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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 살해당할 것처럼 써라
루이즈 페니 외 지음
1장
자료조사
■ 세 단계만 거치면 전문가와 연결된다 - 스티븐 제이 슈워츠
작품을 시작하기 전에, 나는 내가 ‘조사에 빠져 뒹굴거리기’라고 부르는 작업을 하길 좋아한다. 가끔은 풍덩 빠지기, 우려내기, 깊은 곳으로 뛰어들기‘라고 부르기도 한다. 조사 작업은 온 몸으로 부딪쳐야 하는 일이다. 직접 발로 뛰는 조사를 통해 우리는 자기 자신에 대해서, 또한 자신이 창조해낸 인물에 대해서 인터넷이나 책을 통해서는 절대 배울 수 없는 사실들을 발견하게 된다.
작가는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며,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사람이다. 스스로를 작가라고 소개하고 곧장 앞으로 나서라.
나는 세 단계만 거치면 우리가 알고 싶은 모든 대답을 지닌 사람과 연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첫 번째 소설인 <불러바드>를 쓸 당시 나는 로스앤젤레스 검시관 사무소에 어떻게든 연락할 방도를 찾고자 속을 태우고 있었다.
누군가를 만나면 나는 그 사람이 된다. 자료 조사를 통해 국제 우주정거장의 비행사가 되기도 했고 심해 잠수함의 조종사,,... FBI특수요원이 되기도 했다.
※ 실전 연습
지금 쓰고 있는 소설에 나오는 주제 중 아무거나 두 가지 이상 골라 그 분야의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자. 예컨대 소설에 체스 선수권에서 우승한 인물이 등장한다면, 주위에 그랜드 마스터가 있는지 수소문한 다음 그 사람에게 연락하여 함께 점심 식사를 하자고 부탁해 보는 거다. 내가 사는 도시에서 일어나는 범죄 사건에 대해 쓰고 있다면, 동네 경찰이나 형사와의 인터뷰 자리를 마련한다. 다른 사람이 대신 해준 조사에 의존해서는 안 된다. 직접 몸으로 부딪치며 조사에 나서라.
한번 만났던 상담역들과 연락을 유지하면서 이따금 이메일을 보내 추가적으로 궁금한 사항을 물어보자. 소설의 일부를 한번 읽어봐 달라고, 그 안에 사람들의 세계가 정확하고 현실성 있게 담겨 있는지 확인해달라고 부탁해도 좋다. 마지막으로 책에 수록될 감사의 말을 쓸 때 그 사람들의 이름을 잊어서는 안 된다.
■ 현실의 세부 사항이 상상력을 증폭 시킨다 - 헨리 창
현실이 상상력을 증폭시키는 순간이다. 창작이란 이기적이기보다는 본능적이며 감각적인 것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차이나타운 대로의 차양막 밑에서 글을 쓰며 나는 이런 광경을 본다. 빗줄기가 후드득 쏟아지기 시작하면 거리의 모습이 삽시간에 바뀐다. 중국인들이 발걸음을 재촉하기 시작하면서 한결 분주해진다. 도로를 메운 트럭과 승용차들이 나아가는 속도가 느릿해지는 반면에 배달부들은 사람들 사이를 헤치며 발길을 재촉한다.
※실전연습
소설에서 배경이 되는 야외의 한 장소를 고른 다음 여러 가지 다양한 시간대에 걸쳐 그곳을 관찰해 보자. 아침과 점심, 출퇴근 시간, 저녁 등 각 시간대별로 그 장소를 오가는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곳에서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벌어지는 일들은 소설 속 인물들이 그곳에서 하는 행동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겨울에 그 장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여름 혹은 가을에는 어떤 느낌인가? 뇌우가 몰아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계절 행사나 전통 행사가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동안 우리는 유연하게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의 요소를 강화할 수 있다. 언제나 기록을 남겨라. 관찰하라. 그리고 자신의 모든 감각을 활용하라.
어떤 색이 보이는가(밝고 유쾌한 색인지, 차분한 색인지)? 색이 정서적 배경을 만드는가(자동차의 소음인지, 길거리의 음악인지?) 무슨 냄새가 나는가(맛있는 음식의 냄새인지, 쓰레기에서 풍기는 악취인지)? <차이나타운의 심장박동>을 읽은 한 독자는 이렇게 말했다. “ 이 소설을 읽다보면 두부 굽는 냄새가 풍겨오는 기분이 든다.” 공기가 피부에 닿는 느낌은 어떤가(끈적한지, 축축한지)? 배경의 맛을 느낄 수 있는 특별한 음식이 있는가(과일 가게라든가 빵집, 거리 음식점이 있는지)?
이 연습은 우리가 선택한 배경의 자연스러운 느낌을 포착하도록 돕는다. 이를 통해 어떻게 하면 제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는 배경을 만들어낼 수 있을지 본능적으로 이해하게 될 것이다. 그 배경의 생생한 무대를 바탕으로 마음껏 상상력을 펼쳐보자. 늘 나오는 말이지만, 배경은 또 하나의 인물일 수 있다.
■ 외국이 배경일 때는 문화적 요소를 고려한다. -크리스토퍼 G. 무어
호기심과 주의 깊은 관찰력은 어떤 작가든 반드시 갖추어야 할 자질이다. ~~~소설은 사회학 교과서가 아니다. 역사서나 어학 교재도 아니다. 관찰과 질문, 조사를 통해 정보를 수집하는 것은 독자들에게 길고 지루한 배경 설명을 읽는다는 느낌을 주지 않으면서 사회와 역사. 언어의 산물인 인물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 진실은 허구 안에 있다. - 로버트 S. 레빈슨
나는 사람들을 죽이고 다니는 살인자에 대해서도 씁니다. 하지만 어떤 살인자하고도 알고 지내지 않는걸요. 나 자신 또한 누굴 죽여본 적이 없고요.
※실전 연습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인상적인 사건을 소설 속 주인공에게 적용 시켜보자. 그 경험 외에 다른 부분에서 주인공이 작가를 닮을 필요는 없다. 그런 다음, 경험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을 실제 이름과 실제 모습 그대로 소설 속에 등장시키자. 마지막으로 자신이 처음부터 만들어낸, 혹은 살면서 만난 여러 사람을 조합한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자, 이제 독자들이 어디에서 허구가 끝나고 어디에서 진실이 시작되는지 궁금해 하도록 내버려두자.
2장
플롯, 시작, 갈등, 전개
■ 플롯을 짤 때 여섯 가지 실수는 꼭 피하자. -리스 허시
스릴러는 로큰롤 음악과 비슷하다. 두 분야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 중 하나는 바로 즉시성이다. ~~~플롯을 짤 때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
-푸념을 늘어놓는 도입부
처음에는 에이전트, 나중에는 편집자의 관심을 사로잡기 위해 빠른 속도로 책을 시작할 필요가 있다. 아주 빠르고 강력한 도입부가 필요하다. 에이전트가 원고를 끝까지 읽을지의 여부는 대개 첫 번째 장에서 판가름 나기 때문이다. 도입부에서 강렬한 인상을 주지 못한다면 훌륭한 결망 같은 건 전혀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소극적인 주인공
주인공이 가장 흥미로워지는 순간은 무언가 행동을 통해 이야기의 갈등을 해결하려고 할 때다. 주인공이 아무렇게나 던져진 코르크 마개처럼 사건의 바다 위를 그저 둥둥 떠다니기만 한다면 독자는 주인공에 대해 흥미를 느끼지 못할 것이다.
-정이 안 가는 주인공
독자가 소설 전체에 걸쳐 주인공의 뒤를 따라가야 한다면 독자가 그 인물에게 호감을 느끼는 편이 좋다. 작가로서 우리는 독자가 인물과 유대감을 형성하도록 도울 수 있다. 왜 주인공에 애착을(작가가 애착을 느끼는 만큼)느껴야 하는지 그 이유를 적극적으로 제시하라(되도록이면 이야기의 초반에 제시하는 편이 좋다). 소설의 주인공이 뭔가 고결하거나 용감하거나 재미있는 일을 하게 만들라. 혹은 그저 나약한 모습을 보여주어도 좋다. 그렇다. 이는 독자를 조종하는 일이다. 하지만 스릴러(그리고 대부분의 소설)를 쓴다는 것은 본질적으로 독자를 조종하는 일이다.
-아는 것만 쓰기(혹은 모르는 것만 쓰기)
스릴러는 그 속성상 사건에 대한 기대감에 의존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과장이 있을 수밖에 없다. 우리가 안팍으로 속속들이 알고 있는 배경과 인물을 기반 삼아 이야기를 만들어나간다면 그 생생함은 좀 더 허구적인 부분으로까지 옮겨 갈 수 있다.
-초반에 배경 설명 늘어놓기
첫 장에서 주인공을 소개할 때 작가는 주인공에 대한 모든 것을 털어 넣고 싶은 충동을 느끼기 마련이다. 부디 참아내기를, 인물의 과거사에 관한 지루한 설명보다 더 빨리 원고를 덮게 만드는 것은 없다. 정보를 전달할 때는 설명하는 것보다 보여주는 것이 한층 효과적이다. 꼭 설명을 통해 전달해야 하는 정보가 있다면 한 번에 쏟아 붓지 말고 여러 차례에 걸쳐 조금씩 나누어 설명해야 한다.
-장면 없이 플롯만 쓰기
스릴러는 대개 플롯을 중심으로 진행되기 마련이다. 폭력적인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발생한다. 그러나 작가가 이야기를 A 지점에서 B 지점, C 지점으로 이어가는 일에만 치중하고 이야기에 생명을 불어 넣는 배경과 인물의 세부 사항에 주의를 기울이지 않는다면 소설은 지나치게 기계적으로 변해버리기 쉽다. 빠른 속도감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지만, 이야기의 A 지점과 B 지점과 C 지점을 재미있는 놀이터로 만드는 일도 중요하다. 소설의 플롯을 구상할 때 장면을 어떻게 풀어낼지 생각해두는 일이 도움이 된다. 소설의 각 장이 독립된 장면으로서 자기 나름의 존재 가치를 지니도록 만들라. 배경과 인물의 상호 관계와 인물 전개의 측면에서 흥미로운 장면을 쓰는 동시에 플롯을 진행시킬 수 있다면 독자는 계속해서 책장을 넘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사실, 독자가 계속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것이 결국 스릴러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실전 연습
소설이 시작되는 처음 다섯 장의 개요를 설명하라. 이 다섯 장은 에이전트나 출판사가 원고를 선택하도록 만드는 중요한 역할을 수행해야 한다. 개요를 완성한 다음, 다음 질문을 던져보자.
-첫 번째 장이 독자의 멱살을 잡아끌며 관심을 사로잡는가? 그리고 너무 뻔 한 질문이긴 하지만 첫 장에 시체가 등장하는가?
-주인공은 주도적으로 움직이고 있는가, 아니면 상황에 휘둘리는가?
- 이 다섯 장이 끝날 무렵 독자는 주인공을 좋아하게 되는가?
-작가가 잘 아는 흥미로운 세계로 들어왔다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만큼 독자를 충분히 납득시키는가?
-주인공의 배경을 설명하는 내용이 얼마나 많이 전달되는가? 독자가 상황을 이해할 수 있을 만큼은 충분해야 하지만 모든 것을 다 알았다고 생각할 정도로 많아서는 안 된다.
- 다섯 장 각각이 하나의 장면으로서 독립성을 가지는가? 각 장마다 다른 장과 구별되는 인물의 상호 관계와 배경이 등장하는가?
■ 인물 B는 권총을 들고 들어온다. -숀 둘리틀
서평가들은 가끔 플롯 중심의 이야기와 인물 중심의 이야기를 구분하여 표현한다. (풀롯은 사건, 인물은 감성).
미스터리나 스릴러 소설이라 할지라도 인물을 희생하면서 훌륭한 플롯(훌륭한 이야기)을 펼치지 않는다. 이야기는 인물에서부터 시작된다. ~~~인물 B가 찾아와 문을 두드리지 않는다면 플롯은 생겨나지 않을 것이다.
※실전연습
(1단계)
세 명의 인물이 함께 차를 타고 어디론가 향하고 있다.
-맨디(운전자):예술사 박사 학위를 받았지만 지금은 한 회사의 인적 자원 관리부에서 일하고 있다. 문신을 했지만 옷으로 숨기고 있다. 한 번 결혼했지만 지금은 혼자다. 아이는 없지만 언젠가 어머니가 되고 싶다.
-르네(조수석): 식당의 종업원으로 일하고 있다. 문신을 했으며 문신을 숨길 생각이 없다. 가끔 학교에 다시 다니고 싶다고 생각하지만 마음 깊은 곳에서는 그런 일은 없으리라는 걸 알고 있다. 얼마 전 담배를 끊었다.
