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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싣는 순서 ------------------
1.프롤로그… 좌충우돌 '김 약사'의 약국경영기 20년
2. [약국과 함께 성장한 사업들]①솔루션업체…팜스프렌
3. [약국과 함께 성장한 사업들]②약국인테리어…숨디자인
4. [약국과 함께 성장한 사업들]③약국봉투…아현봉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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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에서 성공하려면 10년이상 업계밥을 먹어야 한다는 얘기가 있다.
약사도, 컴퓨터공학도도 아닌 그가 약국시스템 종합솔루션 업계를 선도할 수 있었던 것은 15년 넘게 업계에 머물며 '어떻게 하면 약국경영에 기여할 수 있을지'를 꾸준히 고민했기 때문 아닐까. 고민의 흔적과 영감을 현실화하려는 노력은 차곡차곡 쌓였다.
약국시스템 종합솔루션업체 '
팜스프렌'의 신재원 대표(
사진)의 이야기다.
의약분업 이후 약국 경쟁력 강화가 절실히 요구됐다. 분업을 기점으로 약국과 IT의 결합은 어쩌면 숙명일지도 모른다. 이점을 파악하고 경험과 접목한 산출물을 사업화하는 것은 신재원 대표의 '신의 한수'였다.
가족합산 기능의 밴서비스, 2차원바코드 처방전 자동입력, 라벨 복약지도, 문자 복약지도, UNI-TAS시스템, 전사적인 시스템솔루션…. 팜스프렌의 알리미팜 시스템을 통해 제공하는 수없이 많은 서비스는 약국경영 효율화를 가져왔다.
신 대표의 궁극적인 꿈은 경영 효율화에 그치지 않는다. IT와 약국결합을 통한 국민 건강네트워크 중심에 선 약국을 꿈꾼다. 그로 인해 약사의 위상이 강화되길 소망한다.
◆약업계 IT 선도자…약국 매출 하락세에도 팜스프렌은 '성장세'= 신재원 대표는 약업계의 IT결합 역사에 늘 함께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997년 대한약사통신의 사무국장으로 일하면서 처음 약업계와 손을 잡았다. 여기서 '온라인골드'라는 온라인전자상거래를 만들었고 그 후신인 '팜스넷'으로 이어졌다. 대한약사회의 요청으로 'PM2000'을 개발한 개발자기도 하다.
"약국용 소프트웨어 개발의 결정적 계기는 약사통신에서 의약품 쇼핑몰 개념의 '온라인골드'를 만들면서부터다. PM2000 개발 후 약사회와 계약이 공식 해지되면서 알리미팜을 개발했다. 그것이 현재 팜스프렌의 시작이다."
그는 약사도 아니고, 컴퓨터공학자도 아니다. 경희대 법대를 졸업한 법학도였다. 단지 컴퓨터에 관심이 많았고, 늘 창의하고 고민했을 뿐. 그리고 그것이 그의 이력에 '최초'라는 수식어를 여럿 붙이게 해줬다.
현재
팜스프렌은 신 대표를 포함해 9명의 직원으로 운영되고 있다. 작은 규모지만 개인
팜스프렌이던 2005년, 그리고 법인설립한 2011년 이후로 성장세가 아래로 떨어진 해는 없었다. 2011년 11억원, 지난해 15억의 수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약국 매출은 30% 줄었다지만
팜스프렌은 성장했다. 올해는 20억을 목표 수익으로 하고 있다.
◆의약분업 이후 급변한 약국환경…환자와 약사를 위한 서비스 강화 '필수'= 의약분업 전후 약국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문전약국이라는 형태가 흥하게 됐을 뿐 아니라 변하지 않고 구태하는 약국은 망하게 됐다. 그런 상황에서 IT서비스를 개발하고 이 형태를 다양화한 것이 팜스프렌이다.
분업을 이룬 지 10여년이 흘렀고 병·의원이 새로 생기는 지역을 제외하고는 일반적으로 약국 수입이 고착화됐다. 약대6년제 졸업생 배출이 늦어지면서 약사 품귀현상이 나타나기도 했지만 곧 이는 해소되기 시작할 것이고, 결국은 약국 간 경쟁구도는 강화될 것이라는 것이 신 대표의 판단이다.
