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新種)COVID-19가 중국에서 부터 발현되어 일본 한국 홍콩 미국 이태리 이란 등의 전세계 지구촌을 덮치고 있는 요즘이다. 혹여나 코로나에게 침습을 당할까 모두가 움츠리고 있다. 방콕만 하고 있기에는 노객들의 시간은 너무나 짧고 아깝지 아니한가. CORONA라는 녀석은 높고 힘든 산으로 올라오는 자체는 엄두도 못 내고 있다. 한강물이 일렁이는 한강기슭에도 좀처럼 끼여들 자리가 없지 안는가. 신나게 달릴 수 있는 찻길에 맞닿을 수 있는 대로변에 대형 건물에 들어가기를 좋아 하는 모양새이다. 산에서 한강변에서 이 녀석에게 빠져들었다는 얘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다. 산행으로 그까짓 코로나택시는 물론일테고 온 몸에 쌓여있는 노폐물도 함께 싹 씻어 버릴 것이다. 말초혈관을 비롯한 노구(老軀)의 구석구석이 20대 청년으로 회귀시키기도 하리라. 이런 기대는 차치하더라도 80대로 향하는 노객들에게는 만날 수 있는 친구가 있음에 즐겁지 않은가. 씨잘 데 없는 자신의 옹고집으로 똘똘 뭉친 자신만의 철옹성 인생들이다. 때로는 부딪치며 핏대도 올리지만 허탈한 웃음으로 술잔을 채우기에 바쁘다. 오늘의 주인공 엉카페 버쁘바 막사리 까토나의 인생관은 변함이 없으리라. 2호선 신촌역 3번 출구를 빠져나와 세브란스병원 뒷편에 있는 안산으로 향한다. 안산(295.5m)은 서대문구에 위치하고 있는 나즈막한 산이다. 코로나 덕분에 병원통과는 생략코 연세대 캠퍼스로 들어선다. 정상인 봉수대에 오르면 건너편의 인왕산이 바로 손에 잡힌다. 성큼 한발에 뛰어넘고 싶을 만큼 무악재를 사이에 두고 마주하고 있다. 저 아래 붉은 벽돌 큰집이라는 서대문 형무소가 시야에 들어온다. 최근에는 독립문역 독립공원에 위치한 서대문형무소역사관(사적 324호)으로 거듭 태여났다. 일제강점기에 독립 운동가들을 짓밟던 전국 최대 규모의 형장(刑場)인 감옥이었다. 민족의 슬픈 원혼(怨魂)이 서린 곳으로 지금은 역사교육의 현장으로 들어가 볼 수도 있는 곳이기도 하다. 유관순열사를 비롯한 독립투사들의 " 대한독립 만세 "의 함성은 피를 토하며 부르짖으며 이슬로 사라진 투사들의 유언(遺言)이었을 터이다. 수시로 오르내리곤 하던 산이건만 오늘따라 붉은 벽돌집이 마음을 무겁게 하고 있는 이유는 무엇인가. 어쩜 3월이 눈 앞에 다가오고 있음인지도 모른다. 그때 그들의 탄성이 지금도 인욍산과 안산의 골짜기인 무악재를 거세게 흔들고 있는 게 아닌가. 착잡한 마음은 뒤로한채 우리들의 마지막 행선지로 발길을 돌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