로서, 더 깊은 학문을 닦아 더 큰 배움을 향할 학생으로서 소중한 인연을 만나시겠죠. 우리 15, 16기는 앞으로 오게 될 17기 후배들과 한고조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자 합니다.
함께 했던 추억들은 기억 속의 사진 한 장으로 남기려 합니다. 각자의 위치에서 맡은 역할을 훌륭히 해내며 서로의 기쁜 소식만을 전할 수 있는 한조고인들이 되기를 진심으로 기원 드립니다. 한조고에서의 경험과 추억을 양분삼아 더 높고 큰 곳에서 우리를 반겨주실 14기 선배님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고 했다.
14대 총학생회장 이주연 졸업생의 답사가 이어졌다.
“매일 보던 얼굴들은 못 본다는 게 지금은 실감이 안 나. 앞으로의 힘들고 행복한 순간들에도 친구들과 함께했으면 좋겠고 전국에 자랑스러운 동기들이 자리 잡고 있을 거라는 거 서로 잊지 말자.
그리고 15, 16기 후배들, 우리가 떠나면 너희가 학교에 남아 잘 이끌어 줄 거라 믿을게. 사회의 각 분야에 너희들이 편하게 따라 올 수 있도록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거야. 나중에 꼭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랄게.
어리기만 해서 부모님 풍안에 안겨 울던 저희가 성인이 된 앞으로는 혼자의 힘으로 서 있는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 드리겠습니다.
선생님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 기숙사 생활을 하고 자취를 하며 학교를 다닌 저희에게는 선생님 한 분 한 분이 어머니, 아버지셨습니다. 선생님들의 값진 수업을 받을 수 있었다는 것에 저희는 영광이었습니다. 선생님, 존경하고 사랑합니다.” 고 했다.
답사를 읽는 동안 학생들은 3년간의 학교생활이 주마등처럼 스쳐가는 듯 이곳저곳에서 울음이 터져 나왔다.
교가를 제창했다. 모든 졸업식이 끝났다. 학생들이 일제히 모자를 공중에 던졌다.
정지웅 선생님은 “애들과 정이 많이 들어서 서운하다. 우리 학생들 모두 원하는 꿈 이루며 살기를 바란다.”고 했다.
김형도 졸업생은 “조리사가 되려고 한 것은 중학교 때이다. 대전 서구 도마중학교를 나왔다. 중학교 3년 때 학교 가사실 활용을 안 하는 것 같아서 교장선생님께 방과 후로 쓰면 어떠냐고 말씀드려서 애들과 요리하는 것이 재미있어서 진로를 결정했다. 6개의 자격증을 가지고 있다. 취업을 한 입장에서 기분 좋기도 하고 취업해서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최종 꿈은 최연소 호텔 주방장이 되는 것이다.”고 앞으로 꿈을 밝혔다.
박정원 졸업생은 “ 졸업하는 것이 시원섭섭하고 오늘 당일인데도 실감이 나지 않는다. 졸업작품전에는 퓨전음식을 주제로 했는데 한식에서 자주 사용하는 재료를 가지고 했다. 졸업작품을 친구들과 10일 동안 준비했는데 기억에 많이 남는다.”고 했다.
김덕순(53) 학부모는 “ 중학교 때 조리사가 되겠다고 했는데 반대하지 않았다. 부모랑 떨어져 있는 게 가장 힘들었다. 집에 오면 냉장고 문을 열고 딱 포인트를 잡아서 음식을 만들어 준다. 요리를 참 맛나게 잘한다. 자기가 원하는 꿈을 이루길 바란다.” 고 했다.
요리는 화합이다. 한국조리과학고등학교 졸업식에 참석한 손님들을 보면서 졸업생들이 지역사회를 비롯해서 부모님, 선생님, 선배, 동기, 후배들의 무한한 사랑을 받고 3년간을 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식에 참석한 내빈들을 봐도 알 수 있었다. 윤태학 시흥시의회 의장, 자매부대 최순건 연대장, 미소밥차운영에 도움을 준 과림동 주민센터 박정희 동장, 보건진료소 운영협의회 민한근 회장, 학생들에게 장학금을 전달한 태성장학회 김윤식 회장, 후배들에게 장학금을 낸 선배 등 이 참석했다. 지역사회의 단체들이 함께하는 졸업식은 드물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사랑을 듬뿍 받고 또한 사랑을 나눠줄 수 있는 환경에서 3년을 보낸 요리사들이 만든 요리는 특별할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졸업생 현황을 보면 국내 유수의 대학에도 많이 진학했지만 많은 학생들이 캐나다, 미국, 영국 등으로 유학을 떠났다.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에서 이들의 요리가 사람들을 행복하게 할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졸업생들이 요리를 통해 자신과 타인이 모두 행복해지는 삶을 살기를 바랐다.
첫댓글 조리과학고 졸업식은 언제봐도 특별해 보입니다. 즐겁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