-저스틴(혼자서 뒷좌석을 차지하고 있다): 맨디와 르네보다 어리지만 나이 차이가 그렇게 많이 나지는 않는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학에 갔다가 학교를 그만 두었다. 부모님이 자동차 사고로 사망하면서 많은 유산을 물려받았지만 지금까지는 유산에서 단 한 푼도 꺼내 쓰지 않았다.
여기서 할 일은 이 인물들을 데리고 소설을 쓰기 외한 대략적인 플롯을 짜는 것이다. 도움이 될 만한 질문들을 소개한다.
‣ 이들은 어디로 향하고 있는가?
‣ 이 세 인물은 어떻게 이 차에 함께 타게 되었는가?
‣ 이 인물들이 이 여행에서 바라는 것은 무엇인가? 한 인물이 바라는 것이 다른 인물들이 바라는 것과 상충되기도 하는가?
‣ 이 여행에 대해서(혹은 서로에 대해서) 다른 두 인물은 모르는 무언가를 알고 있는 인물이 있는가?
‣ 이 세 인물이 향하는 목적지까지 어떤 장애물이 있는가?
‣ 이 인물들은 시간에 맞추어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을까? 아니, 도착이나 할 수 있을까?
단지 여러분이 생각을 펼치고 플롯을 구상할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 만든 질문이나 전부 답을 해야 할 필요는 없다. 전혀 답을 하지 않고 넘어가도 좋다(하지만 틀림없이 몇 가지 질문에는 자연스럽게 답이 나오게 될 것이다). 한 가지만 명심하라. 이 차가 A에서 B까지 아무런 사건 없이 이동하게 된다면, 플롯은 없다.
어떤 종류의 플롯을 만들어낼지에 대해서는 마음대로 결정해도 좋지만 질문에 답을 할 때는 항상 이야기와 수수께끼가 한층 심화되는 방법으로(첫 번째 질문에서 세 번째 질문까지), 혹은 이야기의 긴장감이 한층 높아지는 방향(다섯 번째 질문)으로 답을 생각해내자.
요령1: 다섯 번째 질문, 즉 장애물에 대한 대답을 생각할 때 자동차 외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장애물(자동차 바퀴에 바람이 빠진다, 도로 위에 말코손바닥사슴이 나타난다. 악천후가 닥친다. 군대의 공습을 받는다)과 자동차 내부에서 나타날 수 있는 장애물(인물 사이의 갈등)에 대해서 생각해 보자
요령2: 막다른 길이다 싶으면 다섯 번째 질문으로 돌아가라.
(2단계)
1단계 연습을 통해 인물들에서 이야기를 끌어낸다. 이제 플롯을 가지고 자동차로 돌아가자. 자동차 안에서 앉은 자리를 전부 바꾸어본다. 운전석에 다른 인물을 앉히는 것이 중요하다.
역시 단 한 시간만을 투자하여 플롯을 바꾸지 않고 1단계에서 tfj명한 등장인물에 대한 개괄적인 설정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며, 맨디와 르네와 저스틴이 새로 배정된 자리에 자연스럽게 잘 맞아떨어지도록 만들 수 있는지 살펴보자.
요령3: 이 작업을 하기 위해서는 아마도 인물들에 대해 지금 알고 있는 것보다 한층 자세히 알아야 할 것이다.
이제 완성된 플롯을 살펴보자. 방금 머릿속에서 짜낸 이 두 종류의 이야기는 플롯 중심의 이야기인가, 인물중심의 이야기인가? 행운이 따른다면, 지금껏 대답했던 그 어떤 질문보다도 답하기 어려운 질문이 될 것이다.
■ 범죄가 일으킨 결과에 대해 생각하라 -윌 라벤더
미스터리 장르는 그 속성상 결말부가 너무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에 다른 플롯 요소들이 위협받기 쉽다. 마지막 반전을 생각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에 짓눌린 나머지 얼마나 많은 작가가 책 중반부에서 더 이상 나아가지 못하고 끙끙거려왔는가?
한번은 에이전트가 초고의 단 두 쪽 만을 보내달라고 요청한 적이 있었다. 두 쪽이라니! 나는 순간 생각했다. 단 두 쪽 밖에 안 읽고 이 사람은 도대체 무엇을 알 수 있다는 말인가? 그러나 사람들은 실제로 이런 식으로 책을 고른다.
모든 책에는 그 첫 쪽에서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하다. 그 사건이 외부에서 인물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든 상관없다. 아무런 풍파 없이 터벅터벅 진행되는 서두를 읽을 때면 나는 거의 예외 없이 책을 덮어버리고 줄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책을 집어 든다.
어떻게 흥미로운 사건들이 올바른 순서로 일어나는 도입부를 창작해낼 수 있을까? 뛰어난 도입부가 지녀야 하는 기본적인 요소에는 무엇이 있을까? 어떻게 하면 에이전트가 덥썩 미끼를 물고 우리의 원고를 읽어보게 만들 수 있을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어떻게 하면 책을 훑어보는 사람을, 책을 사서 읽는 독자로 끌어들일 수 있을까?
작가의 목소리가 강한 인상을 남겨야 한다. 속도감이 있어야 한다. 주인공 혹은 이야기의 주요 인물을 흥미로우면서도 날카롭게 표현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일을 고작 몇 백 단어 안에 해치워야 한다. 어느 누구도 소설을 쓰는 일이 쉽다고는 말하지 않았다. 하지만 뛰어난 도입부를 쓸 수 있는 한 가지 쉬운 요령이 있다. 범죄에 대해 생각하지 말라. 범죄가 일으킨 결과에 대해 생각하라.
※실전연습
방화 혐의를 받고 있는 용의자를 심문하는 경찰에 대한 이야기를 단편이나 중편, 장편 소설로 만든다고 생각하고 그 도입부를 써본다. 도입부는 두 쪽 분량이어야 한다. 여기에 한 가지 조건이 있다. 심문실 안에서 벌어진 일 자체를 언급해서는 안 된다. 이 도입부는 전적으로 심문이 시작되기 전 혹은 끝나고 난 다음 일어난 일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야만 한다.
이 연습을 통해 우리는 사건의 급격한 전개나 할리우드식 속독마이라는 틀에서 벗어나 이야기의 미끼를 생각할 수 있다. 도입부의 중요성에 대해 숙고한 다음, 어떻게 해야 이 두 쪽을 읽은 독자들이 그 이후를 궁금해 하며 우리의 뒤를 따라올는지 고민하라.
도입부를 다 쓴 다음엔 도입부 안에서 얼마나 많은 일이 일어나는지 생각해 보자. 서점에서 책을 뒤적이는 사람을 만족시킬 만큼 사건이 충분히 발생하는가? 사건이 올바른 순서로 일어나는가? 과거 회상 장면을 쓰지 않으면서(거의 대부분의 경우 사용하지 않을 것을 권한다), 또한 노골적으로 플롯을 드러내지 않으면서 어떻게 그 까다로운 독자를 낚기에 충분한 내용을 도입부에 채워 넣을 수 있을까? 행운을 빈다. 즐겁게 글을 쓰길.
■ 결말보다 첫 문장이 더 중요하다. -소피 해나
렌델이 쓴 <활자 진혹극>은 이렇게 시작된다. 유니스 피치먼은 글을 읽을 줄도 쓸 줄도 몰랐기 때문에 커버데일 일가를 죽였다. 이는 범죄 장르를 시작하는 첫 문장으로 믿을 수 없을 만큼 무모하다. 독자가 책의 결말 부분에서 밝혀지기만을 마음 졸이며 기다리는 모든 사건의 전말을 전부 터놓고 말해줄 태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첫 문장은 대단히 효과를 발휘한다. 이는 독자에게 모든 것을 말해주는 동시에 아무것도 말해 주지 않는 문장이다. 누가, 무슨 짓을 왜 저질렀는지는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닫는 동시에 독자는 이렇게 요약된 사실 뒤에 숨은 사정을, 줄이지 않은 완전한 형태의 이야기를 듣고 싶어하게 된다. 렌델은 표면적으로 책의 첫머리부터 독자에게 모든 것을 다 털어놓는척하면서 오히려 소설의 긴장감을 끌어올린다. 어이, 잠깐만. 독자는 살짝 당황하여 생각한다. 천천히 제대로 이야기해줘.
소설, 특히 스릴러 장르에서는 훌륭한 결말보다 훌륭한 서두가 한층 더 중요하다. ~~~첫 문장은 독자를 소설에 빠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두 번째 문장과 세 번째 문장 또한 독자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아야 한다. 지붕 전체에 비가 새는 곳이 없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우리는 원고 전체를 꼼꼼히 점검하여 독자의 관심이 새어 나가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설의 첫 문장은 작가가 발휘하는 최고의 능력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면서 뒤에 더 재미있는 내용이 따라온다는 점을 약속해야 한다.
독자가 기꺼이 내 책에 기회를 주려는 친절하고 너그러운 사람들이라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퉁명스럽고 참을성 없으며 놀랄 만큼 쉽사리 지루해하는 사람들이라고 가정하라.
※ 실전 연습
(1단계)
대답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지고 지키지 못할 약속을 남발하라. 필요한 것은 착상을 떠올리는 것뿐이며 그 생각을 완전히 정리할 필요는 없다. 상상을 펼치기 전부터 기대에 부응하지 못할까 싶어 걱정을 하고 있다면 상상력은 뻗어나갈 수 없다. 이 시간만큼은 사람들을 실망시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접어두라. 필요하다면 언제든지 화가 난 독자를 피해 도망쳐 숨을 수 있다. 기대를 한껏 부풀리는 광고문을 작성하라. 일단 두려움을 떨쳐내기만 하면 그 기대를 충분히 만족시킬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안전한 선 뒤에서만 숨어 있지 않은 스스로를 거룩하게 생각하게 될 것이다.
(2단계)
소설을 완성했으며 이 작품이 걸작이라고 상상의 나래를 펼쳐보자. 가상의 비평가 두 명을 만들어 아직 쓰지 않은 이 소설에 대한 비평을 각각 한 편씩 쓰게 만들어라. 이들에게 마음대로 이름을 붙여주어도 좋다. 두 비평가는 이 작품을 침이 마르도록 칭찬해야 한다. 소설 전체를 칭찬할지 구체적인 부분을 짚어 칭찬할지도 마음대로 하라. 이 가상의 비평가는 이렇게 말할지도 모른다. 심장이 멎을 듯 충격적인 그 마지막 장면을 몇 주일 동안이나 내 머릿속을 맴돌았다. 바로 이것이다. 이것이 비결의 일부다.
(3단계)
이제 첫 문장을 쓸 차례다. 하지만 그저 멍하니 앉아 경탄을 자아내는 뛰어난 첫 문장을 써내려고 애쓰지 말라. 물론 이런 문장을 쓰는 것이 궁극적 목표이긴 하다. 하지만 처음부터 뛰어난 문장을 쓰려고 한다면 아마 몇 달 동안 텅 빈 화면만을 멍하니 쳐다보게 될 것이다. 그러므로 처음에는 뛰어난 문장 대신 평범한 문장이나 평범한 수준에도 못 미치는 문장을 써보려고 하자. 내킨다면 그야말로 형편없는 첫 문장을 써도 좋다. 이 훌륭한 소설의 서두에서 당신이 이루길 바라는 모든 것을 망가뜨릴만한 첫 문장이 있다면 과연 어떤 문장일까? 그 문장을 원고지에 쓰거나 컴퓨터 화면에 입력하라. 그 다음 그 문장에서 무엇이 잘못되었는지 스스로 물어보라. 그 문장을 고쳐 쓰라. 이 말은 곧 어느 시점에 이르러 문장 전체가 완전히 달라진다는 뜻이다.
(4단계)
자, 이제 다음 두 가지 결과 중 하나가 나타나게 될 것이다. c 첫 문장을 고쳐 쓰고 또 고쳐 쓴 결과 어느새 훌륭한 첫 문장이 나타나 있거나, 혹은 문장을 고쳐 쓰느라 바쁘게 머리를 굴리는 중에 전혀 다른 뜻밖의 훌륭한 첫 문장이 불현듯 머릿속에 떠오르는 것이다. 여기서 핵심은 이 문장이 우리가 쓰려고 머리를 싸매고 고민하던 문장과는 전혀 거리가 먼 것이라는 점이다. 이 첫 문장은 너무도 완벽하고 마음에 쏙 들기 때문에 이제 당신은 내가 시키는 일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게 된다. 내가 썩 물러나도 괜찮을 만큼 너무도 훌륭한 문장이다.
■ 독자를 화나게 만드는 속임수는 피하자. - 가 앤서니 헤이우드
‣ 모순
소설의 한 시점에서 어떤 사실 혹은 어떤 행동 양식을 설정한 다음 단지 플롯 전반에 필요하다는 이유로 이를 180도 뒤집어버리는 행위. 이를테면 소설 전반에 걸쳐 어떤 인물을 ‘조니’라고 부르다가 어느 시점에서 단지 이 인물을 실제보다 한층 결백하게 보이게 하려고, 혹은 죄가 있어 보이게 하려고 갑자기 ‘존’이라 부르는 것이다.
