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월7일~8일 기차 예매를 못해 순서를 바꿔 추령~합수점을 먼저 진행한 호미지맥을 이번에는 분기점~추령까지 마무리 하려 계획한다.
침낭,침낭카바등 방한용품 들을 챙기니 부피가 박배낭 수준이다.
울산역에서 청명을 만나 국밥으로 아침 먹고 들머리로 이동한다.
21일 오전 9시35분 들머리 상북초등학교 소호분교에서 산행을 시작한다.
1.7km지점 능선까지 가시잡목이 무성한 가파른 경사를 치고 올라야 한다.
1km왕복 해야 하는 백운산이 분기점인 줄 알고 갔는데 그냥 곁봉이다.
호미지맥 분기점은 3km지점 이정표 기둥에 표기되어 있고 예보에 없던 눈이 갑자기 내려 당황스럽다.
낙엽도 미끄러운데 눈까지 덮혀 다리에 잔뜩 힘이 들어가 몇 km진행 했을 뿐인데 벌써 다리가 뻐근해 잘 걸어낼 수 있을지 걱정이다.
낡은 등산화라 방수가 안되어 양말이 젖을까 염려 했지만 다행히 눈은 그치고 쌓인 눈도 거의 없다.
8.4km지점 천마산이다.
13km지점 삼봉 산불감시 초소 지킴이 분이 뭐라 하는데 예상되는 말이라 되묻지 않고 그냥 인사하고 지나간다.
16시 19km지점 식당에서 국밥 먹으며 바닥이 따뜻해 더 쉬고 싶지만 다음 보급지 서낭재 편의점이 21시30분에 문을 닫는다 하여 서둘러 출발한다.
예전 J3클럽에서 호미지맥을 진행했다 들었는데 그때 설치한 듯 보이는 해피맨님 시그널이 반갑다.
22.7km지점 산악 오토바이가 움푹 파놓은 오르막이 한동안 이어져 걷기 불편하다.
24.3km지점엔 데크가 있고 전망이 좋아 비박하면 좋을 듯 하다.
치술령을 지나 27km지점 묵장산이다.
서라벌GC로 내려가는 길은 가파르고 미끄러서 넘어지면 굴러 떨어질 수 있어 잔뜩 긴장하고 조심하며 내려간다.
휀스를 넘어 주차장을 가로지르는데 경적 울리며 차 한대가 달려오더니 다짜고짜 "어디서 왔고 어떻게 들어왔느냐?" 따져 물어 "왜 그러시냐?" 물으니 골프장이라 들어올 수 없는데 들어왔다길래 상황 파악을 하고는 "죄송하다. 아침부터 30km째 산행하고 있고 밤이라 골프장인 줄 몰랐고 그냥 지나가기만 할 것이니 봐달라" 하니 "이 추운 밤에 무슨 산행이냐~"며 빨리 지나가라 한다.
32km지점 서두른 덕분에 편의점 문 닫기전 도착하긴 했지만 "일이 있어 빨리 닫아야 한다며 빨리 먹어달라" 하여 몸도 녹이고 천천히 나오고 싶었지만 급하게 먹고 나온다.
암릉구간도 지난다.
37km지점 마석산이다.
새벽이 되자 졸음신이 찾아왔고 등로 좌,우가 낭떠러지인 곳들이 많아 졸며 걷다 깜놀하는 상황이 생긴다.
나는 침낭과 침낭 카바가 있기에 잠시라도 자고 가고 싶지만 청명은 장비가 없기에 그냥 진행하는 수 밖에 없다.
점점 기온은 떨어지고 바람이 세져 살을 에이는 추위가 느껴지는데 길 찾기 앱을 보느라 수시로 장갑을 벗어야 하는 오른손과 땀으로 눅눅한 등산화 속 발이 시려운 건 어쩔 수 없다.
어느덧 55km지점 석굴암 입구 일주문에 도착해 "밤새워 산행하느라 손,발 시려워 그러니 난로 좀 쬐게 해달라"부탁하니 야몰차게 거절해 두 말 하지 않고 돌아선다.
56.4km지점 마지막 봉우리 토함산이다.
이제 하산하면 날머리 추령이다.
여명이 떠오르기 시작해 좀 있으면 멋진 일출을 볼 수 있지만 우리 목적이 일출 구경도 아니고 춥기도 해서 그냥 하산한다.
22일 08시9분 예상보다 빨리 백년찻집이 있는 추령에 도착해 산행을 종료하고 정류장 근처 매점에서 오뎅 먹다 버스를 놓쳐 20분 더 기다리고 탄다
12시 예매를 9시50분차로 변경하고 뒷풀이 할 시간은 안되어 남은 간식으로 간단히 먹고 귀가한다.
