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원거리 산행을 하였다. 우리 회원 5명(산해 삼정 아석 월전 가산 등)은 내가 운행하는 승용차를 타고 곧 4차선으로 개통될 '달빛고속도로(현 88고속도로)'를 달렸다. 지리산 휴게소에서 월전이 빼주는 커피를 한 잔 씩 하였다. 긴장을 해서인지 자꾸만 졸음을 느꼈다. 5명의 목숨을 짊어졌다는 중압감 때문이리라. 남원에서 우회전하여 인월로 들어갔다. 재를 넘으니 산내면이었다. 산내면 소재지에서 성삼재로 가는 길로 달리면 연전에 우리가 묵었던 토비스콘도가 나오고 한 참 더 올라가면 반선마을 정류장이 나온다.
거기에 차를 두고 반선교를 건넜다. 다리 위로 현수막에 단풍축제 흔적이 남아 있었다. 지난 주 토요일까지 단풍축제가 끝났는데 오늘도 산행객들이 많이 오고 갔다. 월전이 오늘 정말 산행하기 좋은 날이라고 연이어 감탄의 말을 쏟아 냈다.
산행을 시작하면서 우리는 계곡 건너에 있는 야영장을 먼저 둘러보았다. 야영장 주위로 심어진 단풍나무에는 빨갛고 노란 단풍이 아직 연초록 잎과 어우러져서 우리의 심장으로 빨려 들어오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바닥에는 수많은 낙엽이 바람에 나부끼면서 흉금을 스산하게 하였다.
우리는 되돌아서 다시 계곡을 건너왔다. 전에는 계곡을 따라 올라가는 탐방길이 짧게 나 있었는데, 지금은 계곡의 오른쪽 기슭을 따라 대크길을 만들어 놓아, 산행을 쉽게 즐기면서 계곡의 물과 어울어진 단풍을 직접 최대한 가까이 느낄 수 있도록 계곡을 따라 대크 길이 요룡대까지(2km) 계속되어 있었다.
요룡대에서 왼쪽으로 와운마을이 있고, 그 마을로 가면 '천년송'을 볼 수 있었지만, 오늘은 가지 않았다. 또 요룡대에서 곧장 뱀사골을 계속 올라가면 탁용소 뱀소 병풍소가 나오는데 언젠가 비 오는 여름날 병풍소 부근에서 우산을 받쳐놓고 점심을 먹고 하산하였던 기억이 났다. 이제 밥 먹을 시간도 되었기 때문에 우리도 여기에서 하산하기로 하였다.
내려 올 때는, 와운마을에서 내려오는 도로를 따라 걸어 내려왔다. 얼마 전까지도 마을이 있었던 '석실'에는 인가는 없고 대신 산나물 판매장을 새로 지어서 그곳을 지키는 노인만 마당에 앉아서 무엇인가를 만지작거리고 있었다.
다시 반선교로 돌아왔는데 아마 왕복 1시간 남짓 걸었을 것이라 생각들었다.
산내면을 지나 인월로 되돌아오다가 산골짜기에 있는 한 중국집에서 차를 멈추고, 이런 첩첩산중에서 격에 맞지는 않았지만 '특해물짬뽕'(9,000원)을 시켜 먹으면서 건배를 외쳤다.
첫댓글 왜 남의 떡은 크게 보이는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