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굿뉴스울산 박정관 편집장 국민일보 문서선교사 언론인홀리클럽 회원 도서출판 굿뉴스 대표 브런치 작가 중구뉴스 기자 |
오늘저녁, 17일간 열전을 펼쳤던 평창올림픽이 드디어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번 올림픽을 통해 필자가 느낀 몇 가지 소회를 적어본다. 개막식과 폐막식 무대를 지휘하는 총감독이 서로의 알력 때문인지 중간에 바뀌면서 마찰을 빚어냈으나 과정의 불협화음을 뒤로하며 일정이 무사히 치러졌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무릇 소통과 협상과 타협할 줄 아는 지혜가 서로에게 유익한 열매를 손에 쥐게 한다.
박근혜 대통령을 탄핵하는 검찰의 조사과정에서 미르재단을 세울 때 대기업의 협찬을 받으면서 모종의 이면합의가 있지 않았나 하는 것이 핫한 이슈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3수만에 유치한 평창올림픽이었지만 건설과정과 진행에서 마무리가 쉽지 않았다. 기업체의 자발적인 협찬을 이끌어내 발전기금을 충당하며 관중석의 자리까지 맡기는 관행이 많이 사라졌다고 한다.
그럼에도 결국에는 한전을 비롯한 공기업을 압박하며(?) 어렵게 협찬금을 받아 마무리했다고 한다. 외신의 보도만 아니라 국내의 언론매체들도 올림픽에 국내 기업을 홍보하는 올림픽 효과는 전무했다고 하니 아쉬운 부분이다. 또 하나는 자원봉사자들에 대한 소홀한 대접과 열악한 환경이다. 평창올림픽의 자원봉사자들에게 추위에 대한 방한대책이 소홀했고, 식사 및 임무수행에 좀 더 세밀한 업무협조가 부족했다.
입춘을 벌써 지났지만 살인적인 추위가 모두의 피로감을 더한 것이 사실이지만 따듯한 배려가 성숙한 자원봉사를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다. 평창올림픽이다 평양올림픽이다 말이 많았던 이번 올림픽에서 여자 아이스하키팀의 불협화음도 공정한 절차의 생략과 소통부재의 적나라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북한의 응원단과 삼지현 예술공연단을 초대한 것보다 우리나라의 공연예술팀들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면 남남분열의 다툼과 잡음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다.
북핵위기의 막다른 코너에 몰린 북한에게 우리의 잔치자리에 가장 좋은 상석과 놀랄 말한 환대는 ‘이 시점에 정말 불가피한 일이었나?’ 생각하면 마음이 아리다. 특히 천안함 폭침주범으로 지목받는 김영철의 방남을 야당과 천안함 용사들의 유족들이 결사반대함에도 불구하고 버젓이 남한 땅을 밟도록 허락해도 좋았을까. 필자는 북한이 비핵화를 전제로 하지 않는 어떤 정책적 결정도 찬성할 수 없다.
김정은이 보낸 특사 김여정에게 비핵화 한 마디 꺼내지 못한 대통령의 면담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까. 이런 대내외적 환경과 요인에도 불구하고 선수들의 눈부신 스포츠정신은 평창올림픽의 화룡점정(畵龍點睛)이었다. 스켈레톤의 황제로 등극한 윤성빈 선수의 파란만장, 신설된 매스스타트의 첫 금메달을 딴 이승훈 선수의 선전과 17세 막내 정재원의 조력은 원더풀! 감탄사를 터지게 했다.
빙속여제 이상화의 아쉬운 은메달과 그를 이기기 위해 몇 년간 해외유학을 해 금메달을 딴 고다이라 나오 선수와 둘의 우정, 팀추월에서 마찰을 빚었던 김보름의 매스스타트 은메달과 눈물, 설상종목 역사상 첫 은메달의 배추보이라 불린 스노보드 이상호 선수의 고진감래, 컬링신화를 불러온 여자 컬링팀의 수려한 업적과 성공신화는 눈물겹고도 애잔했다.
익명성을 띈 채 비밀에 감춰졌던, 끝내 우리의 확신이 맞았음을 드러냈던 성화를 밝힌 김연아 선수. 그의 올림픽 홍보대사로서의 헌신과 후배들의 경기에 몰래 찾아가 응원했던 열정은 숨어있는 주인공의 존재감의 발현이었다. 평창올림픽의 성화가 꺼져도 우리 모두의 인간승리에 다름없어 마음속에서 찬연하게 빛나며 두고두고 회자될테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