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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비군 훈련과 정관수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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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다. 지금까지 그런 제도(?)가 있다면 세간의 반응은 어떨까? 현 시점으로는 솔직히 상상이 안 간다.
첫 아이로 사내아이를 낳았다. 놓친 고기가 크다고,,,, 마누라는 지금도 그 아이가 정말 잘 생겼다고한다. (난 솔직히 처음 막 난 갓난아이들 아무리 봐도 잘 낫는지 예쁜지 지금도 모르겠더라.) 뭘 잘못 했는지 어린 것은 보름을 투병 하다가 자식노릇 한 번 않고 하늘로 갔다. 차~슥! 뭐가 그리 바빴던지?? 당시 병원에서는‘파상풍’이라고 했다.
그 아이를 보내고 아내는 실성 하다시피 했다. 우울증을 극복하기엔 그리 오랜 시간이 안 걸렸다. 1년 뒤 쯤 또 아이를 가졌고 그것으로 아내는 정상을 회복했다. 이번엔 딸이다.
두 살 터울을 두고, 또 아이를 가졌고 시간이 지난 뒤 이번에도 딸이었다. 그만 낳아야겠다고 생각했다. 그즈음 나라에선 ‘아들 딸 구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였다. 그런데 아버지가 좀 불만이셨던 것 같았다. 아들(손자) 하나 쯤 있었으면 하시는...
또 딸이면 어떡하지? 불안한 심정을 안고 작업에 들어갔다. 그러나 그렇더라도 삼세 번 마지막 시도는 해 보자는 심산이었다. 하늘(사실 교회도 안 나가는데... 뭐 부처님이라고 하늘에 없겠어?)의 도움인지 아들을 점지해 주셨다.
나라에선 난리가 났다. 이번엔 ‘둘도 많다 하나만 낳자!’라며 압박(?)을 해 왔다. 심지어 인구시계라나 뭐라나 서울역 또는 큰 광장 한 모퉁이에‘ 원자 폭탄보다 더 무서운 인구폭발’이라며 대대적으로 겁을 준다.
수년 이래 시대가 변해도 너무 변했다. 그런 걸 급변이라고 하나? 급변한 세상에서 3남매를 두니까 거의 원시인 취급을 하는 것이었다. 요즘처럼 자가용이 있었던 시절도 아니고 버스를 타도, 택시를 타도 이방인 취급하는 눈빛이었다. 이른바..... 쪽이 몹시 팔렸다. 아이~ c~! 둘만 낳을 껄!
이 대목에서 나는 가끔 마누라에게 그런 얘길 한다. 그때 기왕 쪽 팔리는 거 둘은 더 낳을 것을... 그런다. 그래도 인구시계는 째깍째깍 겁을 주며 인구폭발의 그날을 향해 간다.
급기야 정부는 대한민국 씨를 말리려고 작정을 했는지 팔팔한 예비군을 상대로 동원 예비군 훈련과 정관수술을 상품으로 거는 이벤트 사업을 벌인다. 동원예비군 그거 정말 받기 싫거든. 정관수술 받으면 훈련감면 고향 앞으로 가!
수많은 혈기방창한 청년들이 그 꼬임에 빠져 자신의, 아니 가문의 씨가 다니는 길을 막거나 끊어 버리는 우를 범하고 만 것이다. 그래서 이 썰을 맨 첫머리에 "글쎄다. 지금까지 그런 제도(?)가 있다면 세간의 반응은 어떨까? 현 시점으로는 솔직히 상상이 안 간다." 에 자문자답해 본 것이다.
어리석은 짓은 그쯤에서 끝난 게 아니다. 팔팔한 사나이들은 정관수술을 기화로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아무데서나 쑤셔댔다. 무지하게도 수술을 했으니 임신이 불가능 하다고만 생각했던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