‣ 뻔한 의문점 무시하기
명백히 설명이 필요한 어떤 문제에 대해 설명을 등한시하는 행동은 용납될 수 없다. ~~~상세한 근거를 제시해야 한다.
‣ 논리 무시하기
‣ 레드 헤링 (느닷없는 등장과 퇴장)
레드 헤링, 즉 훈제 청어를 꺼내 드는 일이란, 제대로 된 설명 없이 아무 상관도 없는 사물이나 인물을 난데없이 등장시키고 그런 다음 다시 퇴장시키는 행위를 의미한다.
‣ 지나치게 우연에 의존하기
‣ 독자를 소설에 등장하는 인물처럼 취급하기
‣ 진부한 장치에 의존하기
‣ 포기하기
■ 인물을 등장시킬 때 인상적인 세부 사항을 활용하라 -할리 제인 코자크
미스터리와 스릴러 장르에서는 이야기가 속도감 있게 진행되어야 하는데, 그 속도감이라는 것은 길게 늘어지는 인물의 일대기나 이를테면 신발의 모습에 대한 장황한 묘사와는 좀처럼 양립할 수 없는 법이다. 인상적인 세부 사항을 생각해 내라. 인상적인 세부 사항이란 상대적으로 지면을 많이 차지하지 않으면서 파격적일 만큼 재미있는 인물, 장소, 심리, 날씨 묘사를 의미한다. 혹은 소름이 끼치거나 흥미롭거나 깊은 인상을 남기는 묘사일 수도 있다. 인상적인 세부 사항은 그 성격이 전혀 다른 두 가지 문제의 해결책으로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첫 번째 문제는 정보 과잉이다. 소설에서 누군가를 소개하면서 지면을 많이 할애한다면, 혹은 그저 이름만 언급하는 경우에도 작가는 독자에게 이렇게 말하는 셈이다. ‘잘 들어, 이 여자는 내 이야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거야.’
두 번째 문제는 첫 번째 문제와 반대인 정보 결핍이다. 예를 들어 스티브라는 인물이 소설 초반에 처음 등장한 이후 100쪽 마다 한 차례씩 튀어나와 사건 전개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 다음 브라질로 돌아가 버린다고 생각해보자. 독자는 중요한 순간마다 ‘스티브? 도대체 이 스티브는 누구야?’라고 생각 하면서 이야기에 제대로 몰입하지 못하게 된다. 그렇다고 해서 스티브가 이야기에 등장할 때마다 해리엇의 새언니의 오빠인 스티브라고 그 정체를 설명하는 꼬리표를 읽는 일은 따분하기 짝이 없다.
판에 박힌 묘사나 진부한 형용사 또한 지루하다. 예를 들어 어떤 여자가 금발에 아주 아름답다고 표현하는 것이다. 혹은 레이먼드 챈들러가 <안녕 내 사랑>에서 했듯이 ‘금발이다. 주교가 스테인드글라스를 걷어 차 구멍을 낼 정도의 금발이다.’라고 표현할 수도 있다.
※ 실전 연습
어딘가에 줄을 서 있거나 지하철을 타고 있거나 커피숍에서 누군가를 기다리는 사람을 관찰하면서 한 사람에게 한 가지씩 인상적인 세부 사항을 부과해보자.
다음의 단어를 사용해서는 안 된다. 예쁘다, 잘생겼다, 아름답다, 못생겼다, 귀엽다, 대단하다. 광고 문구나 정치 선전문에 나올 법한 표현도 마찬가지다. 간결하면 좋지만 반드시 그럴 필요는 없다. 인상적인 세부 사항은 한 단어에서 확장되어 탄생하기도 한다. 저체중이라는 단어는 그 여자는 말라도 너무 말랐다. ‘탄수화물 섭취를 조심하고 있어요.’ 정도로 마른 게 아니라 ‘뱃속에 촌충이 있대요’ 정도로 말랐다 같은 표현으로 바뀔 수 있으며 나이가 지긋한 이라는 표현은 그 여자의 할머니 같은 머리카락은 너무 가늘고 부드럽고 빈약하여 마치 빨래 건조기에서 보푸라기를 모아 얹어놓은 것처럼 보였다로 바꾸어 쓸 수 있다.
■ 개요를 짜느냐 마느냐 -앤디 스트라카
※ 실전 연습
(1단계)
진도가 잘 나가지 않는 소설의 한 장, 혹은 한 부 전체를 고른다. 각 장면의 세부 사항을 써넣은 메모 카드를 이용하여 이 장의 개요를 짜보자. 인물 소묘를 할 때도 메모 카드를 활용하라.
(2단계)
그다음 같은 장을 두고 고전적인 개요 양식, 즉 표제가 있고 그 표제가 점점 더 상세한 세부 사항으로 나누어지는 양식으로 개요를 짜보자.
(3단계)
개요 짜기 프로그램이나 글쓰기 프로그램 중 마음에 드는 것이 있는지 찾아보자. 이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아까와 같은 장의 개요를 짜보자.
(4단계)
계속해서 같은 장을 두고 이번에는 이야기에 깊숙이 몰입하여 글을 써보자. 써나가면서 그때그때 지어내는 것이다. 글이 막힌다는 기분이 들면 잠시 멈추고 개요의 세부 사항을 작성하라.
(5단계)
위의 연습을 시험해본 다음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방법을 찾아내라. 여러 방법을 혼합하여 자신만의 방법을 만들어내도 좋다.
(6단계)
찾아낸 방법을 좋아하는 소설 혹은 베스트셀러에 적용시켜보자.
■ 정보를 이야기 속에 교묘하게 흘려라 -사이먼 브렛
어떤 작가는 머릿속에서 이야기 전체의 구조를 다 계획해 두지 않고서는 글쓰기에 착수하지 않는다. 어떤 작가는 초고야말로 글 쓰는 과정에서 가장 흥미로운 결과물이라 생각하고 또한 초고가 작가에게 이야기를 들려준다고 생각하여 나중에 원고에 손대는 일을 불쾌하게 여긴다.
가능한 한 묘사를 최소화하는 것을 목표로 삼으라. 이야기에서 인물의 키가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경우에만 독자에게 그 인물의 키에 대해 말하라. 그게 아니라면 굳이 키에 대해 언급할 필요가 없다.
■ 책장을 넘기게 만드는 핵심은 긴장감이다. -짐 네이피어
■ 갈등이 부족하면 이야기가 느려진다 - 헨리 페레스
두 가지 기본적인 방법이 있다. 첫 번째 방법은 주인공이 나아가는 길목에 새로운 장애물을 배치하는 것. 이렇게 하면 이야기에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지만 이 방법은 너무 자주 남용하거나 서투르게 사용한다면 이야기가 억지로 꾸며낸 듯 부자연스러워지게 되어 독자의 반감을 살 수 있다. 두 번째 방법은 부차적인 줄거리 한 두 가지를 덧붙여 주인공의 인생을 한층 복잡하게 만드는 한편 인물들의 노고에 훼방을 놓는 일이다. 최선의 선택은 이 두 가지 방법을 적절하게 조합하여 사용하는 것이다. 즉 부차적인 줄거리에서 상황을 뒤얽히게 만드는 요소를 만들고 이를 곧 주인공을 가로막는 장애물로 이용하는 것. 이렇게 하면 이야기의 갈등은 한층 자연스러워 보일 수 있다.
※ 실전 연습
이야기에 갈등을 덧붙이는 요령.
(1단계)
매일의 일상에서 겪는 갈등에 초점을 맞추어 하루를 기록하는 일기를 쓰라. 단지 배우자와의 의견 충돌이나 이웃 간의 다툼 같은 갈등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우리가 마주하는 온갖 종류의 갈등을 크든 작든 기록하라. 내가 하고 싶은 일 혹은 해야 하는 일에 방해가 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상관없다. 아침에 늦잠을 잤기 때문에 출근길에 서둘러야 했는가? 갈등이다. 신용카드의 지출 한도가 이미 초과되었고 체크카드에 현금이 얼마 남아 있지 않기에 주유를 한 다음 어떤 것으로 결재해야 할 지 고민했는가? 갈등이다.
(2단계)
적어둔 갈등 요소를 한번 훑어본 다음 적어도 대여섯 가지를 골라 그 요소를 재미있게 다시 쓴다. 상상력을 마음껏 발휘하면서 각각의 갈등 요소 뒤에 숨어 있을 법한 이유를 설명하는 작은 이야기를 꾸며내라.
(3단계)
이제 같은 방법을 주인공에게 적용시킬 차례. 지금만큼은 이미 써둔 내용이나 소설의 개요나 머릿속에 있는 착상을 신경 쓰지 말자. 그 대신 이야기가 시작되기 한 달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자. 주인공에게 평범한 일상은 어떤 모습이었나? 주인공은 어떤 갈등에 대처해야 했는가? 어떤 갈등이 해결되었고 어떤 갈등이 남아 있는가? 여기에 핵심 질문이 등장한다. 그중 어떤 갈등을 부차적 줄거리로 발전시켜 이야기에 엮어 넣을 수 있을까?
■ 중반부에 세 차례에 걸쳐 긴장감을 주자 - 제인 K.클릴랜드
누군가를 죽이거나, 긴장감을 높이거나, 반전을 넣으라. ~~~모든 사건은 인물에 기반을 두고 자연스럽게 발생해야만 한다. 마찬가지로 모든 인물 전개 또한 사건의 결과에 따라 자연스럽게 진행되어야 한다. 가장 효과적으로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것은 일상적인 사건이다. 이를테면 식료품을 정리하고 있다가 갑자기 칼꽂이에서 칼이 하나 없어졌다는 사실을 발견하는 것이다. 한밤중에 현관 초인종이 울려 문구멍으로 밖을 내다보지만 밖에는 아무도 없다. 혼자 승강기를 탔는데 문이 닫히려는 순간 갑자기 문틈을 비집고 팔 하나가 쑥 들어온다.
소설을 네 부분으로 나누어 구성을 짠다면 중반부에서 어떻게 긴장감을 끌어올릴지 계획하기가 한층 쉬워진다. 첫 번째 도막에서 작가는 인물을 소개하고 배경을 설정하고 누군가를 죽인다. 마지막 도막에서는 모든 플롯의 실을 하나로 엮어 짜임새 있는 결말을 도출하고 범죄 사건을 해결하고 아직 해소되지 못한 의문점을 풀어낸다. 그리고 중반부인 두 번째와 세 번쩨 도막에서는 모두 세 차례에 걸쳐 위험한 고비를 더해주면서 긴장감을 높인다.
※ 실전 연습
미스터리나 스릴러 장르를 쓸 때 가장 먼저 결정해야 하는 점으로는 시대와 배경, 범죄의 종류, 주인공, 용의자들, 범인, 이야기를 전개하며 군데군데 심어둘 단서, 중심 줄거리와 함께 엮어나갈 부차적 줄거리 등이 있다. 이 모든 요소를 시간 순서에 따라 나열한 것이 바로 플롯이다. 일단 풀롯을 완ㅅ어하고 난 다음에는 중반부가 축 늘어지지 않도록 앞에서 설명한 방법대로 뜻밖의 반전이나 깜짝 놀랄 만한 사건, 긴장감을 고조시키는 사건, 위기의 순간들을 세 차례에 걸쳐 이야기에 덧붙여 넣는다. 이때 감각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라.
-주인공은 무엇을 볼 때 놀라거나 겁에 질리는가?
-주인공은 무슨 소리를 들을 때 놀라거나 겁에 질리는가?
-주인공은 무슨 맛이 느껴질 때 놀라거나 겁에 질리는가?
-주인공은 무슨 냄새를 맡을 때 놀라거나 겁에 질리는가?
-주인공은 무슨 감촉이 느껴질 때 놀라거나 겁에 질리는가?
■ 인물은 풀롯 전개를 위한 도구가 아니다. - 그레이엄 브라운
‣ 인물의 위기
이미 만들어놓은 인물을 데려다가 그들을 무너뜨리라. 작가는 인물을 불완전한 존재로 만들어야 한다. 인물에게 약점을 주고 실수하고 후회하게 만들라. 인물의 과거를 여러 가지 실패의 경험으로 장식해두어야 한다. 요컨대 인물을 인간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뜻이다.
‣ 인물의 매력적인 결점
주인공이 지닌 결점이 플롯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만들라 이 가르침을 가장 잘 구현한 완벽한 사례는 역대 가장 훌륭한 스릴러 영화 중 하나인 <본 아이텐티티>다
※ 실전 연습
(1단계)
주인공을 결점이 있는 사람으로, 비극을 겪고 있는 사람으로, 나약한 사람으로, 실패할 것 같은 사람으로 만드는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라.
