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2018년의 새해가 밝았다.
3주간의 긴 방학을 마치고 새해를 맞아 첫 모임을 하는 날 설레는 맘으로 달려간다.
가천관 424호 강의실 열쇠를 갖고 있어서 문을 열어야 하기 때문에 서둘러 갔다.
강의실에 도착하니 문은 열려져 있고, 부지런한 지영호샘이 앉아 계셨다.
교수님께서 강의실 문을 열어놓으라고 하셨나 보다.
지난 학기 강의실 옆 사물함에 넣어둔 커피와 컵 등을 챙겨오니 더 많은 분들이 오셔서 반갑게 인사를 했다. 김영주샘이 따끈한 대추차를 타 오셔서 한 잔을 마시니 온 몸이 다 녹는다.
방학 때 많이 나오시지는 않았지만 첫날이라 조금 더 오실 것으로 기대했지만 모두 7분이 오셨다. 지영호샘은 새해 좋은 말씀을 직접 붓글씨로 써서 선물을 주셨다.
파사현정(破邪顯正)-그릇된 것은 깨고 바른 것은 드러난다
10시 20분이 넘어서 교수님께서 오셔서 반갑게 포옹을 하시며 새해 인사를 하셨다.
이어 첫 날에 알맞는 글을 생각하시다가 가져오신 글을 소개해 주셨다.
불씨를 심는다
꿈의 사람은
미래 가치를 위해 현재의 가치를 희생하는 사람입니다.
낮은 가치를 심어 높은 가치를 거두는 사람이고
작은 것을 심어 큰 것을 거두는 사람입니다.
꿈의 사람은 '심음의 법칙'을 믿습니다.
최고의 것을 거두기 위해
최고의 것을 심습니다.
-황성주의 <10대, 꿈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중에서-
* 꿈은 불씨입니다.
가슴에 불씨를 심는 것입니다.
가슴에 불씨를 심으면 타오르기 시작합니다.
열정에 넘치는 사람, 지치지 않는 사람, 지쳐도 다시 일어나 힘차게 뛰는 사람이 됩니다.
그 불씨가 아무리 작아도 괜찮습니다.
잘 살리기만 하면 무서울 불길로 번지니까요.
불씨를 심으세요.
황성주는 1957년 생으로 황성주 생식으로 유명한 분이다. 의사로, 교수로, 경영자로, 저술가로, 사진작가로, 목회자로 다양한 영역에서 창조적인 삶을 꽃피우고 있는 대표적인 멀티 플레이어이다.
우리 가천 시창작반은 시의 불씨를 심은 사람들이다. 시를 많이 써서 불길로 타오르게 하자고 말씀하셨다.
이어서 '양말'이란 시를 소개해 주셨다.
양말
이동순(1950~ )
양말을 빨아 널어두고
이틀 만에 걷었는데 걷다가 보니
아, 글쎄
웬 풀벌레인지 세상에
겨울 내내 지낼 자기 집을 양말 위에다
지어놓았지 뭡니까
참 생각 없는 벌레입니다
하기야 벌레가
양말 따위를 알 리가 없겠지요
양말이 뭔지 알았다 하더라도
워낙 집짓기가 급해서
이것저것 돌볼 틈이 없었겠지요
다음날 아침 출근길에
양망를 신으려고
무심코 벌레집을 떼어내려다가
작은 집 속에서 깊이 잠든
벌레의 겨울잠이 다칠까 염려되어
나는 내년 봄까지
그 양말을 벽에 고이 걸어두기로 했습니다
-출전: 시집 그대가 별이라면>(시선사, 2004)
구어체를 사용하여 친근감을 일으키며, 벌레와 나의 소통을 통해 자연과 인간의 소통을 말하고 있다. 시의 말미에 벌레의 입장에서 바라보며 상대를 이해한다. 또한 약한 자의 삶을 짓밟는 세상을 되돌아 보게 한다.
이동순 시인은 경북 김천 출생으로 1973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시 <마왕의 잠>이 당선되어 등단했다. 충북대학교와 영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를 역임했다. 분단 이후 최초로 백석의 시전집을 발간하고, 문학사에 시인을 복원시켰다.
첫날의 수업은 이렇게 마치고 즐거운 간식 시간이다.
오늘은 김영주표 딸기, 허복래표 빵, 박연자표 요구르트, 채기병표 단감, 거기에다 오늘의 하이라이트 김옥희표 군고구마와 동치미가 있으니 풍성한 식탁은 주식으로 변모되었다.
오랜만에 듣는 지영호샘의 입담을 곁들이니 맛이 더 나는 것 같다.
식사 후에는 합평회 시간을 가졌다. 바쁜다고 3분이 먼저 가시고, 4명이 합평회를 하였는데, 시는 김영주샘과 채기병만 써 왔다. 김영주샘의 '바다로', 채기병의 '담쟁이의 길'과 '담쟁이의 구도(求道)', 담쟁이로 등단을 해서 그런지 담쟁이 시를 많이 쓰게 된다.
새해 첫 시간을 이렇게 뜻 깊에 보냈다. 다음 주 월요일에는 더 많은 분들이 오시면 좋겠다.
공고 : 1월 11일(목) 오전 11시에 산들해(엘타워 지하 1층, 양재역 9번 출구에서 지하로 연결)에서 신년하례식 및 아호명명식(김영주, 홍긍표, 조형자)이 있으니 많은 분들이 오셔서 축하해주세요.
첫댓글
지영호선생님의 글씨를 보며 시작하는 2018년 무술년의 가천시창작반 모임이 아름답습니다~
바른 일을 하고 살라는 가르침을 주셨습니다.
시의 불씨를 가슴에 심은 가천시창작반 학생들, 새해에는 더욱 기대가 됩니다.
글과 사진을 올려주신 채기병 선생님, 새해 첫 모임부터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올해도 멋진 출발입니다
가천 시 창작반의
새해 새 출발을 축복합니다
멋찐 한해가 되시길
기도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자주 놀러오세요.
저 간식을 보니 가천반의 정열이 전해지는 듯합니다
간식에 가장 관심이 많군요.ㅋ
방학중 한파 속에서도 가천반의 열공은 계속되는군요.
2018년 황금 개띠에도 부지런히 시창작에 매진하여
한국문단에 큰 획을 긋기를 기대합니다.
감사합니다. 장로님 덕분에 잘 되나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