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퓰리즘 득세는 정치 고장났단 신호… 좌파는 그 때를 노렸다
[책으로 이슈 읽기]
중남미 집어삼킨 ‘핑크 타이드’
이영관 기자
입력 2023.05.20. 03:00
업데이트 2023.05.20. 06:32
포퓰리즘의 세계화
포퓰리즘의 세계화
포퓰리즘의 세계화
존 주디스 지음 | 오공훈 옮김 | 메디치미디어 | 284쪽 | 1만5000원
21세기 사회주의
21세기 사회주의
배리 캐넌·피다 커비 엮음 | 정진상 옮김 | 삼천리 | 216쪽 | 1만9000원
중남미에 연쇄적으로 좌파 포퓰리즘 정권이 들어서는 이른바 ‘핑크 타이드(분홍 물결·중남미 좌파 연쇄 집권)’ 및 이들 정부의 실패가 최근 미국행(行) 중남미 이주자 급증의 원인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코로나 방역을 위해 이주자들을 즉각 추방할 수 있도록 했던 미국의 강력한 국경 차단 조치(42호 정책)가 지난 11일 종료되면서 미국으로 이주자가 쏟아져 들어올 조짐인데, 이 중 상당수가 중남미 좌파 정부의 경제 붕괴를 피해, 이주를 희망하는 이들이라는 것이다. 〈본지 15일 자 A1면〉
‘핑크 타이드’(pink tide·사회주의 성향 좌파 물결)는 얼마나 계속 흐를까. 20년 넘게 반복되는 질문이다. 1990년대 후반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중남미에서 유행했던 이 물결이 2018년 멕시코를 시작으로 다시 흐르고 있다. 최근 12년 만에 브라질의 대표적 좌파 대통령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의 재집권을 비롯해 그 물결이 거세다. ‘핑크 타이드’ 관련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아일랜드 정치학자 배리 캐넌과 피다 커비가 중남미 정치 연구자 15명의 저작을 엮은 ‘21세기 사회주의’(삼천리)와 미국의 정치 칼럼니스트 존 주디스가 쓴 ‘포퓰리즘의 세계화’(메디치미디어)다. ‘핑크 타이드’가 흘러온 길을 짚으며 포퓰리즘이 보내는 경고를 읽어낼 수 있다.
◇”외면은 좌파, 정책은 우파”
‘핑크 타이드’의 시작은 우파 정권이 채택한 신자유주의 경제 모델에 대한 반발이었다. 특히 원유·철광석 등 천연자원이 풍부한 중남미 국가들은 세계화 경쟁 속에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산업보다는 자원을 대주는 역할만을 담당했다. 경제 구조 전환에 실패했고, 소수의 자원을 지닌 이들과 나머지의 빈부 격차가 심해졌다. 이런 상황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우고 차베스(1954~2013)가 1999년 대통령이 됐고 이후 칠레(2000), 브라질(2003)을 비롯한 국가에서 좌파 정권이 들어섰다.
지난해 10월 브라질 동부 도시 바르지냐. 룰라 현 브라질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자, 이에 분노한 시민들이 거리에 불을 지르며 시위하고 있다. /게티이미지코리아
배리 캐넌을 비롯한 ‘21세기 사회주의’ 저자들은 좌파 인사들이 ‘빈곤 감축’을 비롯한 상징을 내세워 집권에 성공하지만, 그 누구도 이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했다고 분석한다. 오히려 실제 정책과 정부 인사 구성을 들여다보면 우파 정부의 신자유주의와 상당히 유사하다고 지적한다. 경제적 제약도 무시할 수 없다. 좌파 정권은 부의 재분배 등 사회 정책을 시행하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필요로 했다. 그러나 경제 체질을 개선하지 못한 채 여러 공약을 쏟아냈기 때문에 자원을 채굴해서 해외에 파는 기존의 신자유주의적 방식을 답습해야만 했다.
◇”실제보다 중요한 것은 상징”
중남미 좌파 지도자들의 또 다른 공통된 특징은 ‘상징’을 강조했다는 것이다. 빈민들의 생활수준을 향상시키겠다는 공약을 내세우나 실제 정책은 급진적이지 않았고, 오히려 대부분 이전 정부 것을 계승했다. 두 책의 저자들은 공통적으로 포퓰리즘 지도자들이 집권할 수 있었던 것은 상징 언어를 잘 활용한 덕이라고 본다. ‘차베스가 바로 국민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건 차베스, ‘깨끗한 브라질을 위하여’라는 슬로건으로 집권한 룰라 등이 대표적. 이들을 비롯한 좌파 정권은 기존 우파 정권에서 경시했던 시민사회와 크게 상호 작용했고, 그 결과 정치인을 영웅적 인물로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설명한다.
