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진 자리에서]
어린아이였을 때, 혼자 뛰어가다 넘어진 적이 있다. 무릎이 깨지고 피가 났다. 굉장히 아팠지만, 울지 않았다. 흙을 털고 스스로 일어섰다.
그런데 그 모습을 보신 할머니께서 허둥지둥 달려오셨다. 손자의 다친 무릎을 보고 어쩔 줄 몰라 하시는 할머니의 얼굴, 그 얼굴을 보고 나서야 뒤늦게 울음이 터졌다.
이 작은 기억 속에는 사실 삶의 중요한 진실 하나가 담겨 있다.
아이는 혼자 넘어졌을 때 오히려 씩씩하게 일어선다. 창피하기도 하고, 아무렇지 않은 척 서둘러 옷을 털어버린다. 굉장히 아프지만, 아픔을 드러내지 않는다. 그러나 옆에 누군가가 있고, 그 사람이 놀란 표정으로 달려오기라도 하면 그때부터 아이는 운다. 결국 아이는 선택한 것이다. 울 수도 있고, 울지 않을 수도 있는 그 갈림길에서.
데일 카네기는 그의 책 『인생론』에서 이와 비슷한 이야기를 한다. 인간의 행복과 건강은 마음가짐에 따라 결정된다는 것이다. 적극적인 마음(PMA, Positive Mental Attitude)을 가진 사람은 정신과 육체의 건강을 유지하며 더 풍요롭게 살아가지만, 소극적인 마음(NMA, Negative Mental Attitude)을 품은 사람은 스스로를 좀먹으며 생명력을 서서히 잃어간다고 말한다. 결국 행복과 불행은 환경이 아니라, 어떤 마음을 선택하느냐에 달려 있다는 것이다.
넘어진 아이의 이야기로 다시 돌아가 보자. 그 아이 앞에는 두 가지 길이 있었다.
하나는, 아프지만 바지를 툭툭 털고 씩씩하게 일어서는 것이다. 이것이 적극적인 마음이다. 다른 하나는, "이렇게 넘어져 있으면 누군가 나를 일으켜주겠지, 울고 있으면 엄마 아빠가 더 잘 봐주실 거야"라고 생각하며 그 자리에 머무르는 것이다. 이것이 소극적인 마음이다.
우리는 어린 시절부터 이 두 마음 사이에서 끊임없이 선택을 해왔다. 넘어질 때마다, 실패할 때마다, 상처 입을 때마다 그 자리에 주저앉을 것인가, 아니면 털고 일어설 것인가를 선택해 왔다. 그리고 그 선택들이 쌓여 지금의 나를 만들었다.
삶은 넘어지지 않는 것이 아니다. 누구나 넘어진다. 중요한 것은 넘어진 자리에서 무엇을 선택하느냐이다. 아프더라도, 흙을 털고 일어서는 것, 그 적극적인 마음가짐이야말로 우리가 살아가며 할 수 있는 가장 용감한 선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