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상플라나리아, 돌 축대, 고양이의 죽음, 개미
어젠 비가 왔다. 아침에 돌 축대 일부가 무너져 다시 쌓으려는데, 문 앞에 갈색 육상플라나리아 한 마리가 보였다. 쓰레받기에 담아 뒷담 덤불로 옮겨주었다. 헐~. 그런데 돌 축대를 고치고 들어오려니 어디서 나왔는지 갈색 육상플라나리아 한 마리가 또 있는 것이 아닌가? 혹시 봄 냄새를 맡고 육상플라나리아도 생식을 하려고 나왔던 것일까?
오늘 벽돌 작업을 할 요량으로 창고에 가 연장을 챙겼다. 근데 1살 된 검둥이가 죽어 있었다. 열흘 전 물을 주어도 먹지 못하더니, 마당에 내내 웅크리고 있다가 사라졌다. 그런데 오늘 창고에서 발견된 것이다. 고양이가 아프니까 같이 먹고 어울리던 어미 고양이나 아빠 고양이도 가까이 가지 않았다. 고양이의 세계가 비정하다면 비정한 거로구나 싶다가, 오로지 혼자 죽음에 직면하여 떠나는 모습이 엄숙하게 다가왔다. 결국 고양이는 제 몸둥이를 은밀한 곳에서 두고 떠났던 것이다. 고양이를 신문지로 감싸 땅에 묻어주었다.
낮에는 자재상에 가 시멘트 벽돌과 레미탈을 사와 샌드위치 판넬 놓을 기초를 만들었다. 지열난방을 하겠다고 공사가 시작됐는데, 일주일에 한 팀씩 한 달은 걸릴 모양이다.
저녁엔 주문한 책이 와 그림책 한권을 봤다. 주잉춘의 『나는 한 마리 개미』. 헐~. 그런데 책에 진짜 개미가 기어가고 있지 않은가? 진짜 개미는 그린 개미를 신경도 쓰지 않는다. 주잉춘은 개미는 그림자가 있으나 없으나 할 정도로 작다고 했지만, 이 개미의 그림자는 너무나 선명해보였다. 가는 다리들로 띄워진 몸체의 그림자가 오히려 더 뚜렷하게 보였다.
개미책을 읽고 나니 몸이 간질간질 한 느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