첫댓글 추운데 수고 많았습니다.
치술령까지는 영알태극종주길이라 자주 걸은 길이고,
치술령에서 묵방산은 사람들의 인적이 드문 곳이죠.
마석산 부터는 다른 여러 종주 길에 다시 익숙한 길이기도 하구요.
두구간에 호미기맥 완주 축하합니다^^
역시 두건님은 살아 움직이는 지도네요.
다른 목적으로 산행하며 지맥길과 겹친길 합치면 상당한 거리의 지맥을 완주 하셨을 듯요^^
계절을 가리지 않고 산행을 멈추지 않으시네요! 살짝 쌓인 눈만 봐도 춥습니다. 허나 표정에서 전혀 추위와 힘듬이 보이질 않습니다.ㅎㅎ
고생많으셨습니다.^^
어찌보면 겨울 산행이 여름보다는 나은 점이 많아요.
사진 찍을때는 힘들어도 표정관리 해야죠^^
호미지맥길에 묵장산 이후에 물을 한번 건너는데
어딘지 아시죠
토성 소류지를 두고 물론 어디로 가던 물은 한번 건넙니다.
제의 생각으로는 마석산으로 경유하는 지맥길은 아닌 듯 하고
골프장에서 북쪽으로 계속 직진하여 토성 소류지 바로 위의 작은 산이 마루금인듯 하더군요
춥고 외로운 시간에 두분 걷는다고 수고 많으셨구요
올 한해 여러가지 도움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실은 졸면서 새벽에 지났기에 물을 건넌지도 몰랐습니다.ㅎ
방장님 댓글 보고 확인해보니 토성소류지 위 복토 소류지 바로 아래에서 물을 건넜네요.
방장님 말씀대로 마석산을 경유하지 않고 냉천1리 마을 쪽으로 진행하면 물을 건너지 않고 이어지네요.
먼저 진행한 선답자 분들 트랙 따라 진행하니 그런 듯 합니다.
제가 J3 덕분에 대대로 대장님과 청명 친구를 만나 빠른 시간에 많은 지맥을 할 수 있었고 여러 분들의 지원과 응원 그리고 댓글로 후기쓰는 재미도 있어 많은 도움 받았고 감사드립니다.
추운 날씨에 고생 많았어
계획은 편의점에서 푹 쉬고 싶었는데, 쉬지 못해 더 졸린 듯 하고 졸음 참느라 고생했어~~
2주 연속 바람까지 심하게 불어 추워서 혼났는데 올 겨울 잘 넘겨야 할텐테....
예상못한 상황들이 생기긴하지.
요즘 왜 이리 졸린지~
하긴 잘 시간에 안자고 산행까지 하니 졸린게 정상이겠지 ㅎ
작년 겨울도 잘 넘겼으니 올해도 그럴듯~
이제 몇개 남지 않은 지맥길 서두르지 말고 천천히 안전하게 마무리 하길 바래^^
제삼리에서 하루 저녁 무박은 기본인데
아직 극복하지 못했나요....ㅎ
요즘도 장거리 100키로는 금요무박이어서
이틀밤을 지내야 하는데 이때는 많이 힘듭니다.
침낭은 홀 산행때 챙기는 걸로.....ㅎ
두 사람이 같이하면 사용할 일이 없더라구요.
호미지맥 완주 축하합니다.
오히려 지맥 처음할땐 쌩쌩하게 안 졸았는데 요즘은 졸려 죽겠습니다~
침낭 짐만되긴 했습니다.
청명과는 3번만 함산하면 혼자 해야하기에 차박을 주로 할듯 한데 중고전기자전거 밧데리 수명 때문에 미니밸로 자전거로 바꿀까 생각중입니다.
감사합니다^^
잠을 이기는 방법은.. 자는것 말고는 방법이 없더라구요.. ㅜ
몸이 고단하니.. 당연한 현상이라지만.. ㅜ
추운 날씨에 몸은 더 고단하니..
졸음은 쏟아질 수 밖에요 ㅜ
남의 일이 아니라서.. ㅋㅋㅋ
웃기다가도.. 아차!! 싶습니다!! ㅋ
위험한 길은 꼭 조심하시고..
읽다보니.. 경주로 난로들고 뛰어가고싶네요!!
얼마든지.. 쉬다가시게 해 드리고 싶네요!! ㅜ
고생 많으셨습니다 ㅜ
맞아요 졸음은 잠깐이라도 자야 극복돼요~
이제 곧 정맥 진행하셔야 되는데 졸음과의 싸움 잘 극복하시길요.
전 이제 혼자하게 되면 차박하며 자면서 할 거라서 괜찮아요.
쉬다 가도록 해주고 싶다는 맘이 참 예쁘고 감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