(2단계)
주인공이 지닌 약점을 플롯의 일부로 끌어들이라. 이야기에서 적을 물리치기 위해, 주인공은 자신의 약점을 부분적으로나마 극복해내야만 한다.
■ 무엇이 인물을 움직이는가 - 캐시 피켄스
다른 동기는 다른 이야기를 이끌어낸다. 동기란 인물이 어떤 행동을 하게 되는 이유다. 인물의 동기, 그리고 그 인물의 동기에 다른 인물의 행동이 미치는 영향은 이야기를 이끌어 나가는 원동력이다. 설득력 있는 인물을 만들어내기 위해, 작가라면 반드시 각각의 인물을 움직이는 동기가 무엇인지 각 장마다 파악하고 있어야만 한다. 인물을 움직이는 동기가 무엇인지 알아내기 위해 작가가 던질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질문은 왜?이다. 작가가 인물들에게 왜? 라고 자꾸 물어볼수록 작가는 그들의 동기 안으로 더 깊게 파고들어 갈 수 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뻔한 답은 치워버리라. 우리가 하는 행동 뒤에는 대개 다층적인 이유가 숨겨져 있기 마련이다. 그중 가장 흥미로운 이유는 대부분 가장 깊숙이 숨겨져 으며 심지어 그 자신조차 알아채지 못하기 쉽다. 인물의 동기에 더해 작가는 독자의 동기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 독자가 이 책을 펼쳐 든 이유는 무엇일까? 어떤 인물이 자신의 행동에 대해 강력하면서도 매력적인 동기를 지니고 잇을 때, 독자는 그에게 끌리기 마련이다. 범죄 소설을 읽는 독자라면 수수께끼 해결하기를 좋아할 것이다. 또한 독자는 선악과 더불어 씨름하고 싶어 한다. 다른 무엇보다도 독자는 영웅을 좋아하며 왜라는 의문에 만족스러운 해답을 얻는 경우가 드물다. 그러므로 우리는 소설을 통해서나마 사람들이 왜 그런 짓을 저지르는지 이해하고 싶어 하는 것이다.
■ 인물은 죽을 위기에 능동적으로 맞서야 한다 - 제임스 스콧 벨
‣ 죽음에 대한 위협
죽음에 대한 물리적 위협은 대다수 서스펜스 장르의 표준이라 할 수 있다. 연쇄 살인마가 나돌아 다니며, 강렬한 동기를 지닌 악당이 주인공을 죽이려 들고, 너무 많은 것을 아는 사람들을 침묵시키려는 악의적인 음모가 진행된다.
다음으로 심리적인 죽음이 있다. 심리적 죽음의 위협이 있다면 본격 소설도 긴장감 넘치는 읽을거리로 변모한다. 등장인물이 계속 살아가야 할 이유를 찾지 못할 때, 과거에 자리한 어두운 의문을 해결하지 못할 때, 어린 시절에 입은 상처를 치유하지 못할 때 그 인물은 내면에서 죽어버린다. 삶은 견딜 수 없는 고통이 될 것이다.
‣ 공감 할 수 있는 주인공
이야기 전체에 걸쳐 죽음에 대한 위협이 존재한다 하더라도 독자가 주인공을 진정으로 염려하지 않는다면 그 어떤 이협이 있다 한들 그리 걱정하지 않을 것이다. 그런 이유로 작가에게는 공감할 수 있는 주인공이 필요하다. 단순히 주인공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데서 그치지 않고 주인공의 입장에서 완전히 공감할 때 독자는 주인공의 감정을 바로 옆에서 마치 자신의 일인 양 느끼게 된다.
공감할 수 있는 인물이란 첫 번 째로 균형 잡힌 인물이다. 장점과 동시에 결점도 함께 지닌 인물, 완벽함에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없다. 두 번째로 인물은 반드시 어느 정도의 용기가 있어야 한다. 주인공을 만드는 제1원칙은 주인공은 겁쟁이가 아니어야 한다는 것이다.
[3장]
주인공, 악당, 조연, 관계
■ 강점과 약점이 공존하는 탐정을 만들자 - 닥 매컴버
▪ 독자는 색다른 주인공을 좋아한다. - 데보라 쿤츠
작가는 두 가지 서로 다른 방법을 통해 인물을 돋보이게 만들 수 있다. 인물에게 독특한 버릇을 부여하거나 혹은 색다르지만 공감할 수 있는 갈등을 안겨주는 것이다. ~~~~색다른 인물을 주인공으로 삼을 때 발생하는 또 다른 어려움은 이 주인공을 중심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에 또 다른 주변 인물들을 채워 넣어야 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주변 인물을 창작할 때는 뻔히 예상되는 인물을 만든 다음 이를 적어도 90도 정도 비트는 방식을 사용한다.
※ 실전 연습
경험이라는 우물은 작가가 계속해서 소재를 퍼다 쓰는 곳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나온 사람 중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기억에 남을 만한 어떤 개성이나 특징을 지니고 있었는가? 그들에게 눈에 띄는 어떤 특별한 신체적인 특징이 있었는가? 키가 컸는가? 작았는가? 뚱뚱했는가? 말랐는가? 한쪽 다리가 다른 쪽 다리보다 길었는가? 머리카락이 보라색이었는가? 흔히 보기 힘든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가?
너무 극단으로 흐르지 않도록 조심하라. 한 인물에게 색다른 특징은 한두 가지면 족하다. 그리고 어떤 인물에게 어떤 특징을 부여할지 까다롭게 고민하여 결정하라.
■ 왜 이 사건을 해결하려고 하는가? - 로버타 이슬라입
미스터리 소설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이 인물은 왜 사건을 해결하는 일에 흥미를 느끼는가 하는 질문이다.
※ 실전 연습
다음 질문에 대한 답을 생각해보자. 좀 더 완성된 인물을 만들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 인물을 이야기로 끌어들이는 요소는 무엇인가? (어떻게 도와드릴까요? 왜 지금인가요?)
‣ 책의 초반에서 이 인물은 자신이 바라는 목표를 어떻게 묘사하는가? (어떻게 도와 드릴까요?는 곧 인물은 자신이 무엇을 바란다고 이야기 하는가?라는 질문이 된다)
‣ 인물은 소설 속에서 자신이 마주하는 사건을 통해, 스스로에 대해 알게 된 사실을 통해 어떻게 변화하게 되는가?
‣ 인물이 범죄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나서는 이유는 무엇인가?(내적으로 외적으로)
‣ 인물이 사건에 뛰어드는 이유에서 그의 가족사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
■ 인간답다는 것은 결함을 지니고 있다는 뜻이다 - 마샤 탤리
나는 시간이 날 때마다 소설을, 출간된 소설이든 출간되지 않은 소설이든 닥치는 대로 읽어본 사람이다. ~~~완벽한 인물은 완벽하게 지루하다. 탐정이 흥미로운 인물이 되려면 강점도 있어야 하지만 결점과 상처받기 쉬운 나약한 구석도 필요하다.
■ 아마추어 탐정은 독자에게 쉽게 다가갈 수 있다. -캐런 하퍼
독자들 사이에서는 아마추어 탐정이 등장하는 소설이 꾸준하게 인기를 끌며, 인기를 누린다. ~~~우성 수많은 독자가 전문 탐정보다는 아마추어 탐정과 자신을 동일시하기가 쉽다는 이유가 있을 것이다. ~~~범죄 전문 해결사가 뛰어난 실력을 발휘하여 사건을 해결하는 과정이 아무리 재미있다 한들 개인적인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 애쓰는 아마추어 탐정의 모습이 한층 설득력 있게 다가오기 마련이다.
※ 실전 연습
‣ 누가 범죄로 인한 피해를 입었는가? 누가 살해되었는가?
‣ 피해자와 탐정은 어떤 관계인가?
‣ 탐정은 그 범죄에 대해 어떻게 알게 되었는가?
‣ 탐정은 어떤 반응을 보였는가?
‣ 경찰이 사건 수사에 나서는가?
‣ 왜 탐정은 스스로 범죄 사건을 해결하려 하는가?
자, 이제 역시 1인칭 시점이나 3인칭 시점으로 우리의 탐정이 이 범죄를 해결하는 데 필요한 자질 중 어떤 것을 갖추고 있는지를 한 단락 이상의 글로 설명하라. 타고난 특별한 재능인가, 직업에서 익힌 기술인가? 어쩌다 알게 된 중요한 단서인가, 내부 정보인가, 개인적인 관찰력인가? 이제 아마추어 탐정 소설을 쓰기 위한 플롯과 탐정을 이끌어낼 기본 준비가 되었다.
■ 위기는 주인공을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 테버러 터렐 앳킨슨
독자로서 우리는 갈등이 효과를 발휘하는 지점을 직관적으로 알아챈다. 그럴 때면 밤잠을 거르면서 그 책을 읽지만, 갈등이 제대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면 책을 그저 덮어버리고 만다.
조지프 콘래드는 <로드 짐>에서 독자의 공감을 불러일으키는 고난에 빠진 주인공을 소개한다. 어린 선원이었던 짐은 선장과 다른 선원의 뒤를 따라 침몰하는 배와 타고 있던 승객을 저버리고 도망친다. 하지만 오로지 짐 혼자만이 법정에 서서 이 사건에 대해 재판을 받게 되며 재판 결과 짐은 1등 항해사 자격을 박탈당하고 만다. 말로가 짐을 만나게 되는 것은 바로 이 시점이다. 말로는 선한 일을 하면서 숭고하고 모험적인 삶을 살고자 하는 짐에게 자신을 투영하는 한편 짐이 젊은 시절 저지를 실수에 대해 스스로를 용서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린다. 결국 자신의 이상에 부응하여 살지 못했다는 실패감은 짐이 대의라고 생각하는 것을 위해 희생하는 이유가 된다.
콘래드는 주인공이 겪는 가장 큰 위기를 그 내면에서 비롯된 것으로 만들면서 명예와 숭고한 행동에 대한 중대한 질문을 던진다. 이 인공적인 개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어떤 인물이 신념에 따라 자신을 희생한다면 그 행동을 통해 이 인물은 명예를 회복하게 되는가?
작가는 위기에 처한 주인공을 통해 독자가 단순히 책장을 넘기는 것 이상의 목적을 달성해야 한다. 가장 흥미로운 갈등은 외적인 위험과 내적인 위험을 아우르는 한편 인물에게 압박을 가해 그의 반응을 시험하는 종류다. 주인공은 이야기 전개에 따라 지혜를 습득하고 역량을 키우며 최종 대결에 대한 준비를 갖추게 된다. 주인공이 장애물을 극복할 수도 있고 실패할 수도 있지만, 어떤 경우라도 주인공이 성장하고 변화해야만 한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 후 주인공이 자신의 행동에 의심을 품게 되는 음울한 자기성찰의 순간이 찾아온다. 런던의 이름 없는 여행자처럼 인물은 주의를 기울였어야 할 징후들을 무시해왔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 실전 연습
(1단계)
개략적인 이야기의 개요를 짜면서 주인공이 피해 갈 수 없는 위험과 마주하는 상황을 만들라. 영화 시나리오의 3막 구성을 이용하여 개요를 짜는 경우, 이 부분은 문제를 설정하는 1막이 될 것이다. 주인공을 궁지에 빠뜨려라.
(2단계)
모든 면에서 주인공에게 대항할 만한 적수를 상상하고 주인공이 적수를 물리치기 위해 반드시 배워야 하는 교훈을 세 가지 생각해내라. 교훈은 외적인 것일 수도 잇고 내적인 것일 수도 있다. 쉽게 배울 수 없는 교훈이어야 한다. 실질적으로든 비유적으로든 주인공은 상처를 입어야 한다. 현실의 삶을 참고하자.
(3단계)
앞의 교훈 외에도 주인공이 지혜를 얻을 수 있는 세 가지 방법을 생각해내라. 주인공이 과거에 비웃던 다른 인물의 말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하는가?
(4단계)
어떤 인물도 예상치 못한 전혀 뜻밖의 반전을 세 가지 생각해내라. 한 경찰이 무장을 갖추고 마약상의 소굴을 습격하던 중 동료가 자신을 배신하고 마약상과 협력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상황을 좀 더 밀어붙이라. 그리고 이런 사건이 일어나게 된 원인이 큰 문제와 어떤 식으로든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자.
(5단계)
범인을 지성과 신체 능력 면에서 주인공과 대등한 인물로 설정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범인이 주인공을 깜짝 놀라게 만들 만한 세 가지 사건을 생각해내라.
(6단계)
이제 주인공에게 최종 대결을 시키고 결말을 맺을 준비가 되었다. 앞 단계를 제대로 실행했다면 마음속에 이미 결말이 떠올랐을 것이다. 상상해둔 여러 장면 중에서 두 가지를 골라 글로 옮기라. 이제 소설은 뼈대를 세운 셈이다.
