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02-16 16:13:27
얼마 전 아르바이트 구인구직 사이트 ‘알바몬’에서 걸스데이 혜리를 광고 모델로 내세워 ‘최저시급’, ‘야간수당’, ‘인격모독’이라는 세 가지 테마로 광고를 선보였다. 이에 일부 업주들은 해당 광고가 본인들을 악덕 고용업주로 매도하고 있다며, '사장몬‘이라는 카페를 만들어 광고 중지와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결국 알바몬의 신규 광고 중 ’야간수당‘편은 삭제되었으나, 상식적인 내용의 광고에 문제를 제기했던 ’사장몬‘ 카페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서 폐쇄되기에 이르렀다. 양측 모두에게 안타까운 결말이다.
작년 한 해 정치를 뜨겁게 달구었던 이슈 중 하나가 바로 중소상공인 자영업자의 갑을관계 문제였다. 고용주와 알바노동자 사이의 관계에서는 갑으로 비추어지던 업주들 또한 건물주 혹은 프랜차이즈 본사와의 관계에 있어서는 을로 전락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일들이 줄지어 벌어졌다. 본사와 건물주의 갑질로 생계의 위협을 느낀 점주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안타까운 사건까지 있었다.
그리고 지금 오늘, 강남역 한복판에서 철거용역과 공권력이 ‘라떼킹’ 강제철거를 집행하고 있다. 강남역 라떼킹은 바로 ‘또 다른 을’인 사장님들의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고 있는 현장이다. 건물주의 재건축 착수를 이유로, 해당 건물에 입주해 있는 중소자영업자들은 수억에 달하는 권리금을 돌려받지 못한 채 쫓겨날 지경에 처해있는 바로 그곳이다. 우리 사회의 또 다른 약자에 다름 아닌 ‘사장님’들이 비오는 아스팔트 거리에서 철거를 막으며 울부짖고 있다.
법적으로 당연히 지켜져야 할 최저임금 문제를 둘러싸고 알바몬과 사장몬 사이에서 을과 을의 싸움이 막장으로 치닫는 동안, 진짜 ‘갑’은 ‘또 하나의 을’을 우리 삶의 가장자리로 내몰고 있다. 업주들의 삶을 힘겹게 하는 것은, 함께 일하고 있는 알바노동자들의 임금이 아니라 치솟는 임대료와 막대한 권리금, 그리고 거대 프랜차이즈 본사의 횡포이다.
사장몬의 상대는 알바몬이 아니다. 알바몬의 상대 또한 사장몬이 아니다. 슈퍼 갑이 을들을 삶의 끝자락으로 내모는 현실 속에서, 사장몬과 알바몬은 서로의 문제를 위해 한 목소리를 내야만 한다. 오늘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는 라떼킹 철거현장과 함께 할 것이다. 우리 사회의 을인 청년들이, ‘또 다른 을’의 문제에 함께하기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이다. 사장몬과 알바몬이여, 라떼킹에서 함께 하자! 을끼리의 다툼은 그만 멈추고, 라떼킹에서 함께 하자!
2015년 2월 16일
정의당 청년?학생위원회(부위원장 강현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