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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주부로 살면서 문학모임을 하던 분이
‘분꽃이 피는 시간’이라는 시집을 냈어요.
딸이 그림을 그리고
엄마가 글을 쓴 작고 예쁜 시집이예요.
시집의 그림이 간결하고
시의 내용이 쉽고 깨끗하고 삶이 녹아있는 생활시로
아이 키운 얘기, 남편과의 관계, 시댁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있어 호감이 갔어요.
그래서 시인에게 연락해서 관심있는 사람들이 몇명모여 시인과의 만남의 시간을 갖기로 했어요.
오후 일곱시, 문화살롱 라우리안,
라우리안은 아코디온을 연주하는 분이 운영하시는
LP판과 축음기, 스피커, 오디오들이 그득하고
매달 동요부르기 모임과 독서토론 미술전시도 하는 탁자가 3개뿐인 작은 공간입니다.
탁자를 한쪽으로 치우고 방석을 깔고 마루바닥에 내려 앉습니다.
동그랗게 둘러 앉으니 훨씬 편안하고 소박하고 겸손해지는 듯 합니다.
시간이 되어가자 한 사람씩 들어옵니다.
해남 미황사절에 살다가 올라오신 분이 예쁜 한복을 입고 오시고,
허당도 비슷한 한복을 입고오고,
인천의 어느 유치원원장님,
안산의 어느 유치원 원장님 부부,
잠실에서,
서울에서, 멀리서 또는 가까운 곳에서 오십니다.
시인도 들어오시고.. 10명이 둘러앉고 모임이 시작됩니다.
대추와 약밥과 감말랭이를 가운데 내놓고,
쌍화차와 둥굴레차가 나오고..
대부분 처음 만나는 분들이라 한사람씩 자기소개겸 인사를 하고 시인을 소개하고.
오래전 여울각시가 오카리나를 배웠던 별바라기와 같이 연주활동을 했던
나무샘이 먼저 오프닝으로 오카리나를 한 곡 연주합니다.
'분꽃이 피는 시간'은 시인이 오랫동안 써 온 일기에서 발췌해서 시의 형식으로 다듬어 낸 시집입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
분꽃이 피는 시간..제목이야기
아이들이 어렸을때 이야기
남편에 대한 이야기..
할머니
미리쓰는 유언
외숙모
시아버지...
그리고...
신채원님의 추천시...
시가 나오게 된 배경에 대해 질문하고 시인이 대답하고,
시를 낭송하고..
중간에 오카리나 연주를 하고, 침향을 피우고,
한시간후 잠시 쉬고 다시 시작..
다 들은후 소감과 궁금한 것을 질문하고 돌아가면서 이야기하고..
노래하고, 답가하고, 라우리안 사장님의 아코디온 연주도 듣습니다.
신채원님의 이야기에 웃기도 하고, 울기도 하고
시에 나온 아이들이 지금 서른셋, 서른하나가 되었다고 하네요.
오랜세월 써온 일기가 시인의 문학이 되고 역사가 되고 삶이 되어
오늘 이 자리가 만들어 졌네요.
한사람의 독자라도 만나자는 연락을 받으면 성공한 거라고 출판사에서 말해줬다고
저는 성공한 셈이네요.. 하시면서 수줍게 웃는 모습이 소녀같습니다.
글을 보면 그 사람의 결을 알 수 있는데 만나보니 역시 결이 참 고운 분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느 분은 지금부터라도 일기를 써야 겠다는 마음을 먹기도 했다고 하고.
분꽃은 오후 네시에 피는 꽃
밤에 피었다 낮에 지는
씨앗속에 하얀분을 꺼내서 얼굴에 분으로 바르던 풀...
잎, 뿌리로 상처를 치료하기도 하고 귀걸이를 만들어 모기도 쫒기도 하던 풀이지요.
분꽃이 피는 시간 오후4시는 자유를 그리워하는 시간,
밖으로 나가고 싶은 시간,
저녁을 하러 집으로 돌아가야 하는데도
일상을 놓고 떠나고 싶은 시간인 게지요.
마치고 책을 사려고 했는데 시인이 독자와의 첫 만남이라고
감사한 마음에 선물로 주시겠다고 합니다.
한사람씩 사인을 해주신 시집을 고맙게 받고 모임을 마치고 나옵니다.
저에게는 이렇게 써 주셨네요.
'여울각시님
두꺼비산들학교에
늘 꽃이 피는 시간이 되길 빕니다.
2013.11.22
신 채원 드림'
소소한 일상의 시어에서 큰 울림이 느껴집니다.
공부를 멈추지 않아야 하는 이유
늘 새로운 사람, 새로운 만남을 찾아 다녀야 하는 이유를
오늘 또 새삼 느낀 날입니다.
첫댓글 그 공간을 상상하니 그곳에 있었으면 하는 생각이 드네요.^^
진달래
우리 음악 들으러 한번 갈까요?
가깝고 가벼운 산책코스 있고 점심 맛있게 먹을 곳 있고.. 좋아요.
오전에는 동화모임을 했는데
계원예술대 교정, 갈미한글공원 산책하고
모락산두부집에서 밥먹고
숯불로스팅하는 까페에서 커피마시고
라우리안가서 바흐의 편균율, 첼로무반주 협주곡.. 듣고..
모두 더 있지 못해 아쉬워서 다음에 한번 더 가기로 했어요.
부럽네요. 저도 언젠가 그곳에서 바흐를 들을 수 있기를.
같이 가요..
음향이 끝내줘요..
가까워서 오후에 갔다와도 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