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krm.or.kr/krmts/search/detailview/research.html?dbGubun=SD&m201_id=10058962
요지: 현대의 리듬론은 운(두운, 요운, 각운)과 율(음수율, 음보율)을 넘어 이미지, 정서, 각종 실험적 패턴 등의 반복으로 확장 중
현대시의 형태와 리듬에 관한 연구
연구목표
이 연구는 시 형태의 변화에 따라 달라지는 리듬의 기능과 역할에 관해 탐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자유시와 산문시에 이르러 다양하게 발생한 리듬론을 살펴보고 그 의의를 수용하는 한편, 확대된 리듬론에 관한 연구들의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을 우선으로 한다. 이것은 이 연구가 시의 중요한 구성 요소인 리듬에 관한 범위와 기능을 확정함으로써 리듬을 시적 영역으로 한정하고자 하는 것이다. 특히 이 연구는 리듬이 시의 형태에 따라 달라지고 변화한다는 것을 상기하여 시의 형태와 밀접하게 관련한 리듬의 기능을 규명하고자 한다.
리듬은 다른 문학과 시를 구분하는 중요한 요소이다. 현대시가 정형시에서 자유시와 산문시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리듬은 일반적으로 그 음악적 기능이 약화된 것으로 파악된다. 그러나 반대로 이러한 시의 음악성에 관한 위기의식은 리듬에 관한 연구들을 오히려 깊이 있게 접근하고 발전시키기는 계기가 되었다. 정형시에서 단순히 음수율로 정의되던 리듬론이 단어나 어휘, 구나 절의 반복을 살펴보는 통사론적 관점으로의 확대되거나 행과 연을 포함한 구조론적 관점으로 확대된 것이 그 예라고 할 수 있다.
또한 리듬을 단순히 형식 차원이 아니라 의미의 진동, 이미지들 간의 연결, 의식의 흐름 등으로 파악한 연구들은 좀 더 확장된 시선으로 리듬의 기능을 살펴 본 것이라 하겠다. 이후 리듬에 관한 연구는 앙리 매쇼닉의 프로조디 개념과 연결 되면서 급격하게 새로운 리듬론을 형성해 갔다. 이것은 시의 리듬에 관한 연구가 의미를 포함한 영역으로 확대된 것으로, 형식과 내용으로 분리된 시 연구를 넘어서기 위한 것이다.
연구요약
이 연구는 리듬에 관한 용어나 정의, 연구 경향을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것이 첫 번째 중요한 방법론이지만 두 번째로는 다음과 같은 기본적인 시의 정의나 특징을 전제로 하여 리듬의 시적인 범위와 기능을 새롭게 규명하고자 하는 것이다. 먼저 이 연구에서 전제된 관점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시는 정형시가 아니다. 둘째, 시는 음운학이나 언어학 인지학이 아니다. 셋째, 한국의 현대시는 한국어로 표현된다. 넷째, 시는 시적 구조를 가진다. 다섯째, 시는 산문이 아니다. 여섯째, 시는 철학이 아니다. 다섯째 리듬은 시의 형태 발생과 관여한다.
이를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현대시가 정형시가 아니라는 것은 시의 음악성을 다양하게 분석하는 계기가 된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리듬에 관한 연구가 여전히 정형적이거나 형식적인 측면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리듬이 약화된 자유시와 산문시에서는 이미지의 기능이나 역할이 더 중요해지고 리듬 역시 시의 이미지에 작용한다는 것이 간과된다. 둘째, 시가 언어로 표현된다는 전제는 시가 음운학이나 언어학을 부정할 수 없다는 기본적인 성격을 가진다. 이에 따라 음운학적 관점은 자유시와 산문시를 동시에 해명할 수 있는 특징을 가지지만 문제는 그것이 시 텍스트만이 아닌 문학 전반의 텍스트로 확장되기도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위와 같은 학문적 접근은 리듬을 해명하는 것에 도움을 주지만 그 자체가 될 수는 없다.