‘포퓰리즘의 세계화’를 쓴 존 주디스는 포퓰리즘의 중요한 특성을 ‘기득권 세력에 대항하는 국민의 대표를 자임하는 언어를 사용하는 것’이라고 본다. 좌익 포퓰리즘은 국민과 엘리트 집단 간의 적대적 상황을 만들고, 우익 포퓰리즘은 국민·엘리트에 더해 이민자와 같은 제3의 집단을 상정한다. 사실 ‘국민’과 ‘엘리트’ 같은 집단의 경계는 모호한데도, 신자유주의 경제 체계에서 소외된 이들은 이런 상징적 구호에 열광하게 된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은 정치가 고장 났다는 신호”
주디스는 포퓰리즘의 논리 및 그것이 전 세계에서 득세하고 있는 현상을 분석하면서, 이를 경시해선 안 된다고 말한다. 포퓰리스트의 발언에 허황된 부분도 있지만, 결국 많은 이들의 공감을 얻어 포퓰리즘이 득세하게 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포퓰리즘을 “지배적인 정치이념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아 수리가 필요하다는 신호이자, 표준적 세계관이 고장 났다는 신호”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한다.
두 책이 다루는 포퓰리즘 사례는 정확히 겹치지는 않는다. 주디스는 주로 도널드 트럼프가 집권한 미국, 그리고 유럽 등 서구권을 중심으로 한 포퓰리즘의 사례를 다룬다. 그러나 두 책의 주장은 일맥상통한다. 포퓰리즘은 사라졌다가도 언제든 다시 등장할 수 있고, 그런 상황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포퓰리즘을 앞세운 ‘핑크 타이드’가 앞으로도 얼마나, 어떤 모습으로 흐를지 우리가 지켜봐야 하는 이유다.
이영관 기자
이영관 기자 편집국 문화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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zjem
2023.05.20 07:38:17
좌파가 득세하려면 그 자양분이 충족되어야 합니다. 그것은 바로 민중의 어리석음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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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퍼맨
2023.05.20 06:42:11
포퓰리즘? 당장 배 부르자고 자식들 굶어 죽거나 말거나 봄에 밭에 뿌려야 할 종자 삶아 먹자는 이야기 이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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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박사
2023.05.20 06:12:12
좌파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무리들, 하나님을 인정하지 않으면 모두 마귀. 사탄에게 속하게 되고 결국 그들의 종착지는 마귀 처벌장소 지옥이 되는 겁니다. 정신 차리세요. 우리나라 더불어ㄸㄸ이당을 지지하는 주사파 인간들도 다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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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ene1
2023.05.20 08:15:18
세계제1의 석유매장량을 가지고서 좌파정책으로 이제는 입에 풀칠을 위해 길거리 쓰레기통을 뒤지는 나라, 베네수엘라가 문재인의 목표였고 이런 좌파기조가 김대중부터 지금까지 나라를 완전히 바꾸어 놓았다. 지금은 좌파, 종북주사파가 절대적 대세인 한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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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쪽집게
2023.05.20 08:31:37
좌파가 빈곤층을 위한다는 주장은 단지 표를 얻기 위한 수단일 뿐이고 그들은 전혀 빈곤층에 대해 관심이 없다. 오히려 경멸한다. 부자를 미워하는 척 하지만 속 마음은 부자가 부러워서 그 부를 빼앗으려는 것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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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0
水月
2023.05.20 10:10:13
포퓰리즘은 국민을 문빠나, 개딸 등과 같이 愚民化하는衆愚정치의 수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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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0
duvent
2023.05.20 08:44:36
기본이 안된 좌파...빚만 지고 살래? 죄앙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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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0
그린필드
2023.05.20 11:12:50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눈앞의 탐욕에 빠져 배를 가르는 바보들의 헛짓거리에 속아서는 않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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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0
양사
2023.05.20 09:12:22
먹고 사는 일에 정의와 진실? 동물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어야 한다는 우파. 동물적 감성이 인간적 논리 위에 있는 것이 좌파의 속내. 포퓰리즘. 민생에 밥이 없으면 공산전체주의도 몰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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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0
오는10년이가장중요
2023.05.21 00:50:15
틀렸다, 좌파가 정치를 고장내고 권력을 탈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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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0
하워드최
2023.05.20 09:12:04
민중주의(populism)로 불러주세요. 그래야 좌파인간들이 걸핏하면 민?을 들먹이는 행태가 금새 와 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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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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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몽
2023.05.20 16:53:51
우리나라 좌파를 함부로 좌파라 하지마라... 그렇게 약자 인권, 복지, 평등 게거품 물고도 정작 북한 문제는 꿀먹은 벙어리... 이런 모순 똥 덩어리가 어디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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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1
백곰
2023.05.20 08:50:01
중남미의 핑크 타이드의 가장 원인은 보수 자유주의 정권의 실패이다. 극심한 포퓰리즘의 좌파정권 일색이었던 중남미에서 우파정권으로 정권 교체가 되었으나 우파 역시 무능과 부패로 다시 죄파로 바뀌는 결과가 초래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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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more4more
2023.05.21 10:36:20
남의 얘긴가? 우리 얘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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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
sanborn
2023.05.20 08:00:16
이민을 받으면서 어떻게 복지를 늘릴수가 있는가. 결국 세계 패권을 유지하기 위한 미국은 이민이 필요하고, eu 통합으로 미국의 경쟁자가 된 유럽 역시 지역통합과 이민을 수용해서 미국과 경쟁관계로 가려고 하고 있는데 이런 모델을 과연 중소, 약소국가가 수용을 할수는 없는 일이고 복지 제도 운영과 이민/난민 수용은 공존이 불가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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