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호산이 이사간 성복동 집을 방문하는 날이었습니다. 원래 산행을 하는 날이었으니, 그냥 아무 행사도 없이 방문하기는 싱거울 것 같아 광교호수를 한 바퀴 돌고 그의 집으로 가기로 했지요.
11시에 신분당선 상현역에 모인 호산클럽 회원들이 18명(도사 동운, 마르꼬, 산우, 아름, 아침해, 양암, 영산, 원해, 작촌, 좌산, 주포, 천석, 청호, 호산, 향산, 현암, 아곡)이나 되었습니다.
아침에는 그렇게 쌀쌀하더니 해가 퍼지면서 걷기에 딱 좋은 기온이 되어 아침에 끼어 입고 나온 패딩 내피를 벗어 배낭에 넣을 정도였습니다. 잘 정비된 호수 주변에 우뚝우뚝 치솟은 아파트들과 널찍널찍한 도로들을 보면서 광교 신도시라는 데가 이렇게 발전했음을 새삼 알게 되었네요. 특히나 호수 둑을 지나 남쪽 기슭을 걸으면서 건너편에 얼비쳐 보이는 물그림자들은 한 폭의 그림보다 훨씬 아름답더군요. 호수길을 반을 돌고 거기서 또 반을 돌 때에 역으로 거슬러 오던 향산, 좌산, 아침해 들을 만났지요. 조금 전에 헤어졌다가 만나는데 뭐가 그리 반가운지 또 악수들을 하고 포옹을 하고 야단들입니다.
다시 상현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성복역에 도착하니 거기엔 이미 솔뫼와 공산이 와 있고 조금 있다가 금파, 만상이 도착해 모두 22 명이 되었습니다. 솔뫼와 공산은 참 오랜만에 만나네요. 금파도 꽤 오랜만에 봅니다. 특히 금파는 이번에 호산의 집에 <집들이>를 간다고 하니까 선물이라도 해 가야 할 것 아니겠느냐고 하면서 일금 십만 원을 보내주셨습니다. 찬조한 것을 공표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해서 아까는 발표하지 않았습니다만, 알리지 않는 것도 도리가 아닐 것 같아 이 글을 통해 알려드리는 것입니다. 우리 다 같이 감사의 뜻을 전합시다.
모두들 호산과 작촌이 예약해 놓은 중국집(락 앤 록)으로 갔습니다. 음식이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는데 홍윤근이 들어오네요. 윤근도 참 오랜만입니다. 이제 오기로 약속한 회원 23 명이 다 왔네요. 오랜만에 고급 중국요리를 맛보니 입에 착착 달라붙네요. 음식값이 보통이 아닐 것 같아 호산에게 얼마짜리냐고 슬쩍 물었다가 '그런건 물어보는 게 아니라'고 핀잔만 들었습니다. 게다가 솔뫼와 작촌이 중국술을 가지고 와 모두 한 잔씩을 돌려 마시고 나머지는 호주가들의 호사였지요.
식사를 마치고 거기서 멀지 않은 호산의 집(LG 2차 아파트)을 방문했습니다. 들어가면서 베란다를 보니 지난 4일 주문해 보낸 <호산클럽 집들이 선물 소철나무>가 우람한 품세로 우리를 반기고 있었습니다. 그 주변엔 몇 그루의 이사 기념 화분들이 있었으나 그것들은 우리가 보낸 소철에 눌려 기를 못 펴고 있는 것 같았습니다.
나는 그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집안을 한 바퀴 돌아보았는데 가장 눈에 띈 것은 안방과 건넌방 사이에 걸어놓은 네 식구 가족사진이더군요. 근 삼십 년 전에 찍었다는 사진이라는데, 호산과 부인의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웠습니다.
