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에서 함양까지 300km를 넘는 거리를 이동했음에도 불구하고 선장님과 갑판장이 함양에서 머물 수 있는 시간은 2시간 남짓입니다.
오후 1시 40분까지는 산청의 모처로 이동을 해야만 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조샌집에서 늦은 아침식사를 하였고, 학사루와 느티나무도 구경을 했으니 서둘러서 천년숲 상림으로 이동을 해야겠습니다.
학사루 느티나무가 있는 곳에서 상림까지는 1km가 채 안됩니다.
여유만 있다면 설렁설렁 걸어 가기 딱 좋은 거리입니다.
도중에 미얀마 양식의 불교회관이 있는 보림사에 들렸다 가는 것도 좋겠구요.
연리목 / 함양 상림(咸陽上林)
상림은 함양읍의 서쪽인 위천 강가에 조성된 우리나라 최초의 인공숲으로 통일신라 진성여왕 때 천령군(현재는 함양군) 태수였던
최치원이 홍수피해를 막기 위해 조성했다고 전해집니다.
상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각자가 찾아보시면 되겠습니다.
사운정(思雲亭) / 함양 상림
국내여행을 다니다보면 경치가 좋은 곳에서 정자를 발견하곤 합니다.
출입이 허용되는 곳이라면 일부러라도 정자에 올라 잠시 다리를 쉬었다 가는 재미도 솔솔합니다.
몸은 물론이고 마음까지 좋은 기운을 받는 듯한 느낌을 받습니다.
상림의 숲길 안쪽에 사운정이란 현판을 내걸은 정자가 있습니다.
함양의 시우회원들이 종종 회합을 갖는 곳이랍니다.
사운정 난간에 기대어 앉으니 계란 노른자를 동동 띄운 뜨끈한 쌍화차가 마시고 싶습니다.
전화를 하면 사운정으로 쌍화차를 배달해 줄까요?
하염없이 내리는 빗소리를 온종일 듣고 있자니 별의 별 생각이 다 납니다. 쩝~
병곡식당의 모둠피순대와 함양생탁(막걸리) / 함양
상림을 수박 겉핧기로 돌아 본 후에 곧장 함양 중앙상설시장 안에 있는 병곡식당엘 찾아 갔습니다.
새참으로 50년 전통의 피순대와 함양막걸리를 맛보기 위함입니다.
함양군에는 병곡양조장, 안의양조장, 지곡양조장, 함양양조장 등 양조장이 여러 곳 있습니다.
함양으로의 여행을 계획하면서 함양군내 양조장만 찾아다녀도 참 재밌겠단 생각을 했었습니다.
이번에는 단 한 곳도 방문을 못하고 시장안 선술집에 잠시 걸터 앉았습니다.
병곡식당을 찾아 간 시간이 마침 점심 때라 손님들 대부분이 소주를 반주삼아 순댓국을 먹고 있었습니다.
"그냥 순댓국 한 그릇에 막걸리를 마실까?"
"사람이 둘인데 자릿값은 하고 가야지."
어탕국수를 먹은 지 두 시간도 안 지난 탓에 배는 안 고팠지만 그래도 기본 자릿값은 해야 한다는 선장님의 의견이 옳습니다.
둘이서 5천원 짜리 순댓국 한 그릇을 안주삼아 2천원 짜리 막걸리 한 병을 마시는 것 보단 1만원 짜리 모둠순대 한 접시와
막걸리를 주문하는 편이 기분이 떳떳합니다.
"우와! 오소리감투 좀 봐."
접시에 담겨 나온 모둠순대의 구성을 살펴보니 피순대와 오소리감투 외에도 염통과 콩팥 등 돼지의 내장이 골고루 섞였습니다.
갑판장은 선지가 가득찬 피순대보다 엄지손가락 두께의 두툼한 오소리감투에 눈이 먼저 갔습니다.
소의 양깃머리가 연상될 만큼 실한 오소리감투는 살캉살캉 씹히는 맛도 좋습니다.
오소리감투는 돼지의 위장입니다.
새우젓도 있었고 고추가루소금도 있었지만 갑판장은 피순대와 오소리감투를 쌈장에 찍어 먹었습니다.
왠지 갱상도에서는 그래야 더 맛난 것 같습니다.
특별히 청하지도 않았지만 쥔장아줌씨도 국물은 따로 챙겨 주시지를 않으십니다.
손님을 대하는 것을 보니 호락호락한 분은 아닌 듯 합니다.
하기사 시골(?)의 시장통에서 이 만한 맛을 유지할려면 보통분은 아니여야지 싶습니다.
간판에 내걸은 문구를 보니 전국으로 포장택배도 가능하답니다.
찰진 모둠순대에 효모의 느낌이 고스란히 전달되는 함양생탁을 곁들이니 그 맛이 아주 쥑입니다.
병곡식당의 피순대와 함양생탁(혹은 병곡양조장의 원주)를 엮어서 판을 벌여도 참 맛나겠습니다.
남은 막걸리로는 식초를 만들면 그만이구요.
<갑판장>
& 덧붙이는 말씀 :
하루 이틀 정도 시간을 내서 함양군내의 양조양을 한 바퀴 돌아보는 것도 참 재밌겠습니다.
둘러 볼 양조장이 너무 많은 탓에 취기가 과해지면 하룻밤 더 자고가면 그만입니다.
하루 쯤 더 시간을 낼 수 있다면 함양읍내를 설렁설렁 걸어다니면서 이런저런 참견을 하는 것도 재밌겠구요.
첫댓글 함양 막걸리 투어가 계획된다면 대기 번호 1번 신청합니다^.^
그럼 10월이나 11월중에.... ㅋㅋㅋ
ㅋㅋ 이제 강구막회는 가장 바쁘신 수요일이나 목요일에 찾아뵈야겠군요
딱 이번 주만 그렇다는 소문입니다.
음... 토욜에 갔다가 안계셔서 좀 서운하더군요. 3번 가서 1번 밖에 못뵜으니... 그래도 이렇게 좋은 여행기가 좋네요.
글고 자전거 브롬톤이던가요? 무자게 비싼 잔차^^;; 저도 지를까 생각중인데 좀 약해 보여서...장거리 여행에도 괜찮은가요?
대중교통과 잔차를 섞어서 여행하고 싶어서요~ 수고하세요~
아이쿠~ 송구스럽습니다.
시내에서 대중교통과 연계해서 돌아다니기에는 아주 좋은데 장거리여행에는 좀 그렇지 싶습니다. 잠깐 시승을 원하시면 갑판장 것을 타보셔도 됩니다.
급 막걸리를 땡기게 하는군요...아침부터...쩝...이렇게 약간 쌀쌀할때 술맛도 좋고..생각도 나고...좋은 우리나라 술입니다...
아침에는 썰렁하더니만 낮에는 여전히 땡볕이더군요. 시원한 막걸리 한 탁배기가 생각나는 날입니다. ^^
어제 과하게 막걸리를 마시고 밤새 막먹은거 후회했어요...역시 과함은 모자람만도 못하군요...
갑판장은 추석연휴를 대비해서 이번 주는 금주중입니다만...주변인물들이 가만히 내버려 두지를 않습니다.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