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뚝 보고도 절한다.”고 했다. 그 말을 한자로 부가정독 배궐마익(婦家情篤 拜厥馬杙)이라 일컫는다. 말뚝은 외양간에 소나 말고삐를 묶어두는 나무나 돌, 쇠로 만들어 박아 세운 기둥(支柱)이다. 마누라와 말뚝을 연결할 수 있는 것은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의 관계로부터 출발한다. 아내가 좋으면 아내 주위의 보잘 것 없는 것까지도 좋아 보인다는 말로 ‘방귀를 뀌어도 예쁘고 이빨(齒) 사이에 고춧가루가 묻고 끼어도 매력적으로 보인다.’는 뜻이다. 그러나 마누라를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이 멀어지면 말뚝도 하잘 것 없는 말뚝으로 성가신 관계로 과감히 그 관심을 끊게 된다. 그 게 매몰차고 냉정한 현실이다.
젊은 날 나는 한 우물을 팠다. 공중파방송의 공채시험을 거쳐 수습기자로 채용된 이후 30여 년 동안 기자생활을 하며 유신헌법 치하의 공안공포정국을 무너뜨린 6월 민주항쟁의 열망을 이은 문민정부와 국민의 정부를 거치는 동안별의 별꼴을 다 겪었다. 퇴직 이후 내가 일했던 공중파 방송의 채널과 다이얼을 돌려 뉴스를 보고 듣는 일은 결코 없었다. 팩트를 전하지 않는 죽은 이른바 찌라시 같은 뉴스로 권력과 재벌의 악취가 짙게 풍긴다. 특히 정치권력과 재벌의 결탁, 심지어 종교권력에 눈을 감은 뉴스는 일부러 가까이할 가치가 없었기 때문이다. 종편이 나타나 이른바 조중동과 함께 정권의 나팔수 역할에 힘을 보탰다. 그러던 어느 날 ‘진실이 뉴스가 된다.’고 외친 jtbc뉴스가 칠흑 같은 어둠속에서 횃불을 드높이 치켜들었다. 그것은 바로 오후5시『보고합니다, 정치부 회의』와 저녁 8시『jtbc 뉴스룸』프로그램이었다.
지금으로부터 3년 전 초가을 나는 『열려라, jtbc 뉴스룸』이라는 에세이를 쓴 적이 있었다. “나는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언론인 출신이고 복음을 선포하는 신앙인이고자 했다. 그래서 지금도 기쁜 소식, 복음(福音)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지 모른다. 어느 날 나는 종편채널, jtbc에서 그 가능성을 발견하고 기뻤다. jtbc뉴스가 마침내 2014년 9월 22일 저녁 8시 “진실이 뉴스가 된다.”는 현대적 의미의 복음을 선포했다. 그것은 신(神)의 권능일까?, 자본의 힘일까?, 권력이 한눈팔다 못 보아서 일까? 아니다. 오직 사람이 일으킨 진실, 방송인의 양심이 저항한 투쟁의 결과였다. 뉴스란 “새로운 일이나 아직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일, 또는 그 소식을 알려주는 방송프로그램이나 그러한 보도물”을 일컫는 말이다. 뉴스는 지난 세기 마르코니가 무선전신기술을 완성하고 이를 실용화한 방송에 의해서 들어온 외래어다. 뉴스는 사실에 근거해야 한다.
사실(事實, fact)은 “실제로 발생했던 일이나 현재에 있는 일”이다. 그래서 뉴스는 사실보도가 생명이다. 과연 인터넷과 방송, 신문과 잡지가 사실을 전하는 일이 그토록 어렵고 불가능한 일일까? 저서『한국민방개척사』(나남, 2011)를 통해 밝혔듯이 우리나라 언론사상 방송의 사실보도는 자유당 독재가 독을 뿜던 1959년 4월 15일 부산에서 순수 민간인에 의해 설립된 민간상업라디오방송, 부산문화방송(MBC)에 의해서 처음 실험되기 시작했다. 당시 독재의 총칼에 맞서서 자유언론의 기치를 높이 들고 현실비판에 충실했던 부산문화방송은 정의로운 개국요원들의 시대정신과 청취자의 뜨거운 열망이 있었기에 가능했으리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그 싹은 5.16군사쿠데타의 총칼에 의해 무참히 짓밟히고 말았다. 그러나 라디오방송의 사실보도를 통해서 우리는 3.15마산의거를 4.19혁명으로 승화시킨 빛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최근 ‘국경 없는 기자회(RSF, Reporters Without Borders)'가 발표한 ’2016년 세계언론자유지수‘에서 우리나라가 전체 180개국 가운데 70위를 기록했다. 우리나라의 언론자유는 박근혜 정부가 출범한 2013년 이후 해마다 하락했다. 그들은 “박근헤 대통령 치하에서 미디어와 당국 사이의 관계가 매우 긴장 되었다.”며 “정부는 비판을 점점 찾지 못하고 있고 이미 양극화된 미디어에 대한 간섭으로 언론의 독립성을 위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언론과 정부와의 갈등현실을 나타내는 증거다. 더구나 국제언론감시단체인 ’프리덤 하우스‘에 따르면 지난 2013년 언론자유도 조사에서 우리나라는 OECD 34개 회원국 중에 30위를 기록함으로써 부끄럽게도 ’언론자유가 없는 나라‘로 분류되었다. 박근혜의 언론 장악 시도를 가장 극명히 드러낸 것은 세월호 참사 보도 통제였다.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 이정현은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를 걸어 보도를 통제했다. 당시 새누리당은 홍보수석의 일상적 업무라고 대응했다. 이런 상황에서 표현의 자유를 옥죄는 이른바 ’블랙리스트‘까지 만들어 언론의 자유를 광범하게 통제하고 억압해 왔다.