신 대표는 약국 내부관리의 효율성과 마케팅을 통한 고객관리의 효율성으로 수익성과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는 "경쟁 심화로 조여져가는 현실은 IT시스템을 통해 극복할 수 있다"고 자신 있게 말했다.
팜스프렌의 알리미팜서비스를 이용하는 약국은 유료서비스이용 약국 3천여곳을 포함해 무료서비스이용약국까지 5천여곳에 달한다. 이들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는 크게 환자를 위한 서비스와 약사를 위한 서비스로 나뉜다.
알리미팜서비스를 통해 가장 먼저 개발한 서비스는 SNS 송수신프로그램이다. 말그대로 문자메시지서비스인데, 약국과 결합해 복약지도나 예약안내 등 약국 활용이 가능하도록 한 것이다. 이를 이용하는 약국은 400여곳에 이른다.
"어떤 문전약국은 만성질환자에게 항상 약이 얼마 뒤 떨어지고 예약일은 언제고 하는 정보들을 문자로 보내 처방건이 100~200건에서 현재 700건으로 늘었다. 어떤 약국은 명절마다 안부메시지를 보내고 명절연휴 3일 중 당일을 제외하고 문을 열었더니 할머니할아버지 손님들이 명절 건강기능식품 선물을 사러 그 약국을 찾았다. 이틀만에 건기식 매출만 3천~4천만원에 달했다더라."
문자메시지 이후 2006년 '이디비'와의 제휴를 통해 2차원바코드(QR코드) 처방자동입력시스템을 탑재했다. 손으로 일일이 타이핑해야 했던 수고를 1초 바코드스캐닝으로 대신했다.
기계가 하니 편리할 뿐 아니라 실수가 없어 정확했고, 바코드를 육안으로 해석할 수 없으니 보완처리돼 안전성도 담보가 됐다. RFID와는 달리 종이와 프린트만 제공되면 되니 가격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었다.
특히 팜스프렌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때문에 약사들이 원하는 서비스 요청하면 특화해 계속 개발함으로써 옵션이 상당히 많다. 현재 천여개의 약국이 그 기술적 혜택을 맛보고 있다.
뒤이어 라벨복약지도 프린트 서비스와 고객화면 서비스, 약국 승인결제시스템도 추가했다. 라벨복약지도의 경우 어떤 경우에서든 약사들이 대응할 수 있도록 200여가지가 넘는 옵션이 있어 800여약국에서 이를 활용하고 있다.
약국에 고객화면을 설치해 처방전 진행상황을 안내하거나 1:1 고객응대 시 정보를 표기하는 방식도 서비스하고 있다. 제약광고와 복약안내메시지뿐 아니라 만화 등 동영상도 보이게 할 수 있어 소아과 주변 약국에서는 아이들의 시선을 끌고 있다.
알리미팜의 약국 승인결제시스템(VAN)에서는 개발자인 그가 약국 상황에 해박하다는 것과 그 고민의 흔적이 느껴진다. 자동로딩시스템을 탑재해 약사나 전산원이 다른 작업을 하고 있다가도 환자가 단말기에 리딩하는 순간 해당 환자의 창이 뜬다.
또 일반약과 건기식, 처방조제를 구분해 결제하지 않고 매출을 연동해 합산결제가 가능하다. 가족관계를 체크해놓으면 식구가 같이 약국에 방문할 시 자동으로 합산하는 동행합산 기능은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신 대표는 "어떻게 하면 약사와 환자들에게 좋은 서비스가 될지 항상 고민하고 아이디어를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단품기능을 개발하다보니 통합기능의 'UNI-TAS'(유니타스·Unified - Triple Alimi System)도 개발하게 됐다. 이는 통합된 3방향의 알리미시스템으로, 대체로 협소한 약국 상황을 고려해 PC하나에 터치기반의 모니터 세 대를 결합했다.
