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으로 돌아온 이들의 눈물, 그리고 안부라는 가장 따뜻한 안전띠
글(김종열)
내가 수시로 눈으로 본대로 느낀대로 볼때. 평생을 바쳐 일하던 정든 일터를 뒤로하고, 하나둘 고향 들녘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이 늘고 있다.
사회생활이든 공직생활이든 치열했던 도시의 삶을 마무리하고 찾은 시골은 언뜻 평화로워 보인다.
하지만 막상 발을 디디고 서면 현실은 막막함 그 자체다. 시골이란 곳은 땀 흘려 부지런히 움직이지 않고서는 단 하루도 먹고살 수 없는 정직하고도 무서운 터전이기 때문이다.
오늘날 우리 농촌의 풍경은 씁쓸하기만 하다. "농사지어서는 아이들 가르치고 생계 유지하기도 힘들다"며 젊은이들은 모두 도시로 떠나버렸다.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사라진 마을에는 어느새 60대 후반부터 90대에 이르는 고령의 어르신들만 남아 들녘을 지키고 계신다.
젊은 일손이 귀해지다 보니 농사도 기계화가 필수인 시대가 되었다. 하지만 정작 그 복잡하고 위험한 농기계를 다루는 이들은 기력도, 눈도 어두워진 고령의 어르신들이다.
몸동작은 예전 같지 않게 무뎌지는데, 기계는 사정없이 돌아간다. 결국 들녘 곳곳에서 안타까운 농기계 사고 소식이 끊이지 않고 들려온다.
이 가슴 아픈 사정을 과연 누구 깊이 알 수 있을까. "ㅎㅎ" 하고 허허 허탈한 웃음을 지어보지만, 결코 웃을 일이 아니다.
직접 흙을 만져보고 농촌 일의 매서움을 몸으로 겪어보지 않은 사람들은 감히 상상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이다.
세월 앞에 장사는 없다. 아무리 평생 농사를 지어온 베테랑이라 해도 시니어 어르신들의 기력에는 분명한 한계가 있다. 순식간에 일어나는 사고를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어르신 스스로 늘 조심하고 또 조심하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이 있다. 바로 **'주변의 관심'**이다.
타지에 나가 있는 자식들과 인근에 사는 친척들의 작은 관심이 어르신들의 안전을 지키는 가장 튼튼한 안전띠가 될 수 있다. "진지 드셨어요?",
"오늘 날이 뜨거운데 밭에는 나가지 마세요" 하며 자주 드리는 안부 전화 한 통, 따뜻한 문자 한 건이 참으로 소중하다.
틈나는 대로 어르신의 건강과 생활 상태를 살피는 일이야말로, 쓸쓸한 들녘에서 홀로 고군분투하는 어르신들을 보살피고 안타까운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는 가장 큰 힘이 된다.
오늘도 굽은 허리로 들녘으로 향하는 고향의 어르신들. 그분들의 정직한 땀방울이 외로움과 사고의 위험 속에 흘려지지 않도록,
오늘은 멀리 계신 어르신께 먼저 안부의 전화 한 통을 걸어보아야겠다.
실천이 가장 따뜻한 보살핌이다 생각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