그러한 언론탄압은 54년이 지난 지금 jtbc에 의해서 그 역사가 새롭게 재조명 되었다. 나는 지난 1년 동안『보고합니다, 4시 정치부회의』와『jtbc 뉴스9』를 통해서 진실이 뉴스가 되는 과정을 확인하고 그 결과 “한 걸음 더 들어가는 뉴스로 진실이 뉴스가 된다.”는 jtbc의 보도정신에 공감하며 지냈다. 가을 개편을 계기로 jtbc는 마침내 우리나라 방송뉴스사상 신기원을이루는 ‘뉴스룸’을 신설했다. jtbc뉴스 담당 사장 손석희(Marcellinus) 앵커는 “『jtbc 뉴스9』라는 이름을 내려놓겠습니다. 뉴스는 한 시간이라는 생각도 버리겠습니다. 저녁 8시부터 100분 동안『jtbc뉴스룸』이 문을 엽니다. 9월 22일 월요일 저녁 8시『jtbc뉴스룸』에서는 진실이 뉴스가 됩니다.”라고 어둡고 음침한 세상을 향해 소리 높이 외쳤다. 정치권력의 언론탄압을 자유의지로 이겨낸 jtbc뉴스는 세계를 우리의 시각과 관점으로 뉴스취재 무대를 넓혀나가고 있다.
이와 함께 라이프타임에 맞춰『보고합니다. 4시 정치부회의』는 한 시간 늦춘 5시에 『jtbc 뉴스9』는 한 시간 앞당긴 8시에 『jtbc뉴스룸』으로 새로운 출발을 시도했다. 정의를 향한 대장정의 수통에 물을 채운 것이다. 이제 수준과 품격 높은 뉴스는 jtbc의 몫이고 비판과 공감은 전적으로 시청취자의 몫으로 남았다. 손석희 뉴스 담당사장 겸 앵커는 새로운『jtbc 뉴스룸』에 대해서 "8시대에 속도감 있는 진행으로 그날의 뉴스를 먼저 정리하고 9시대에 그날의 중요뉴스를 돌아보는 앵커브리핑, 인터뷰, 심층취재, 토론 등으로 구성하겠다.“고 밝히고 ‘지난 1년간『jtbc 뉴스9』이 지향해온 방향성을 정론의 저널리즘을 좀 더 깊이 있게 실현하는 것으로 그 과정에서 쌓아온 제작노하우를 최대한 발휘하는 것이 이번 개편의 목표’라고 밝혔다.” 나는 그 이후 뉴스라고는 jtbc의 『5시 정치부회의』와 저녁 8시『jtbc 뉴스룸』을 보고 창간주주로 참여한『한겨레신문』만을 읽는다.
첫댓글 오늘의 난국이 후일에는 빛이 되리라 믿고 기도합니다. 바른 언론의 중요성이 참으로 절실한 걸 깨닫는 현실입니다.
정치권력이 언론을 마음대로 주무르겠다는 생각을 분쇄해야 합니다.
언론의 자유는 헌법이 보장하는 표현과 양심, 학문과 예술의 자유로부터 출발합니다.
이번 기회에 언론의 사명과 가치를 확립해야할 것입니다.^^*
저희에게 사실을 제대로 알게해주는 언론이 있어서 감사해요..
그렇구 말구요.
jtbc는 세계적 언론의 대열에 섰습니다.
우리가 지켜나가기로 합시다.^^*
언론 자유의 소중함을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언론자유는 헌법이 보장한 국민의 권리입니다.
언론을 탄압하는 행위는 반헌법적 범죄입니다.^^*
언론의 중요성을 온 몸으로 느끼는 요즈음입니다...jtbc가 끝까지 초심을 지켜가기를 응원합니다...^^*
저 또한 그렇게 바라며 믿습니다.^^*
진실만을 보도하는 뉴스이기에 촛불집회 불씨를 당겼고 탄핵으로 이어진듯합니다.
저 역시 jtbc
신문은 한겨레뫄 중앙일보를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