■ 악당에게 설득력을 부여하자 - 매슈 딕스
모든 문학 작품에 등장하는 악당 중 가장 무시무시하면서도 가장 매력적인 인물은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며 독자의 마음에 호소하는 무언가를 지닌 인물이다.
~~~도움이 될 법한 세 가지 요령을 소개 한다.
‣ 악당에게 감정을 이입하라
악당의 마음속으로 들어가라. 악당이 처한 상황에 감정을 이입하라. 악당처럼 생각하고 악당이 믿는 것을 믿을 때 세상이 어떻게 보일지 상상해보라. ~~~~고양이 학대범은 무근 사정으로 그 작은 동물에 반감을 품게 되었는가? 치고의 악당은 자신이 저지르는 악행에 나름의 이유를 지닌 인물이다. 피터 벤츨리의 <죠스>에 등장하는 상어가 사람들을 잡아먹는 이유는, 진화 과정에서 다른 생물을 잡아먹고 살도록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 악당의 어머니가 되어보라
모든 인물에게는 그들을 낳아준 어머니가 있다는 사실을 기억하라. 어머니는 아무리 극악무도한 자식이라도 그들을 여전히 사랑하며 결국에는 자식이 개과천선할 것이라는 희망을 놓지 않는 사람들이다. 그 어머니 입장에 서서 생각하라.
모비딕의 어미 고래는 거대한 자기 새끼(자식)이 흉포하게 행동하게 된 이유가 19세기 고래잡이들이 새끼(자식)을 내버려두지 않고 계속 사냥하려 들며 괴롭혔기 때문이라고 탓할 수도 있다. 조지 오웰의 <1984>에 등장하는 빅 브라더의 어머니는 컨트리클럽에서 함께 어울리는 명사들에게 아들의 독재적인 성향은 단순히 예의와 질서를 중시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결과일 뿐이라고 항변할지 모른다.
‣악당의 인생은 단순하지 않다.
악당의 인생을 너무 단순하게 만들지 말라. 악당에게 결점이나 약점, 상처받기 쉬운 면이 있다면 아무리 극악무도한 악당이라 해도 독자에게 조금은 괜찮은 사람으로 다가갈 수 있다. ~~~악당의 인생은 결코 단순하지 않다. 그리고 악당은 악당 없이 탄생하지 않는다.
■ 강렬한 세부 사항으로 인물의 배경을 드러내자 - 할리 에프론
당신의 소설에 등장하는 한 인물의 모습을 머릿속에 그려본다. 체격과 피부색, 머리카락 색깔, 옷차림, 장신구, 자세, 흉터 등 그 인물이 어떤 식으로 보이는지 전체적인 모습을 떠올리자. 그 다음 머릿속에서 이 인물을 움직인다. 인물은 어떤 자세로 서 있으며 어떤 자세로 앉으며 어떤 자세로 걷고 뛰는가? 인물은 불안하거나 심란하거나 불만스럽거나 신이 나거나 깜짝 놀랐을 때 어떤 행동을 통해 감정을 드러내는가? 이런 것들을 모두 기록한다면 인물의 세부 사항을 길게 나열한 목록을 만들 수 있다. 하지만 이 세부 사항을 소설에서 솜씨 없이 그저 전부 늘어놓기만 한다면 독자는 나가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 대신 목록에 있는 항목을 샅샅이 검토한 다음 인물의 개성을 가장 잘 보여주며 그의 배경을 넌지시 암시할 수 있을 만한 가장 강렬한 세부 사항을 고른다. 엄선된 세부 사항의 일부를 이야기의 초반에 소개한 다음, 이를 기반 삼아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다른 세부 사항들을 층층이 쌓아 올린다.
인물이 최초로 등장하는 순간은 독자의 마음속에서 그의 인상이 결정되는 순간이다. 이 중요한 때 마음속에 그려둔 인물의 신체적인 특징을 단순히 열거하면서 마치 기계적으로 색을 입힌 듯한 생기 없는 모형처럼 소개하는 대신, 작가는 인물의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낼 세부 사항을 찾아야 한다.
여기 <푸른 물 위의 노란 배>의 예를 살펴보자. 이 장면에서 저자 마이클 도리스는 아메리카 원주민 여성인 라요나의 어머니를 독자에게 소개한다. 라요나의 어머니는 병원 침대에서 혼자 카드놀이를 하고 있다.
「엄마는 병원 침대의 등받이를 가장 높이 세운 채 베개를 무릎 아래 깔고 앉아 있다. 필요한 것은 모두 엄마의 손이 닿는 곳에 놓여 있다. 집중하느라 그 둥근 얼굴을 잔뜩 찌푸린 엄마의 모습은 마치 퀴즈 쇼 <제퍼디>에 출연하여 시간을 다 쓰고 어쩔 줄 몰라 하는 참가자처럼 보인다. 엄마의 눈은 오직 카드의 숫자에만 쏠려 있다. 손가락에는 좋아하는 가느다란 자개 반지와 터키옥과 흑옥으로 두견새를 조각해 넣은 반지와 모래 거푸집으로 떠낸 거북이 모양 은반지가 끼워져 있다. 그 반지들 사이에서 가운뎃손가락에 끼워진 금으로 된 가느다란 결혼ㅂ나지는 유독 작아 보인다. 자신의 왕좌에 앉아 엄마는 온통 카드놀이에만 정신을 쏟고 있다. 」
도리스가 엄마의 키나 체격, 눈동자 색, 머리 모양 같은 기본적인 정보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도 하지 않았다는 점을 눈여겨보자. 우리는 엄마가 무슨 옷을 입고 있는지, 손톱 손질은 했는지 전혀 알 수가 없다. 하지만 카드놀이에 완전히 정신을 쏟고 있는 모습과 침대에 앉은 자세, 결혼반지를 초라하게 보이게 만드는 다른 반지들에 대한 설명만으로도 엄마는 강렬한 존재감을 뿜어내며 살아 숨 쉬는 인물로 우리에게 다가온다. 다음 예는 같은 장면의 후반부에서 발췌한 것이다. 여기에서는 라요나의 아버지가 문가에 모습을 드러낸다. 도리스가 독자를 위해 선택한 세부 사항들을 눈여겨보자.
「아버지는 몸집이 큰 사람치고 조용하게 움직이는 편이라 나는 아버지가 나타날 때마다 매번 깜짝 놀라고 만다. 큰 키에 딱 벌어진 체격의 아버지는 피부색이 나보다 한결 어두운 갈색이다. 아무렇게나 자라도록 내버려둔 아프로 머리에는 빗방울이 맺혀 있다. 우편배달부 제복과 무릎 언저리가 다 늘어난 회색 모직 바지는 축축하게 젖어 있다. 손목에 는 구리와 솨, 황동 세 가지 금속으로 만든 팔찌가 흐르ㅛ한 광택을 발한다. 나는 이 팔찌를 끼지 않은 아버지의 모습을 본 적이 없다. 환하게 불이 밝혀진 병실에 서 있는 것이 불편하고 초조한 듯 아버지는 입술을 축인다.」
도리스는 몇 가지 신체적인 특징을 통해 아버지라는 인물의 존재감을 독자에게 각인시킨다. ~~~가장 먼저 독자에게 보여줄 세부 사항은 무엇인가? 세부 사항을 주의 깊게 연출하기만 해도 어떤 인물과 그 인물을 둘러싼 상황을 여러 층에 걸쳐 다각도로 보여줄 수 있으며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독자는 인물을 깊이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실전 연습
(1단계)
화면을 두 단으로 나누자, 왼쪽 단에는 주요 등장인물의 이름을 적은 다음 그 인물의 성격과 과거사를 가장 잘 보여줄 법한 핵심 요소를 나열하라. 일례를 소개한다.
‣ 잭 시버
-인정머리 없고 성미 급한 사업가
-아무도 믿지 않는다.
-파산할 위기에 처했으며 이를 필사적으로 숨기려 한다.
-고등학교 때 사귀었던 첫사랑을 잊지 못했다.
-돈을 벌라는 아버지 뜻에 따라 음악가의 꿈을 포기했다.
(2단계)
오른쪽 단에는 이 인물에 대한 세부 사항을 생각나는 대로 전부 적어 넣는다. 눈동자 색이나 키 같은 신체적인 특징은 물론 사무실이나 집처럼 인물이 생활하는 환경, 신발이나 서류 가방 같은 개인 소지품에서 집에 놓여 있는 가구에 이르기까지 망라한다. 자기검열은 안 된다. 가능한 만이 적어 넣으면서 인물과 인물의 물건과 인물의 환경을 마음 깊이 새기라.
(3단계)
오른쪽 단에 적은 세부 사항 중 왼쪽 단에 있는 인물의 핵심적인 특징을 보여줄 수 있는 항목을 초록색 형광펜으로 표시하라.
(4단계)
오른쪽 단에 적은 세부 사항 중 작가가 알면 좋지만 독자에게는 굳이 전달할 필요가 없는 항목을 빨간색 형광펜으로 표시하라.
(5단계)
인물에 대해 쓸 때는 초록색 형광펜으로 표시한 항목을 이용하여 이 인물이 누구인지 독자에게 보여주라. 소설이 진행됨에 따라 더 많은 세부 사항을 쌓아나가면서 인물에 깊이를 부여하라.
■ 감정을 몸으로 표현할 때 더 효과적이다 -소피 리틀필드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싶다면 우선 감정이 어떻게 느껴지고 어떻게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는 법을 배워야 한다. ~~~감정에 따라 우리의 표정이나 안색, 목소리가 어떻게 달라지는가? 무의식적인 행동이나 몸짓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이런 모습을 주의 깊게 관찰하는 습관을 들여야 한다.
※ 실전 연습
감정을 효과적으로 표현하는 첫걸음은 어떤 감정이 어떤 식으로 느껴지는지 스스로 예리하게 감지하는 일이다. 강렬한 감정이 느껴질 때 몸에서 어떤 감각이 나타나는지 주의 깊게 관찰하자.
‣머리에는 어떤 느낌이 드는가? 배는 어떤 느낌이 드는가?
‣신경은 어떤 느낌인가?
‣호흡은 어떻게 달라지는가?
‣얼마나 피곤한가? 얼마나 흥분되는가?
‣땀이 나는가? 눈물이 나는가?
‣얼굴이 달아오르는가, 붉어지는가, 얼굴에서 핏기가 가시는 기분인가?
계속 일기를 쓰면서 자신이 어떤 식으로 감정을 경험하는지에 대해 할 수 있는 한 많은 정보를 기록하라. 긍정적인 감정에서 부정적인 감정까지, 감정의 모든 영역을 낱낱이 관찰하면서 비슷한 감정의 미묘한 차이를 분간해내려고 노력해보자. 이를테면 두려움은 불안이나 동요, 공포 등 그와 비슷해 보이는 감정들과 미묘하게 다를 수 있다.
자기 자신이 감정을 제대로 이해하게 된 다음에는 다른 사람들을 관찰하라. 사람들이 똑같은 감정을 어떻게 다른 식으로 표현하는지 눈여겨보라. 소심한 사람들은 남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들과는 분노를 표현하는 방식이 크게 다르기 마련이다. 마지막으로 앞서 소개한 항목을 이용하여 사람들에게 감정이 어떤 식으로 느껴지는지 말해달라고 부탁하자.
■ 혼자서 사건을 해결할 수는 없다 -실라 코널리
과수원 미스터리 시리즈를 처음 시작할 때 나는 실제 존재하는 집 한 채에서 착상을 얻었다. 내 6대조 할아버지가 1760년대에 지은 것으로, 전형적인 뉴잉글랜드 지방의 작은 마을에 있는 집이었다. ~~~~나는 주인공 맥 코리에게서 보스턴의 일자리와 남자 친구를 빼앗은 다음, 수입도 없고 친구도 없고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아무런 계획도 없는 채로 이 마을에 몰아넣었다. 맥은 이곳 호수 정화조에서 전 남자 친구의 시체를 찾아낸다. 마을에 새로 이사 온 신참이자 죽은 사람을 알고 지낸 유일한 인물로 당연한 수순에 따라 맥은 이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된다.
소설에서 새로운 인물이 소개되는 과정은 현실 세계에서 한 마을로 새로 이사 간 신참이 마을 사람들과 사귀는 과정과 비슷하다.
※ 실전 연습
인물을 만들어보자
‣주인공: 주인공을 정의할 수 있는 특징이 무엇인가? 주인공은 사교적인 성격인가, 내성적인 성격인가?
‣한패: 주인공과 한패가 되는 이 인물의 성격은 주인공의 성격을 보완하는 것이어야 한다. 이 인물은 다음과 같은 중요한 역할을 수행한다.
-주인공의 의논 상대
-주인공 외 추가 관찰자(목격자)
-사건과 연관된 정보를 알 만한 사람들과 주인공을 연결하는 인맥
-필연적으로 문제에 휘말릴 수밖에 없는 주인공을 위한 예비 인력
‣법 집행 공무원: 이들 없이는 범죄 사건이 해결되기 어렵다. 이 인물은 주인공의 적대자나 협력자, 연인, 친구가 될 수도 있으며 혹은 이 전부를 한데 모은 역할을 할 수도 있다.
