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농업기술센터에서 그린마스터 도농전문가 과제교육의 일환으로 퍼머컬처 디자인 텃밭만들기 수업을 진행했습니다. 퍼머컬처(Permaculture)는 지속가능한 생산과 정주체계를 만들어내기 위해 호주의 데이비드 홈그렌, 빌 몰리슨이 창안한 방법인데요. 전통농업이 노동집약적이었고 산업농업이 에너지 집약적이었다면, 퍼머컬쳐 식으로 설계된 체계는 정보 및 설계 집약적이라고 합니다. 파머컬처는 전 세계의 생태마을과 생태적 지역개발을 위해 노력하는 활동가들의 지침이 되고 있는데요.
사) 전국도시농업시민협의회 김진덕 대표의 이론 강의로 수업을 시작합니다. 산업형농업이 지속 가능하지 않은 이유는 현재의 생산성을 위해 미래의 생산성을 저해하기 때문이라고 하는데요. 김진덕 대표가 퍼머컬쳐의 윤리와 원리에 대한 설명이 이어집니다.
퍼머컬쳐의 윤리
1. 땅을 보살피라
2. 사람을 보살피라
3. 공정하게 분배하라
퍼머컬쳐의 원리
1. 관찰하고 상호작용하라
2. 에너지를 붙잡아 저장하라
3. 산출물을 얻으라
4. 자기규율을 확립하고 피드백을 받아 들여라
5. 재생할 수 있는 자원과 용역을 사용하고 소중히 여겨라
6. 쓰레기를 만들지 말라
7. 패턴에서 시작해서 세부사항으로 설계해 가라
8. 분리하기 보다는 통합하라
9. 작고 느린 해결책을 사용하라
10. 다양성을 소중히 여기라
11. 가장자리를 사용하고 후반부를 소중히 여기라
12. 변화를 창조적으로 활용하고 그에 반응하라
퍼머컬처 지구계획을 세우는 방법도 알아 봅니다. 지구계획이란 중심공간을 기준으로 동심원을 그려 필요한 시설공간을 시간, 동선, 노력을 절약하는 방식으로 동심원에 배치하는 건데요. 거주 지역을 중심으로 채마밭과 닭장, 과수원과 양봉장, 논과 조림지, 방목지, 휴양지 순으로 지구계획을 세우면 좋다고 합니다. 퍼머컬쳐 지구 계획 강의를 듣다보니 어릴적 고향집 풍경과 닮았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퍼머컬처 농사법의 시초가 우리 선조들이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퍼머컬처 정원을 만들기 위해서는 몇가지 원칙이 있는데요. 흙 살리기, 물 확보 및 보존, 식물을 다양한 용도로 쓸 수 있어야 한다고 합니다. 흙은 모두에게 풍요를 나누어 주는데요. 돈을 가장 적게 들여서 물을 저장할 수 있는 장소는 바로 흙이라고 합니다.
김대표가 생태학적인 농업기술의 사례를 소개했는데요. Rei(윤승서)는 농사를 지을수록 흙과 사림이 살아나며 마을이 회복되는 농사법을 아프리카와 아시아에 전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간다도 기후변화와 가뭄으로 인한 농산물 생산량의 감소로 인해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고 하는데요. 우간다 지역에 맞는 농업기술을 도입해 커피나무 옆에 양분 저장고를 만들어 커피 생산량이 약 3배 증가했다고 합니다.
퍼머컬쳐 텃밭에서는 식물의 다양한 기능을 조합해 식재를 하고 있다고 하는데요. 수선화와 백합을 식재해 두더지를 쫓아내고, 지칭개와 옥수수를 식재해 곤충을 유인하고, 풀의 뿌리를 깊게 해서 경반층을 파괴하기도 한다고 합니다.
돌려짓기 윤작, 섞어심기 혼작, 사이짓기 간작 등은 단작에 의한 토양의 특성 양분고갈과 작물 가영성에 의한 병충해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하는데요. 땅의 효율을 높이기 위한 활용방법도 소개했습니다.
퍼머컬쳐는 도시 텃밭을 만들때 먼저 텃밭모양을 디자인 할 것을 권하고 있는데요. 좁은 터에 작물을 알차게 심어 되도록 다양한 농산물을 많이 거두기 위함이라고 합니다. 또한 일의 효율성을 높이고 퇴비를 절약하기 위함이라고 하는데요.
도시텃밭은 길죽한 이랑이 아니라 적절한 크기와 모양을 가진 이랑을 만들면 된다고 합니다. 이때 이랑의 폭이 중요한데 양 고랑에 서서 일할 때 손이 닿을 정도의 폭이면 적당하다고 하네요.
이렇게 이랑을 디자인하면 첫째, 넓은 이랑에 작물을 다양하게 심을 수 있습니다. 높이와 폭이 다른 여러 작물이 공간과 햇빛을 나누어 쓰도록 배치하면 작물을 효과적으로 키울 수 있다고 하네요.
