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 대전이 끝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의 일입니다. 한 부인이 식료품 가게에 와서 성탄절 만찬에 아이들을 먹을 수 있을 만큼만 식료품을 달라고 했습니다. 돈이 얼마나 있느냐고 주인이 물으니 “남편이 전쟁에 나가 죽어서 기도밖에는 정말 아무것도 드릴 것이 없다”라고 대답했습니다. “당신의 기도를 종이에 써 주십시오. 그러면 그 무게만큼 식료품을 주겠소.” 놀랍게도 부인은 접힌 노트 장을 주머니에서 꺼내 주인에게 건네주면서 “우리 어린애가 지난밤에 아파 옆에서 간호하며 기도를 적어 두었지요”하고 대답했습니다.
읽어 보지도 않은 채 주인은 구식 저울의 추를 놓은 곳에 기도가 적힌 종이를 놓고는 “자 이 기도가 얼마의 식료품 무게가 되는지 달아 봅시다”하고 중얼거렸습니다. 놀랍게도 빵 한 덩어리를 놓았는데도 저울은 꼼짝을 안 했습니다. 다른 식료품을 올려놓았는데도 저울은 움직이지 않자 주인은 더욱 당황했습니다. 그러자 주인은 드디어 저울에 더이상 올려놓을 수 없으니 당신이 봉지에 담아 가시요. 나는 바쁘니까 하고 퉁명스럽게 말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그 부인은 감사하는 마음으로 돌아갔습니다. 저울이 고장 난 것을 얼마 후 주인은 알게 되었습니다. 그 후 몇 년 동안 주인은 가끔 의아했습니다. 그때 일이 정말 우연의 일치일까? 왜 그 부인이 미리 기도를 써서 가지고 왔을까? 왜 그 부인이 저울이 고장 났을 때 왔을까? 그때 그 부인이 적은 기도문은 “주여 오늘날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옵소서” 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