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에 벼랑 끝 호텔업
- 3월 객실 판매율 10% 그쳐
- 대형호텔 사실상 개점휴업
- 중소형호텔 폐업 위기 직면
- 정부에 稅감면. 고용보조 요청
"코로나19의 '공포'가 걷히면 실물경제가 '비명'을 지를겁니다. 호텔업이 가장 먼저 쓰러질 위기입니다"
한국 호텔 산업이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호텔 업계에서는 코로나19사태가 사스, 메르스 때와는 비교도 안되는 충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5일 하나금융경영연구소의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호텔업 업황 점검' 보고서에 따르면 2003년 사스와 1015년 메르스 때 중국인 관광객 감소율은 각각 4.9%, 2.3%에 그쳤다. 비중국인 관광객 감소율도 각각 11.8%, 10.2%에 그쳤다. 반면 올해 코로나19 사태에는 중국인 관광객이 94% 줄고, 외국인 관광객도 75%줄거란 게 업계 전망이다. 호텔은 내외국인 이용객 비중이 거의 50대50이다. 예전에는 외국인이 오지 않으면 내국인이 그 수요를 채워줬지만 이번에는 내국인도 불안심리 때문에 움직이지 않고 있다. 단체 행사들도 줄줄이 취소됐다.
한 호텔 업계 관계자는 "사스 때는 한국인이 김치를 먹어 감염이 적다는 소문이 나면서 외국인 관광객이 오히려 홍콩에서 한국으로 방향을 틀었고, 메르스 때는 '중동'이라는 거리감때문에 내국인 관광과 호텔 이용이 줄지는 않았다"며 "반면 이번에는 외국인 및 내국인의 모든 관광, 비즈니스 활동이 올스톱되면서 호텔 업계 최악의 해로 기록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호텔은 통상 매월 초의 객실 예약이 30~40%대이고 월간 추가 예약이 들어와 약20~30% 포인트 늘어난다. 3월에는 60%대 판매율이 일반적이지만 올해의 경우 객실 판매율이 높은 곳은 10~20%, 나머지는 10% 미만으로 사실상 개점휴업 상태다.
또 다른 호텔 업계 관계자는 "추가 예약이 전혀 없고 현재 예약률도 지키기 힘든 상황"이라며 "4.5.6월 예약도 전혀 늘어날 기미가 없다"고 말했다.
특히 외국인 비즈니스 여행을 유발하는 국내 행사 및 국제 회의가 대부분 취소되고 있는 점도 업계 전망을 어둡게 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금 당장 종식돼도 원래 예약률을 회복하려면 적어도 3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호텔 업계는 보고 있다.
호텔들은 일부 영업을 중단하면서 자구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용산 드래곤시티호텔은 운영 중인 4개 호텔 중 이비스(ibis)객실 운영을 중단하고 이비스 예약을 원하는 고객은 같은 가격으로 노보텔에서 묵도록 하고 있다.
이 호텔 관계자는 "효율경영 차원에서 시설을 통합 운영하기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3성급 호텔인 스카이파크도 명동 지점 4곳 중 3곳의 영업을 이달 말까지 잠정 중단했다.
호텔 관계는 지난달 21일 열린 문재인 대통령과의 '코로나19 대응 내수. 소비업계 간담회'에서 재산세 감면 , 부가세 면제 등을 요청했다. 또 고용유지 지원금 확대를 위한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을 건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