셋째, 언어학의 측면에서 언어의 특징을 기반으로 하는 시 연구는 앙리매쇼닉의 이론이 전개되면서 본격화된다. 이 논의는 리듬을 의미를 포함한 내용, 형식을 일원화하는 성과를 남겼다. 그러나 이것은 한국어를 기반으로 하는 이론이 아니기 때문에 프랑스 언어를 기반으로 하는 원리를 한국의 현대시에 적용하는 것에는 무리가 있다. 넷째, 시는 형태에 따라 시의 구조가 달라진다는 것에 주목하여야 한다. 자유시에서는 행과 연을 통해 이루어지는 구조에서 발생하는 리듬이 가능해지고 이것은 단순히 언어반복의 차원이 아니라 의미나 이미지의 반복, 그에 따른 중층적 원리가 작용되기 때문이다. 이것은 리듬을 단순히 언어학이라 의미를 포함한 개념만이 아니라 시의 구조와 형태 속에서 파악하여야 한다는 것을 말한다. 다섯째, 시는 단순히 말하고자 하는 의미들을 개념적으로 전개하는 것이 아니다. 시에서는 일반적인 산문이 가지는 문법적 특징이 파괴되기도 하고 강조하고자 하는 의미에 따라 배치되기도 한다. 리듬은 단순히 음악성을 담당하는 것은 아니며 형식적 측면만이 아니라 내용을 전제하는 의미로 작동한다는 것이지만 시는 의미 전달을 목적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여섯째로 시가 철학이 아니라는 것은 시는 자신의 경험이나 사상을 직접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리듬과 이미지로 존재시킨다는 것이다. 따라서 리듬에 관한 연구는 이미지와 시의 구조, 형태를 중심으로 하여 분석되어야 한다.
위의 문제점들을 통해 살펴본 것처럼 현대시의 리듬에 관한 연구는 형식적인 측면을 넘어서서 의미를 포함하는 일원론으로 발전함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오히려 시적 영역을 넘어서거나 구조적인 문제, 특히 형태와 관련한 구체적인 연구는 이루어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이 연구는 지금까지 전개된 리듬론의 문제점을 파악하여 기존 연구를 비판적으로 분석함에 따라 시의 리듬에 관하여 올바른 시적 범위와 기능을 살펴보는 것이다. 이것은 외국이론에 의지하거나 단순히 의미를 포함한다는 리듬론의 한계를 넘어서서 이미지와 형태를 전제로 한 새로운 리듬론을 제시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논의들과 차별성을 가진다. 또한 현대시의 형태에 관한 연구는 김춘수의 『한국현대시형태론』 이후로는 전무하다시피하여 그 연구의 중요성이 크다. 결과적으로 이 연구는 현대시의 구성 요소이면서 시적 원리 중에 하나인 리듬에 관해 비판적이며 새로운 접근방법을 제시하고 형태와 관련한 리듬의 기능과 원리를 밝히는 것이다.
결과보고시 연구요약문
국문
한국 현대시의 리듬론은 음수율에 의지한 정형시에서 자유시, 산문시로 시의 형태가 변화하면서 다양하게 전개되었다. 초기 현대시의 리듬은 ‘운율’이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으며 이때 ‘운율’은 다분히 정형적인 성격을 띤 것이다. 이후 ‘운율’과 ‘리듬’이라는 용어는 현재까지 뚜렷한 구분 없이 사용되고 있다. 한편 앙리 매쇼닉의 리듬론이 소개된 이후 한국 현대시의 리듬론은 좀 더 구체적으로 연구되었다. 이에 따라 현재 전개되고 있는 현대시의 리듬론은 두 가지 방향에서의 새로운 규명을 요한다. 먼저 ‘운율’과 ‘리듬’이라는 용어에 대한 개념규정이다. 두 번째는 앙리 매쇼닉의 리듬론으로 촉발된 한국 현대시 리듬론의 적절성이다.
‘리듬’이라는 용어를 존재들의 생존방식으로 보면 이는 매우 넓은 범위로 적용되며 때로는 모호해진다. 따라서 ‘리듬’을 시의 범위 안에서 전제해야만 비로소 시적 용어로의 ‘리듬’이 규명된다. 또한 ‘운율’이라는 용어는 다분히 정형적인 성격을 띤 것으로 현대시의 속성에 맞지 않는다. 그러나 외국이론의 번역과정에서 ‘운율’과 ‘리듬’은 혼재되어 사용되어 있어 용어의 통일을 필요로 한다.
한편 앙리 매쇼닉의 시학에서 출발한 다양한 리듬론은 기존의 정형적, 음성적이거나 형식과 내용, 운문과 산문의 이분법적인 ‘운율’의 개념을 뛰어넘고자 하는 것으로 리듬이 시의 형식적인 요소가 아니라 의미와 관계하는 주체적인 성격을 가진다는 것이다. 이것은 산문화되고 있는 시에서 리듬을 해명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으로 자유시나 산문시의 답보된 리듬 연구에 새로운 가능성과 활기를 주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의 논의들은 여러 가지 문제점들을 동시에 던져주었다. 그것은 강세나 자음이 중심이 된 언어를 매개로 한 매쇼닉의 리듬론이 한국어의 특성에 맞지 않으며 그의 ‘시학’은 ‘시’가 아닌 ‘글쓰기’를 전제로 하여 ‘시의 리듬’만을 설명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따라서 한국 현대시의 리듬론은 한국어로 되어 있다는 것, 이미지를 중요한 요소로 삼는다는 것, 시의 구조나 형태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다는 것 등을 중심으로 하여 역학적인 관계로 형성된다는 것을 전제로 하여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