전산원이 앉아서 볼 수 있는 화면, 조제작업으로 왔다갔다 서 있는 때가 대부분인 약사를 위한 화면과 조제된 약을 받기 위해 서있는 고객을 위한 화면 셋이 결합된 유니타스는 현재 150여개 약국에서 활용 중이다. 약사가 확인하는 화면에는 환자의 각종 병력과 조제 상황이 포함돼 정밀하고 환자 상태에 가장 가까운 조제가 가능할 수 있다.
2009년에는 단품기능을 기반으로 본격적인 시스템 컨설팅을 시도했다. 단품으로 사용하면 5천여개에 육박한 알리미팜의 기능을 더 효율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는 아쉬움에서 착안했다. 오픈약국, 리모델링약국, 이전약국을 대상으로 설치 컴퓨터 개수부터 시작해 전사적으로 시스템 컨설팅을 했다.
"문전약국이냐, 소아과주변 약국이냐, 매약이 많냐 처방이 많냐, 번화가냐 주택가냐에 따라 약국관리가 다르다. 이것을 착안해 오픈약국의 상권을 분석해 시스템을 세팅해준다. 소아처방이 나오는 약국은 라벨서비스가 필수고, 문전약국 등 장기처방이 많은 약국은 문자메시지가 필수다."
시간이 가면 갈수록 IT활용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신 대표는 확신하고 있다. 많게는 만개가 넘는 의약품을 보유하고 있는 약국들의 재고관리에도 시스템이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 신 대표의 설명이다.
"매달 같은 매출을 올리는 A약국과 B약국 중 IT를 이용해 의약품재고관리를 잘한 A약국은 1억어치, 반면에 B약국은 3억원어치 보유하고 있다고 하자. 그럴 때 A약국은 유동성으로 확보된 여유비용을 투자해 고객 복약지도나 문자서비스 등 마케팅에 투자하면 다시 또 고객을 유인할 수 있다."
약국시스템 컨설팅의 근본 모토는 종합적으로 약국의 성능을 끌어올리자는 것이다. 컨설팅을 받은 약국은 300여곳에 달한다. 이들 약국은 이미 전국적으로 대세로 자리잡았다고 신 대표는 설명했다.
◆그의 꿈…"IT와의 결합, 약국이 건강네트워크의 중심 되는 것"= 단지 IT와 약국을 결합해 약국 경영의 효율화를 가져오는 것만이 그의 꿈은 아니다.
궁극의 소망은 이를 통해 약국이 사회 건강네트워크의 중심에 서도록 하는 것이다. 그가 그리는 꿈의 도화지에는 약사들의 위상 강화가 담겼다.
이를 위해 신 대표가 구상하는 것은 체중계나 혈압측정계 등 각종 진단, 예방 장비들을 약국에 설치하고 컴퓨터와 기계가 연결돼 측정 기록이 데이터로 보관되도록 하는 것이다. 약국을 찾은 본인은 몇년간의 자기기록을 살피며 자신의 건강을 예방할 수 있다. 결국 그 사회의 건강네트워크의 중심을 약국으로 만드는 전략이다.
"병·의원 역시 예방 기능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치료기관이다. 문제가 발생하면 해결하는 기관이지만 약국은 예방기관이 될 수 있다. 어느 사회든 건강네트워크의 중심이 있어야 하는데 이를 새로 만드려면 비용이 많이들지만 있는 약국을 활용한다면 얘기가 달라진다."
이렇게 되면 약사의 사회적 지위가 현재보다 월등히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그의 판단이다. 약국솔루션으로 시작했지만 사회를 위한 건강솔루션, 그것이 그가 추구하는 귀결점인 셈이다.
신 대표는 "사람의 판단이 항상 정확할 순 없고 시행착오가 수없을 것이다. 실패할지 성공할지 확신할 수 없지만 팜스프렌의 지향점을 향해 달리고 있다"고 말했다. 현실과 이상의 조화를 고민하는 신대표, 그가 이뤄가고 있는 현실과 그리고 있는 이상이 멋스럽게 어우러지길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