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병매 (231)
제7장 이병아 부인 31회
금련은 서문경이 웃자 이제 마음을 놓고 지껄인다. 그러나 역시 그의 비위를 심히 건드리지는 않으려고 조심하면서...
“호두나무에 등불이 걸려 있더군요. 그게 신호지요?”
“......”
“왜 대답이 없어요? 맞죠?”
“대답이 없을 때는 그렇다는 뜻이라는 걸 모르나?”
“호호호...”
“당신 입 다물어야 돼. 알겠지?”
“흥, 기분 나빠서 어떻게 입을 다물어요. 그년 가만히 놔두지 않을 거예요”
“뭐라구?”
“임자가 있는 년이 남의 남편을 넘보고서 기어이 내통을 하다니... 난 벌써부터 그년이 당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구
요.
무송이 귀양을 간 다음날 축하연 때 옥잠화하고 산초떡을 당신한테 선물 보낸 것을 보고서 짐작했어요.
그러더니 기어이 당신을 유혹해서 담을 넘도록 만들었지 뭐예요. 그런 사실을 알고서 가만히 있는 여자가 세상에 어디 있어요”
금련은 일부러 화살을 이병아 쪽으로만 돌린다. 서문경의 비위를 의식해서 말이다.
“화자허한테 일러바치죠 뭐”
“아니, 지금 진짜로 지껄이고 있는거야?”
서문경의 어조가 약간 거칠어지고, 표정도 굳어든다.
“호호호... 켕기는 모양이죠? 염려마세요.
이 반금련이가 그렇게 미련한 여잔 줄 아세요? 화자허한테 일러바치면 당신은 뭐가 되겠어요.
이병아 그년 혼자만 망신을 한다면 일러바치고 말고요. 하지만 그 불똥이 당신한테까지 튀어올게 뻔한데 그럴 수가 있나요.
분하지만 참는 수밖에 없죠 뭐”
“그러면 그렇지. 허허허... 역시 당신은 현명한 내 마누라라구”
이제 기분이 개운해지고 금련이 새삼 사랑스럽기만 한 듯 서문경은 다시 그녀의 알몸을 지그시 끌어안는다.
“한 번 더 즐겁게 해줘요”
“암, 그래주고 말고”
서문경은 서서히 이차전으로 들어간다.
근래에 와서는 금련도 어느덧 시들한 마누라가 돼버려서 서문경은 좀처럼 이차까지 즐기는 일이 없었는데, 그녀가 비밀을 알고
도 스스로 입을 다물어 주겠다고 하니 고마움의 표시로 선심을 쓰는 셈이다.
서서히 물결을 타면서 금련이 속삭이듯이 말한다.
“입을 다무는 대신 한 가지 조건이 있다구요”
“조건? 그게 뭔데?”
“이병아한테서 자고 온 다음에는 반드시 보고를 해야 된다는 조건이에요.
그 여자가 어떻게 하더라는 얘기를 자세히 들려 달라 그거예요”
“그거야 문제없지”
서문경은 조건이 너무 싱겁기만 한 듯 히힉 실소를 한다.
金甁梅
첫댓글 서문경과 금련이
참 과관 입니다.