호산은 들어가자마자 스마트폰에 정리해 놓은 사진들을 TV로 보여주네요. 옛날에 산에서 찍은 것들부터 최근에 이르기까지 고루고루 잘도 저장해 놓았습니다. 영상을 다 보았을 때쯤 작촌이 부인과 합작으로 그리고 만들었다는 유화 한 폭을 보여주네요. 호산이 산을 좋아한다고 화폭에는 인수봉이 우뚝 서 있는데 너무나 사실적으로 표현해 놓아 실제 사진 같더라고요. 작촌의 부인의 그림 솜씨가 안견(安堅)을 능가하네요.
천석은 나를 호산의 서재로 안내하고 사진 한 폭을 보여주면서 내가 일전에 준 것이라고 뽐냅니다. 사진 속의 내용은 마치 솟대 같은데 솟대 아래로 흐르는 구름이 예사롭지 않아 보이더군요. 그 의미는 천석에게 다시 한번 들어야 할 것 같습니다.
또 원해는 이미 전에 왔을 때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상을 갖다 주었다고 호산이 안방에서 가지고 나와 보여줍니다. 자그마한 예수가 십자가에 매달린 모습이 매우 사실적이더라고요. 그것을 보는 순간 옛날 영화 <십계>에서 십자가를 짊어지고 골고다 산을 오르는 장면이 십자가상과 오버랩되면서 새로운 느낌으로 다가오더군요.
커피 한 잔씩을 마시고 잠시 담소를 나누다가 제가 회원들께 몇 가지 의견을 말씀드렸습니다.
1) 오늘 모인 회원수는 23 명이 참가해 주었습니다. 대단히 고맙습니다.
2) 이번 호산의 집들이 겸 광교호수 걷기를 계획하는 데에는 작촌과 호산이 많이 애써주셨습니다.
3) 우리 호산클럽에서는 저 베란다에 보이는 대형 소철을 18만 원에 구입했습니다.
4) 지난 번 산행에서 결정한 <송년회> 계획은 예정대로 12월 31일(화요일) 오후 1시 종로3가 국일관 1층 <이대감집>으로 예약 완료해 놓았습니다.
5) 내년 4월 시산제 때에는 새로운 회장이 선출되도록 회원들께서 중지를 모아주시기 바랍니다.
이렇게 대화를 나누다보니 어느덧 4시가 넘어가네요. 다 같이 호산에게 새집에서 복받으라는 덕담을 뒤로하고 그의 집을 나왔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멀고도 지루했지만, 오늘 하루를 회상하는 데는 더없이 좋은 시간이더군요.
지난 날을 더듬어 보니 오늘같이 23 명이나 함께 한 적이 거의 없는 것 같아 고마운 마음으로 가슴이 벅차더군요. 앞으로도 모두 아프지 말고 건강해서 계속 만날 수 있기를 신께 기원합니다.
호산 오늘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과용도 하시고........ 특히 작촌이 이번 일을 계획하는 데 수고 많이 하셨습니다. 음식점 예약, 화분 선택 등등을 직접 현지 답사를 하시고....... 모두모두 이렇게 함께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회 장 아 곡 씀
수입 지출 명세서
수입 100,000 원
금파 찬조금 100,000 원 (12월 4일 입금)
지출 180,000 원
집들이 선물(대형 소철나무) 180,000 원 (12월 4일 지불)
결산 : 100,000 원 - 180,000 원 = -80,000 원
전회 이월금 4,887,185 원
금회 부족금 - 80,000 원
금회 잔고 4,807,185 원
첫댓글 호산클럽 회원 모두가 이 먼 용인까지 와 저의새 둥지를 축하해 주셔서 저에게는 더 없는기 기쁨과 영광 입니다 우리 호산회원들의 끈끈한
우정 잊지않고 감사드립니다
특히 이웃에 왔다고 애써주신 작촌과 이 모든것을 주선한 아곡 회장님 감사합니다
"호산" 이사하느라 고생이 많으셨습니다. 앞으로는 대박나고 좋은 일만 일어나기 바랍니다.
이제 부터는 두 다리 쭉 뻗고 잘 지내시구려. "HO SAN FIGHTIN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