‣용의자: 한 명 이상의 용의자가 필요하다. 독자는 도전을 즐기며 범죄 사건을 스스로 해결해보려 한다. 이 말은 곧 작가가 용의자를 다수로 준비해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얼마나 많은 용의자를 준비할 것인지는 작가에게 달려 있지만 반드시 각 용의자마다 입체적인 성격을 부여해주어야 한다는 점을 명심하라.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은 모두 어떤 식으로든 이야기에 도움이 되어야 한다. 이를테면 이러하다.
‣주인공에 대해 통찰력을 발휘하거나
‣사건의 단서를 제공하거나
‣진짜 범인에게서 독자의 주의를 돌리는 역할을 하거나
‣기분 전환이 되는 익살스러운 순간을 마련해주거나
‣지역적인 색채를 더해주는 역할을 하거나
이런 역할을 다양한 방식으로 맞추어 사용할 수도 있으며 이야기의 진행에 따라 한 역할을 맡았던 인물이 다른 역할을 맡게 될 수도 있다. 책의 초반에는 익살스러운 역할로 등장했던 인물이 나중에 가서는 주인공의 연인이 될 수도 있고 살인자라는 사실이 밝혀질 수도 있다. 어떤 식으로 인물을 만들어도 좋다. 현실에 존재할 법한 입체적인 인물이라면.
■ 무엇을 원하고 어디까지 감수할 수 있는가? -린 하이트먼
※ 실전 연습
1단계: 인물 창작하기
시간 보내기 좋은 장소를 찾는다. 체육관도 좋고 커피숍도 좋고 교회도 좋다. 주위 사람들을 관찰한다.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있는 두 사람을 찾아, 경찰에 체포되지 않는 선에서 그 두 사람을 면밀히 관찰하자. 우선 사소한 요소를 살핀다. 어떤 식으로 앉거나 서 있는지, 어떤 표정을 짓고 잇는지, 옷차림은 어떤지, 서로의 말에 어떤 식으로 반응하는지, 소리가 들릴 만큼 가까운 거리라면 그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어떤 식으로 말을 하는지 몰래 엿듣는다. 겉모습의 특징 몇 가지를 적어둔 다음 이름을 지어준다.
2단계: 동기 찾아내기
이제 그 두 사람 중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을 죽일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가정한다. 그를 단순한 흡혈귀나 소시오패스로 만들지는 말라. 이 연습의 목적은 동기를 찾아내는 것이기 때문이다. 마음대로 동기를 만들어준다. 참고할 만한 동기를 소개한다. 질투심, 복수심, 돈 혹은 명예에 대한 욕망. 일단 한 가지를 정한 다음 그 동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인물의 사정을 한두 쪽 정도로 설명한다. 어쩌면 그 인물은 다른 인물의 배우자와 바람을 피우고 있을지도 모른다. 어쩌면 두 사람은 가족이고, 부유한 아버지가 유언장에서 한 사람의 이름을 빼겠다고 선언했을지도 모른다. 한 인물이 다른 인물을 죽이고 싶어 하는, 충분히 설득력 있는 상황을 마련한다.
3단계: 동기 파헤치기
일단 상황을 설정하고 난 다음 인물의 내면으로 깊이 파고들어 그 안에서 정말 망가져버린 것이 무엇인지 찾는다.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기에 그 인물은 사람의 목숨을 빼앗을 지경에 이른 것인가? 그 일은 언제 일어났는가?
4단계: 장면 쓰기
이전 단계를 모두 완수했다면 이제 두 인물이 등장하는 장면을 쓴다. 당신이 알아낸 사실에서 중요한 핵심을. 그 배경에 대한 구구절절한 설명 없이 어떻게 전달할까 여러모로 고민해보자. 명심하라, 말해서는 안 된다. 오로지 보여주라.
■ 개성은 인간관계 속에서 드러난다. -제이든 테럴
작가가 되었을 때 나는 독자들이 마음속에 남아 오래 기억되며 몇 번이고 다시 찾고 싶은 인물들을 만들어내고 싶었다.
※ 실전 연습
다음 질문에 대답해보자. ~~~깊이 파고들기를 두려워하지 말자. 인물에 대해 더 많은 것을 알수록 이야기는 한층 풍부해진다.
이 인물은 결혼을 했는가? 그렇다면 배우자와의 관계를 묘사하라. 결혼을 하지 않았다면 독신인가, 혹은 이혼했는가, 아니면 사별했는가? 이혼했다면 부부가 갈라서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 전 배우자와는 어떤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가? 사별했다면 무슨 일이 있었는가? 배우자를 잃은 슬픔을 극복했는가? 아직 슬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가, 아니면 이제 새로 시작할 준비가 되었는가? 한 번에 한 여자만 만나는 사람인가, 동시에 여러 여자를 만나고 다니는 바람둥이인가? 독신주의자인가? 독신이라면 진지한 연애를 하고 있는가. 진지하게 만날 사람을 찾고 있는가, 아니면 여러 사람과 가볍게 만나고 다니면서 그것에 만족하는가?
이 인물에게 자녀는 있는가? 있다면 아들인가, 딸인가? 나이는 몇 살인가? 이 인물이 자녀들과 어떻게 지내는지 관계를 각각 묘사하라. 이 인물에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자녀가 없다면 이유는 무엇인가? 자녀를 갖고 싶어 하는가? 자신이 부모라는 사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인물에게 형제나 자매가 있는가? 있다면 몇 명인가? 나이는 몇 살인가? 이 인물이 형제자매와 어떻게 지내는지 그 관계를 각각 묘사하라. 외동이라면 그 사실은 그의 인생에서 어떤 의미를 지니는가?
부모는 생존해 있는가? 부모와의 사이가 어떤지 그 관계를 묘사하라. 이 인물은 가족에게 어떤 영향을 받았는가? 그리고 현재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가? 이 인물은 혹시 반려동물을 키우고 있는가? 있다면 몇 마리인가? 어떤 동물인가? 반려동물의 이름은 무엇인가? 반려동물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어떤 상황에서 키우게 되었는가? 키우지 않는다면 그 이유는 무엇인가?
이 인물의 친구와 가까운 이들은 어떤 사람들인가? 이 인물이 가깝게 지내는 사람들과의 관계를 각각 자세하게 묘사하라. 그 관계로 인해 인물이 어떤 감정적 갈등을 겪고 어떤 영향을 받는지 빠짐없이 묘사하라.
이 인물에게 적이나 경쟁 상대가 있는가? 운명의 적수가 있는가? 그 적개심 혹은 경쟁의식은 어떤 식으로 시작되었는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 일로 주인공이 어떤 영향을 받았는지 묘사하라. 혹시 친구나 가까운 사람 가운데 이 인물과 경쟁 관계에 놓인 사람이 있는가? 그 상황에서 이 인물은 애정과 긴장감 혹은 애정과 배신감 사이에서 어떻게 균형을 잡는가?
이 인물이 일을 한다면 그의 고용주는, 고용인은, 함께 일하는 동료는 어떤 사람인가? 이 인물은 어떤 식으로 다른 사람과 교류하는가? 직장에서 이루어지는 각각의 인간관계를 필요한 만큼 자세하게 묘사하라.
이제 이 인물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하는가? 인물을 한층 깊이 알아간다는 기분이 드는가? 인물의 강점이 보이기 시작하는가? 결점이나 약점이 보이기 시작하는가?
이 인물을 충분히 이해하게 될 때까지 계속 질문을 던지라. 한 가지 질문에 답할 때마다 우리는 그에 대해 무언가를 더 알게 된다. 질문에 대답하다 보면 한 가지 답을 선택할 때마다 이후 선택의 폭이 좁아진다는 사실을 알아차리게 될 것이다. 새롭게 선택한 요소는 이전에 선ㅌ택한 요소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그렇지 않다면 그 확연하게 드러나는 모순을 어떤 식으로든 해결해 주어야 한다. 예컨대 인물이 동료들 사이에서는 매력적이며 카리스마 넘치는 사람이지만 배우자에게는 냉담하고 강압적이라면, 작가는 그 이유를 이해하고 있어야 하며 독자를 또한 이해하도록 제대로 납득시켜야 한다.
선택의 여지를 하나씩 줄이면서, 혹은 전혀 생각지도 못한 선택을 하면서 작가는 그 인물을 한층 선명하게 볼 수 있다. 주인공의 다양한 면모를 끌어낼 수 있는 인물들을 주변에 배치한다면 작가는 주인공을 한층 깊이 있고 복합적인 인물로 만들 수 있다. 책을 덮은 후에도 독자의 기억에 오래 남을 만한 인물 말이다.
■ 인물이 적절한 역할을 맡고 있는지 확인하자 -캐슬린 조지
배우들은 어떤 인물의 행동 양식을 결정하기 위해 50가지가 넘는 항목이 들어 있는 표를 활용한다. 거기 있는 숱한 항목 중에는 호흡 방식(얕은가, 깊은가, 거친가, 부드러운가), 위정의 소화 능력, 재정 상태(인물의 주머니에, 은행에, 침대 매트리스 밑에 돈이 얼마나 있는가), 감정을 나타내는 경향(억제하는 편인가, 표출하는 편인가), 종교적 신념 등이 있다. ~~~작가도 배우와 똑같은 것을 알아야 한다.
자주 거론되는 개념으로 미학적 무게가 있다. 미학적 관점에서 선천적으로 무거운 배우들이 있고 가벼운 배우들이 있다. 무거운 배우들(몸무게가 아닌 미학적 무게의 관점)은 움직임이 적고 단호한 사고방식을 지니는 한편, 가벼운 배우들은 순간순간 변하기 쉬우며 한층 유연하다. ~~~배우를 당신의 인물에 대입하여 살게 만드는 방법을 소개한다.
※ 실전 연습
인물마다 특정 배우를 염두에 두고, 써놓은 소설 중 한 장면을 다시 고쳐 써 본다. 이를테면 두 인물이 대립하는 장면이 있는데 원하는 만큼 감정이 복잡하거나 층이 두텁게 전달되지 않는다고 하자. 대립하고 있는 두 인물에 조시 브를린과 래리 데이비드를 대입해보면 어떨까? 그 장면에 있을 줄 몰랐던 익살스러운 요소를 발견하게 될지도 모른다. 혹은 서로 무언가를 숨기려 드는 어머니와 딸의 장면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하자. 어머니와 딸 역할로 각각 로라 리니와 앨런 피이지를 대입해본다면 이 장면은 어떤 식으로 완성될까?
배역을 맡긴 배우에게서 연상되는 세부 사항을 장면에 덧붙여 넣어도 좋다. 배우들을 여러 가지 다양한 방식으로 조합하여 시험해도 좋다. 무언가 제대로 들어맞지 않는다는 기분이 들 때에는 배역을 바꾸어 본다. 분명히 해두자면, 나는 인물이 그 어떤 배우처럼 보이고 그 어떤 배우처럼 말하도록 써야 한다고 이야기하는 것이 아니다. 그저 인물이 어떤 누군가가 되도록 내버려두라.
■ 인물이 적절한 동작을 표현하는지 확인하자 -다이애나 올게인
■ 훌륭한 조연은 자신만의 동기가 있다 -레이첼 브래디
소설에 등장하는 조연은 첫째, 주인공을 돕거나 둘째, 주인공을 방해해야 한다. ~~~소설의 모든 장면에서 주인공은 등장할 때와 조금은 변화된 모습으로 퇴장해야만 한다.
4장
문체, 시점, 대화, 배경
■ 나만의 문체를 시도하자 -스티브 리스코
※ 실전 연습
누구에게도 영향을 주지 않을 법한 작은 사건에 대한 글을 한 쪽 쓰라. 비행기 추락 사고나 지진, 세무 감사 같은 사건은 안 된다. 연인과 헤어지는 일도 복권에 당첨되는 일도 안 된다. 아침 식사로 시리얼을 먹으려는데 우유가 다 떨어졌다든가, 저녁거리를 전자레인지에 너무 오래 데운 나머지 플라스틱 용기가 녹아버렸다든가 하는 일상적인 사건이 좋다. 이제 같은 사건을 아래에 소개하는 표현 양식 중 적어도 여섯 가지 이상의 방법을 적용하여 다시 써보자. 사건의 기본이 되는 사실은 그대로 유지한다. 사용하는 어휘나 문장의 길이, 구두점을 달리하여 독특한 운율을 만들어 내면서 특유의 태도를 보여주도록 한다. 아마도 어떤 양식이 다른 양식보다 한층 적합하게 맞아떨어질 것이다. 그것이 이 연습의 핵심이다. 이를 통해 그 장면에 적용할만한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으며 어쩌면 이 목소리를 책 전체에 적용할 수도 있을 것이다.
