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2020. 9. 17. 목요일.
오후에 아내한테 '올림픽공원으로 바람이나 쐬러 나가자'고 권유했다.
'나는 피곤하니 두 시간만 돌아요. 오후 네 시 되거든 나갑시다'라고 아내가 대답했다.
오후 세 시 반이 넘었기에 아내를 재촉해서 서울 송파구 잠실 아파트 현관을 벗어났다.
내가 지하 전철5호선을 타고 올림픽으로 가겠다니 아내는 걸어가자는 뜻으로 고집을 피웠다.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전철이 있어'라고 나는 달래듯이 거듭 말했다.
아내는 뻔히 아는 길인 지하철8호선 몽촌토성역으로 걸어서 가자는 뜻으로 고집을 피우기에 내가 목소리를 높혔다.
'현지 지리를 알려고 해.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지하 전철5호선이 있어.'
아내가 말없이 뒤따랐다.
잠실4단지에서 삼전동 삼전사거리로 걷자니 15분이 넘게 걸렸다.
삼전역에서 전철을 기다리니 또 시간이 흘렀다.
급행이 아닌 일반행 전철로 올림픽공원역에 도착하니 집에서 나선 지 무려 45분이나 소요되었다.
올림픽공원 안에 들어섰고, '테니스장'을 지났고, '배호다리'도 건넜고, '금융아트홀'도 지나쳤고, '역도경기장' 앞으로도 걸었다.
아내는 '전에 와 봤어요'라면서 별로인 듯 신통찮게 말했다.
나는 속으로 부아가 났다. 아내와 함께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길(방법)이 여럿이며, 또 구석구석을 더 자세히 둘러보았으면 하는 게 내 생각이었다.
아내는 그저 눈에 익숙한 것에만 관심을 가질 뿐...
올림픽공원 안에는 어제에 비하여 오늘은 산책하는 사람이 더 많았다.
가을이 자꾸만 짙어지는 것일까? 왕벚나무의 잎새가 누르스름하게 물이 들고, 더러는 붉은 빛깔도 눈에 띄었다.
잘 가꾼 수목.. 올림픽 안의 조경수들은 무척이나 우람하게 컸다.
아내는 잠실에서만 43년째 살기에 '올림픽 안의 나무들이 예전보다 엄청나게 굵고 커졌네요'를 거듭 말했다.
내가 봐도 그렇다. 거목이 되어서, 이제는 늙었다는 느낌이 든다.
강남 3구의 하나인 송파구에 위치한 올림픽공원.
땅이 무척이나 넓고 주변 공간이 널널하다.
1986년 아시안게임, 1988년 올림픽게임을 치룬 송파지역도 이제는 늙어가는 것일까?
올림픽 안의 체육장, 대형 건물을 활성할 방법을 모색했으면 싶다.
한국에서 국제올림픽 개최를 다시 한번 추진하면 어떨까 싶다.
제24회 올림픽은 한국과 일본에서 공동으로 치뤘지만 다음에는 한국 단독으로 치뤘으면 싶다.
남한과 북한지역에서 공동개최했으면 싶다.
그러려면 잠실지구 올림픽경기장의 시설도 더욱 보강하고, 보존해야 할 듯.
서울 송파구 구민, 인근에 있는 강동구 구민들한테도 더욱 좋은 쉼터가 될 게다.
한국의 기상을 뒤높이는 국제올림픽을 다시 한번 더 개최했으면 하는 마음이다.
올림픽 '평화의 광장' 모습이 멀리서도 보인다.
올림픽 성화가 일년내내, 24시간 타오르는 광장으로 향했다.
광장의 지리에 대해서는 아내와 나는 잘 안다.
내가 사는 잠실아파트에서 얼마 안 떨어진 곳에 위치하기에...
몽촌토성역에서 남쪽을 내려다보니 300 ~ 400m 쯤의 거리(위례성길)에 지하철 5호선 '백제한성역'이 보인다.
'몽촌토성역'과 '백제한성역' 간의 거리가 무척이나 가깝다는 증거이다.
몽촌토성역에서 잠실4단지 아파트 쪽으로 향했다.
몽성토성역 도로를 건느면 방이동 '먹자골목'. 좁디좁은 뒷골목인데도 상가들이 즐비하다.
방이동 뒷골목을 빠져나와서 잠실 석촌호수의 동호 끝으로 향했다.
15분쯤 걸어서 동호 끝에 도착했고, 호수가 수변을 천천히 걸어서 잠실아파트 쪽으로 걸었다.
뒤따르는 아내가 말했다.
'일산 호수공원이 석촌호수보다 몇 배나 크대요.'
재작년 가을.
경기도 고양시에 소재한 일산 호수공원에서 가을꽃 축제를 열었기에 아내와 함께 현지를 방문한 뒤에 호수공원을 산책했다.
다리가 아프다는 아내한테는 그날도 무리였을까?
석촌호수 서호 쉼터로 온 뒤에 수변에 있는 간이의자에 앉아서 잠시 쉬었다.
아픈 다리를 주물렀고, 닳아서 통증이 심한 무릎연골은 손가락으로 세게 눌렀다. 통증이 다소 가라앉는 느낌이다.
오늘 아내와 함께 나들이를 한 게 잘한 것인지, 잘 못한 것인 지가 헷갈린다.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길(방법)이 다양하다는 것을 아내한테 알려주고 싶었다.
그런데도 아내는 길들여진 것 이외에는 별로인 것 같다.
나는 늘 새로운 것을 추구하고, 혹시 다른 방법은 없을까? 또다른 세상은 무엇일까? 하는 궁금증으로 늘 변화하고 싶다. 이런 나와는 달리 아내는 길들여진 틀 안에서만 안전하게, 편하게만 움직이려고 한다.
나는 올림픽공원으로 가는 방법을 추가로 또 확인했다.
지하 전철5호선을 타고는 '올림픽공원역'에서 내려서 올림픽 동문 쪽으로 들어가는 방법이다.
나는 지금껏 대부분은 지하철 8호선 몽촌토성역으로만 다녔고, 최근에서야 5호선 백제한성역으로도 들어갔다.
내가 사는 곳에서 걸어다니는 몽촌토성역 쪽이 가장 가깝다는 것을 알면서도 오늘은 외곽지대로 에둘러서 현지에 가고 싶었다.
나는 '현지의 지리를 더 자세히 알려고...' 하는 마음이다.
직접 현지에 찾아가서 걷는다'라고 말하고, 실천하고, 체험하는 날이 또 되었다.
무릎연골이 닳고, 나날이 늙어가는 나한테는 '오늘이 내 남은 인생 가운데 가장 젊은 날'이기에 더 많이 걷고 싶다. 아프더라도 더 자주 걸어야겠다. 얼마 뒤에는 아예 걷지도 못하는 날이 가까이 다가오는 현실이기에.
'걸을 수 있는 그날까지 직접 걷고 싶다'고 내가 또다른 나한테 말한다.
'직접 해 봤니?' 라고 나한테 또 묻는다.
다리가 아프다며 다소 징징거리는 아내와 함께 두 시간이 살짝 넘게 걸었던 오늘이 또하나의 소중한 기억이 되겠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