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해항에서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를 오가는 카페리 '이스턴 드림'호가 두달여에 걸친 수리를 끝내고 31일 다시 컨테이너와 중고 자동차 등 화물들을 싣고 블라디보스토크를 향해 출항했다. 그러나 운항 재개와 함께 추진해온 여객 운송은 끝내 성사되지 못했다. '이스턴 드림'호는 그동안 신종 코로나(COVID 19) 방역 조치에 따라 화물운송만 담당해왔다.
동해시는 '이스턴 드림'호의 운항재개에 맞춰 지난 23일 관련 정부 부처에 여객 운송을 요청하는 공문을 보냈으나 아직 긍정적인 답변을 받지 못한 것으로 전해졌다. 동해시 상공회의소도 지난 11일 대통령실 등 주요 부처에 건의문을 보내 "항만을 통한 해외여객 수송 제한의 전면적 해제 이전이라도, 귀국길이 막힌 러시아 교민들과 국내 체류 러시아인들을 위해 이스턴 드림호의 여객 수송을 허용해줄 것"을 호소한 바 있다.
블라디보스토크 여객터미널(위)과 동해항에 입항한 이스턴 드림호/사진출처:KBS 강원 영상 캡처, 바이러 자료사진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한-러시아간 직항 항공편이 끊어진 상태에서 극동러시아와의 인적 교류는 바닷길이 최고의 대안으로 떠올랐으나, 한러 양국의 관련 부처는 아직 소극적이라고 한다. 동해시는 앞으로도 정부 관련 부처 및 유관기관과의 협의를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다.
이스턴 드림호는 러시아 극동지방에 발이 묶인 우리 교민들을 귀국시키기 위해 지난 3월 31일 항차(航次, 1회 운항)에 한해 여객 운송이 허용됐다. 당시 이스턴 드림호는 블라디보스토크항에서 러시아 현지 교민 73명을 태우고 이튿날 동해항에 입항한 바 있다.
지난 3월말 극동러시아에 발이 묶인 교민들을 태우고 블라디보스토크항을 떠나는 이스턴 드림호를 전송하는 주블라디 총영사관 직원들/사진출처:외교부
이석기 두원상선 대표는 “한·러·일 카페리 여객 운항 재개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동해안권 지역 경제 및 관광 활성화에 기여하는 바가 크다"며 “빠른 시일 내에 여객 운항이 재개돼야 하고, 또 그렇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스턴 드림호는 지난달 초 선박 수리를 위해 중국에 갔다가 중국 당국의 방역 지침 등으로 계획보다 한 달가량 늦게 동해항에 돌아 왔다. 두원상선 측은 이스턴 드림호의 공백 기간에 컨로로선 썬리오호를 투입, 동해~블라디보스토크 항로를 4번 운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