‣세 음절 미만의 짧은 단어만 사용한다.
‣한 줄 이상 넘어가는 문장은 쓰지 않는다.
‣모든 문장을 두 줄이 넘도록 길게 쓴다.
‣현재 시제를 사용한다.
‣2인칭 시점을 사용한다 (“너는 문을 연다...”)
‣성경이나 신화, 세익스피어를 간접적으로 언급한다.
‣실제로 만질 수 있는 이미지나 세부 사항을 사용한다.
‣다음에서 아무것이나 골라 언급한다. 야구, 음악, 장기, 요리, 운전, 자동차, 날씨, 꽃
‣피동사만을 사용한다.
‣줄임말을 사용하지 않는다.
■ 같은 사건을 세 가지 시점으로 다시 보자 -레베카 캔드렐
■ 인물이 바뀌면 말투도 변해야 한다. -엘리자베스 젤빈
소설 속 등장인물의 것이든 작가 자신의 것이든, 인상적인 목소리는 독자로 하여금 다시 책을 찾도록 만든다. ~~~~독자들이 로버트 B. 파커의 책을 계속 사는 이유는 스펜서가 결국엔 악당을 물리치기 때문이 아니라, 한눈에 구별할 수 잇는 파커의 독특한 목소리 때문이다. 한 목소리를 다른 목소리와 구별 짓기 위해 애써 공을 들이는 작가도 있고 직관적으로 그렇게 하는 작가도 잇을 테지만, 어쨌든 작가라면 이를 위해 다양한 기술을 사용한다. 파커가 사용한 방법 중 하나는 ‘말했다’를 제와하고는 다른 어떤 귀속 동사도 사용하지 않는 것이었다.
브루스는 아마도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어딜 가는지 그 사람한테 가르쳐줄 생각은 없었다.” 디에고라면 아마 이렇게 말할 것이다. “내가 어느 곳으로 향하고 있는지 그에게 가르쳐줄 의향은 없었다.” 브루스의 목소리가 좀더 입말답고 현대어다운 특징을 지닌다. 디에고의 목소리에 시대성을 부여하기 위해 나는 축약어 사용을 피하고 조금 더 격식을 차린 단어를 사용했다.
■독자는 작가의 시점으로 사건을 본다. -캐서린 홀 페이지
조지 오웰은 <나는 왜 쓰는가?>에서 “훌륭한 산문은 마치 창문과도 같다”라고 말했다. 이 한 문장은 내가 생각하는 글쓰기의 정수를 완벽하게 표현한다. 글쓰기란 독자들로 하여금 또 하나의 세계를 완전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하는 언어를 창조하는 일이다. 그리고 그 창조의 과정에서 시점은 극히 중대한 역할을 한다.
3인칭 시점으로 글을 쓸 때는 다중 시점으로 글을 쓰는 것이 일종의 표준처럼 여겨지고 있다. 한편 1인칭 시점으로 이어지는 소설에서 독자는 화자가 누구인지 항상 알고 있다.
※ 실전 연습
이 연습의 목표는 또 다른 페르소나를 차용한 다음 그 페르소나 시점에서 어떤 장소를 묘사하는 r서이다. 오웰이 말한 창문을 통해 지금 있는 장소를 둘러보라. 실내일 수도 있고 야외일 수도 있다. 사소한 세부 사항을 각별히 주의 깊게 살피라. 오감을 총동원하라. 이 연습은 구석구석 잘 알고 있는 곳에서 효과를 발휘한다. 이제 아래 목록에서 한 인물을 고른 다음 그 인물의 시점에서 이 장소에 대한 짤막한 묘사 단락을 써보자. 글을 다듬을 필요는 없다. 여기서 중요한 점은 종이 위에 문장을 쓴느 일이다. 다른 사람과 짝을 지어 연습해도 좋고 글쓰기 모임에서 여러 사람과 함께해도 좋다. 돌아가며 자신이 쓴 글을 소리 내어 읽은 다음 다른 사람이 쓴 글에서 관찰자의 정체를 추측해본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기를 가진 근심 많은 엄마 혹은 아빠/나이 많은 노인/ 기자/외계인/살인자/미래에서 온 시간 여행자/ 귀신/요리사/형사/건축가/활영 장소를 물색하는 연출가/은둔자/기업가/과거에서 온 시간 여행자/개미/네 살짜리 아이/10대 청소년/이혼한 사람/우리나라에 처음 온 외국인
가능한 많은 인물의 시점에서, 가능한 한 그 시점들이 서로 구분될 수 있도록 글을 써보자. 변화를 주기 위해 바닥에 누운 시체의 시점을 덧붙여 묘사 단락을 써볼 수도 있다. 글을 쓰다 보면 그 인물이 자신을 사로잡는 순간이 오기도 한다. 그 순간 이야기의 착상이 떠오를 수도 있다. 착상이 떠오르면 그것을 밀고 나가라. 무엇보다도, 글을 써야 한다. 매일 글을 쓰라. 단지 일기나 일지의 몇 문장에 불과하더라도 매일 쓰는 것이 중요하다.
■현실에서 있을 법한 대화를 쓰자 -존 P. 블로크
대화에 현실감을 불어넣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다. 가장 기본적인 단계는 ‘현혹하기’전략이라 불리는 방법이다. 현혹하기란 누구라도 믿고 싶어 할 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표현하는 전략이다.
※ 실전 연습
‣ 각 인물에게 고백을 시켜본다. 인물의 개성이 뚜렷하다면 그 고백은 서로 바꾸어 쓸 수 없을 것이다.
‣같은 대사를 두고 하드보일드 풍으로, 익살을 넣어서, 극적인 효과를 도해 고쳐 써본다. 재치 있는 짧은 대화의 일부에 끼워 넣어 본다.
‣하루 중 가장 객관적이며 비판적으로 사고할 수 있는 시간에(이른 아침) 대화 장면 전체를 검토한다.
■지역색을 살린 대화를 어떻게 쓸까? -스탠리 트롤립
■ 배경은 어떤 역할을 하는가? -윌리엄 켄트 크루커
■배경의 핵심만 간략하게 묘사하자 - 브루스 디실바
<악당들의 섬>에서는 프로비던스의 낡은 시청 건물에서 어떤 사건이 벌어진다.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대부분의 독자가 전형적인 시청 건물의 모습을 떠올릴 수 있기 때문에 나는 그저 프로비던스 시청이 일반적인 시청과 다른지에 대한 세부 사항을 살짝 덧붙이기만 하면 되었다.
“케네디 플라자의 남쪽 끝자락에 세워진 시청 건물은 마치 어떤 미친놈이 갈매기 똥 무더기를 가져다가 조각한 악취미적인 조형물처럼 보였다.”
■분위기는 배경, 인물, 대화에 영향을 미친다. -필립 치오패리
※ 실전 연습
(1단계)
한 장면에 대해 초고를 쓴 다음 그 분위기와 정취를 한층 고조시키는 작업을 해보자.~~~사건을 강조하기 위해 장소의 물리적인 특징, 즉 색채와 빛의 상태나 소리, 냄새 등을 활용한다. 그 장소에 있을 법한 전형적인 세부 사항 또한 활용한다. 예를 들어 모텔의 어떤 방이라면, 모텔 방이 지닐 법한 일반적인 세부 사항에 더해 비슷한 부류의 다른 모텔 방들과는 구분되는, 그 방 만이 지닌 고유한 세부 사항 또한 염두에 두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 다음 배경과 관련 있는 모티프를 적어도 한 가지 이상 덧붙인다(모티프는 시각적이거나 청각각적, 촉각적, 후각적인 것으로 그 장소의 속성 혹은 분위기에 어울릴 법한 무언가여야 한다). 이 모티프는 해당 장면 전체에 걸쳐 내용을 엮어낼 수 있고 가능하다면 앞으로 이어지게 될 장면에서도 활용할 수 있다.
(2단계)
다음으로 인물의 내면, 특히 주인공과 악당의 심경, 기분을 tfjwjd하기 위한 세부 사항을 덧붙인다. 인물이 하는 행동과 더불어, 인물이 그 행동을 하면서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기분을 느끼는지 떠올려 보자. 요컨대 끊임없이 어떤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인물의 머리와 마음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그 인물의 기분은 어떤가? 이는 그 인물이 일상적으로 느끼는 기분인가, 아니면 전혀 느껴보지 못한 새로운 기분인가? 할 수 있다면 다시 한 번 모티프를 활용하여 인물의 내면 상태를 표현한다.
(3단계)
이제 대화 장면을 살펴보자. 각 인물의 목소리를 구별할 수 있는가? 그 목소리가 화자의 개성과 사회 계급과 교육 수준을 반영하는가? 목소리에 화자의 심리 상태가 드러나는가? 여기에서도 마찬가지로 모티프는 유용하게 활용된다. 독자가 화자를 좀 더 친숙하게 느끼는 데 도움이 될 만한, 화자가 반복적으로 사용하는 말투나 표현 방식 혹은 어휘가 있는가? 이제 여기에서 깔아둔 것을 바탕으로, 이어지는 장면을 쓴다.
■배경에 감각적인 요소들을 어떻게 집어넣을까? -루이즈 페니
처음 책을 쓰는 초보 작가는 대부분 인물을 먼저 고려한다. 탐정과 희생자와 용의자들, 하지만 책에는 또 다른 인물이 존재한다. 다른 인물만큼이나 실재하며 강렬한 생명력을 뿜어내는 인물, 바로 배경이다. 어떤 인물에 대해서든 겉모습을 묘사하는 일도 중요하지만 그 내면의 풍경을 그려내는 것이야말로 결코 없어서는 안 될,어쩌면 한층 더 중요한 일이다.~~~소설의 배경은 어디인가? 시골인가, 도시인가? 허구의 장소인가? 고향 마을인가, 외국의 도시인가? 파리인가, 타히티섬인가 여기에는 옳고 그른 대답이나 좋고 나쁜 선택이 없다. 어떤 장소든 작가가 그 장소를 충분히 강하게 느끼고 있다면 충분히 흥미진진한 배경이 될 수 있다.
어떻게 배경에 생명을 불어넣을 수 있을까? 한 가지 분명한 사실이 있다. 끝도 없이 묘사를 길게 늘어놓아서는 안 된다는 점. ~~~초고 단계에서는 마음껏 신나게 쓰라. 모든 느낌과 냄새와 감촉과 건물에 대해 마음껏 묘사하라. ~~~그 다음 두 번째 원고에서 칼을 뽑아 들고는 대부분의 내용을 날라내라. 깎아내고 다듬으라. 조각가처럼 말이다. 세 번째 원고에서 조금 더 깎아내라. 이제 네 번째 원고에서는 이 단어를 저 단어로 대체해보라. 세심하게 다듬으라. 그런 다음 다섯 번째 원고와 여섯 번째 원고에서 끝손질을 한다.
■생생한 배경은 또 하나의 인물이다. -데이비드 풀머
내가 창조해낸 세계로 독자를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인상적이고 생동감 넘치는 배경이 반드시 필요하다.
※ 실전 연습
1. 다섯 장의 색인 카드를 준비하여 각각의 무늬에 배경이 될 만한 장소를 적어 넣는다. 이를테면, 공원이나 상점, 집 같은 곳이다.
-각 카드에 그 장소와 관련된 소리를 한 가지씩 적어 넣는다.
-냄새의 감촉도 하나씩 적어 넣는다.
-맛은 어려우므로 그냥 지나쳐도 좋다.
그 다음 카드 한 장을 집어 그 장소를 묘사하는 글을 한두 단락으로 완성하라. 언제나 말하지 말고 보여주라는 원칙을 명심하라.
2. 신문이나 라디오에서 지역 뉴스를 하나 고른다. 뉴스에 등장하는 사건이 일어난 장소를 묘사하는 글을 광경과 소리, 냄새에 초점을 맞추어 쓴다. 그 글을 다른 사람에게 보여주고 배경이 느껴지는지 확인한다.
■ 날씨는 독자를 이야기 속으로 끌어들인다. -G. M. 엘리엇
날씨는 독자를 소설 속 분위기에 젖어들게 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리고 글쓰기의 다른 요소와 마찬가지로 날씨를 표현하는 방법 또한 매우 다양하다. 직접적으로 단지 비가 내리고 있었다라고 만 말할 수도 있다. 이것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장의 후반부에서 비가 내리고 있었다는 사실을 조심스럽게 암시하는 방법도 생각해보자. 이는 인물의 성격을 살짝 드러내는 작은 들창으로도 활용될 수 있다. 이를테면 이런 식이다. “세인트저스트는 회원제 클럽으로 들어가는 입구 한쪽에 놓인 우산꽃이에 흠뻑 젖은 우산을 꽃아 넣었다. 코끼리 다리 모양을 한 그 우산꽃이가 진짜 코끼리 다리로 만든 것이 아니기를 진심으로 바라면서.”