둘째, 고랑과 두둑이 반복되는 밭은 고랑에도 퇴비가 들어가는 반면 디자인된 밭에는 두둑에만 퇴비를 넣을 수 있기 때문에 퇴비도 절약된다고 합니다.
셋째, 이랑의 어느 곳에도 손이 닿도록 고랑을 만들면 불편하게 작업하는 수고스러움을 덜 수 있어 작업 편의성이 늘어난다고 하네요.
도시 텃밭에서 다양한 작물을 알뜰하게 가꾸려면 텃밭을 입체적으로 디자인할 필요가 있다고 합니다.
토양의 표면뿐 아니라 토양 위의 공간도 이용하는 방법인데요. 넝쿨이 타고 올라가도록 만든 격자 구조물인 넝쿨시렁(트렐리스)을 이용하면 입체 텃밭을 만들수 있다고 합니다.
넝쿨시렁 아래에 호박, 오이, 토마토 등의 넝쿨작물을 심으면 작물이 그물을 타고 올라가 평면이었던 텃밭 공간을 3차원으로 확장할 수 있다고 하네요.
넝쿨시렁은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 수 있어 원통형, 인디언 텐트형, 격자형 등 텃밭의 여건에 따라 디자인하면 된다고 합니다.
햇빛을 많이 받는 벽면에 설치하면 벽면 ‘그린 커튼’ 구실을 해 여름철 과도한 햇볕으로 집이 더워지는 것은 막고, 아파트의 발코니 창에 설치하면 더 큰 효과를 볼 수 있는데요. 퇴비 섞은 흙을 포대에 넣고 세운 후 구멍을 뚫어 상추, 쑥갓, 치커리 등 쌈채소를 심어도 된다고 합니다.
포대를 이용하면 ‘녹색 벽’도 만들 수 있다고 하는데요. 흙을 넣은 포대를 쌓고 고구마줄기를 꽂으면 고구마가 무성하게 자라 녹색 벽이 만들어진다고 하니 일석이조라는 생각이 드네요.
숲밭, 나선형 텃밭, 둔덕텃밭, 열쇠구멍텃밭의 구조와 특징에 대해 알아보고 퍼머컬처 텃밭 만들기 실습을 위해 텃밭정원으로 향했습니다.
텃밭정원엔 봄꽃들이 만발해 한껏 봄의 정취를 더하고 있네요.
텃밭 디자인 중에 가장 효과적인 모양이 바로 열쇠구멍 모양이라고 해 열쇠구멍 모양 텃밭만들기 실습을 했습니다. 열쇠고리 텃밭은 전체적으로 밭을 둥그렇게 만들고 그 안쪽에 자물쇠 구멍 모양과 비슷하게 구멍을 만들면 되는데요. 둥근 밭의 바깥 공간과 자물쇠 구멍 모양의 안쪽 공간이 고랑이 되고 반원 모양이 두둑이 됩니다. 두둑 폭은 안쪽, 바깥쪽에서 손이 닿을 수 있게 성인기준으로 자물쇠 구멍 모양 텃밭의 지름은 약 5m정도가 되는데요.
열린 두둑쪽을 남향으로 하고 둥근 밭의 가장자리에는 키 큰 작물을, 안쪽으로 키 작은 작물을 심어 작물들이 햇빛을 나누어 쬘 수 있도록 합니다. 이렇게 만든 자물쇠 구멍 모양 텃밭은 보기에도 아름다운 모양이라 정원형 텃밭으로 활용해도 좋습니다.
식물이 잘 자라려면 양분이 있어야 겠지요. 양분 공급을 위해 30cm 깊이의 구덩이에 목질류를 넣고 위에 낙엽을 꽉꽉 채워줍니다. 그 위를 흙으로 덮어 준 후 열쇠구멍 모양으로 두둑을 만듭니다.
중앙에 막대기를 꽂아 음식물 쓰레기를 넣을 공간을 만듭니다. 음식물 쓰레기를 좋아하는 지렁이가 많아 지면 흙의 순환이 좋아진다고 하네요. 잡초와 식물을 활용해 멀칭도 합니다.
당귀를 식재하고 물도 충분히 공급해 줍니다. 멀칭한 식물은 작물이 잘 자랄 수 있도록 거름역할도 하고 잡초가 자라는 걸 방지하는데요.
음식물 쓰레기도 해결하고 텃밭에서 풍성한 식재료도 채취할 수 있는 친환경 생태적인 열쇠구멍 텃밭이 완성되었습니다.
유기농업, 재활용, 자연건축, 재생가능한 에너지, 합의에 의한 의사결정 과정, 사회정의 구현과 같은 실천이 지속가능성를 실천하기 위한 도구라면, 퍼머컬처는 그런 도구를 어떻게 사용할지 결정하고 조직하는 일을 도와주는 도구상자라고 한다고 합니다. 지속가능한 농법과 미래세대를 위해 생산중심이 아닌 생명중심의 농법 확산의 중요성을 알게 된 하루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