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년 중 가장 짧은 달은 2월이다.
일반적으로 짧은 달은 30일이고 긴 달은 31일까지 있다
그런데, 유독 2월만은 28일로 1년의 12달 그 어느 달보다 가장 짧다.
오늘, 과학적인 입장이나 천문학적 근거나 어떤 논리에서
그 이유를 찾으려는 것이 아니고
아래 시(詩)를 감상하며 그 시에서 아름다운 답을 찾으려한다.
이월과 삼월
---신복순(1965~ )---
봄을 빨리 맞으라고
2월은
숫자 몇 개를 슬쩍 뺐다.
봄꽃이
더 많이 피라고
3월은
숫자를 꽉 채웠다.
참 가슴으로 읽는 아름다운 시다.
올해는 그렇게 매서운 추위를 몰고 왔던 2월은 날도 덜 채운 채 떠나고
봄을 맞는 매화가 속삭이는 3월이 서둘러 열리며 숫자를 31일로 꽉 채운다.
봄을 빨리 맞고 싶어 기다리는 인간의 마음을 헤아려
숫자를 몇 개 슬쩍 뺐다는 것이다.
3월은 며칠이라도 봄꽃을 더 피워 가슴을 펴고 안고 있으라고
날자의 숫자를 꽉 채웠단다.
2월이 짧고 3월이 긴 이유를 알겠다.
읽기만 해도,
마음이 따뜻해지고 봄바람을 가슴에 안고 봄꽃에 입을 맞추는 것 같다.
자연은
봄을 기다리는 인간의 마음을 이토록 따뜻하게 배려하며 헤아려주는데
무엇때문에, 이 나라의 상황과
사회의 안정, 번영을 갈망하는 국민의 마음을
답답하게 왜 빨리 헤아려주지 않는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세계적 전쟁의 위기감,
미국 중국 러시아 일본 등 주변 강대국의 첨예한 외교대립,
북핵 및 탄도미사일 등의 북한의 전쟁 위협으로 인한 불안,
국내 좌 우파의 극심한 갈등, 국민의 신뢰를 받지 못하는 정치계와 위정자,
아직까지 끝을 모르는 코로나 팬데믹과 앞이 보이지 않는 세계경제의 침체,
그야말로 현 시국과 상황은 조선말기의 혼란과 위기의 엄혹한 강추위가 덮쳐
언제 이 땅 위에 봄이 오련 지?
자연의 봄은 화창하게 열리는데
봄을 맞이하는 우리 국민의 시야는 암울하고,
심경은 불안하고, 발걸음은 무겁고, 얼굴에는 웃음이 없고, 앞은 보이지 않고,
사회는 얼음이 두껍게 얼어 어둡다.
내 조국, 이 땅 위에 봄을 빨리 맞으라고
추운 2월의 숫자 몇 개를 슬쩍 빼듯이
불안과 위기, 갈등과 대립의 상황을 슬쩍 뺄 수는 없을까?
그러한 자연의 오묘한 섭리가 축복으로 이 민족 위에 흐를 수는 없을까?
오늘, 2월의 마지막 날 28일,
내일, 봄 계절의 3월이 열리는 길목을 바라보며
푸른 하늘을 향하여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