※ 실전 연습
1.가장 좋아하는 계절을 떠올려보자. 그 다음, 그 계절과 관련하여 떠오르는 냄새를 글로 옮긴다. 이를테면 ‘여름 성크림 냄새’,‘ 가을, 낙엽 태우는 냄새’같은 것이다. 계절을 곧바로 연상시킬 수 있는 냄새를 고르라. 그 냄새를 통해 독자를 겨울에서 끌어내 여름으로 초대할 수 있다.
2. 좋아하는 계절과 관련이 있는, 살아오면서 겪은 사건 한 가지를 선택하여 글로 써 본다. 이때에는 날씨와 날씨의 영향에 대한 언급 없이 그 사건을 쓰려고 노력하라(그리 쉽지 않은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3. 지금 어디에 있든 창문 밖을 내다보라. 아니면 공책과 연필을 챙겨 산책을 나서라. 그름의 빛깔과 구름 사이를 흘러가는 모양을 묘사해보자. 나무가 있다면 나무의 빛깔과 모양을 표현해보자. 나뭇가지에 나뭇잎이 달려 있는가? 나무껍질은 무슨 색을 띠며 어떤 무늬인가? 땅에는 눈이 쌓여 있는가? 하늘에는 해가 밝게 빛나고 있는가? 새들이 지저귀고 있는가, 아니면 이미 따뜻한 남쪽 나라로 모두 떠나버리고 없는가? 거리를 걷는 사람들의 옷차림은 어떤가? 두툼한 모직 외투를 입고 있는가, 아니면 반바지에 반팔 차림인가? 어떤 소리가 들려오는가? 멀리서 낙엽 청소를 하는 소리인가? 한층 중요한 문제. 이 모든 풍경을 바라보면 어떤 기분에 젖어드는가? 신이 나는가, 긍정적인 기분이 드는가, 마음이 평온해지는가, 갑자기 슬퍼지는가? 마음속에 어떤 기억이 떠오르는가?
4. 결정을 내리자. 어떤 계절을 배경으로 이야기를 펼칠 것인가? 그 계절에만 존재하는 요소들 중 소설 속 탐정이 이용할 수 있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이 있는가? 이를테면 소설의 배경으로 겨울을 선택했다고 가정하자. 시체가 발견되었을 때 벽난로가 단서가 될 수 있을까? 불을 돌보지 않고 버려둔 시간, 나무가 다 타버릴 때까지 내버려둔 시간이 단서가 될 수 있을까? 이런 요소는 검시관이 추정하는 사망 시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5. 항상 필기첩을 들고 다니자. 관찰하여 기록한 내용에 날짜를 기입하고 관찰 내용이 계절의 변화에 따라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보자. 장담컨대 관찰하여 기록한 내용 중 일부는 인상적인 세부 사항으로 변모하여 소설 속에 등장하게 될 것이다.
■배경은 사건을 일으키는 곳이어야 한다. -마이클 윌리
소설에는 긴장감 넘치는 플롯과 흥미로운 인물 외에도 한 가지가 더 존재한다. 바로 생생하게 그려지는 상소. 책을 읽는 동안 우리는 이 장소에 머물게 되며, 다 읽고 나면 이 장소는 우리 안에 머물게 된다. 그 누가 레이먼드 챈들러의 <빅 슬립>에 등장하는 스턴우드 저택을 잊을 수 있단 말인가?
5장
동기, 단서, 액션, 반전
■ 감정적인 보상은 강력한 동기가 된다. -밸러리 스토리
■ 작가는 인물의 숨은 동기까지 알아야 한다. -줄리엣 블랙웰
■ 거짓말과 진실이 뒤섞일 때 깊이가 생겨난다. -스티븐 D. 로저스
■ 수수께끼를 적절히 흩어놓으면 추진력이 생긴다. -제라드 비안코
■ 단서를 일상 속에 숨겨 보자 -페기 에어하트
■ 법 과학을 어떻게 적용해야 할까? -더글라스 코를레오네
■ 액션의 성공은 다양성에 달려 있다 - 존 러츠
■ 주인공을 어떻게 위험에 빠뜨려야 효과적일까? -웨인 D. 던디
■ 독자를 만족시킬 반전을 구상하자 -멕 가드너
적어도 한 인물의 운명이 어떤 식으로든 바뀌지 않는다면 글은 다만 설명, 대화, 묘사에 그칠 뿐이다. 이 글이 하나의 장면으로 변모하는 것은 오직 무언가가 변화할 때뿐이다. 전환점은 장면의 끝자락에 등장해야 한다. 그리고 소설은 이 전환점에서 일어나는 변화와 상황 전환을 통해 앞으로 나아간다. 한 장면의 초고를 쓰기 시작할 때부터 전환점에서 뜻밖의 반전을 일으키려고 계획을 세워둘 수도 있다. 장면이 어슬렁어슬렁 진행되다가 난데없이 주인공이 자신이 비밀리에 결혼했다고 발표하는 것이다. 혹은 조그마한 스쿠터를 타고 달리던 남녀가 모퉁이를 돌자마자 절벽으로 곤두박질친다거나. 뜻밖의 반전은 독자에게 큰 즐거움이 될 수 있다.
6장
퇴고
■ 체계적인 원고 검토 단계를 만들자 -잰 브로건
■ 개요와 다르게 전개된다면 거리를 두고 원인을 파악하자 브라이언 에븐슨
■ 첫 장부터 재미있어질 때까지 고쳐라 -M.윌리엄 펠프스
■ 첫 장을 열두 가지 방식으로 고쳐보자 -트위스트 펠런
■ 속도감이 떨어진다면 네 가지 요소를 확인하자 - 토머스 B. 캐버나
7장
시리즈물 기획
[Review]
“날마다 노르망디 땅의 한 자락이 떨어져 나가 파도 밑으로 사라진다. 대서양은 프랑스의 해안을 갉아먹는다. 극지방으로부터 맹렬한 기세로 공격해 들어온 바닷물이 셰르부르와 브레스트 사이의 육지를 얼마나 게걸스레 먹어치우는지 상상해 보라! “
‘빅토르 위고’의 소설<바다의 노동자>서두에 나오는 글이다. 저자는 이 짧은 글로 스토리의 주요 무대가 될 노르망디 해안의 절벽위로 독자들을 불러낸다. 오랜 시간이 지나고 스토리는 희미해져도 절벽에서 바다를 바라보는 장면은 남아 있다.
모든 인생 이야기에는 소설이 들어 있다고 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으로부터 연애와 결혼, 여행담이나 삶의 일상에서 발견되는 수많은 주제가 있다. 흥미롭고 유익하게 쓸 수만 있다면,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이 글의 소재가 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모든 사람이 소설을 쓸 수는 없다. 사물에 대한 구체적인 설명과 독자가 끝까지 책을 덮지 못하도록 쓰는 기법을 알아야 한다.
CS. 루이스<책읽는 삶>에서 독자는 타인이 보는 것을 보기 위해서 책을 읽는다고 했다. 그곳에 가지 않아도 빅토르 위고가 바라본 대서양의 파도를 볼 수 있어야 하며, 헨리 데이빗 소로가 페놉스코트강 가에서 본 인디오 소녀를 볼 수 있어야 한다. 글은 저자가 본 풍경 이상으로 독자가 볼 수 있도록 써야 한다. 말하자면 독자에게 상상력을 일으키도록 써야 한다.
시중에는 글쓰기에 도움이 되는 많은 책들이 넘쳐난다. 마음만 먹으면 글쓰기를 배울 수 있고 또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소그룹 공간이 열려 있다. 또 최근에는 경제적으로 큰 부담 없이도 개인이 책을 출판할 수 있어서 자신의 소중한 글을 가까운 지인들과 공유하기도 한다.
이 책은 짧은 글이라도 써 보고 싶은 사람에 유익하다. 일상에서 좋은 글의 소재를 얻는 방법에서부터 내용을 효율적으로 배열하는 방법, 사람들이 재미있게 읽도록 문체를 개발하는 방법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내용이 나온다. 종래의 책들과는 달리 베스트 셀러 작가들(65인)이 각기 다른 주제로 그들만의 노하우를 담아 편집하였기 때문에 내용의 폭이 넓다. 거기에 덧붙여 얻은 정보를 실전에 적용 하도록 편집되어서 효과적으로 글쓰기를 배울 수 있다.
책은 대화의 연장선에서 창조된 예술품이다. 사람은 자기 이야기를 공개적으로 표현하고 싶고, 깨달음을 다른 사람과 공유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있다. 독서생활은 삶에서 누리는 큰 기쁨이지만 스스로 책을 쓰는 일은 더 기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일반인들이 어느 정도의 괘도에 오르려면 부단한 노력이 있어야 한다. <내일 살해당할 것처럼 써라>는 책 제목은 그런 뜻이다. 짧은 단락의 글에서 최소한의 구성을 갖춘 글이 탄생하기까지는 남모르는 시간을 보내야만 한다.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는 강력한 도구들이 이 책 속에 들어 있다. 이 책은 스릴러 소설을 대상으로 한 내용이지만 일반적인 모든 글 쓰는 이들에게도 유익하다.■
(본문)
“글을 쓸 때는 한 번에 한 단계씩 접근해야 한다. 처음부터 세계 전체를 떠올릴 수는 없지만, 보도의 갈라진 틈이나 까진 구두 뒤축을 묘사하는 건 가능하다. 그리고 갈라진 보도나 까진 구두뒤축은 빛의 핀 홀처럼 이야기에, 인물에, 우주에 진입하는 지점이 될 수 있다.”
“모든 책에는 그 첫 쪽에서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하다. 그 사건이 외부에서 인물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든 상관없다. 아무런 풍파 없이 터벅터벅 진행되는 서두를 읽을 때면 나는 거의 예외 없이 책을 덮어버리고 줄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책을 집어 든다.”
“소설에서 배경이 되는 야외의 한 장소를 고른 다음 여러 가지 다양한 시간대에 걸쳐 그곳을 관찰해 보자. 아침과 점심, 출퇴근 시간, 저녁 등 각 시간대별로 그 장소를 오가는 사람들의 행동이 어떻게 달라질까? 그곳에서 시간대에 따라 다르게 벌어지는 일들은 소설 속 인물들이 그곳에서 하는 행동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겨울에 그 장소는 어떤 모습을 하고 있는가? 여름 혹은 가을에는 어떤 느낌인가? 뇌우가 몰아칠 때는 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곳에서 정기적으로 치러지는 계절 행사나 전통 행사가 있는가? 이런 질문에 답하는 동안 우리는 유연하게 상상을 펼치며 이야기의 요소를 강화할 수 있다. 언제나 기록을 남겨라. 관찰하라. 그리고 자신의 모든 감각을 활용하라.“
“자신의 인생에서 겪은 인상적인 사건을 소설 속 주인공에게 적용 시켜보자. 그 경험 외에 다른 부분에서 주인공이 작가를 닮을 필요는 없다. 그런 다음, 경험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을 실제 이름과 실제 모습 그대로 소설 속에 등장시키자. 마지막으로 자신이 처음부터 만들어낸, 혹은 살면서 만난 여러 사람을 조합한 허구의 인물을 등장시켜 진실과 허구가 뒤섞인 장면을 만드는 것이다.”
“모든 책에는 그 첫 쪽에서 이야기를 앞으로 끌고 나갈 수 있는 사건이 필요하다. 그 사건이 외부에서 인물의 마음속에서 일어나든 상관없다. 아무런 풍파 없이 터벅터벅 진행되는 서두를 읽을 때면 나는 거의 예외 없이 책을 덮어버리고 줄지어 나를 기다리고 있는 다른 책을 집어 든다.”
“첫 문장은 독자를 소설에 빠뜨리는 역할을 해야 한다. 두 번째 문장과 세 번째 문장 또한 독자의 발목을 잡고 놓아주지 않아야 한다. 지붕 전체에 비가 새는 곳이 없기를 바라는 것과 같이 우리는 원고 전체를 꼼꼼히 점검하여 독자의 관심이 새어 나가는 곳은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소설의 첫 문장은 작가가 발휘하는 최고의 능력을 자신감 있게 보여주면서 뒤에 더 재미있는 내용이 따라온다는 점을 약속해야 한다.”
“경험이라는 우물은 작가가 계속해서 소재를 퍼다 쓰는 곳이다. 지금까지 살면서 만나온 사람 중 기억에 오래 남아 있는 사람들을 떠올려보자. 그들은 기억에 남을 만한 어떤 개성이나 특징을 지니고 있었는가? 그들에게 눈에 띄는 어떤 특별한 신체적인 특징이 있었는가? 키가 컸는가? 작았는가? 뚱뚱했는가? 말랐는가? 한쪽 다리가 다른 쪽 다리보다 길었는가? 머리카락이 보라색이었는가? 흔히 보기 힘든 특별한 능력이 있었는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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