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전거 타이어 펑크(パンク)에 대한 징크스이다.
동호인들과 라이딩에 나서면 만나는 장소에 도착해서 꼭 펑크가 나곤한다. 이번이 두 번째이다.
첫 번째는 의왕 백운호수를 왕복하는 코스였다. 한강 갈림길에서 만나기로 했었는데 도착하자마자 펑크가 나 몹시 당황했었다.
마침 회원가운데 한 분이 펑크를 떼우는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응급조치를 할 수 있었다. 가다가 또 바람이 빠졌지만 인근에 자전거 가게가 있어 금방 수리를 할 수 있었다.
오늘 두 번째 난감한 경우를 당했다.
영종도 일주를 목적으로 아침 6시 30분에 계양, 물고기상 앞에서 만나기로 하고 열심히 페달을 밟았다.
어제 자전거 대리점에 들러 이것저것 손을 보고 자전거도 걸레로 정성스레 닦았다.
그런데 만남의 장소에 거의 다 도착해서 또 앞바퀴 타이어에서 바람이 빠지고 말았다.
참 이상하다.
그렇게 준비를 했는데 길가의 가시는 어쩔 수 없었는가 보다.
할 수 없이 일단 일행들과 계양역에서 영종역까지 왔다가 펑크를 떼우려고 무진 애를 썼다.
잘 되었나 싶었는데 출발후 얼마 안되어 또 바람이 빠지고 말았다.
영종도 일주 라이딩을 포기하고 혼자서 다시 돌아가는 신세가 되었다.
도시철도는 출퇴근시간을 피해 자전거와 같이 전철을 탈 수 있도록 되어 있다. 좋은 제도이다. 다만,
출퇴근시간인
아침 7시에서 10시까지, 17시에서 20시까지는 자전거와 함께 열차안으로의 입실이 거부된다.
할 수 없이 영종역 자전거 거치대에 자전거를 묶어놓고 10시가 되기까지 기다려야 했다.
일단은 다시 돌아가 계양역에서 내려 수리를 하고 아라뱃길을 통해 집으로 돌아가야 했다.
세상에, 자전거 타이어가 펑크가 나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고 꼼짝없이 발이 묶여 있는 경우는 난생 처음이다.
자전거는 참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퇴직이후 동네를 다니거나 가까운 거리를 이동할 때, 늘 자전거를 이용한다. 그렇게 편리할 수가 없다.
일본 도쿄에서 살 때에는 자전거가 생활필수품이었다.
학생들이나 교수들 뿐만아니라 대부분의 시민들이 교통 수단으로 자전거를 이용하고 있었다.
다리건강은 울론 교통비가 비싼 편이라 돈도 절약할 수 있어 일거양득이었다.
이렇게 편리하고 좋은 자전거가 펑크가 나면 애물단지로 변한다. 오늘이 그런 경우이다.
당초계획으로는 아라뱃길 물고기상에서 만나 계양역에서 도시철도를 이용하여 영종역까지 가서 자전거로 영종도를 일주하자는 라이딩 계획이었다.
내 자전거가 펑크나는 바람에
본의 아니게 혼자만 쳐져서 낙동강 오리알 신세가 되었다. 8년이나 지난 자전거라 여러군데 손을 봤지만 잔고장이 나고 펑크가 자주 나는 것을 보니 바꿀 때가 됐나보다.
우리 인생사도 마찬가지이리라.
살아보니 약속이 펑크가 나고 계획이 펑크가 나서 절망속에 빠질 때가 있었다.
그때마다 깊은 수렁속에 빠져 허우적거렸던 적도 있었다. 하지만 칠흑같은 어둠속에서도 한가닥 희망의 빛이 보였었다. 그 빛을 따라 열심히 달려오니
결과적으로 더 멋있게 나머지 인생길을 달릴 수 있었다.
오늘 소중한 경험을 했다.
자전거는 어디서나 펑크를 경험할 수 있다.
따라서 자전거안에 비상 쥬브를 항상 보관하고 펌프기도 달고 다녀야한다.
그래야 중간에서 고치고 다시 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인생길의 펑크는 예고없이 닥친다.
미리미리 대비하는 것이 상책이다.
오는 병은 친구로 생각하고 잘 대해주면 오히려 더 친해져서 남은 인생길이 더 밝아진다.
비가 내리는 금요일이다.
비록 영종도 일주는 못했지만 소중한 경험을 한 하루이다.
늘 하던 아침 테니스 대신에 새로운 취미인 자전거 라이딩을 시작하면서 시행착오를 여러 번 겪게 된다.
이 또한 멋진 경험이다.
매사 어려움없이 잘 되면 좋겠지만 인생사 어찌 그런가. 잠시 고통의 구덩이에 빠졌지만 벌떡 일어나 툴툴 털고 다시 가면 된다.
그런면에서 오늘도 화이팅이다.
영종역 대합실, 10시가 될 때까지 대합실에서 죽치고 있습니다. 이런 여유......
일행과 떨어져
혼자 영종역 대합실에서
첫댓글 웬지 이번 라이딩은 마음이 내키지않아 적극적으로 의사를 표시하지않았다. MTB 식 구식 자전거라 로드 자전거를 타며 쌩쌩 달리는 젊은 친구들과 함께 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역시 나이는 못 속인다. 물론 시행착오를 겪어야만 제대로된 라이더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과감하게 의사표시를 하지못한 후회를 느지막히나마 해본다.
이런 일이 이제 자주 있을 것이다.
내 분수에 맞는 삶을 이어가려면 가릴 것은 과감히 버려야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