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이민 2기 207. 집의 관리(1)
비는 그져 주룩주룩 내리는 게 아니다.
여기 살다 보니 때론 비바람이 옆으로도 후려치고 빗겨서 내리치기도 한다.
비가 사정없이 퍼붓더니 웬 일일까?
한 번도 그런 일이 없었는데 집 안으로 물이 좀 들이쳤나보다. 이층으로 오르는 계단이 흥건히 젖었다.
올려다 보니 천정과 벽의 이음새 쪽에 물이 흐른 흔적이 있고 물방울 마저 맺혀 있다. 골치가 아프다.
비가 개인 다음 날, 용접 등 잡일을 하는 카펜터 Helmy를 불러서 체크해 보라고 시켰다.
Arnel을 데리고 Helmy는 지붕 위로 올라갔다.
여기 저기 살펴 봐도 아무 문제가 없단다.
심지어 목욕탕 천장 위로 들러가서 온 집안의 천정 내부를 다 살폈는데 벽이 좀 축축할 뿐 아무 문제가 없단다.
문제를 발견했다면 수리할 수 있으니까 훨씬 안심인데, 문제가 없다니 큰 문제이다.
할 수 없이 지붕 위의 처마 부분에 낙엽만 모두 긁어내고 다시 내려온다.
그 날 이후, 비가 오는 날이면 걱정이 된다. 또 어디가 새는 건 아닐까?
그런데 세찬 비가 더 왔는데도 더는 그런 일이 없다.
도대체 왜 그런 일이 생겼을까? 또 다시 비가 옆으로 치고 빗겨 내리면 같은 일이 일어날까?
뭔가 속 시원히 고쳤더라면 맘이 편할 것을.
집은 사람이 살아야 하고 또 가끔씩 손을 봐 주어야 한다.
특히 이 곳처럼 날씨가 더운 나라에서는 매일 창문을 열고 환기를 시켜 주는 것도 꼭 필요하다.
자칫하면 곰팡내가 나기 쉽고 눅눅해 질 수도 있다.
그래서 한국에 나가 있는 동안에도 나는 밀라를 출근시켜 집을 돌보게 한다.
물론 월급을 꼬박 주어야 하는 부담감은 있지만 15만원을 아끼려다 지난 번처럼 물이 새어 고여 있을 수도 있고 또 밀라가 다른 집으로 일자리를 찾아가면 내가 더 힘들어 질 것 만 같아서다.
아무튼 집은 가끔씩 주인의 관심과 손길이 그리운가 보다.
첫댓글 ..............................
우리 몸 처럼
집도 계속 늘 돌봐야지 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